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150화 (1,061/2,000)

34권 35권

영웅이 필요한 시기에 지나면 스스로 사라지거나 강제로 끌어내려 진다.

흑염 세력이 타락한 영웅신으로서 종족과 행성을 멸망시킨 주된 이유였으니 아이언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최대한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세력이나 재산이 적어서 앞날이 걱정이었는데 그것마저 빼앗겼으니 참을 수가 없었다.

가진 것이 커지고 지켜야 할 세력이 많아질수록 인내심이 커질 것이다.

혼자 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하면 최소한 미친 듯이 날뛰지는 않겠지.’

부활만 하면 이 은하계를 벗어나서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제 아이언과의 악연도 거의 마지막이지만 유일한 걱정거리가 있었다.

‘아이언이 초월자 영웅신이라고 했던가?

우리의 중앙핵 강탈을 막아준다는 명분으로 최고위 창조신을 거의 협박과 거래를 하듯이 해서 신족에게서 받아냈다고 했다.

그럼 우리가 부활을 위해서 장시간 조용하면 무사할까?’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잡아먹힌다.

‘사용이 끝난 영웅의 최후는 언제나 비참한 법이다.’

영웅의 운명에서 아이언도 벗어날 수 없어 보였기에 걱정이 되고 있었다.

‘단숨에 우리들을 갈가리 분쇄하는 투기를 가진 아이언이 순순히 당하거나 가진 것을 내놓은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결론은 신족과 아이언의 충돌이었다.

‘비록 약화 되었다고 하지만 흑염 세력을 혼자서 쓸어버릴 정도로 강력한 영웅신이 미쳐 날뛰면 어떻게 될까?

더구나 은하유성(銀河流星)이라는 광역파괴권능이 문제다.

우리는 종족이나 행성 하나둘로 끝났지만, 아이언은 그 정도가 아닐 것이다.’

행성을 집어삼킬 기세로 엄청난 영역의 시간과 공간을 찢어발기던 은하유성(銀河流星)이 현세계 여기저기 작렬하는 모습을 그려보니 끔찍했다.

‘은하유성(銀河流星)은 분명 지금 이상의 엄청난 광역 파괴기다.

상대의 투기를 흡수하고 반사하여 부담이나 소모도 적어 보였다.’

자신이 보기에는 신족을 적대하기 시작하면 현세계가 무사할지 걱정이 될 정도의 저력이 느껴지는 아이언이었다.

‘그런 권능을 가진 아이언이 날뛰면 우리가 수십 개의 중앙핵 탈취했던 상황과는 격이 다른 엄청난 혼란이 온다.

만약 신족이 아이언을 어설프게 건드려서 분노하게 하고 막지 못하면 현세계는 끝장이 날 것이다.’

그런 근원의 걱정대로 신족의 여론은 아이언의 최고위 창조신의 직위가 너무 과하니 회수해야 한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차원 결계를 어느 정도 완성 시켜서 잠시 복귀한 고위 창조신들의 반대여론으로 시작된 논쟁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아무리 강하고 공이 커도 아이언의 최고위 창조신의 위치는 너무 과하오.”

“일단 주신부터 시작하게 하는 것이 옳소이다.”

아이언을 편들어서 최고위 창조신을 만들어준 브라이트가 창조주님께 면담을 요청하고 자리를 비운 상황이 결정적이었다.

샤이니도 광역 차원 결계를 마무리하는 중이라서 막아줄 존재가 아무도 없었다.

“아무리 브라이트님의 결정이지만 이건 너무 큰 독단이오.”

“공정하게 다수결로 다시 결정합시다.”

이렇게 시작한 의견은 주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초월자가 최고위 창조신이 되었는데 좋게 생각할 신족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점은 최고 위원회의 업무를 돕고 있는 우주신들도 마찬가지였기에 사태를 방관 중이었다.

‘어차피 세력도 얼마 없는 초월자다.’

‘우리가 힘을 합쳐서 밀어붙이면 순순히 말을 듣겠지.’

‘그럴 필요도 없어.

다수결로 최고위 창조신의 자리를 박탈한다고 통보하면 끝이다.’

최고위 창조신이라고 해도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이 모여서 다수결로 탄핵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최고위 창조신들이 다시 다수결로 의결하고 수장이 인정하면 박탈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지극히 위험한 생각임을 아직은 모르고 있었다.

우주신들은 고위 창조신들이 기껏 돌아와서 하는 짓이 가장 큰 공을 세운 영웅신의 탄핵이었으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승자에게 준 상을 다시 되돌려받겠다니 참으로 잘하는 짓이군.’

강력한 영웅신인 아이언이 오히려 더 호감이 갔지만, 편을 들어줄 의리는 없었다.

다만 약간의 걱정은 되었다.

‘아이언의 직위를 박탈하면 나중에 브라이트가 가만 안 있을 것인데 후환을 어쩌려고 저라나?’

최고 위원회의 수장이 없는 이상 창조신장이 직접 의결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언이 최고위 창조신이 되어서 쏟아지는 불만을 가라앉히느라 정신이 없는 창조신장이 탄핵을 거부할 리는 없었다.

그렇게 신족의 최고 위원회가 모처럼의 의제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 아이언은 잠을 꾸고 있었다.

그리고 꿈속에서 하늘 높이 솟아오른 무지갯빛 동전의 탑이 일제히 회전을 시작한다.

팽그르르르르르릉!

몇 개의 동전이 모였는지 수를 셀 수도 없이 쌓아 올렸던 동전들이 일제히 제각기 도는 모습은 지극히 불안했지만 위협적이었다.

그 위태스러운 동전의 탑 위에서 영창을 하는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남성에게서 품어지는 마력과 광기는 주변을 집어삼켰다.

“돌아라! 바벨의 탑!

내게 승리의 확률을 가져오라.

그 대가로 바치는 것은 나 회색의 절대자의 목숨과 전부다!”

공간이 마력에 잠식되고 시간이 권능에 일그러지는 파멸의 아수라장을 거대한 근육질의 남성이 질주한다.

우우우우우우웅! 파하하하하하-!

검은 불길의 투기를 품어내는 거인의 입에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서린 음성이 터져 나왔다.

“남의 권능을 베끼고 열화까지 시킨 주제에 감히 내게 덤벼!

이거나 먹고 뒈져라!”

거인의 손끝에서 품어져 나온 검은 불길의 손톱이 동전의 탑을 강타한다.

투우우우웅!

검은 불길에 휘말린 무지갯빛 동전의 일부가 소멸한다.

그러나 동전의 수는 너무나 많았고 탑은 무너지지 않는다.

잠시 휘청거렸지만 늘어난 동전이 보충되면서 그대로 서 있는 동전의 탑 위에서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의 비웃음이 울린다.

“크후후후후! 이게 진짜 동전탑으로 보이나?

이건 가능성과 확률의 집합체이니 그런 무식한 공격으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너의 언제나 동전의 앞면의 이만오천 분의 오류를 나의 바벨의 동전탑이 넘어서는 순간이 너의 최후다!”

검은 불길을 품어내는 거인의 눈에서 어마어마한 살기와 투기가 몰아친다.

그리고 단 하나의 동전이 오른손에서 나타나서 퉁겨진다.

팅! 빙그르르르-!

나온 면은 역시 앞면이었다.

그리고 이 망할 복사 열화 판의 직감권능의 약점이 한눈에 들어왔다.

동전탑답게 역시 가장 밑이었다.

그대로 양손에 쥔 투기의 도끼를 들어서 가장 밑을 처박아서 날려버린다.

“크오오오오오오오-! 동전탑이 맞잖아!

어디서 감히 사기를 치려고 해!

너 정말 현자 맞아?

입만 열었다 하면 모두 거짓이다!”

“칫! 그 동전만 실체이니 탑은 아니야.

그러니 거짓이 아니지.”

가장 밑에 깔아놓은 유일한 약점을 제대로 찔린 동전탑이 이번에는 무너졌다.

설마 걸릴 줄은 몰랐던 회색의 절대자의 입에서 저절로 비난이 쏟아졌다.

“하여간 너의 직감권능은 사기야.

어떻게 백만 개의 동전에서 유일한 실체를 그렇게 쉽게 찾아낼 수가 있나?

역시 불합리해.”

“이 어설픈 흉내쟁이 놈!

닥치고 죽어라!”

드디어 어떤 공격도 닿지 않던 동전탑의 위에서 떨어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흑염의 절대자가 달려든다.

투가가가가가가강-!

그러나 동전탑 위에서 마도와 권능을 날려대면서 지긋지긋하게 버티던 회색의 절대자는 현자의 정점이었다.

흑염의 절대자가 머리를 도끼로 양단되려는 순간 움켜쥐고 있던 손아귀에서 맹렬하게 돌아가는 무지갯빛 동전들이 보였다.

“이놈! 예비가 있었구나!”

투기의 도끼가 다시 무지갯빛 동전이 만들어내는 고유영역에 의해 도달하지 못하기 시작한다.

위이이이이이잉-! 핑그르르르르-!

이번에도 아무런 공격을 받지 않았는데 엄청난 타격을 입었는지 검붉은 피를 흘리기 시작하는 회색의 절대자는 괴기스럽게 웃었다.

“크크크크크크! 여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죽었는지 모르겠군.

하지만 이제 내 차례라!

나가 죽어라! 흑염!”

절호의 기회를 잡아서 기세 좋게 달려들던 흑염의 절대자에게 형용할 수 없는 위기감이 물려온다.

‘내 공격범위 이상의 거리를 가진 고유세계의 간섭으로 공격이 또 안 통한다!

그리고 또 이 위기감!

반드시 피해야 한다.’

달려들던 그 이상의 속도로 뒤로 몸을 튕겼다.

퉁! 파하하하하-!

허리를 반대로 꺾는 반동만으로 몸이 화살처럼 날려지면서 거리를 확 벌린다.

모든 세계에서 정점이라고 칭송받는 신체 능력이 아니라면 꿈도 못 꿀 정도로 신속하고 빠른 대처였다.

그러나 상대하고 있는 회색의 절대자도 현자의 계열에서 정점이라고 불리는 강자였다.

팽그르르! 파아아앙-!

손아귀에서 돌고 있던 무지갯빛 동전들이 일제히 세계폭탄 코아로 변환되어서 흑염의 절대자를 세계에서 완전배제를 노린다.

“최후의 일격으로 다시 간다!

바벨의 동전탑과 세계폭탄 코아의 연동공격을 받아보아라!”

“!!!”

투아아아앙-!

단숨에 안전거리를 벌렸던 흑염의 절대자의 눈에 겨우 무너트린 하늘 높이 솟아올랐던 동전의 탑이 다시 쌓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와 위력으로 세계폭탄 코아의 연타가 시작되었다.

“크하하하하하-! 또!”

회색의 절대자가 근접공격이 통하지 않는 이상한 영역을 가진 바벨의 동전탑의 위에서 세계폭탄 코아의 원거리 연속폭격을 퍼붓는다.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지만,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던 공격방식의 반복에 진절머리가 나는 흑염의 절대자였다.

꽈꽈꽈꽈꽈꽈꽝-!

세계 자체를 폭파하는 코아의 위력이라서 아무리 강대한 흑염의 신체도 연속으로 당하니 슬슬 피로가 몰려온다.

아직 아무런 상처를 입지는 않았지만, 드디어 몸이 견디지 못하고 사정없이 뒤로 날려진다.

드드드드드드-!

“으드드드득! 내가 날려질 것 같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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