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175화 (1,086/2,000)

34권 35권

그렇게 날벼락처럼 떨어진 아이언의 사열식에 고위 창조신들은 경악했다.

일반적인 사열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이미 상급 창조신 하나가 죽어서 신격이 떨어졌는데 몇 명이 또 그렇게 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아이언이 자신들의 창조신계에 오지는 않았지만, 원격으로 탄핵을 요청한 명단과 자신들의 얼굴과 신계 위치를 일일이 확인한다는 소식에 전율했다.

‘이런 미친! 설마 우리 전부와 싸울 생각인가?’

‘겨우 탄핵을 했다고 이런 짓을 하다니?’

이번 탄핵에 동조한 숫자로 보면 최고위 창조신 하나는 신경을 쓸 필요도 없는 압도적인 정치적인 우세였다.

그러나 간과한 것은 상대가 무력이 엄청난 영웅신이고 이렇게 원시적인 폭력으로 막무가내로 나오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상급 창조신이 일격도 못 견디고 죽어 나갔으니 상대가 될 리 없다.’

‘일단 사열식을 철저하게 준비한다.’

‘토벌단에 포함된 고위 창조신들은 모두 집결하라.’

그때 아이언과 맞상대를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최고위 창조신들과 최상급 창조신들이 이상하게 입을 다문다.

고위 창조신들은 다급하게 사열 준비를 하면서도 성토하는 중이었다.

“우리에게 탄핵을 부추겼으면서 왜 가만히 있는가?”

“무슨 대책이라도 내주어야 하지 않는가!”

지금 그들은 아이언과 화상으로 회의 중이었다.

최고위 창조신과 최상급 창조신이 모두 모아들인 아이언은 가타부타 따지지 않고 두 가지를 물었다.

“너희들은 내 탄핵에 찬성했는가?

내가 고위 창조신들의 토벌단을 사열하는 데 반대하느냐?

그럼 누구부터 죽겠느냐?

정하거라.”

굴욕적인 질문에 최고위 창조신들과 최상급 창조신들의 얼굴이 한없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특히 그동안 신계를 실질적으로 이끈 최상급 창조신들의 반응은 극렬했다.

‘서열로 보면 아이언은 최고위 창조신 중 말석이다!’

‘그것도 초월자 담당이라는 실체도 없는 직위였기에 토벌단을 사열하거나 이렇게 협박을 하면서 나올 수는 없었다.’

‘명예직이면서 실세인 우리를 이렇게 몰아붙이다니 있을 수 없다.’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으나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화르르르르르르-!

아이언의 눈동자에서 타오르는 황금빛의 불길을 본 순간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거역하는 존재는 모두 태우고 말소시킨다는 의지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평범한 투기와 살기가 아니다.’

‘폭주와 같은 광기(狂氣)인가?’

‘파괴신 직전인가?’

‘그보다 더한 것 같다.’

아이언의 전력분석은 거의 끝나갔는데 최고위 창조신 중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창조신계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똑같았다.

‘은하유성(銀河流星)은 행성 규모를 넘어서는 광역 파괴 오의가 분명하다.’

‘저 끝도 모를 살의가 향하는 신계는 무조건 초토화가 될 수밖에 없다.’

상급 창조신도 무참하게 죽였으니 그 위의 최상급 창조신이라고 봐줄 리가 없었다.

‘단 한 명의 영웅신의 무력에 이렇게 쩔쩔매게 되다니?’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기에 판을 뒤집는 일을 망설이지도 않는다.’

‘유아신이라서 인내력도 없고 어떻게 나올지를 모르겠다.’

이렇게 상황이 흐르니 왜 그렇게 브라이트가 아이언을 편들어서 최고위 창조신에 앉혔는지 이제 알 수 있었다.

‘이런 무력을 가지고 저런 과격한 성향이 있다면 강압은 무리다.’

‘압력을 가할수록 반발만 심해진다.’

‘만약 주신부터 시작하게 했으면 반드시 주변의 압력을 받고 신족과 충돌했다.’

‘하지만 최고위 창조신이기에 이렇게 대화라도 하는군.’

신족으로서 최고위 창조신은 더 오를 데가 없는 높은 직위였기에 아이언이 불만족을 느낄 이유가 없다.

그래서 쉽게 버리기에는 아깝기에 느꼈기에 그나마 이렇게 회의라도 같이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나마 다행은 창조주님이 총애하시는 브라이트가 직접 나서서 임명한 영웅신의 탄핵에 표면적으로 찬성할만한 어리석은 존재가 여기 없었다는 점이었다.

목적은 따로 있었다.

‘신입 최고위 창조신이라서 샤이니처럼 군기를 잡으려고 했다가 큰일이 벌어져 버렸군.’

‘샤이니는 참았는데 아이언은 폭발했다.’

‘샤이니도 이렇게 나왔으면 큰일이었어.’

‘우리도 위험해.’

아이언이 설사 탄핵이 되었다고 해도 브라이트가 돌아오면 바로 원상태가 될 일이었다.

갓 임관한 초월자를 아무리 영웅신의 힘을 가졌고 비상사태라고 하지만 최고위 창조신에 바로 임용을 한 브라이트였다.

지금의 창조신장조차 따라오지 못할 무서운 정치력이었다.

‘종족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완벽한 지배체계를 구축한 브라이트가 가진 신족에 대한 영향력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우리가 브라이트보다 못한 탓이지.’

특히 종족전쟁에 직접 참전하거나 같이 일했던 일족 원로들의 지지는 아직도 절대적이었다.

브라이트가 직접 요구를 거부했다가는 일족의 오리진이나 신계 주신의 자리조차 위태로울 정도였다.

이러니 이미 결론은 나와 있었다.

최상급 창조신들은 고개를 숙이면서 공손하게 말했다.

“저희는 탄핵에 찬성하지 않았습니다.”

“죄가 없는데 출신과 의심만으로 탄핵하다니 실로 어리석은 행위였습니다.”

초월자를 자신과 동급에 올렸다고 머리끝까지 화가 난 최고위 창조신들도 이 사태에서 분명히 아이언을 지지한다고 선을 그었다.

‘아무리 초월자 출신이라고 해도 최고위 창조신을 하위 창조신들이 모여서 탄핵을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선례를 남길 생각도 없었기에 마지막에 아이언을 배려해주는 척하면서 기각할 생각이었다.

그들도 이 상황이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신입 군기를 잡기는 글렀군.’

‘오히려 우리가 눈치를 봐야 할 상황이야.’

샤이니도 이와 비슷한 견제가 잘 통했기에 암묵적으로 허가하고 부추겼다.

하지만 아이언이 이렇게 막 나갈지는 몰랐던 것이 실패 요인이었다.

수습해야 했다.

“우린 원래 반대였네.”

“여론과 다수결이 전부 올바른 것은 아니지.”

최고위 창조신들이 이렇게 나오자 최상급 창조신들도 재빨리 따랐다.

‘하위 창조신들의 주장은 여론에 따라 이리저리 바뀐다.

‘하지만 우리들 정도가 되면 최고위 창조신들의 의사를 우선시해야 한다.’

최고위 창조신이 물러서면 그 자리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피치 못할 사유였다.

“저희는 이번 사열에도 찬성하고 있습니다.”

“흑염 도적단을 한번 몰살시킨 아이언님의 사열을 왜 반대하겠습니까?”

탄핵에 찬성하고 사열을 반대하면 죽을 순서를 정하라는 아이언의 협박은 이렇게 싱거울 정도로 통했다.

아이언이 가지고 있는 힘이 너무 막강하기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일이지만 보고 있던 창조신장과 우주신들은 기가 막혔다.

‘그렇게나 고집이 세고 말이 많던 자들이 폭력을 앞세운 아이언에게 꼼짝 못 하는가?’

‘상급 창조신 하나가 죽어 나간 일이 크긴 컸군.’

‘하긴 종족전쟁 중에서도 고위 창조신이 죽거나 신계의 군대가 몰살되는 일은 드물었지.’

흑염 도적단에게 당한 것은 이제까지 고위 주신이 다스리는 신계였다.

‘그런데 아이언에게 상급 창조신이 죽었으니 자신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느껴져 온다.’

같은 계층에서 피해가 나오자 이제야 고위 창조신들도 사태의 심각함을 자각한 것이다.

“너희도 사열을 준비하라.”

아이언은 긴말을 하기 싫다는 듯이 짧게 명령했다.

당연히 반발이 튀어나왔다.

“허어? 저희가 사열을 받다니요?”

“하위 창조신도 아닌데 그건 조금 과하십니다.”

창조신장이 주관하는 사열에도 최상급 창조신이면 귀빈석에 앉을 신분인데 말단 병사들처럼 대열에 설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이언은 물러서지 않았다.

“최고위 창조신까지 전부 말이다.”

최상급 창조신의 반발로 자신들까지 포함되자 이제 최고위 창조신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서열로 보면 우리가 위일세.”

“아무리 사태가 급해도 이러면 안 되지.”

“우리가 섭섭하게 한 것이 있던가?”

“최고위 창조신이 되는 일에도 찬성을 했네.”

당연히 나온 볼멘소리였는데 아이언은 묵묵히 창조신 명단에 무엇인가를 적어가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스슥-!

‘또 뭘 하려고 적어?’

‘예측이 도저히 안 돼.’

뭘 기재를 하는지 모르지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과격한 영웅신에게 낙인을 찍혔다가는 무사하기 힘들었다.

‘상위 창조신이 덤볐다가 일격에 목이 날아갔다지?

그건 나도 무리다.’

‘겨우 탄핵 때문에 모두의 적이 되는 일을 감수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 미친놈이 아니야.’

‘브라이트는 왜 이런 폭탄을 최고위 창조신으로 만들어 준거야?’

그나마 무력에 자신이 있는 최고위 창조신과 달리 상대적인 약자인 최상급 창조신들은 재빨리 주장을 바꾸었다.

“사열 정도는 쉬운 일입니다.”

“반드시 신족의 위세를 보여서 명예를 드높이겠습니다.”

방금 했던 말도 기록하는지 장을 바꾸어 적어가는 아이언이었다.

스스스슥-!

단순한 필기 행위인데 왠지 식은땀이 나는 최고위와 최상급 창조신들이었다.

영웅신의 힘에 밀리는데 마음대로 휘둘러대니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었다.

“...”

“...”

잠시 침묵이 흐르고 기재가 끝난 아이언은 냉혹하게 노려보면서 외쳤다.

“이번 사열로 최고 위원회의 전력을 전부 집중한다.

모든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은 은하계 전부를 쓸어서 반드시 흑염 도적단을 색출해서 격멸하라.”

하위 서열 주제에 상위 서열을 부하취급을 하니 최고위 창조신들이 발끈하려 했는데 갑자기 상급 창조신이 주먹질 한 방에 조각났다는 보고가 다시 머리에 떠올랐다.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자신들이 나서도 그렇게 일방적인 승리는 무리라고 판단되어서 꾹 참았다.

“불가능하면 최소한 샤이니가 있는 출입구 쪽으로 몰아넣어.

이미 판을 다 만들어 두었는데 그것도 못하면 말 많던 놈들의 목부터 따겠다.

맨 처음은 가장 길게 반대를 지껄인 녀석부터다.”

그 말에 사열에 참여할 수 없다고 조금 길게 말한 최상급 창조신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

다른 누군가가 최고 위원회의 고위 창조신들에게 이렇게 말했다면 당장 죽여버리겠지만, 지금은 거꾸로 당할 확률이 너무나 높았다.

‘역시 누굴 죽일지 결정하는 생사부(生死簿)였다.’

‘반대의 말조차 못하게 하는군.’

그리고 다른 손에 쥐고 있는 자신을 탄핵을 주도한 연명부를 보니 절대로 할 것만 같기에 모두 움직인다.

제일 말이 많다고 가장 먼저 목표가 되어서 죽기 싫으니 모두 입을 꾹 다문 체였다.

“...”

“...”

그렇게 원래의 흐름과는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났다.

흑염 세력이 부활을 위해서 조용해져 여유가 생긴 세계의 항상성이 다시 아이언에게 요란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파파파파파파파-!

세계의 흐름이 사방에서 뒤틀리면서 회전한다.

거기에는 브라이트와 샤이니가 흑염 세력을 토벌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보였다.

그렇게 원래의 흐름을 보이고 지키기를 강권했지만, 생사부(生死簿)와 탄핵부(彈劾簿)를 한 손으로 동시에 움켜쥔 아이언은 짜증이 나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만 좀 해!

진리님이 곧 오신다.

원래 아이언의 시작인 이 은하계를 포기할 수 없으니 반드시 지켜야 해.

그러니 잘못하면 나도 말려들어 죽는다.

내가 끝장을 당하면 미래의 가장 큰 변경요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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