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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143화 (1,054/2,000)

34권 35권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는 에메랄드 공주에게 아이언은 혀를 찼다.

“쯧쯧! 영웅동맹에서 절대로 안 죽고 수련을 받는 연인보다 본인이 문제가 더 심각한 것 같은데요?

수명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어쩌실 건가요?”

“!!!”

“!!!”

그 말에 엄청나게 놀란 두 명이었다.

아직 이십 세인 에메랄드 공주의 수명이 얼마 안 남았다니 기가 막힌 일이었다.

그러나 신족의 시간관념을 이제 어느 정도 짐작한 프롬 여제는 놀란 마음을 다스리고 말했다.

“일백 년은 지성체들에게는 충분히 긴 세월입니다.”

문명의 발전으로 쉽게 일백 년 이상을 살고 장수하면 백이십 세까지 산다.

신족에게는 순간일지 모르나 인간으로서는 엄청난 수명이었다.

그러나 아이언은 고개를 흔들면서 말한다.

“이대로면 앞으로 십 년 안에 에메랄드 공주는 죽어요.

그것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병에 걸려서 비참하게요.”

“!!!”

“!!!”

어떤 지성체의 의사도 따라갈 수 없는 인지와 권능을 가진 창조신의 선고였다.

잘못된 판단이라고 하기에는 상대의 능력이 너무나 강대했다.

이제 에메랄드 공주를 유일한 후계자로 생각하던 프롬 여제에게는 날벼락이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저의 유전자는 완벽합니다.

더구나 질병에 의한 사망이라니요?

어떤 유전적 질병이나 열성인자도 없는데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없어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질환이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었으면 후계자의 선정에서 배제되었다.

‘배우자도 최대한 완벽한 유전자를 가진 남성을 선택했다.’

그런 노력으로 두 공주는 태어나고 나서 조사한 모든 자료에서 최상의 수치를 보여주었는데 젊어서 죽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언은 차를 마시면서 천천히 말한다.

“지성체들의 정기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어요.

아무리 많은 양을 가지고 태어났어도 제대로 수련을 해서 단련하지 않으면 약해지지요.

그리고 수련을 해서 높였어도 그보다 많은 양을 사용하면 고갈되어서 병이 걸려서 죽습니다.

초능력자에게도 가진 능력 이상을 함부로 발휘하면 반드시 탈이 생긴다는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요?”

아이언의 타당한 의견에 프롬 여제도 반박할 수 없었다.

어떤 힘이나 기계라도 한계를 초월해서 사용하면 당연히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절대로 한계 이상의 능력을 발휘해서는 안 된다고 철저히 교육했어요.

공주의 왕관에도 정확히 능력제어를 걸어두었습니다.”

프롬 여제의 눈빛이 에메랄드 공주의 왕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물론 에메랄드 공주가 대상이 아니었다.

분석권능이 왕관에 달려있던 제어장치의 한계치가 어느새 해제되어있음을 알려준 것이다.

“이이-! 감히 어떤 자가 너의 제어장치를 손을 댔느냐?”

“...”

삼엄한 추궁에 더없이 창백해진 표정의 에메랄드 공주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사태를 짐작한 프롬 여제는 분노가 가득 담아서 소리를 쳤다.

“이 멍청한 것! 그따위 해적이나 하는 남자가 뭐라고 그런 무리까지 하면서 도와!”

제국의 함대를 총동원해도 에메랄드 공주가 합류한 해적단은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다.

‘이상하기는 했으나 몇 대 안 되는 소규모 해적단이라서 색출이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에메랄드가 함대에 관련된 초능력을 최대한 사용했다면 잡을 수 있을 리가 없지.’

무리한 초능력을 사용하여 몇 년이나 제국의 추격을 완벽히 방어해준 대가로 에메랄드 공주의 생명력은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아이언은 에메랄드 공주의 왕관을 벗겨서 이리저리 조사하면서 말해주었다.

“한계치만 풀어놓은 것이 아니에요.

초능력 제어기능까지 멈추어있군요.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지 분명히 알았을 것인데 아주 악의가 흘러넘쳐요.

누가 이렇게 해주었던가요?

본인이 한 일을 아니지요?”

에메랄드 공주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말했다.

“제가 그렇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모두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그말에 아이언은 피식 웃으면서 공주의 왕관을 손가락으로 돌리면서 물었다.

“이러면 당신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조정을 해주었다고요?

이런 짓을 하면서도 동료라고 할 수 없어요.

혹시 당신이 제국의 공주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지 않았나요?”

“예. 그러나 모두 저를 용서하고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그 말에 아이언은 크게 웃는다.

“카하하하하하-! 용서라고요?

우주 해적 주제에 제국의 공주를 용서해요?

입장이 정반대가 아닌가요?”

모처럼 정말 즐겁게 웃은 아이언은 공주의 왕관을 수선하고 넘겨주었다.

“뭐 좋아요.

지성체들은 관점이나 기준은 전부 다르니 그렇다고 하지요.

이제 초능력만 사용하지 않으면 십 년은 병이 걸리지 않고 살 수 있게 손을 써놓았어요.

그러니 그동안 그 남자와 아이를 낳아서 은하제국을 물려주든지 하세요.”

그 말에 프롬 여제는 이를 부득 갈면서 외친다.

“널 이용만 하다가 이런 꼴로 만든 남자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초월자가 아닌 공주에게 은하제국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제국의 공주를 무리시켜서 시한부 인생을 만든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 했다.

살의가 뚜렷한 프롬 여제의 기세에 에메랄드 공주는 다급하게 외쳤다.

“어머니. 이건 저의 선택이었어요.”“네가 해적단을 따라갔던 때는 아직 어렸다.

그런 어린애를 속여서 이렇게 만들었는데 어떻게 용서를 하란 말이냐?”

모녀간에 치열하게 전개되는 논쟁에 아이언은 나름대로 엄두를 굴린다.

‘보아하니 원래 흐름에서는 프롬 여제가 에메랄드 공주의 남자를 암살할 모양이군.

하긴 나라도 어린 자식을 꿰어서 해적질을 시켜서 저 꼴로 만들었으면 반드시 죽였겠다.’

원래의 아이언이 에메랄드 공주에게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억지로 자신의 여왕으로 삼았다는 정보에 의하면 그렇게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했다.

‘원한 것은 함대전 능력인가?

그렇다면 에메랄드 공주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해적 남자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애인이 있으면 오히려 안정될 수 있으니 말이야.’

떠나려는 에메랄드 공주를 쫓아가서 강제로 취했다는 사실도 마음에 걸렸다.

‘원래의 아이언이 신체를 잃고 아무리 초월자가 되었다고 하지만 강력한 정기와 신격은 가졌겠지.’

그런 존재가 여성과 직접적인 성관계를 가진다는 의미는 상대의 급격한 수준 향상을 위해서일 확률이 높았다.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은 에메랄드 공주를 초월자로 만들어 살리기 위해서인가?

거참 은혜를 베풀었는데도 원한을 사다니 참으로 불쌍한 삶이었군.

내가 그럴 필요는 없지.

시즈지와 크롬 공주를 중점적으로 육성하면 여왕은 하나나 둘 정도는 없어도 된다.’

세계수의 차를 느긋이 마시면서 정보행성 코아가 넘겨준 이계 여왕들의 전력을 확인한다.

‘함대의 여왕 에메랄드 공주가 가진 전력은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대함대다.

모든 지성체들의 행성을 동시 공격하여 제압할 정도로 거대한 우주함대다.’

아마도 이계 지성체들의 관리와 감시를 철저히 하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넘치는 신력과 신격으로 이미 개인적인 신앙보다 행성 단위의 정기 회수를 생각하는 아이언으로서는 차선책에 불과했다.

‘함대는 없어도 된다.

대신에 신족이나 초월자 전력을 키우면 되겠지.’

함대의 여왕 에메랄드 공주를 배제하고 여왕들의 전력을 다시 구상하기 시작한다.

솔직히 한 남자에 대해서 이렇게 희생적으로 사랑하는 여성이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여성이 자신의 세력의 중요인물이라면 심각한 문제였다.

‘남자 때문에 무슨 짓을 할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부지런히 다른 여왕들로 이계를 완벽하게 제압할 방안을 재구성하는데 조심스러운 프롬 여제의 음성이 울린다.

“아이언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상념에서 깨어난 아이언에게 프롬 여왕은 고개를 숙이면서 부탁을 시작했다.

“에메랄드 공주의 생명력 보충을 원합니다.

부디 천수를 누릴 수 있게 해주세요.”

초능력 과다 사용에 의한 생명력 고갈은 은하제국의 어떤 의료기술로도 치료할 수 없다.

‘창조신인 아이언님이라면 지극히 간단한 일이다.’

생과 사를 주관하면서 지옥과 천국을 관장하는 고위 창조신이다.

그리고 분명 해적 남자를 불사(不死)의 권능으로 어떤 경우에도 죽지 않게 해놓았다니 불가능할 리가 없었다.

“...”

너무 뻔뻔한 요청에 잠시 할 말을 잃은 아이언은 프롬 여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다시 확인했다.

“지금 문제를 알려주었으니 해결까지 해달라고 하는 것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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