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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167화 (1,078/2,000)

34권 35권

명목상 수괴의 자리에 금발의 미소년이 약간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앉아 있다.

“!!!”

그걸 본 반역자 고위관리들은 몸서리치면서 그대로 엎드리면서 일제히 외쳤다.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님을 뵙습니다!”

아이언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존재였다.

‘자신들을 지옥 체험을 시키고 있지만, 이상하게 꼬박꼬박 상태를 보러 직접 와준다.’

그러다가 몇 대 추가로 맞기도 하였지만, 일단은 엄청난 상위 존재이자 상급자라는 인식이 박힐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진짜 신이란 말이지.’

‘그것도 신족 중에서 최고의 서열인 최고위 창조신.’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죽음조차 허용하지 않는 능력 앞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모두 엎드린 고위관리들에게 아이언은 실망스러운 말투로 경고한다.

“아아. 그래. 너희는 여전히 둔하구나.

그런 큰 은혜를 베풀었는데도 아직도 투기나 이능을 사용하지 못하다니 말이다.

이대로라면 직접 손을 봐주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

아이언의 부하가 된 크림 백작의 괴롭힘만으로도 미칠 지경이었다.

그런데 직접 나서겠다니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헌데 화면 너머에서 디스가 날뛰는 모습을 지켜본 아이언은 나직하게 말했다.

“저건 초능력이 아니다.

투기(鬪氣).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힘이다.

투쟁과 수련을 통해 누구나 얻을 수 있다.

지옥의 마력과 악령과의 사투라면 최적이지.

그런데 너희의 수괴는 꽤 높은 수준으로 발현되었구나.

역시 쓸모가 있었어.”

그 말에 자신들이 지옥에서 당하고 있는 모든 고통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고위관리들이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서 물었다.

“그럼 저희도 저렇게 강해질 수 있는 겁니까?”

디스 경의 가벼운 손짓과 발길질에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진 기계 병기들이 파괴되어간다.

육체계열 고위 초능력자라고 믿어질 만한 완력에 마음이 설레기까지 했다.

그러자 아이언은 아주 상큼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아니! 그럴 리가 있나?

다 늙은 너희가 투기를 깨운다고 해도 보통 인간보다 조금 더 강한 정도가 될 거다.

더구나 투기에 재능이 있었다면 저걸 본 순간 발현이 되었겠지.”

“하지만 수련을 계속 한다면 혹시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지옥에서의 고통과 잠들지 못하는 고통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꾹 참고서 돌려 말한다.

그런 하소연이 나오기 전에 아이언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풋! 그 나이와 직위에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 바보 멍청이는 아니겠지?

세상을 너무 쉽게 보는 것이 아니냐?

지금까지 징조가 없는 것을 보니 너희에게 투기의 재능은 아예 없다.”

“...”

역시 잔혹하기 짝이 없는 아이언이었다.

결국, 자신들의 지옥 체험은 징계였다.

‘단지 괴롭힘이었구나.’

‘뭘 기대했지.’

실망에 빠진 고위관리들이 고개를 푹 숙이자 아이언은 더욱 진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후후후! 세상은 공평하지 않지만, 재능은 공정하다.

몸이 나쁘면 머리가 좋지.

악령들의 빙의를 통해 얻은 지식은 잘 정리하고 있겠지?

그게 너희의 힘이 될 거다.”

“!!!”

그 말에 모두의 입이 딱 벌어졌다.

‘눈치를 채고 있었다.’

‘항상 붙어있는 천족과 마족 탓인가?’

‘그건 말도 안 돼!

지식만 습득하고 연구는 비밀 연구소에 맡겼지 않는가?’

‘우리조차 연구 과정을 모르는데 어떻게 알 수 있지?’

빙의를 당하면 악령이 살았던 삶을 체험하고 지식까지 알 수 있다.

‘악령이 육체를 장악하기 위해서 동화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 몸이 불사이니 장악은 불가능하지만, 동화는 수없이 겪었지.’

처음에는 진절머리가 났지만, 나중에는 굉장히 유익한 정보나 기술이 있어서 자료로 만드는 중이었다.

‘인간이 어떻게 악인이 되었고 죄를 범했는지 알려주는 생생한 자료로서 높은 가치가 있다.’

‘접촉만 하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강력한 악령과 신의 힘의 원천을 알게 된다.’

먼 과거에 신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강대한 초능력자의 악령까지 섞여 있었던 것이다.

잠들면 지옥이라는 암담한 상황을 벗어날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가문의 총력을 기울여서 실험하고 구현하는 중이었다.

‘악령의 기억들에 초능력을 얻는 방법이 있었다.’

‘과학이 아닌 정신의 힘을 통한 초월자들의 지식이지.’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고 아이언이 언급하자 더욱 긴장하는 고위관리들에게 아이언은 마지막 한마디를 했다.

“뭘 다시 만들던지 상관없다.

대부분 투기와 같은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니 현재 인류에게 가르쳐서 발휘될 방법이 완성되면 바쳐라.

그럼 지옥 체험을 멈추어 주겠다.”

“알겠습니다.”

악령들이 가진 초능력을 얻는 방법은 현재 인류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같은 인간인데도 미묘하게 신체구조가 다른 탓이다.

‘그래서 전쟁포로나 악질 범죄자를 통한 생체실험을 통해서 조율하는 중이다.’

가문의 비전이 될 기술인데 달라고 하자 일순 반발심이 생겼으나 복종 외에는 다른 답이 없었다.

감히 쳐다보지 못하지만, 아이언의 눈에서 품어지는 황금빛의 신성이 이들의 영혼을 철저하게 속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흐으으으으윽!’

‘크으으으으으!’

고위관리들의 영혼이 아이언의 강대한 신령의 압박에 못 이겨서 비명을 지른다.

태양 앞에서 순식간에 녹아내려 증발하는 양초처럼 영혼이 전율하고 있었다.

아이언은 그들의 몸에 다시 불사의 권능과 안주하지 않는 신성을 걸면서 명령한다.

“초능력자는 태어나면서부터 강대한 힘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평범한 존재는 어떤 노력을 해도 도달할 수 없는 힘을 가진다.

이런 존재는 은하제국의 확장에 해가 될 것이다.

일반적인 지성체에게 질투라는 감정이 있는 이상 반드시 문제가 되겠지.”

“...”

손가락 하나 꼼짝도 할 수 없는 고위관리들에게 아이언은 천천히 지시한다.

“그러나 광대해진 은하제국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지배층은 필요하다.

누구나 배우고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투기나, 이능 혹은 기술을 가진 존재가 말이다.

과거에 신족에게 저항하다 지옥의 악령이 되어버린 존재들의 힘이라면 충분하다.

그들의 기술과 투기를 현 인류에 맞추어서 보급을 해라.”

“?”

신족 반역자들의 지식과 기술을 빙의로 흡수하여 현재 인류에게 가르치란 뜻이었다.

초능력자처럼 선천적인 자질이 아니고, 기계 인간처럼 육체를 개조해서 얻은 것도 아닌 배워서 얻을 수 있는 기술로서의 이능의 선생이 되란 뜻이었다.

“지성체가 만든 은하제국은 인간의 것이다.

지배층이 최대한 강해져서 유지해야 한다.”

“...”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말하는 당사자가 신족의 신계 주신이다.

그리고 최고위 창조신이 그렇게 주장을 하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이해가 갈 수 없었다.

약간 날카로운 눈빛으로 변한 아이언이 나직하게 목소리를 깔면서 질문했다.

“그런데 내 몫은 어디 있느냐?”

“!”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이 고위관리들이었다.

그리고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외쳤다.

“저희 수괴가 대공전(大公殿)에 직접 바치러 갔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대공전(大公殿)?

아아! 지성체들이 만든 궁전 말인가?

이건 내 실수로군.”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한 아이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선언했다.

“신인 나의 궁전은 건축물이 아니다.

바로 너희의 마음속에 있다.

어디에서든지 나는 너희와 함께한다.”

“!!!”

듣고 있는 고위관리들로서는 심장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자신들을 다짜고짜 지옥에 처박은 최고위 창조신의 신전이 자신들의 몸속에 있다는 뜻이었다.

기겁해서 옆에 같이 엎드려 절하고 있는 천족과 마족을 쳐다보면서 맹렬하게 눈빛으로 질문했다.

‘이거 정말이야?’

‘우리 영혼 안에 진짜 신전이 있어?’

영혼 속에 천족과 마족도 살고 있는데 신전이 없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확인을 하려 했는데 천족과 마족은 더욱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외쳤다.

“은하계 전부를 다스리시는 위대하신 신계 주신께 영광이 있으라!”

“모든 정신체와 지성체를 총괄하시는 최고위 창조신님께 영광이 있으라!”

최하위 정신체인 천족과 마족은 고위관리들보다 더욱 강하게 영향을 받아서 찬양하느라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건 안 되겠다고 느낀 고위관리들인데 아이언은 그런 속에서 냉정하게 지시했다.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은하유성 아이언의 이름과 함께 신전에 들기를 기도하라.

그러면 언제나 나와 나의 신전은 너희와 함께한다.”

그 말에 다급히 눈을 감고 아이언의 이름을 속으로 외치면서 신전을 연상했다.

그와 동시에 정말로 거대한 황금의 신전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우우 윙-!

그 모습은 본성의 달에 거대한 신전이었다.

눈을 감고 손을 뻗어서 신전의 정문을 만져보니 정말로 황금의 차가운 촉감이 느껴졌다.

저절로 욕설과 푸념이 마음속에서 쏟아져나왔다.

‘이런 시바! 진짜다!’

‘우리의 영혼은 지옥만이 아니라 달의 신전까지 연결되어 있었어!’

초능력자는 아니지만 이제 의지로 대화하는 일은 가능한 고위관리들이 이제 어떻게 할지 의견을 교환한다.

“시킨 일을 똑바로 안 하면 살아서 지옥이지만 잘하면 숙면에 죽음을 허가하겠다.”

“!?”

편하게 죽여주겠다는 말이었는데 그게 참 달콤하게 들려왔다.

나중에 일족의 기반이 될 재산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자살까지 감행했던 고위관리가 어렵게 입을 떼었다.

“죽으면 지옥이 아닌 천국으로 갈 수는 없습니까?”

그 말에 죽을 수 있다는 말에 기뻐하던 고위관리들의 정신이 바짝 들었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지은 죄가 너무 커서 아무리 보아도 죽으면 바로 지옥의 악령이 될 확률이 높았다.

‘그럼 지금과 똑같잖아!’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지?’

그들의 생각을 아주 잘 아는 아이언은 그림과 같은 환상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한다.

“너희가 있는 곳이 바로 지옥이란다.

그런데 천국에 가서 뭐하려고 하느냐?

거기를 지옥으로 만들 셈이냐?”

“...”

“...”

많은 의미가 담긴 말이었기에 모두 침묵을 하면서 고개를 떨어트렸다.

“들으라.

죄를 지은 자가 속죄하고 배상한다고 용서받지 못한다.

사람을 죽인 자가 어떤 배상을 한다고 해도 피해자가 살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을 때리고 치료비를 준다고 해도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래서 신을 믿는 것이 아니야?

신은 인간이 지은 죄를 모두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다.

너희가 상처 입히고 죽인 자는 모두 나의 천국과 지옥의 순환에 들었다.

그들을 너희의 공적으로 모두 행복하게 환생시켜주마.

너희의 욕망으로 인하여 죽거나 다친 피해자들은 너희가 이룬 업적으로 더 나은 모습으로 환생하게 될 것이다.

그럼 너희의 죄는 없어진다.

이것이 더 나은 세계를 만든 자에 대한 신의 용서이자 구원이다.”

그 말에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외쳤다.

“앞으로 은하제국의 발전을 위해서 이 한 몸을 바치겠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하라는 말이 나와야 했다.

그런데 그 대답에 인상이 확 일그러진 아이언은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퍼퍼퍼퍼퍼퍼퍼퍽-!

수십 갈래로 나누어진 충격파는 그대로 고위관리들의 배를 때렸다.

“우엑!”

“크아악!”

하도 맞았더니 이제 비명만 지르면서 어느 정도 버티는 고위관리들이었다.

그러나 내장이 일제히 터져나가는 고통은 어쩔 수가 없어서 이를 악물고 버티는 그들의 귀로 아이언의 기가 차다는 말이 울렸다.

“이 멍청이들아! 조직에서 무능한 선인은 유능한 악인보다 못해!

그리고 너희들의 본성이 악당인데 선인의 흉내를 낸다고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전부 말아먹을 작정이냐?”

고위관리들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이건 회개하면 무능해져서 쓸모가 없어지니 그대로 악인으로 살라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매일 밤 잠들면 지옥 체험을 하는 처지에서 참으로 기겁할 노릇이었다.

“통일은 평화를 부르고 분명 안정과 번영을 가져온다.

그리고 나태와 타락을 부른다.

나중에는 부패하여서 국가를 멸망시키고 분열시킨다.

그걸 막고 은하제국에 초월자를 대량으로 출현시킬 수 있는 지속적인 지역 전쟁과 긴장 조성!

이것이 너희의 일이다.

그제야 자신들의 용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고위관리들이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저항세력을 빌미로 군사력 감축을 막고 통제를 강화하라.

은하제국의 군사력과 과학력을 지속해서 발전시키고 인구를 늘린다.

평화가 왔으니 군대를 없애고 이제 편히 잘 살자고 주장하는 무능하고 쓸모없는 지배층들을 모두 쳐내면서 말이다!”

아이언의 살벌한 경고가 따랐다.

“악당은 힘을 얻으면 욕망대로 날뛰다가 멸망한다.

그래서 영웅이나 용자를 이길 수는 없다.

허나 너희는 신계 주신이자 최고위 창조신인 나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의 직속인 악당동맹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그러니 유능한 악당이 쓸데없는 용자보다 우위라는 점을 증명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걸린 모든 제약은 풀리고 은하계 뒤의 세계와 지옥은 너희의 영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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