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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동맹은 은하제국의 철저한 강자 육성과 세력확장의 지배에서 약자를 지키는 유일한 구원이 되었다.
그래서 수 없는 행성의 약자들을 구원한 그들이지만 이번에는 너무나 늦어지고 있었다.
아이언의 전투 허락 때문에 외부 은하계의 파견을 가고, 천국에서 수련 중이던 영웅동맹이 가로막고 나섰음을 아는 악당동맹은 느긋했다.
‘용자동맹에게 항상 중간에 방해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어림도 없다.’
‘영웅동맹이 이를 갈고 있었지.’
이 별의 지성체들은 은하유성 아이언이 은하제국의 명예 대공 자격으로 명령한 행성 정화 명령을 어겼기에 용서는 없었다.
은하제국의 고위관리로서도 기껏 힘들여서 거주할 수 있게 개발해서 분양을 해주었더니 다 망쳐놓고 말을 안 들으니 화가 머리끝까지 난 지 오래였다.
“너희가 아무리 용자동맹에게 구원을 요청했어도 영웅동맹에게 발목이 잡힌 이상 제시간에 도착할 수 없다.”
“그래도 빨리 모든 정기와 영혼을 회수하라.”
“그것들이 와서 방해하기 전에 떠나야 한다.”
디스와 고위관리들의 말에 지옥의 악령들이 더욱 사납게 날뛰면서 이능을 가진 존재들도 모두 삼켜갔다.
“큭! 지독한 놈들!”
“영웅이 아니라 거머리다.”
얼마 후 영웅왕들과 치열한 접전을 뚫고서 도착한 용자왕들은 넋을 잃는다.
행성에는 지성체들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고 찬바람만 몰아치고 있었다.
휘이이이잉!
행성의 모든 지성체들은 지옥의 악령에게 빙의 당하고 육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전부 정기로 바뀌어 사라졌다.
그 짧은 시간에 악당동맹은 행성의 오십억 인구를 전부 지옥의 마력과 정기로 바꾸어버린 것이다.
이 처참한 일을 벌인 장본인들은 아직 남아있었다.
물론 남아있는 재화를 모두 거두어들이기 위해서였다.
지옥과 연결된 창고에 조금 비싸 보이다 싶으면 모두 회수하는 악당동맹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킬킬킬킬! 이게 도대체 얼마냐?”
“금고가 모두 묵직한데!
오래간만에 대박이로군.”
“행성을 오염시키고 파괴하면서 쌓아 올린 재물이라 그런지 대단하군.”
아무도 지키는 자가 없는 은행의 금고들을 통째로 뜯어서 지옥의 구멍에 보낸다.
그리고 아이언에게 받은 마도로 마력을 가진 재물을 모두 흡수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은 마치 땅에서 하늘로 내리는 보석비로 보였다.
“오오! 이 보석들의 마력 농도 좀 봐!
아이언님이 기뻐하시겠어.”
“카하하하. 이번에 상을 내려주시면 관리가 된 자식도 악당동맹에 집어넣어달라고 청원할까?”
고위관리로서 봉록과 그 외에 챙기는 뇌물은 막대하다.
거기에 자신들이 보기에는 미쳐서 아이언님의 지시를 어기고 행성을 망치는 지성체를 처분하고 얻는 재물이 더 어마어마했다.
대부분 이능의 기술을 연구하고 전파하는데 들어갔지만 결국 가문의 힘이 될 것을 알기에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다만 재물을 쓸어담을 손이 부족함이 한탄스러울 뿐이었다.
“둘이 벌면 두 배가 되잖아?”
이렇게 모은 재물은 공평하게 나누는 할당량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서라.
어지간한 악당으로는 지옥에서 버티지도 못하더라.”
“불사의 육체라도 지옥 악령들의 빙의를 이겨내지 못하면 끝장이지.”
악당동맹은 과학병기가 잘 통하지 않고 어지간한 이능으로는 퇴치할 수 없는 지옥의 악령을 지휘해서 행성의 지성체들의 정기회수를 한다.
기계 문명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은하제국에서 효율적인 방법이나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
‘지옥의 악령들이 순순히 말을 들을 리가 없기에 본인의 정신력으로 제압부터 해야 한다.’
당연히 그런 악당이 많을 리가 없기에 악당동맹은 초창기에서 그다지 늘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더구나 이런 악령 대군을 통제할 만한 악당들은 제국의 고위관리와 저항세력의 지도부 정도였다.
표면적으로는 적이지만 뒤에서는 악당동맹인 이들은 밤마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풀면서 재물로 친목을 다지는 중이었다.
“아아! 어디 쓸만한 악당이 또 없나?”
“은하제국의 확장속도가 너무 빠르니 항상 인력 부족이야.”
“아이언님이 다스리는 이 은하계에서 독립과 반란이라니 참 어리석어.”
“우리야 좋지만 말이야. 푸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
처음에는 절망했지만, 지금은 아예 이 역할에 푹 빠져버린 디스와 악당동맹의 대화와 웃음소리에 당연히 분노한 용자동맹이었다.
“악당동맹의 디스-! 이 잔인한 놈!
상위자의 명령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느냐!”
“용서하지 않겠다!”
지옥의 악령들은 이번의 수확물과 함께 전부 철수했지만, 최종 수확을 위해서 남아있던 디스와 고위관리를 향해서 용자왕들이 돌진한다.
용자왕들은 이미 창조신 이상의 전력이기에 엄청난 압박감이 전해졌지만, 악당동맹은 마력의 폭풍우를 걷어버리고 검은 가면을 쓴 모습까지 드러냈다.
“좋아! 생존자는 전혀 없다.”
“기록장치도 전부 파괴했다.”
“재물과 마력이 담긴 모든 물질을 회수했어.”
이제 아이언이 맡긴 업무는 끝났고 시간도 많이 흘렀다.
용자동맹의 저런 행위는 아무 의미 없는 발버둥이었다.
그래서 악당답게 음침하게 웃어주었다.
“푸후후후후-! 악당동맹이 진정한 악이라는 가면을 써준 덕분에 용자동맹이 정의의 용사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이러지 않으면 그렇게 간절하게 구원을 요청할까?”
“그리고 기본이 몰살이니 일부가 살아남아도 정말 고마워하지 않는가?”
“오히려 우리에게 감사해야 하지 않는가?”
“닥쳐라-!”
지옥의 악령군단과 기술인 이능을 사용하는 악당동맹은 용자왕을 이길 방법이 없었다.
싸웠다가는 당장에라도 으깨질 위기였지만 디스는 오히려 크게 웃으면서 떠오르는 태양을 가리켰다.
“킬킬킬킬킬킬! 이미 아침이다!
밤이 끝났으니 우리 악당동맹의 지옥의 업무는 끝이다.
이제 뇌물을 조금 받고 뒤에서 수작을 약간 부리지만, 은하제국의 가장 성실하고 유능한 관리들이지.”
“그런 우리를 죽일 셈인가?
은하제국에서 우리가 없으면 혼란에 빠져 얼마의 생명을 사라질지는 알고 있을 텐데?”
“감히 아이언님과 약속을 어길 생각인가?”
그 말에 용자동맹의 움직임이 일제히 멈추었다.
정말 해가 떠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용자왕들의 금속 얼굴이 이를 부득 갈았다.
으드드득-!
아이언은 영웅왕을 얻은 용자동맹에게는 분명 자유를 주었다.
그러나 같은 세력인 영웅동맹과 악당동맹과의 충돌에는 제약을 걸었다.
‘기본적으로 내 허락 없이 동맹들의 전투는 금지한다.
그러나 천국과 지옥을 벗어난다면 허락하겠다.
하지만 여기도 내가 부여한 임무를 동시에 수행 중이라는 제약을 둔다.
영웅동맹은 신계 외에서 영웅왕을 건 전투만을 허용한다.
악당동맹은 은하제국의 고위관리인 낮에는 누구도 손을 대서는 안 되며 밤에 지옥의 업무수행 중에는 가능하다.’
간단하게 동맹들은 사사로운 이유로 싸우지 말고 업무로 다투란 뜻이었다.
‘지옥에서의 자유와 용자왕의 대가치고는 지극히 가볍고 당연한 통제였다.’
더구나 용자왕도 아이언으로부터 비롯된 힘이기에 같은 세력까지 싸우지 말라는 조건을 거부할 수 없어서 승낙했던 사자왕 건은 분을 못 이겨서 소리쳤다.
“가라! 그러나 명심하라!
또 이런 잔혹한 일을 하고 있을 때 밤에 만난다면 너희의 마지막이다.”
용자왕과 영웅왕의 자폭 권한까지 가진 아이언의 지시를 어길 수는 없었다.
명령을 조금이라도 거부하면 동맹의 소속원이라도 바로 지옥의 악령으로 만들어 버리니 이제 두렵기까지 했다.
더구나 이 별의 생명체들이 전부 용서 못 할 악인이 아니지만, 오염이 너무 심해 이미 행성폐기 직전이라는 사실도 바로 알 수 있었다.
‘지독하게 오염되었군.’
‘지하자원도 너무 채굴해서 행성 표면이 대부분 벗겨졌다.’
‘내버려 두었으면 폐기 대상이다.’
외부에서 활동하면 영웅동맹이 달려들고, 지옥에서는 악당동맹과 항상 충돌한다.
그래서 원치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영향을 받는 도중이었다.
원래 신족인 영웅동맹의 주장은 항상 똑같았다.
‘행성이 없으면 지성체가 살 곳이 없다.’
‘지성체가 없어도 행성은 살아.’
‘어느 한쪽이 없어도 상관없는 관계라면 살아남는 쪽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악당동맹은 회복 불가능의 오염물질을 만들어내고 지하자원을 마구 채굴하여 행성을 파멸로 이끌던 지성체를 모두 쓸어버려서 행성을 구한 셈이었다.
더구나 이제 은하제국의 고위관리로서 행성의 정화와 회복작업에 들어갈 악당동맹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거나 처단하지는 못했다.
‘별이 인간보다 중요하다는 저들의 의견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 않은가?’
‘다른 동맹도 그들만의 신념이 있다.’
‘영웅동맹은 충성, 악당동맹은 실익을 추구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 대가없이 약자를 지키는 정의를 가진 우리가 이기지 못할 리가 없다.’
용자동맹의 망설임을 보고 지금 위치가 너무나 마음에 든 디스와 고위관리는 소리 높여 웃었다.
“푸후후후후! 우리도 영웅왕을 가진 용자동맹에 비하면 약자인데 너무 차별이 심하군.”
“더구나 신계 주신이신 어차피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님을 모시는 같은 세력인데 말이야.”
“지옥의 이웃이기도 하잖아?
될 수 있는 대로 친하게 지내자고.”
“이익-!”
그 말에 발끈한 용자왕들이지만, 부정하지는 못했다.
‘자유를 받고 근거지도 없이 떠돌아다니기에는 은하제국의 통제는 너무 완벽하다.’
이제 통일이 되었으니 개발을 멈출 만도 하다.
그런데 오히려 더욱 활발하게 과거에는 버려졌던 행성 대부분을 개발하고 영역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영웅동맹의 낙제생들이 은하제국의 지배층이 되어서, 각 행성에 완벽한 요새와 통제 체계를 구축했다.’
‘이들은 강하다.’
‘이래서는 정의를 집행할 수 없어.’
더구나 영웅동맹도 급격하게 강해져서 영웅왕의 탈환을 노렸기에 신계의 지원을 받아서 빨리 강해져야 했다.
결국, 다시 지옥에 근거지를 만들고 수련장소로 삼은 지가 오래였다.
실질적인 필요 때문에 아이언의 직속세력이 된 셈이었다.
“아침이 와서 우리를 죽이지 않은 이번 일은 명예 대공이신 아이언님에게 보고를 드리지.”
“음! 모두 출근할 시간이군.
수고들 하시게. 정의의 용사님들.”
“기체를 개조할 보급품은 언제나 사용하던 장소로 보내지.”
“용자동맹도 영웅동맹과 똑같이 대하라는 지시를 우리는 절대복종하니 품질은 의심하지 말라고.”
“...”
악당동맹이 놀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부르르 몸을 떠는 용자동맹이었다.
그리고 수만 대가 넘는 영웅동맹의 일반기체의 군단이 추격해오는 기색이 감지되자 치를 떨면서 귀환을 서둘렀다.
‘아이언의 허락이 떨어진 이상 우리가 지옥에 돌아가지 않는 한 영웅동맹의 군단은 절대로 전투를 멈추지 않는다.’
‘일반기체도 이제 만만치 않아.’
‘무엇보다 수가 너무 많다.’
영웅동맹은 이제 용자동맹이라면 기를 쓰고 덤벼든다.
그 이유는 이 시점에서 일천 대가 넘는 영웅왕 중 삼십 대가 용자동맹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숫자로는 별것이 아니지만, 영웅동맹의 정식 조종자가 이십 명에 불과하니 심각한 사태였다.
더구나 용자동맹은 이제 명실상부한 은하계의 진정한 지배자인 아이언의 통치에 수시로 약자의 편을 들고 반기를 들었다.
아이언의 허락으로 진짜 신족이 된 천족과 마족들이 당연히 난리를 쳤다.
“왜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님의 완벽한 지배에 영웅동맹이 빼앗긴 영웅왕이 앞장서는가!”
“용자동맹은 아이언님에게 힘과 가호를 받으면서 왜 대항하나?”
드디어 정식 정신체가 되었으니 이제 아이언을 신계 주신으로서 자격을 의심하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과도한 충성 발언에 아이언은 웃어넘겼지만, 영웅동맹은 그럴 수가 없었다.
‘모습은 완전히 변했지만 용자왕이 원래 영웅왕이었음을 모르는 존재는 신계에서 아무도 없다.’
은하제국에 반란을 일으키거나 지시를 거부한 행성들의 방위선의 선두에 서 있는 용자왕은 영웅동맹의 수치였다.
그리고, 무능의 증거였다.
“강탈당한 영웅왕이 반역자들의 수호신인가?”
“이게 무슨 부끄러운 꼴인가?”
충성심이 넘쳐나는 영웅동맹의 주신들은 분노가 폭발하여 영웅동맹 전부를 사용하여 용자동맹을 상대하기 위한 특훈을 시킨 지가 오래였다.
그 성과로 이제 고대문명의 후계자들이 모는 일반기체도 용자동맹이 상대하기 껄끄러운 수준까지 오른 지 오래였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개조 인간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영웅왕의 조종능력을 익힐 수 있는 존재가 아직 주신들밖에 없다.’
‘능력도 없는 존재에게 맡겼다가 또 빼앗길 수 있기에 함부로 내놓을 수가 없다.’
‘이러면 용자동맹과의 전력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
‘영웅왕을 추가로 강탈당하는 사태만은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그러나 용자동맹도 영웅동맹을 이길 수 없었다.
맨 앞에서 지휘하는 크롬 공주의 영웅황제는 모든 영웅왕이 덤벼들어도 상대하기 힘들었기에 이런 정면승부에서는 후퇴밖에 답이 없었다.
그렇게 자신이 바꾼 미래를 보는 아이언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갔다.
생각보다 능력이 올라가지 않은 것이다.
“아직 부족해.
조금 더 손을 봐야 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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