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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자의 영웅신이라고 견제만 하던 창조신장이 이렇게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 한 아이언이었다.
‘은하유성(銀河流星)의 수련비용을 청구하면서 통과되리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단지 일부를 빌리거나 흑염 도적단과 최후 결전 때까지 직접 참전을 못 하는 명분을 얻을 정도면 충분했는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이 정도로 가능하겠다.”
창조신계와 신족이 아이언을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자 예산은 십조로 줄었고 시간도 절반 이상 단축이 되었다.
최종 수정을 끝낸 창조신장은 보고서를 다시 쳐다보고 예산을 몇 개 수정하고 고위 관리신에게 넘겨주었다.
“일단은 여기까지 소요예산을 줄였다.
이제 창조신계 전부가 가진 권능과 자원을 동원해서 비용과 소요시간을 다시 짜라.
차원결계를 펼치고 있는 위원회의 주신들과 정식 토벌단의 고위 창조신들을 제외한다.
그 외의 모든 창조신과 주신들을 동원하여 최대한 비용과 시간을 줄여서 완공시켜야 한다.”
“예. 알겠습니다.”
고위 관리신들은 도저히 이렇게 흘러가는 흐름을 믿을 수 없지만, 창조주의 대리인 창조신장의 엄명이었다.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관리신들이 물러나자 창조신장은 아이언을 쳐다보면서 말한다.
“예상했겠지만 지원하는 대신에 조건이 있다.”
그 말에 아이언의 표정이 환하게 바뀌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어지러워진 머리가 이러면 가벼워진 것이다.
“좋아!
합당한 대가라면 치르겠다.”
바로 나온 대답에 창조신장도 가볍게 웃었다.
‘하하! 유아신답게 겉과 속이 같구나.
처음에는 창조신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본다고 오해하여 괘씸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야.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 참으로 대하기가 편하군.’
그리고 이제 직접 견제를 할 필요가 없었다.
폭력으로 권위를 갖추어서 인망을 포기했으니 창조신장을 정치적으로 위협할 수 없게 된 셈이었다.
‘아이언은 이번 탄핵을 저지하면서 여기저기 무력을 사용하여 스스로 커다란 한계를 만들어 놓았다.’
창조신장으로서는 이제 아이언을 견제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영웅신이라는 무력이 필요한 시점이며, 앞으로도 유용할 것으로 보였다.
‘흑염 도적단을 토벌하면 다른 정신체들이나 초월자들의 혼란을 진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족의 군부를 통솔하여 위엄을 보일 존재가 필요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언만한 적임자가 없었다.
‘아이언은 인망을 포기하고 무력을 강조하면서 권력보다 개인의 강함의 추구가 우선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강대한 무력과 이번 일로 인하여 군신과 투신의 지지가 뜻밖에 높아졌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군부만이 지지하고 다른 처부에서는 아이언이라는 말만 들려도 경기가 들며 싫어할 정도였다.
이제 아이언은 샤이니처럼 창조신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의 거대세력을 만들 수 없으니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최고위 창조신들의 전횡에도 좋은 억제수단이 되겠지.
누구도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 신족 최고의 비밀병기 같은 존재가 된 셈인가?
정치에서 손을 떼고 수련과 실전에 집중할 수 있는 본인이 원하는 최강의 투신에 가장 효율적인 길이다.
이걸 알고서 했다면 대단한 것이고 몰랐다면 천성이겠지.’
더구나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뛰어난 직계인 아오 시바와의 일도 작용했다.
특별취급을 해주고 열외라는 배려를 주었으니 지원해 줄 사적인 이유도 충분했다.
‘서로 충돌해서 큰일이 날까 봐서 걱정했는데 그 아이만은 열외를 시켜주었다.
아이언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샤이니처럼 꽉 막히지 않았어.
최소한 협상할 수 있다.’
그리고 브라이트가 면담을 떠나기 직전 이런 사태를 예상한 것처럼 아무도 몰래 의지로 가르쳐 주었던 영웅신의 특성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영웅신은 먼저 배신당하지 않으면, 어떤 손해가 온다고 해도 신의를 지키오.
은혜와 원수를 반드시 갚지.
그러니 은혜를 베풀 기회를 놓치지 마시오.
절대로 배신하지 않을 아군을 얻게 될 것이오.
나처럼 말이오.’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런데 브라이트가 창조주의 면담을 가고 난 이후로 돌아가는 사태를 정확하게 예상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모든 것이 들어맞았다.
‘관리하는 은하계가 완전히 정상화가 된다면 아이언이 부탁할 만한 일은 거의 없다.
지금이 그 기회로군.’
이상적인 우정과 협조를 보여온 브라이트와 샤이니 정도는 아니지만, 최소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어 보였다.
“일차 조건은 은하유성(銀河流星)의 수련 행성을 다른 신족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네.”
“...”
그 말에 아이언의 표정이 확 굳었다.
은하유성(銀河流星)의 전수를 해달라는 말인 줄은 알겠는데 이건 너무 부족한 요구조건이었다.
‘겨우 수련을 시켜달라는 뜻인가?
수련 행성은 내가 어느 정도 신체 강화가 끝나면 필요 없는 시설이다.
은하유성(銀河流星)의 전수도 못 해줄 이유가 전혀 없다.
흑염의 절대자급의 신체 능력이 없이 시도하면 전부 죽어 나갈 테니 몇 번 하다 포기하겠지.’
이미 확실한 자료를 제출했으니 자신 외에는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익히는 것이 무리라는 사실을 창조신장이 모를 리가 없다.
‘최소한 흑염 도적단을 전부 소멸시키고, 장기 할부로 갚으라는 조건까지 생각했는데 너무 후한데?’
그래서 다시 확인한다.
“그게 전부야?”
“신체 강화의 수준을 낮추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해주면 고맙겠군.”
역시 창조신장도 아이언 이외에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익히지 못한다는 사실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다만 미련을 버리지 못할 뿐이었다.
‘어떤 창조신도 들어가면 모두 갈려서 죽을 정도의 수련시설이다.
하지만 아이언이 도움을 준다면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익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 재능이 있는 직계가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는 창조신장이었다.
아이언은 창조 신장을 보다가 냉정하게 말했다.
“간단하게 은하유성(銀河流星)을 다른 창조신들이 약하게라도 익히게 해달라는 소리야?
그 녀석들은 신체 능력이 부족해서 안 되는 것은 잘 알잖아?”
“알고 있네.”
아이언은 임관신청서에도 분명하게 명시했다.
‘창조신을 훨씬 능가하는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익히고 있다고 했지.’
창조신장도 흑염 도적단이 일격에 쓸려나가자 바로 익히려고 했다.
그러나 중앙 신계에서 수집된 정보로 근거로 은하유성(銀河流星)을 발동해도 견딜 수 있는 신체 능력을 계산해보고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 수련 행성과 오리진인 아이언만 있다면 최소한 입문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도저히 무리인가?”
“훗! 완공된 수련 행성에서 자력으로 살아남을 수만 있으면 가능하겠지.
좋아! 얼마든지 보내.
단 죽어도 내 책임은 없다.”
전수는 할 테니 익힐 수 있으면 해보라는 표정의 말투였다.
하지만 예상했다는 듯이 창조신장은 나직하게 말했다.
“그대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약화를 시키면 창조신들도 신체 능력을 더욱 강화할 수는 있겠지?
그러면 획기적으로 더 강해질 수 있지 않나?
그럼 십조를 투자할 가치는 확실하다.”
어지간한 주신은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어 보이니 일단 창조신들이었다.
아이언도 잠깐 생각해 보고 바로 대답한다.
“당연히 강해지겠지.
이 수련 행성에서 신체 강화를 일 단계라도 통과하면 살과 뼈가 뭉개지는 고통 속에서도 이성을 유지하게 된다.
그리고 전투 중에도 자체적으로 회복하면서 신체 강화까지 가능해질 텐데 약할 리가 있나?
아무리 약하게 수련을 해도 지금보다 훨씬 강해진다는 점은 보증하겠다.”
강한 수련을 받으면 당연히 더욱 강해진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답변이었다.
하지만 아이언은 악동의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훗! 그런데 지금 신족의 어떤 고위 창조신이 은하유성(銀河流星)의 수련 행성으로 들어갈 것인데?
곱게 자라서 입만 살아있는 창조신들이 자기 발로 들어가겠어?
죽거나 고문을 받을 장소로 억지로 들어가느니 차라리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할 것 같지 않아?”
수련의 희망자가 없을 것이라는 경고였다.
그건 생각을 못 한 창조신장이어서 순간 멍해졌다.
“...”
아이언의 말대로 현재 창조신들은 대부분 태어날 때부터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수련과 학습으로 안정적으로 경지를 올린 창조신들이었다.
‘수련장에서 스승에게 검을 배우거나 권능을 배운 존재들이다.
그런데 자기 신체를 확실하게 분해할 수련 행성에 들어가라고 명령하면 당연히 복종할 리가 없다.’
아이언의 말대로 반란이나 안 일어나면 다행이었다.
“쯧! 보아하니 감은 잡았는데 위험을 확실히 인지를 못 하고 있어.
일단 확실한 완성품을 보여주지.”
우우웅-!
아이언은 가볍게 입체영상으로 구현한 수련 행성의 중심을 비춘다.
중앙의 바다에 한 치의 틈도 없이 끝이 박혀 들어가는 원뿔꼴의 기둥들을 확대하면서 확실하게 말했다.
“약간의 틈도 없이 집결한 중앙의 이 기둥들의 뾰족한 끝부분은 영웅신의 장갑과 똑같은 특수재질로 만든다.
그리고 수련자의 권능에 따라서 강도와 위력이 증가하지.
내가 장담하는데 최대한 위력을 약화를 시킨다고 해도 물리력만으로도 최고위 창조신조차 죽음을 각오 해야 할 것이다.
즉 죽음을 각오하고 부활과 재생을 동시에 발동시켜야 통과할 수 있어.
그런데 지금 창조신 중에서 그런 근성과 각오가 있는 존재가 있던가?
죽음을 각오하고 더 강해지겠다고 자원할만한 존재는 없어 보이던데?”
“...”
“...”
이것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에 창조신장과 우주신들은 할 말을 잃었다.
“위험한 수련을 하다가 죽어서 신격이 떨어지고 신체까지 잃어 더 약해지면 우스운 꼴이다.
고위 창조신들도 어떻게든 피하려고 하겠지.
그럼 강제로 집어넣을 건가?
이게 억지로 넣어서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 보여?”
솔직히 말하면 최고위 창조신이 진심으로 도전해도 죽어 나갈 처형대로 보였다.
‘일단 나조차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으니 수련자를 구하기는 힘들겠군.’
아이언은 조금 현실 파악이 되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창조신장과 우주신들을 보면서 질문했다.
“그런데 다른 생각이 있는 모양이야?
이 수련을 누구에게 시킬 생각인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만들려고 하지?”
이제 어느 정도 공개해야 할 상황이라 판단한 창조신장은 주변의 세계를 격리하고 아이언에게 말한다.
“초신(超神) 후보생들을 투입할 생각이다.
수련 행성은 초신양성계획(超神養成計劃)에 의해서 차세대 전신과 투신이 될 존재들의 훈련소가 될 것이다.
그럼 십조도 아깝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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