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151화 (1,062/2,000)

34권 35권

이를 악물면서 손아귀의 힘으로 주변 공간을 휘어잡아서 필사적으로 버티려고 한다.

그렇게 버티려는 흑염의 절대자에게 회색의 절대자는 살포시 비웃음을 날려준다.

“푸후후후! 이제야 지쳤나 보군.

그러나 이건 바벨의 동전탑으로 위력을 강화하고 압축한 절대거리(絶代距離) 코아다-!

계열과 위력이 달라서 너의 힘으로도 못 버텨.”

“큭!”

흑염의 절대자는 절대계 최강의 신체와 지혜를 가지고 태어났기에 영겁의 시간을 살아오면서 이렇게 당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너무 자주 듣게 되는 비웃음과 난관에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 이대의 눈은 뒤집히기 직전이었다.

“크아아아아! 회색! 이 죽일….”

“너의 욕은 내게 최상의 찬사다.

그리고 이제 지겨우니 저 주우주 끝까지 날아가라!”

파아아아아아-!

그 말과 함께 흑염의 절대자의 몸이 세계폭탄 코아의 연속폭발에 휘말려서 그대로 어딘가로 뒤로 퉁겨져 멀리 날아간다.

순식간에 은하계 이상의 영역을 가진 인식 범위를 넘어서 저 멀리 사라진 것을 확인한 회색의 절대자는 승리의 함성을 지르지 않았다.

다만 이를 부득 갈았다.

“으득! 지금도 세계 너머로 추방이 한계인가?

저 상식 밖의 신체를 끝장낼 수 있는 결정기가 없다.

그러나 다음 결투에 보자.

그때는 끝을 내주리라.”

회색의 절대자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입에서 피를 대량으로 토해내었다.

“우웨에에에엑!”

거칠게 토해내는 피에는 내장조각까지 섞여 있었다.

“웩! 콜록! 콜록! 사후영창(事後詠唱)의 타격이 이제 몰려오나?”

푸하하하하하-!

적인 흑염의 절대자도 날려버렸으니 더는 견딜 이유도 없어서 그대로 엎드려서 피를 쏟아낸다.

회색의 절대자와 흑염의 절대자의 결투는 이제 일상이다.

그래서 어지간히 부수라고 바람가에서 마련해준 십중심 전용 결투장의 바닥을 피로 흥건하게 적신 다음에야 겨우 안정이 되고 일어설 수 있었다.

비틀! 비틀!

그러나 타격이 큰지 몸이 흔들린다.

누가 보아도 승리라고 할 수 있는 결과는 얻었지만 그 이상의 엄청난 피해를 받은 것이다.

“이런 빌어먹을! 내가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왜 타격은 내가 더 크지?”

이유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흑염의 절대자의 절대 직감권능 언제나 동전의 앞면을 능가하기 위해서 쌓아 올린 바벨의 동전탑의 반동이었다.

흑염의 절대자의 공격 판정을 무효로 했으나 언제나 동전의 앞면의 권능에 막혀서 뒷면이 나올 때마다 자신의 생명으로 앞면으로 바꾼 것이다.

‘이만오천 분의 일의 오류를 뚫어내기 위해서 그 이상의 죽음을 반복해야만 했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의 이만오천 분의 오류를 노리고 공격과 방어를 하고 적중하면 바벨의 동전탑으로 무효로 한다.

‘결과를 바꾸는 대신에 같은 십중심의 생명을 바쳤기에 충분했다.’

이것은 회색의 절대자가 가지고 있는 근원의 생명력이 아니었다면 꿈도 꿀 수 없는 흑염의 절대자의 공략법이었다.

‘대등하게 싸울 수 있지만 지독하게 손해를 보게 하는군.’

그러나 현재 흑염의 절대자의 직감 권능에게 유효한 회색의 권능은 바벨의 동전탑 밖에 없으니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처구니가 없는 바벨의 동전탑!

어떻게 구현자에게 더 큰 부상을 주나?

이따위 권능을 만들어 보내다니?

멍청한 현재 자식! 돌아오기만 해봐라.”

투덜거렸지만 과거와 달리 전투 중에는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고 흑염의 절대자를 먼 세계로 추방할 수 있게 해준 공적은 컸다.

그래서 희미한 만족의 미소를 지은 회색의 절대자가 결투장을 둘러보았다.

“이번 결투의 대가로 회색 영역의 완전한 자주권을 얻었다.”

회색 영역을 대신 관리해주던 다른 십중심들에게 주권자로서 인정과 양보를 얻고 완벽한 지분을 확보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였다.

그리고 이러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진리님께 성과 보고를 해야 하는 기한이 돌아온다.

일단 흑염을 두들겨 패고 날려버려서 강함을 보였으니 이번에는 곱게 넘어가려나?

빨리 다른 실적도 쌓아야 해.’

십중심에 어울리는 성과나 강함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심할 수가 없다.

그렇게 절대계의 십중심들은 여전히 진리에 의해 전투와 발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언제인가는 달성할 ‘영원한 행복’을 위해서 더욱 열심히 해야 하겠지.

흑염 자식을 이기고 모두의 위에 서려면 더 강해지지 않으면 아주 곤란해.”

혼잣말하던 회색의 절대자의 시선이 갑자기 허공을 올려다보면서 외친다.

거기에는 아이언이 흐릿한 환영이 되어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니 똑바로 해! 이 나사 풀린 현재 자식아!

또 이따위 권능을 추가하고 돌아오려고 하면 그냥 안 둘 줄 알아.”

“으헉!”

꿈인 걸 인지하면서도 승부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던 아이언으로서는 기겁할 일이었다.

벌떡-!

식은땀을 흘리면서 일어나 보니 분명 자신의 침실이었다.

“꿈인가?”

그러나 자신의 미래라는 회색의 절대자와 흑염의 절대자의 모습은 전혀 몰랐다.

그런데 저렇게 생생하게 나왔으니 절대로 악몽이라고 치부할 수 없었다.

“허헉! 허헉! 설마 오백억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서 연결되어 있었나?

그럴 리가 있나?”

아무리 절대의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라고 할지라도 그런 엄청난 시간을 뛰어넘어서 연결할 수 있다니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뇌리에 생생하게 새겨진 회색의 절대자의 경고는 확실했다.

마치 신령으로 새긴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설마 현재인 나를 과거로 보낸 이유가 따로 단련시키고 권능을 익히게 하기 위해서였는가?”

그러면 이해는 갔다.

십중심들처럼 하나의 분야에 정점에 도달하거나 완벽한 존재일수록 획기적인 발전이나 새로운 변화가 힘들었다.

‘너무나 강하기에 다른 무엇인가에 영향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아직 불완전하거나 미숙한 상태인 자신을 과거나 미래, 다른 세계로 보내서 급격한 진화를 일으키는 권능이 하나 있었다.

정보행성 코아가 전해주는 그 권능의 이름은 절대계 최상위의 절대 권능이었다.

“바람가 궁극 금오의 유상전생(窮極 禁奧義 有償轉生).”

절대계의 창조주 진리 혈족의 가문인 바람가에서 궁극이라고 표현되는 위대한 오의 이다.

그러나 정식으로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본질이 변화되어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어 금기였다.’

하지만 스스로 불완전해져 시간의 방랑자가 되는 대가로 급격하게 강해질 수 있게 해주는 더없이 강대한 절대 오의 이기도 했다.

‘이건 지금 나의 상황과 아주 비슷하다.’

차이점은 유상전생(有償轉生)은 일부러 약하게 제약한 신체와 신령을 전부 이동을 하나 자신은 신령만이 왔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정보행성 코아가 설명해주는 권능의 자세한 내용을 듣고 전율했다.

“바람가에서조차 지독한 위험성과 희소한 성공률 때문에 금지된 오의 구나!

이걸 사용하고 그나마 멀쩡했던 것은 상위 영원체인 진리님의 혈족밖에 없다.

다른 존재는 쓰는 족족 전부 변질이 되어서 모두 말소되거나 붕괴가 되었다.

절대 권능을 두 개나 동시에 다루는 진리님의 혈족들조차 힘겨워서 수련을 금지한 오의라면 이건 해서는 안 될 수련방법이었다.

정신체라면 반드시 실패할 정도로 난이도가 무섭게 높았다.

“이런 걸 자신의 현재에게 썼단 말이냐?

이 미친 회색! 앞날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런 짓을 해?

내가 잘 못 되면 자기는 무사할 줄 아나?

아! 이놈이 신계 주신을 하다가 망했는데 끝장을 낸 흑염의 절대자에 대한 복수만 끝나면 여한이 없다는 자살희망자라고 했었지.

정말 차원창세신 코아의 의심대로 모두 같이 죽자 이거냐?”

현세계의 단잠에서 깨어난 아이언은 분통에 젖어서 미래의 자신을 원망하기 시작한다.

“아오! 썩을 미래!

이렇게 강해지고 얌전하게 지내려고 해도 현세계에서 일 할의 죽을 확률이 사라지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 오의 탓이었어.

내가 유상전생(有償轉生)때문에 본질이 변화되어서 미쳐 날뛰면 진리님이 가만둘 리가 없지.”

분노가 폭발하여 이성이 증발할 지경이다.

그래도 무척 아끼는 침대와 침실이라서 차마 부수지는 못하고 베개를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팡팡팡-!

“일반적인 영원체도 못 견딘다는 유상전생(有償轉生)을 현재의 자신에게 걸어서 이런 먼 과거로 추방했단 말이지?

단지 더 강해지려고?

저 세계 너머로 나가 죽어버려라!”

분이 폭발하여 베개를 움켜쥐고 흔들었다.

그런데 그런 동작만으로도 저택이 뒤흔들릴 정도였다.

우르르르릉-!

그렇게 모처럼 모두가 잠든 단잠에서 혼자 깨어나서 난리를 치자 같은 저택에 자고 있던 시즈지와 크롬 공주를 모를 리가 없었다.

끼이이이익!

갑자기 저택을 울리는 굉음에 놀란 시즈지와 크롬 공주가 진원지로 달려와서 침실문을 다급하게 열었다.

“무슨 일이니?

악몽이라고 꾸었니?”

그렇게 말하고 들어서는 시즈지는 속으로 실소했다.

‘최고위 창조신이 악몽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

그런데 상상도 못 했던 광경이 보인다.

침실 위에는 아이언이 펑펑 울고 있었다.

굉음은 베개를 붙잡고 침대에 내려치고 있는 소리였다.

“!?”

“!?”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에 놀란 시즈지와 크롬 공주가 멈칫했을 때 아이언은 그대로 시즈지의 품에 뛰어들어 울면서 말한다.

“우아아아앙! 미친 미래가 괴롭혀요.

이미 망한 신생이면 혼자 끝내지 저랑 같이 죽으려고 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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