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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203화 (1,114/2,000)

34권 35권

우주신들조차 놀랄 정도로 호쾌한 즉답이었다.

그러나 창조신장의 입장으로서는 이런 흐름이 이제 자연스러웠다.

‘아이언이 요구하는 보상은 개인으로 보면 큰 것이지만, 현세계를 다스리는 나로서는 작다.

더구나 본인의 강함에만 집착하여 수련행성과 같은 요구만을 한다면 못 해줄 이유가 없다.’

영웅신이 강해지기 위한 수련시설은 더없이 소중하다.

신족의 미래를 생각하면 굉장한 유용성을 가지고 있었다.

‘나중에 다른 창조신들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대가만 주면 흑염 도적단과 같은 이런 처치 곤란한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다면 지극히 저렴한 셈이지.’

지배자는 누구에게 공정해야 하고 특정 개인에게 특별한 지원을 하는 일에 대해서 거부하던 창조신장이었다.

‘아무리 엄청난 전력을 동원해도 흑염 도적단을 어쩌지 못하고 더 날뛰었다.’

그런데 초월자 영웅신인 아이언을 보내니 바로 죽여버리고 장기간 조용하니 인식이 변한 것이다.

‘평범한 존재들을 아무리 투입해도 해결이 안 되는 특별한 문제들도 있다.’

다만 변하지 않는 사항도 있었다.

힘을 가장 중시하는 영웅신인 아이언과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창조신장은 너무 생각이 달라서 직접 상대하기 꺼려진다는 점이었다.

그것도 해결책은 있었다.

“아이언 담당 고위 관리신을 보내서 조율하라고 해.

전권을 주겠다.”

“알겠습니다.”

이제 전시상황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지시의 전달은 이제 순식간이었다.

그래서 은하유성 수련행성의 완공으로 자신의 은하계에 복귀하려던 아이언은 발목이 잡혀버렸다.

마지막으로 아오 시바를 확실히 손을 봐주고 떠나려다 비상연락을 받은 아이언은 화면에 나타난 고위 관리신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내 토벌계획의 시행에 문제가 있나?

어떤 멍청이도 할 수 있는 계획이니 당연히 없겠지.”

창조신계로부터 받은 정식 토벌단의 보고서의 요약지를 순식간에 읽어 보고 피식 웃어주었다.

“풋! 다섯 번을 발견했는데 차원권능의 방해결계를 한 번도 성공을 못 시켰어?

최고위 창조신이 발견은 잘하는데 최상급 창조신들이 차원권능을 방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장에서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직접 안 봐도 뻔한 병신 짓을 하고 있겠군.

그런데 나보고 어쩌라고?

초월자 영웅신인 내가 너무 튀면 신족의 체면이 곤란하니 이 이상은 개입하지 않기로 한 것 아니었나?”

은은한 노기가 섞인 목소리에 연락을 맡은 고위 관리신은 더욱 고개를 숙였다.

‘하필이면 이런 곤란한 상대를 떠넘긴 창조신장님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

일단은 협상의 전권을 받았고 창조신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어느 정도 생긴 것이다.

그래서 방금 아이언이 한 말을 철저히 분석해서 답변을 준비한다.

‘초월자 영웅신인 아이언의 힘으로 현세계를 발칵 뒤집어엎은 흑염 도적단을 모두 처단하면 신족의 면목이 없다는 점은 사실이다.’

이런 사유로 일단 뒤로 물러난 아이언을 다시 불러들일 명분은 약했다.

아이언은 그렇지 않아도 편한 생활에서 벗어나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가혹한 수련을 앞두고 있었기에 날카롭게 물었다.

“너희들은 내가 무슨 문제 해결사나 쓰레기 처리반으로 보이느냐?

방치를 하다가 이런 성가신 문제만 있으면 부르게?

그리고 이거 또 나섰다가 해결하고 나면 또 탄핵당하는 것 아니야?”

탄핵이라는 말에 협상 분위기가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고위 관리신은 황급히 말했다.

“흑염 도적단의 사태에 최고의 전공을 세우신 최고위 창조신이자 영웅신이신 아이언님을 누가 감히 탄핵할 수 있겠습니까?”

“난 그 공을 세운 대가로 최고위 창조신이 되고 나서 바로 탄핵당했는데?”

이미 예상한 반론이기에 확실한 대답은 만들어놓았다.

“하극상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두 알고 있으니 이제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고위 관리신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려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함부로 탄핵하겠다고 앞장을 섰다가 아이언님에게 맞아 죽기 싫으면 말이지요.’

아이언의 기분이 어느 정도 풀린 것을 감지한 고위 관리신은 매끄럽게 협상 조건을 내밀었다.

“이번 일로 탄핵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또한, 창조신장님께서는 정기를 제외한 대가를 확실히 약속하셨습니다.

일단 이번 흑염 도적단 사태로 파괴된 신계의 잔해와 창조신계에서 보유하고 있던 신계 잔해를 전부 넘기겠습니다.

물론 계약금입니다.”

“호오? 신계의 잔해를 계약금으로 전부 주겠다고?

크게 나오네.”

극히 쪼잔하던 창조신계가 갑자기 통 크게 나오니 아이언으로서는 아주 의외였다.

더구나 바로 고위 관리신이 보여주는 영상에는 중앙핵을 빼앗겨서 죽은 신계가 전부 회수되고 압축되어서 아이언의 중앙신계로 보내지려는 모습이 보인다.

“저희 사정도 빠듯하니 회복에 들어갈 정기를 지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언님의 신계주신대리인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이라면 신계 복구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는 하다.”

아이언의 신계주신대리로서 강대한 창조력을 보인 삭월(朔月)의 시즈지에 대한 정보는 창조신계에도 들어왔다.

창조신들이 만들어 보낸 바늘 기둥을 순식간에 조립하여 수련행성을 완공시켰으니 이름이 퍼지지 않으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아이언은 턱을 쓰다듬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영웅동맹의 주신들에게 신계를 주어야 하는 지금 상황에서는 신계의 잔해가 필요하기는 하다.

그런데 브라이트가 나중을 기약하면서 약속했던 대가를 당장 지급할 정도로 다급하다는 말인가?

정식 토벌단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아이언은 창조신계에서 보낸 정식 토벌단의 보고서를 자세히 읽고 바로 문제를 알아챘다.

이것저것 서술은 많았으나 최고위 창조신이 위치를 확인하고 접근하자마자 차원권능으로 도주하여 도저히 잡을 수 없다는 공통된 내용 덕분이었다.

물론 이럴 수는 절대로 없었다.

‘현세계와 격리된 고유세계 안에서 외부의 일을 확인하는 하려면 큰 제한이 걸린다.

외부의 정밀조사에 큰 제한이 생기지.

거의 시야로 보는 정도가 한계야.

그러니 은밀하게 접근해서 결계를 작동시키면 아무리 차원권능의 발동이 빨라도 방해를 할 수 있다.

이걸 어떻게 실패할 수 있지?’

몰래 다가가서 최상급 창조신들이 방해결계를 치는 것만 반복하면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을 확실히 정기고갈로 몰아넣을 수 있다.

‘접근을 모두 실패하고 있다.’

이건 아무리 보아도 이유는 하나였다.

“쯧! 창조신의 모습을 숨기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접근한 모양이로군.

기도비닉(企圖秘匿)이나 은폐와 엄폐를 모르나?

병신들! 토벌이 아니라 산책으로 착각했어.”

지금 병신이라고 욕한 존재들이 최고 위원회의 최고 권력자들이다.

그러니 고위 관리신은 식은땀이 났다.

모든 대화 내용이 창조신계에 저장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제발 말씀을 조심해주십시오.

통신은 창조신계에 전부 기록되고 있습니다.”

“겨우 찾은 적에게 제대로 접근하지 못해 도주를 시키고 있다.

그런데 병신이 아니면 뭐라고 부를까?

내 말이 기분 나쁘면 내게 오라고 해.

오기 귀찮으면 내가 직접 찾아가겠다.”

은은한 살기까지 보이는 아이언에게 고위 관리신은 아무런 말도 못했다.

상급 창조신들이 아이언을 탄핵하는데 동참했다가 몇 명이 맞아 죽었으니 고위 관리신의 목숨 정도는 그야말로 가볍기 짝이 없는 것이다.

아이언은 한심하기 짝이 없는 토벌 보고서를 전부 읽고서 아공간에 넣어버렸다.

‘정식 토벌단의 전력이 흑염 세력보다 확실히 위다.

절대계의 신체를 잃은 이상 일개 조의 전력만으로도 해도 이길 수 있다.

그러면 이건 전력 부족이 아닌 단지 투신이나 군신으로서 기본자세의 문제야.

내가 직접 갈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흑염 도적단을 한번 죽여서 최고위 창조신이 된 것만으로도 탄핵이 되었다.

그러니 더 공적을 쌓았다가는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것이다.

‘무력으로 탄핵은 취소시켰지만, 더 이상의 공적은 위험해.

그리고 흑염 세력을 완전히 토벌을 해버리면 이제 전면적인 방해 공작이 들어올 확률이 농후하다.’

우습지만 흑염 세력의 난동이 자신의 최고위 창조신의 직위를 확고히 해주는 셈이었다.

‘한번 폭력에 당한 창조신들은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고 나도 그냥은 당할 리가 없었다.

여기에 중재를 해줄 브라이트도 없다.’

그럼 대규모 전쟁이었다.

잠시 더 고민하다가 옆에 마지막으로 한바탕 대련을 하고 뻗어있던 아오 시바를 쳐다본다.

‘신족과 지금의 내가 붙는다면 현세계가 멸망할 수도 있다.

대리를 앞세워야 해.’

처음에 보았던 평화에 찌들고 더 올라설 수 없어서 삶에 의욕을 잃고 나태하던 창조신은 수십 번의 사경과 재생을 겪으면서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대련으로 무력은 최상급 창조신 수준을 확실히 넘어섰다.

언제 상급 창조신의 벽을 뛰어넘어 최상급 창조신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부활한 흑염 세력에 밀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누가 보아도 영웅신의 자질을 가진 상급 창조신의 존재에 어울리는 살기와 투기가 넘치는 투신이자 전신이었다.

‘이제 알맞게 여물었군.

그럼 진짜 실전도 필요해.’

더구나 대모 마하와 약속했던 안전 보장의 일도 있었다.

‘아오 시바가 최대한 강해져서 영웅신으로 빨리 각성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다가올 환란의 연속에서 자신의 목숨만이 아니라 일족까지 지킬 수 있다.

그래야 대모 마하가 살아남을 수 있겠지.’’

오백억 년 후에 대모 마하의 이름은 들은 적이 없었다.

그 당시에 아수라 일족에 남아있는 것은 오직 구세의 영웅신 시바였다.

‘초월자 혁명이나 초신전쟁을 견디지 못하고 소멸했나 보군.

주신 정도로는 견디기 힘들었겠지.

그러나 내 유모로 삼았으니 바꾼다.’

이미 창조신으로 만들어서 어느 정도 미래를 바꾸었으니 세계의 항상성이 난리를 치면서 대가를 지급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자신이라면 해 줄 만한 수준이었다.

‘모처럼 여창조신을 순종적인 유모로 삼았는데 잃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여창조신이 되었으니 창조신장도 관심을 기울일 거라 말이야.

아직 부흥 중인 아수라 일족의 대모나 상급 창조신의 모친으로는 후궁을 거부하기 곤란해.

그럼 이 녀석을 최상급 창조신까지는 올려놓아야 하겠지.’

아오 시바는 이제 최상급 창조신으로 능력은 되니 공적만 만들어 주면 된다.

‘창조신장도 자신의 사생아를 홀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땅에 퍼져서 거친 숨만 내쉬는 아오 시바를 내려다보면서 지시를 한다.

“이번 일은 네가 하는 것으로 한다.”

“헥헥! 헥! 제…제가 말입니까?”

“그래! 최상급 창조신으로 출세하게 해주지.”

“최상급 창조신으로 승진이요?”

그렇게나 원하던 승진이었는데 기쁨보다 두려움부터 올라왔다.

‘나도 통신을 들어서 내용은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언이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고위 관리신도 놀라서 만류를 시작했다.

아오 시바가 상급 창조신 중에서 특출나게 강한 것은 알고 있지만, 상대는 흑염 도적단이었다.

‘최고 위원회의 고위 창조신들 전부가 투입되어도 토벌을 못 하고 있다.

그런데 겨우 상급 창조신 한 명을 추가한다고 해도 달라질 리가 있나?’

무엇보다 아이언에게 지시한 일을 다른 창조신에게 떠넘기다니 창조신장이 들으면 노발대발할 일이기도 했다.

“아이언님! 창조신장님께서 직접 하시기를 바라십니다.”

그러나 아이언은 자신의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최고위 창조신 이상의 직위는 없다.

그리고 나는 창조신장이 될 생각이 없는 이상 무리하게 공적을 쌓을 필요가 없다.’

더 이상 공적은 해만 될 분이었다.

그러니 자신의 세력에게 공적을 나누어 주어서 강하게 만드는 방법이 이상적이었다.

“당연히 나도 나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아오 시바의 조력이다.

그리고 이 녀석들도 투입할 거다.”

아이언은 시선을 주변으로 돌렸다.

고위 관리신도 따라서 쳐다보니 주변에 못 보던 창조신 몇 명이 피투성이가 되어서 기절해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니 창조신계를 떠들썩하게 울리는 소문이 생각이 났다.

‘아이언에게 대련을 받아서 강해지라고 강제로 선발된 오리진들의 직계들인가?

일명 버림받은 자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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