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159화 (1,070/2,000)

34권 35권

드디어 보조인격으로 파견되는 업무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거기에 마족의 승급이라는 엄청난 권력을 쥐게 된 최상급 마족이 기뻐하며 거듭 경배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이언은 지성체들이 행한 선과 벌인 악을 분석하고 분류한다.

앞으로 모든 죄를 지은 자들이 어느 정도 천국과 지옥에서 지내게 될지 기준까지 세웠으니 이제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자동처리가 되는 것이다.

‘방대한 자료와 기준을 통한 인공지능의 심판이라?

감정을 배제한 공정하고 기계적인 심판에 지성체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기대되는군.

쿡쿡쿡! 지옥에 떨어지면서 인공지능을 욕할까?

아니면 그 체계를 마련한 나를 비난할까?

후후후후후. 일단 이것으로 나의 지성체의 통제력은 최대다.’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짐작하면서 나직하게 웃는 아이언의 모습에 더욱 경애의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숙이는 최상급 마족이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위대하신 신계 주신이시여.

부디 이 부족한 부하에게 지혜를 내려주소서.”

아이언의 명령이었기에 천족과 마족은 모든 업무를 중지하고 가지고 있던 지성체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모두 정리하고 입력했다.

그러나 단순히 인공지능 재판관의 기초 자료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엄청나고 많은 자료였다.

‘더구나 열람할 수 있는 존재는 오로지 아이언님 한 분뿐이다.

그 외에는 누구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무슨 의미가 있지?’

입력을 총괄했기에 자신도 어느 정도의 자료는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저장하거나 검색하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양이기에 의미가 없었다.

아이언은 겨우 완성된 모처럼 흡족한 작품에 기분 좋게 응대했다.

“뭐야?

이번 일을 잘해주었으니 될 수 있는 대로 완전한 진실을 알려주마.”

지성체들의 삶을 조사했더니 착한 일보다 악한 일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래서 선행을 기록한 천족보다 악행을 기록한 마족들이 무척 고생했다는 사실을 잘 아니 많이 배려해줄 생각이었다.

최상급 마족은 바로 직설적으로 물었다.

“선악서(善惡書)를 어떻게 쓰실 생각이신지요?”

신기라고 하지만 기록물에 불과했다.

신계를 통해 자동 재판을 하여 천국과 지옥으로 보낸다고 해도 지식과 경험에 지나지 않는다.

즉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는 자료의 산이었다.

그런데 아이언은 전혀 의외의 질문을 한다.

“권력은 무엇인가?”

“자기 뜻대로 강제적으로 따르게 하는 힘입니다.

상대를 자발적으로 복종시키는 권위(authority), 상대의 행동을 통제하는 영향력(influenc), 상대에게 혐오적 자극을 주는 폭력(violenc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최고는 폭력입니다.”

힘을 추구하고 권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마족답게 즉답이었다.

그리고 아이언도 만족한 듯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한다.

“나는 흑염 세력을 물리친 공으로 최고위 창조신의 직위를 받아서 권위를 얻었다.

신계 주신의 자리를 힘으로 빼앗았다면 지금쯤 토벌군과 정신없이 싸우고 있었겠지.

그리고 제국의 반대세력을 모두 배제하고 통일을 도왔고 번영을 지원한다.

제국을 힘으로 제압했다면 지금처럼 여제들의 대공이 되는 일이 순조롭지 않다.

또한, 반대세력을 모두 제압하여 영웅동맹에 집어넣어서 강제로 따르게 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내가 사라지면 흩어질 전력이다.

안정을 시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

지금 신족의 유일한 전력이기도 한 영웅동맹을 일시적인 전력으로 생각하다니 지극히 냉정한 말이었다.

아이언의 속마음을 들은 최상급 마족이 긴장하지만, 목소리는 낭랑하게 이어진다.

“나의 모든 권위와 영향력은 힘으로서 비롯되었으니 폭력이 최고라는 의견에는 동조한다.

힘없는 자가 권력을 잡을 수 없으며 유지할 수도 없다.

이렇게 폭력은 효과적이나 순간적이기도 하다.”

아이언은 선악서를 펼치면서 말한다.

“또한, 폭력은 상대적인 것이다.

나보다 강자가 나타나거나 내가 사라지면 억지력이 없어진다.

세 가지 조건 중 가장 불완전하지.

그래서 지성체와 정신체들은 끝없이 흥망성쇠를 겪으면서 싸우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바뀌어서 힘의 우위가 계속 변하기에 말이다.”

파라라라라라-!

선악서에 적힌 선행과 악행이 아이언의 인식 속으로 흡수가 된다.

지성체들이 행할 수 있는 모든 죄를 이렇게 직접 받아들이는 행위는 고위신도 자칫하면 이성이 붕괴가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나 아무런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단지 나직하게 감탄만 할 뿐이었다.

“호오? 꽤 신선한 발상이지 않은가?”

용병신으로 끔찍한 전장만을 떠돌았던 기억에 의하면 지성체들이 벌인 악행 정도는 우스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선악서에 어느 정도 끔찍한 일들이 무수하게 기록되어 있는지 아는 최상급 마족은 감탄만이 나왔다.

‘저걸 보고도 끄떡도 하지 않다니 역시 아이언님은 진정한 마신이시다.’

원하는 대상들을 찾은 아이언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파아아아-!

그리고 내용을 복사하여 최상급 마족에게 넘기면서 지시를 했다.

“은하제국과 나의 지배에 반대하는 지배층들을 지옥으로 초대해서 정신을 차리게 해주어라.

그리고 끝까지 버티겠다고 하면 신계 주신이 직접 처분할 거라고 통보하라.

현생의 일만이 아닌 여기 적힌 과거 전생의 죄까지 통합해서 말이다.”

“알겠습니다.”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었지만, 서류를 공손하게 받아들인 최상급 마족에게 아이언은 더욱 진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최고위 창조신의 직위, 은하제국 여제들의 명예 대공, 그리고 초월자 영웅신의 무력이 나의 권력이다.

그리고 선악서로 인하여 완전한 명분을 얻고 완벽해질 것이다.

가서 시행해보면 나의 의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니 물러가라.”

아직도 잘 이해할 수 없지만, 명령대로 지옥으로 돌아가는 최상급 마족이었다.

아무도 없는 영광의 자리 위에서 아이언은 혼잣말을 시작한다.

“미래의 주우주와 절대계에는 나보다 무력이 강한 존재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들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단순한 폭력을 뛰어넘는 힘이 필요하다.

내가 없어도 그대로 유지될만한 강대하고 효율적인 체계가 말이다.

그리고 그 체계를 관리할 수 있고 군림하는 존재는 오로지 나 혼자여야 한다.

그래야지만 절대적인 힘을 가진 강자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만들어진 선악서를 쓰다듬는 아이언의 손길을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앞으로 엄청난 수로 늘어나고 수준이 높아질 은하제국 지성체들의 영혼을 심판하고 정기를 잘 관리하기 소중한 수단이자 기준이었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선과 악의 기준을 정하는 일이야말로 현자의 힘이다.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간다.”

지성체들의 심판은 이제부터 지성체의 법관이나 정신체의 천국과 지옥의 책임자들이 하지 않는다.

단지 인공지능이 삶의 선행과 악행의 기억을 읽어 들여서 정해진 형량과 휴양을 부여한다.

그런 기계적인 처단 속에서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생각만 해도 아이언은 즐거울 뿐이었다.

“최소한 돈을 달라는 기도는 이제 안 듣겠군.

제발 용서를 해달라는 기원만 하겠지.”

은하제국의 본성에서 지성체들이 부귀영화를 달라는 간절하고 애타는 기도를 들었던 생각만 해도 짜증이 몰려왔다.

“지성체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신에게 바라서는 안 된다.

그러면 왕을 뽑지 신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아이언은 영광의 자리에 기대어서 지그시 눈을 감았다.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신계가 아이언의 신력을 받아서 다른 행성의 달로 전달을 시작한다.

과거 고대문명의 반란에서 버려진 신계에 다시 생명을 부여하고 활성화를 시키는 중이었다.

‘완료되면 은하제국의 모든 행성의 달에서 정기를 수집하는 일이 가능해지기에 가장 급선무다.’

시작하면 장기간 꼼짝할 수가 없겠지만, 아이언은 신계들의 기능이 활성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전부를 정리하고 되살린다.

그리고 세계의 과거와 현재의 선과 악을 모두 손에 쥐고 미래를 뜻대로 창조한다.

이것이야말로 차원 일족이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이겠지.”

거의 무아지경에 들어간 아이언의 강대한 신력에 은하계의 모든 행성의 달이 환한 황금빛을 내 품으면서 변화를 시작한다.그리고 이미 늘어난 인구의 정기를 자연 회수하기 위해서 신계를 되살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던 프롬 여제의 엄명으로 접근금지가 되어버린다.

이 조치가 은하제국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았고 아이언이 통일과 지배에 이바지하고 있는 공이 너무 컸기에 거부할 명분이나 면목이 없었다.

그렇게 은하와 신계는 아이언의 뜻대로 변화하고 있었다.

전 인구로 보면 극히 일부의 희생을 기반으로 해서 말이다.

여기에 또 절규하는 소수가 있었다.

“으아아악! 여기가 어디야?”

오늘 일과를 잘 끝내고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던 제국의 젊은 고위관리의 외침이었다.

곤히 잠들었다가 갑자기 눈이 떠졌는데 잠옷 상태로 황량한 초원에 버려져 있으니 이렇게 황당할 수가 없었다.

보조인격을 담당하는 중후한 인상의 중년 천족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머리 위에 떠서 설명해 주었다.

“후우-! 지옥이라네.

그러게 내가 제발 착하게 살라고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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