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상급 창조신이고 뭐고 가리지 않고 저렇게 만들었으니 하위 창조신은 더 죽이기 쉬워 보였다.
그리고 이제까지 통했던 탄핵이라는 방법이 역효과가 나고 있었다.
‘상급 창조신들이 의지를 모아서 시도한 탄핵을 최고위 창조신이 힘으로 눌렀다.’
‘오히려 날뛸 명분을 준 셈이다.’
이미 강자가 약자들에게 함부로 힘을 휘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철칙까지 깨어진 셈이었다.
선례가 생겼으니 같은 경우에 고위 창조신들이 어떻게 나올지가 보였다.
‘똑같이 힘으로 바꾸려 하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폭력의 시대가 왔다.’
아이언과 최고위 창조신들 사이에 벌어질 앞으로 다가올 권력투쟁에서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신생이 결정된다는 사실도 확실했다.
그래서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을 내린다.
‘일단 가까우니 아이언을 따른다.’
시대의 흐름은 항상 변화해 왔다.
신사적인 샤이니와는 달리 지극히 야만적인 아이언이라는 영웅신이 이끄는 시절이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바로 최고위 창조신님들을 따른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귀에 섬뜩한 소리가 울렸다.
우득! 뽀각!
사탕을 씹어먹는 소리와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거의 동시에 울렸다.
“으아아아악-!”
아이언이 가져온 사탕을 먹다가 가져온 신계관리주신의 오른팔을 부러트려 버린 것이다.
“이게 최고위 창조신에게 바칠 사탕이냐?
창조신이면서도 쓸모없는 자식!
먹는 수준도 이것밖에 안 되지?
아니면 일부러 나 골탕을 먹이려고 이 짓을 했느냐?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 이거냐?”
아이언은 인상을 쓰면서 사탕을 뱉어내면서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퉤-! 시끄러운 것은 딱 질색이니 닥쳐라.
목을 부러트려 버린다.”
“흐윽! 예.”
비명을 더 질렀다가는 무슨 꼴을 더 당할 줄 몰라서 꾹 참는 최선임 신계관리주신이었다.
상급 창조신은 최선임 신계관리주신이 맛없는 사탕을 가져왔다고 팔이 부러지는 모습을 보니 절대로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적당히 양쪽 줄을 타려던 생각이 갑자기 아이언에 팍 기운다.
‘일단은 바짝 숙이자.
그런데 정말 맛이 없나?
괜히 꼬투리를 잡은 것 아니야?
그럼 잘해도 의미가 없잖아?’
몸에 묻은 음식물을 조심스럽게 치운 상급 창조신은 앞에 놓은 사탕 통에서 슬쩍 하나 꺼내서 입에 넣었다.
그리고 이빨에 힘을 주어서 부수었다.
뽀드드득-!
“...”
잠시 맛을 본 상급 창조신은 조용히 사탕을 손수건에 뱉었다.
불순물이 많으니 아이언이 왜 팔을 부러트렸는지 이해가 바로 갔다.
‘자신이 먹는 사탕이 없으니 길거리에서 아무거나 사 왔구나.
설마 최고위 창조신이 눈치를 못 챌까?
드디어 미쳤어.’
아무리 초월자라고 하지만, 최고위 창조신에게 바칠 음식이다.
그걸 아무 생각 없이 고급 사탕이라고 막 사오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아이언이 왜 갑자기 음식을 트집을 잡아서 이렇게 난리를 치는지 이해가 조금은 갔다.
‘하급자를 배려하다 보니 상급자에 대한 존경심이 엉망이 되어있었군.
이제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인가?’
신계 주신은 음식 그릇으로 팼지만 신계관리주신은 팔 하나 부러진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에잉-! 네놈들도 처먹어라!”
아이언이 신경질을 내면서 사탕 통을 내던지고 그대로 신계관리주신들의 얼굴에 충돌한다.
빠사사사사사삭-!
이십 명의 신계관리주신들이 전원 얼굴에 사탕 통을 맞고 뒤로 날려졌다.
“이것들은 사탕도 제대로 못 가져와!
이러고도 용케 신계관리주신까지 목숨이 붙어있구나.
신계 주신이 무척이나 헐렁헐렁한 멍청이인 모양이야.”
“...”
그 멍청이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신계 주신이지만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아무리 초월자라고 얕보고 싶어도 이런 장소에서 이러면 안 되지.
같이 죽자는 거잖아?’
신계관리주신들이 얼굴에 흥건히 피를 뿌리는 모습을 보니 심상치 않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으나 아이언이 차갑게 명령했다.
“원위치! 지금 와서 하위 창조신을 하나둘 더 죽인다고 해도 내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
“!”
그 말에 신계관리주신들의 신체가 위협을 느끼고 바로 반응했다.
가져온 사탕이 맛이 없다고 부러져나간 선임 창조신의 오른팔이 정확하게 자신의 위치를 알게 한 것이다.
파파파파파-!
군기 바짝 든 신병처럼 차려자세로 서 있는 신계관리주신들을 쳐다본 아이언의 눈동자의 살기는 풀릴 줄을 몰랐다.
“자신들부터 똑바로 모시고 나서 안 되면 상위자를 탄핵해라.”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를 리가 없다.
화살이 다시 자기에게 돌아오려고 하자 아이언의 옆에 있던 상급 창조신은 바짝 긴장하면서 눈치를 본다.
퍼어어억-!
역시 상급 창조신의 몸이 무엇인가에 얻어맞아서 정문을 부수고 저 멀리 날아간다.
또 한 대 쳐서 날려버린 아이언의 목소리가 신계를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부하가 못하면 너라도 해!
바로 내 옆에 살면서 멀리 있는 남의 말을 듣고 덤빈 이 멍청아!”
그 날 아이언의 마음에 드는 요리가 나올 때까지 음식에 맞고 뼈가 부러진 지휘부였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시비를 거는 은하계의 중앙신계의 상급 창조신을 묻고 떠나자 신계 주신은 정말 만세를 불렀다.
“크하하하하-! 드디어 갔다!”
최고 위원회에 들어갔을 때보다 더 기뻐하는 상급 창조신이다.
너무나 좋아하는 신계 주신을 보던 신계관리주신들을 힘겹게 입을 열었다.
“또 오실지 모르니 빨리 토벌단에 합류하십시오.”
“...”
어찌나 사정없이 당했는지 어느새 존댓말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거의 나가라고 등을 떠미는 판국이었다.
신계 주신이 상당히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지만 신계관리주신들은 나름 절박했다.
‘신계 주신은 음식 그릇에 맞았지만, 우리는 팔다리가 박살을 났다.’
겨우 음식 때문에 다시는 그런 꼴을 당하기 싫었다.
자신의 요리사가 실수 연발을 해서 가장 곤욕을 치렀던 최선임 신계관리주신은 이를 갈면서 말했다.
“뿌드득! 요리신의 교육은 저희가 철저하게 해놓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십시오.”
아이언은 또 올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음식을 가지고, 시비를 걸 확률이 높았다.
그 점이 가장 마음에 걸렸는데 이렇게 확실하게 말하니 더는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알겠소.”
이렇게 아이언이 창조신이고 뭐고 마구 패고 다니니 공포에 질려버린 다른 중앙 신계의 신계관리주신들은 자신들의 신계 주신을 떠밀듯이 내보냈다.
그래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창조신계에 도착한 고위 창조신들은 바뀐 분위기를 바로 읽었다.
“...”
“...”
고위 창조신들이 서로 바라보는 눈빛들이 심상치가 않았다.
직설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이렇게 묻는 듯했다.
‘아이언이 방문한 중앙 신계는 분명 사이가 나쁜 창조신의 이야기를 듣고 갔다고 한다.’
‘그럼 나를 치도곤을 내라고 아이언에게 사주한 놈은 도대체 누구냐?’
창조신계로 재집결하는 열흘도 안 되는 동안에 열 개가 넘는 중앙 신계가 아이언에게 발칵 뒤집히고 당했다.
그리고 지금도 눈치 없이 버티고 있다가 당하는 상급 창조신이 늘어나고 있으니 굉장한 문제였다.
하지만 누구도 아이언을 성토하지 않는다.
탄핵 전에는 공고해 보였던 결속이 깨져서 서로 말도 나누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완전무장한 고위 창조신들은 창조신계의 연병장을 채운다.
구구구구구구궁-!
갑옷과 신기를 완전히 장비하고 집결한 고위 창조신들이 품어내는 기세가 은은하게 울린다.
당장 흑염 세력을 물리칠 분위기였지만 내부 사정은 참 난감했다.
‘아이언이 중앙 신계를 돌아다니면서 무조건 패기 시작하고 신계관리주신들까지 말려드니 어쩔 수 없이 준비하는 것이다.’
‘말을 많이 하면 다음 표적으로 삼겠다고 하니 될 수 있는 대로 하지 말자.’
내부 사정은 엉망이지만 표면적으로는 지극히 높은 전투준비태세였다.
그런 상황을 위원회의 주신들을 총동원하여 천삼 은하계에 차원 결계를 펴고 있는 샤이니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사기 진작과 홍보를 위해 전해진 사열 영상을 보고 감탄했다.
“이 정도 신족의 군대 사열을 보는 것이 얼마 만인가?
상황은 이상하지만 참 대단하군!”
고위 창조신들이 창조신계의 연병장에 모여들어서 도열을 준비하는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역시 고위 창조신들답게 당장 흑염 도적단과 충돌해도 압도할만한 투기와 살기가 품어지고 있었다.
‘적이 흑염 도적단인지 아이언인지 헷갈리지만 않는다면 브라이트라 없어도 기대할 한 수준이다.’
그렇게나 엉덩이가 무거운 최상급 창조신들과 최고위 창조신들도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서 정돈을 시켜나간다.
그러자 감탄은 놀라움으로 바뀌어서 창조신계에서 연락을 해온 관리신에게 물었다.
“어떻게 저들까지 움직였지?
창조신계가 망하지 않는 한 자리를 지키려고 했을 것인데?”
화면 옆에 대기하고 고위 관리신이 재빨리 의지로 사정을 설명했다.
공식적으로 알려져서 좋은 일이 아니었다.
‘최고위 창조신 아이언님이 자신의 탄핵을 방조한 대가로 직접 사열을 주관하지 않으면 죽인다고 협박을 했답니다.
그리고 반대의견이 있으면 전부 적어놓았다가 사열이 마음에 안 들면 가장 길게 말한 존재부터 처단하겠다고 공언해서 저렇게 되었습니다.’
‘...’
그게 어떤 상황이었을지 생각만 해도 참으로 머리가 아플 정도의 기행이었다.
그러나 효과는 확실해서 최고위 창조신들까지 나서서 휘하의 창조신들을 점검하자 눈에 띄게 기세가 올라간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현세계 신족 최고 위원회가 총력을 기울여서 만들어낸 토벌단 전력은 다음과 같았다.
‘최고위 창조신 열 명.’
‘최상급 창조신 일백 명’
‘상급 창조신 약 일천 명.’
창조신계에서 너무 멀어서 오지 못하는 고위 창조신들과 현세계 유지에 필요한 하위 창조신들을 전부 배제한 숫자였다.
그리고 부활한 흑염 세력과 맞상대를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상급 창조신 이상으로 구성된 최정예이기도 했다.
샤이니는 전달받은 정식 토벌단의 구성에 놀라고 있었다.
‘최고 위원회의 고위 창조신들을 거의 전원 동원했다.
비록 일천 정도의 전력이지만 총 전력에서 능가할 세력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막강한 군세다.’
신족의 진정한 전력은 일족의 오리진인 최상급 창조신과 그 위인 최고위 창조신들이라고 주장하듯이 화면 너머지만 강력함이 느껴졌다.
최고 위원회의 회의실에서 창조신계를 지원하던 우주신들도 놀랄 정도였다.
“호오? 이거 신세대 고위 창조신들을 다시 보아야 하겠는걸.”
“좋은 투기다.”
온순하고 심지어는 무능하게 보였는데 사열에 나서자 모두 존재가 바뀐 것처럼 보였다.
“신세대 신족은 정치와 명분으로 싸우기에 무력시위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럼 개인 무력의 대부분을 숨겼는가?”
“정치는 일단 말만 잘하면 되니 쓸데없는 힘의 과시를 할 의미가 없지.”
“하지만 저렇게 군대 사열을 하면 수준이 확 드러나니 숨길 수가 없군.”
실제로 최고위 창조신들은 사열 준비를 하다가 경쟁심이 붙어서 은은한 살기까지 뿌리고 있었다.
그들의 기세는 결코 종족전쟁 시절의 우주신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그런데 창조신계의 하늘이 열리면서 아이언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울린다.
“아하하하! 참으로 답답하구나.
숨어있는 오십 명의 타락한 영웅신을 처단하기 위해서 은하계를 통째로 휘저어야 하는데 겨우 이 정도냐?
토벌하려 하다가 거꾸로 당하겠다.”
우우웅-!
창조신계의 하늘이 통째로 화면으로 바뀌면서 신계 자아의 목소리가 들린다.
“말씀하신 대로 연설 준비가 되었습니다.
최고위 창조신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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