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166화 (1,077/2,000)

34권 35권

인공지능이 융통성 따위가 있을 리가 없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이대로 있으면 안 된다.

실려있는 재화를 압수당하면 끝장이다.

이 자리만 모면하면 뒤처리는 다른 고위관리들이 알아서 처리해줄 것이다.’

여기 있는 재물을 은하제국에 압수당하는 날이면 또 재화를 각출해야 하는 다른 고위관리들이 길길이 죽이려고 날뛸 것이 뻔했다.

결국, 양손을 들고 있던 디스의 발이 살짝 움직였다.

그리고 자동차 문의 개폐 장치를 열면서 일순간 걷어찼다.

우두두두두둑-! 퍼어어억-!

자동차의 문을 발로 차서 열면서 인공지능 호위병의 총을 날려버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온 힘을 다한 타격은 뜻밖의 결과를 만들었다.

꽈꽈꽈꽝-!

발에 차인 자동차 문이 거대한 망치로 두들긴 것처럼 찢겨 날아간다.

그리고 인공지능 호위병과 충돌하여 그대로 산산조각으로 박살을 내버린다.

“...”

황궁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지능 호위병이 자동차 문에 맞아서 완전히 분해되어버린 것이다.

어지간한 중화기에 맞아도 끄떡없는 방어력을 알고 있었으니 자기가 한 짓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괴력이었다.

“이...이게 어떻게 된 것이지?”

흘린 듯이 믿을 수 없는 괴력을 보인 자신의 발을 쳐다보았다.

얼마나 강대한 힘이 발휘되었는지 자동차 문에 충돌한 무릎부위의 옷감은 새까맣게 타서 사라지고 맨살이 보였다.

천족과 마족이 나타나서 설명해 준다.

“지옥에서의 수련의 성과다.현실부정의 마력은 영혼을 단련하여 이런 힘을 발휘한 것이다.”

“살고자 하는 의지는 투기가 되고 육체를 강화한다.

그리고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발휘한다.”

지옥에서 고통만 당한 것이 아니었다.

밤바다 악령들에게 빙의를 당하면서 버티다가 영혼의 격이 높아졌다.

그리고 정체 모를 괴물들에게 도주하거나 싸우면서 그렇게나 바라던 강대한 힘을 어느새 손에 넣은 상태였었다.

“나는 초능력자가 된 것인가?”

투기를 한번 발휘하자 확실히 육체의 변화를 눈치를 챈 디스는 온몸에 힘을 주면서 물었다.

지금이라면 그렇게나 자신을 괴롭히던 지옥의 악령들과 괴물들을 학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족과 마족은 투기에 눈을 뜬 존재들의 자만심을 알기에 심각하게 경고했다.

“그건 아니다.

투기를 얻어서 육체 능력만 높아졌다.

힘만 강해진 것이니 총에 맞으면 죽는다.”

“큰일이다.

호위병들이 몰려온다.

어서 이 자리를 피해야 한다.”

발에 차인 자동차 문으로 박살이 난 정문 호위병의 이상을 알았는지 대공전의 호위병 군단이 안에서 밀려 나오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 비잉! 비빙!

총의 안전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삐! 사살하라.

호위병을 파괴한 불순분자다.”

“삐!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님을 언급했음을 확인했다.

즉각 처단한다.”

사태가 아주 안 좋게 돌아감을 깨달은 디스는 그대로 자동차의 자동운행장치와 속도한계를 풀어버렸다.

엄중하게 봉인된 블랙박스도 있었지만 그대로 맨손으로 뜯어서 부수어 버린다.

‘증거를 남겨서는 안 된다.’

화아아아아-!

투기가 발동된 육체는 신세계를 보여주었다.

주변의 먼지 하나까지 추적할 정도로 동체 시력과 총알조차 피할 수 있는 반사신경, 무엇보다 특수금속을 맨손으로 부술만한 완력을 부여한 것이다.

“일단 도망친다!”

“이 자리를 벗어나면 우리가 신계에 보고해서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님을 뵙게 해주겠다.”

“진작 그렇게 하란 말이야!”

너무 늦은 조치에 신경질을 낸 디스는 그대로 가속장치를 최대한 눌러서 대공전을 벗어났다.

빠아아아아아아아-!

속도제한이 없어진 자동차가 무서운 속도로 떠나자 인공지능 호위병들의 대응도 바뀌었다.

대공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최고급 기계 병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철컥! 철컥! 철컥! 푸하하하하하-!

세 대의 인공지능 호위병이 결합하여 하늘로 날아올라서 추적을 시작한다.그리고 두 대의 인공지능 호위병이 결합하니 바이크 형태의 기동 병기가 되어서 추적을 시작한다.

“삐! 반드시 추적해서 말살하라.”

“삐! 최우선 기밀사항이므로 일단 우리만으로 처단한다.”

대공전을 경호하는 호위병을 파괴했다.

그리고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을 언급한 이상 귀족이라고 이미 봐줄 수 있는 상황은 지나있었다.

파가가가가가-! 휘이이이이-!

변형을 완료한 대공전의 호위병들이 도주하는 디스의 자동차를 맹렬하게 추적을 개시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보의 확산을 꺼린 프롬 여제와 에멜랄드 공주에 의해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자체 처리하라는 지침이 떨어진 점이었다.

최소한 본성의 치안병력 모두에게 쫓기지는 않았다.

그런데 자동차로 도주하고 있는 디스는 아주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투덜거리고 있었다.

“젠장! 힘을 손에 넣으니 세상 참 달라 보이는군.

이런 세상을 초능력자들은 보고 있었나?

평상시라면 감당이 안 될 정도의 초고속 운전이었는데 너무나 쉬웠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우습게 보일 수밖에 없었어.”

디스의 어린 시절의 꿈은 은하와 대륙을 초고속으로 질주하여 최고속을 겨루는 우주

레이서였다.

‘최고를 겨루는 경주는 이미 초능력자들이 점유하고 있었기에 평범한 인간은 발을 붙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연습생 수준에서 초능력자들에게 밀려서 포기하고 관리가 되었는데 그게 현명했음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투기라는 힘을 얻고 보니 초능력자와 평범한 인간은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구나.’

현실에 밀려서 꿈을 포기하고 나서 쌓여왔던 마음속의 응어리가 터져 나온다.

“태어났을 때부터 불평등한 빌어먹을 세상! 확 망해 버려라.”

그렇게 외치면서 몰래 개조했던 자동차의 최대속도를 갱신하면서 멀리 도주하는 디스였다.

갑자기 사라진 은하계의 초능력자들을 전부 지휘하고 지옥과 천국을 다스리는 아이언이다.

그러니 대공이 된다고 하니 바로 믿고 확인조차 안 했던 어리석음이 문제가 아니었다.

호위병까지 파괴한 이상 이제 무조건 잡혀서는 안 되었다.

디스의 도주하는 뒤에서 대공전의 호위병들이 기를 쓰고 쫓아왔다.

빠아아아아! 가가가가가각-!

도로를 메운 자동차를 묘기에 가까운 조종으로 빠져나가니 기동 병기로 변해서 쫓아오던 호위병들이 여기저기 충돌하면서 떨어져 나간다.

그 속도는 하늘로 추격하던 소수의 기체만이 추격이 가능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도 곧 막혀가기 시작한다.

디스가 자동차 사이를 질주하는 곡예조종을 하면서 주변 차의 문을 손으로 뜯어내서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삐-! 육체강화 고위 초능력자!”

스쳐 지나가는 자동차의 문을 한 손으로 뜯어내서 뒤로 던지는데 정확하게 하늘로 추격하는 호위병들을 격추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몇 대가 떨어지자 호위병들도 대응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다.

“삐-! 치안부대에 지원요청을 해라.비상이다.”

초능력자는 아이언에 의해서 전부 사라졌다.

그래서 막대한 유지비용이 드는 초능력자 대응 병기나 방어장치는 보관창고에 치장되거나 분해하여 재활용된 지가 오래였다.

그런데 갑자기 본성에서 강력한 육체강화 초능력자로 보이는 존재가 날뛰고 있다는 정보를 받은 치안본부는 발칵 뒤집힐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사안은 긴박했다.

“고위 초능력자로 보이는데 정체 모를 존재와 연관이 있다고?

이제 처단대상은 아니지만, 최우선 보고 및 격리사항이다.

반드시 잡아!”

“고위 초능력자라면 일반 병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인공지능 치안병들을 모두 집결시켜서 지치게 한다.”

비상체계에 들어간 치안본부에 수도를 가로지르면서 도주하는 정체불명의 자동차가 보였다.

어느새 추격하던 호위병들을 모두 처단한 디스는 미친 듯이 웃어젖히고 있었다.

어지간한 기계 인간들은 이기는 인공지능 호위병을 이렇게 손쉽게 처리하다니 도저히 자신이 가진 힘을 믿을 수가 없었다.

“크하하하하하하-! 이것이 진정한 힘이구나!”

투기와 힘에 취했지만, 걸리면 큰일이 난다는 이성은 남았다.

그래서 뇌물을 받는 현장에서 정체를 숨기고 사진을 찍히지 않기 위해 항상 가지고 다니던 특수가면을 썼다.

그리고 거의 부서진 자동차를 멈추어 새우고, 아이언에게 바칠 커다란 뇌물 트렁크를 가볍게 꼭 쥔 디스는 모여드는 치안병력을 내려다본다.

그의 눈동자에는 황금빛의 투기가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안주하지 않는 폭주의 신성이었다.

“이제 도망치지 않겠다.

다 덤벼라!”

총에 맞으면 죽으니 도망을 쳐야 한다고 천족과 마족이 난리를 쳤지만, 디스의 귀에 들리지 않는다.

아이언에게 불사(不死)가 걸려서 절대로 죽지 않는 신체였고, 무엇보다 질 것 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죽어봤자 지옥이다.

잠들면 가는 곳이지.”

지옥과 죽음을 이미 질리도록 경험했기에 무서움은 없었다.

겁을 상실하고 안주하지 않는 폭주의 신성으로 투기가 갈수록 커지는 디스는 그대로 몸을 날려서 인공지능 치안병을 부수기 시작했다.

치안병력이 움직인 이상 어느 정도 부수지 않으면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기에 벌이는 짓이었다.

“이미 도주로는 모두 봉쇄되었다.

일단 지휘계통을 무너트려야 빠져나갈 수 있다.”

꽈꽈꽈꽈꽈꽝-!

투기는 육체를 강화해서 물리법칙을 뛰어넘는 완력을 부여한다.

눈에 보이지도 속도로 움직이면서 특수금속을 종이처럼 박살 내는 디스의 앞에서 인공지능 치안병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이 비상상황은 당연히 모여있던 고위관리들에게 전해졌다.

기계의 인식을 방해하는 특수가면을 써서 정체불명이라고 나오지만, 천족과 마족이 붙어있기에 바로 정체를 알 수 있었다.

“...”

“...”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뇌물을 바치러 가던 자신들의 명목상의 수괴가 갑자기 대공전의 인공지능 호위병을 격추하고 치안병력과 싸우고 있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졌다.

어떤 약을 처먹었는지 모르지만 지독하게 강해진 모습에 의아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자그마치 사 할의 재산의 행방이었다.

“뇌물은? 우리 재산은?”

“후우우! 무사하다.”

디스가 꽉 쥐고 있는 커다란 트렁크를 본 고위관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은 다시 각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인공지능 치안병들을 맨손으로 부수는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다.

“디스 경이 초능력자였던가?”

“그럴 리가 있나?

그랬으면 지옥에서 수련을 받아야 하겠지.”

반역자들인데도 초능력자와 개조 인간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려주고, 신계에 대한 정보도 주어졌다.

그러니 더욱 아리송한 상황인데 화면 너머의 디스 경의 상황이 점점 가열되고 있었다.

“크오오오오오! 난 강하다.

모두 부숴주마!”

처음에는 도주하려고 하더니 이제는 인공지능 치안병들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미친 듯이 웃으면서 맨손으로 장갑과 기계 몸을 부수는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정상이 아니었다.

“갑자기 각성해서 돌았나?”

“광전사(狂戰士)처럼 보이는군.”

초능력자로 각성하는 와중에 대가를 지급하지 못하면 저렇게 날뛰는 경우가 있었다.

제국 초능력자 학교가 생긴 이후로 거의 없어졌지만, 과거에 가끔 보던 광경이기에 그렇게 짐작을 한다.

“트렁크는 잘 잡고 있으니 완전히 미친 것은 아니야.”

실제로 아이언에게 바칠 뇌물이 들어있는 트렁크는 꽉 움켜쥐고 보호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익숙하면서도 몸서리쳐지는 소년의 음성이 울린다.

“겨우 투기 발동이 되었군,

쿡쿡쿡! 이거 너무 둔하잖아?

모처럼 불사의 권능과 지옥의 마력 흡수를 허용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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