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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117화 (1,028/2,000)

34권 35권

분명 조종자가 기절하여 무력화된 것이 확실한 영웅왕에게 풍기는 위험한 느낌에 시선을 떼지 못하는 신계 총사령관이었다.

“요즘 주인공들의 기체에는 자폭과 함께 폭주 기능이 기본으로 달리고 나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장착해 놓았지.

조종자가 시원치 않아서 전투 불능이 되면 그대로 폭주하게 말이다.”“에엑?”

최상급 창조신 수좌의 자리를 임관과 동시에 차지할 정도로 강력한 초월자 영웅신의 분신이다.

그것도 저런 장갑을 가진 기계 분신이 미쳐 날뛴다면 어떤 사태가 불러올지 생각만 해도 무서웠다.

빨리 분쇄해버리려고 공성 병기의 출력을 올렸다.

구구구구구구구궁-!

그런데 가슴이 움푹 들어간 영웅신의 가슴에 박힌 공성 망치가 무엇인가에 밀려난다.

‘바닥에 박아넣은 몸조차 일어나고 있다.’

이제 허리를 찌르는듯한 섬뜩한 예감에 공성 병기의 무게를 집중시켰으나 소용이 없었다.

아이언은 오른손의 집게손가락을 영웅왕에게 향하면서 외쳤다.

“영웅황제의 조종자로서 영웅왕의 폭주를 승인한다.”

“!!!”

무심하게 내려진 명령이었는데 모두의 귀를 후벼 파는 듯했다.

그리고 공성 망치를 양손으로 잡고 들어 올리기 시작하는 영웅왕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한다.

슈가가가가가-!

왕관이 달린 투구에서 뿔과 같은 날이 시퍼런 외날 검이 자라났다.

그리고 양손의 장갑도 변화하여 양날의 대검이 되어간다.

과과과과과과과-!

다리조차 변해 간다.

발꿈치에서 마치 목마를 탄 것처럼 커다란 양날 검이 자라면서 키를 키워갔다.

“나의 가호는 개인특성의 진화!

그것이 너의 이상, 네가 추구했던 강함의 도착점이다.

이제 죽여라.”

“잠시만요!”

이건 결투지만 내기였다.

그런데 그 말과 함께 영웅왕의 눈빛에서 황금빛의 불꽃이 타오른다.

공성 망치에 의해 치명상을 입은 신체 대신 영웅왕의 머리 부분에 있는 갓스톤으로 옮겨진 주신의 신령이 마침내 안착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화르르륵-!

그리고 영웅왕의 입에서 튀어나온 외침은 기합이 아니라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였다.

“크오오오오오오-!”

안주하지 않는 폭주에 완벽하게 걸린 주신의 신령에 의해 완전히 일체화된 영웅왕의 손과 발이 휘둘러진다.

그것은 이미 자라난 검들에 의해서 주변 공간을 전부 베어가는 일격이 된다.

슈각-!

절삭 음은 하나였다.

그러나 두 배나 컸던 공성 병기의 팔과 다리가 사방으로 잘려나간다.

거기에 영웅왕의 조종석인 심장을 한번은 부수었던 공성 망치는 아예 조각이 나서 사라진다.

그 모습에 다급하게 거리를 벌리면서 신계 창조신이 아이언에게 외쳤다.

“이런 제길! 신족의 기계신에게 무슨 폭주 기능이 필요합니까?

이건 반칙입니다.”

근원도 당황했다.

자신의 약점표시 덕분에 다 이겨가다가 갑자기 역전이 되자 마음이 바뀐 것이다.

‘저 정도의 창조신에 신계의 지원이면 영웅왕을 이길 수 있겠지만 설사 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대로 이기다가 뒤집히다니?’

지금 중앙핵을 강탈하러 왔다는 사실을 잠깐 잊고서 외쳤다.

“저건 자폭도 한다!

정신 똑바로 차려!

무승부만은 안돼!”

“!?”

그 말에 주변 고위신들도 정신이 확 났다.

‘도박에서 무승부가 나면 어떻게 될까?’

서로 나누어주고 화기애애하게 끝나지 않는다.

도박장에서 전부 가지는 것이다.

그걸 생각한 주변의 생각은 바로 하나로 모였다.

‘아이언이라면 자폭시키고도 남는다.’

더구나 그런 예측을 확실히 해주는 아이언의 시큰둥한 말이 울렸다.

“자폭과 폭주가 어때서?

위험 상황에서 극단적인 방법을 통한 극복은 영웅의 기본조건이다.”

“...”

“...”

누가 저딴 어긋난 상식을 아이언에게 주입을 했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소리를 치고 싶었다.

‘대부분은 자폭하면 죽는다고!’

‘폭주하면 병신이 되고!’

법보다 가까운 주먹이 무서우니 감히 말하는 신은 없다.

이렇게 성향이 뚜렷하니 아이언이 어떤 존재인지 이제 모를 수가 없던 것이다.

더구나 창조신장이 직접 인정한 면책권까지 가지고 있었다.

‘잘못 걸리면 죽는다.’

모두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결투는 다른 국면으로 전환했다.

가가-! 수가가가가-!

머리에는 뿔처럼 외날 검이 솟아나고, 팔다리에도 양날 검이 자라난 영웅왕이 공성 병기를 완전히 해체해버렸다.

그리고 시선을 신계 총사령관에게 향하면서 으르렁거렸다.

“크르르르르르-! 카아아아아아-! 카르릉-!”

짐승이 울부짖는 것 같은 기합과 함께 다섯 개의 대검이 동시에 상하좌우와 위를 점유하고 베어온다.

보이는 검의 공격횟수가 하나의 대검을 휘둘렀을 때보다 몇 배나 늘어난 까다로운 공격이었다.

그걸 파악한 신계 총사령관은 이제 욕설을 내뱉었다.

“쉑-! 전부 실체냐?

폭주했다면서 검의 경지는 왜 올라!”

아까처럼 환상이 일부 섞여 있어서 피할 수 있는 검술이 아닌 전부 실체인 위력적인 검술공격이었다.

‘이건 못 피해!’

식은땀을 흘리면서 모든 신력을 개방하여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를 빛의 검으로 만들었다.

이제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투가가가가가가가가강-!

두 명의 격돌에 신계의 하늘이 충격파에 뒤흔들린다.

폭주를 통한 진화로 다섯 개의 검을 가진 기계 검신으로 변한 영웅왕과 이제 누가 보기에도 필사적인 전력을 발휘하는 상급 창조신의 충돌이었다.

일방적으로 밀리던 아까와는 달리 일진일퇴를 반복하고 피와 장갑의 파편이 잘려서 날아오른다.

파각-! 투가각-!

신계의 총지원과 모든 저력을 끌어낸 신계 총사령관의 공격은 드디어 영웅왕의 장갑을 파괴할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유지에 힘겨운 기색이 역력했기에 주변에서 양손을 모으고 기원하는 고위신이 늘어난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들이었다.

“제발 이겨다오.

저게 어떤 비상금인데 날릴 수는 없다.”

“이겨야 한다!

내 은퇴자금을 전부 너에게 걸었단 말이다.”

처음에는 냉정함을 유지하려던 근원도 백중세인 결투를 보자 속이 바짝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정기를 다 빼먹은 중앙핵보다 신계의 지원을 받은 중급 창조신이 보이는 저력이 상상 이상이었다.

‘저 신계 총사령관의 힘이 지금의 우리 중 하나보다 위다.

역시 창조신이 다스리는 신계는 다르다.’

샤이니보다 당연히 약하지만, 최소한 네 명은 달려들어야 이길 수 있어 보였다.

그리고 그런 강자를 용서 없이 몰아 붙여가는 영웅신의 폭주는 앞으로의 진행을 더욱 암울하게 만든다.

‘어디서 저런 기계신이 나타났지?

마치 영웅신의 최후의 저력을 보는 것 같다.’

연회의 최상석에서 폭주한 영웅신과 신계 총사령관의 사투를 보는 아이언의 얼굴도 좋지 않다.

영웅왕의 성능이 기대 미만이었다.

‘원래 미래의 내가 만든 용자왕이나 성공왕에 비해서 약해.

복제라서 그런가?’

용자왕을 가진 초월자가 오백억 년 이후의 이계에서 최고위 창조신 이상의 강자였다는 수준을 생각하면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원인은 하나였다.

영웅왕 수준의 기계신을 창조하기에는 가진 정기가 부족했다.

‘역시 영웅황제를 복사한 분신으로는 제 위력이 안 나와.

그런데 제대로 건조하려면 정기와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

영웅황제를 만드는데 들어갔던 정기와 창조력은 지금의 아이언에게는 아슬아슬할 정도로 힘들었다.

더구나 변변한 신계도 없는 지금 수백 대를 뽑아낼 여력은 없는 것이다.

‘핵심 부품을 내가 만들고 다른 부품은 제국에서 보급해야 하겠군.

조금 모자라겠지만, 정식 조종자도 없으니 천천히 업그레이드해가면 된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개선할 부분을 찾는 아이언의 눈동자는 진한 황금빛을 내뿜는다.

그리고 근원을 쳐다보면서 경고했다.

“한 번 더 수작 부리면 손목과 함께 목을 날려버린다.”

흑염의 직감으로 파악한 폭주한 영웅왕의 약점을 다시 표시해주려던 근원은 움찔하면서 멈추었다.

‘특별한 권능도 아니고 아주 약하게 불꽃을 일으켜서 보일 정도였다.

이걸 파악한단 말인가?’

어지간한 고위신은 바로 옆에서 보아도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발동시켰다.

그런데 너무 쉽게 파악을 당해서 놀란 근원에게 아이언이 딱하다는 듯이 말했다.

“쯧! 하여간 나쁜 버릇은 못 버리는구나.

방금 패색이 짙었던 영웅왕의 약점인 조종석을 흑염의 직감으로 파악해서 표시해주는 것까지는 애교로 봐줄 수 있다.

그러나 백중세에 들어간 지금 그 짓을 했다가는 영웅왕에게 걸었던 모두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 말에 주변의 신계관리주신들과 원로들의 눈빛이 도적단을 보는 눈보다 더 험악하게 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화르르르르르르르-!

모든 고위신들의 눈에서 황금빛 불길이 섞인 광기 어린 투기와 살기가 방출된다.

당장 달려들어 와서 찢어 죽일 기세였기에 순간 놀란 근원은 어이가 없었다.

‘이것들은 다 뭐야?

신족 맞아?

현세계에서 살기와 투기에 밀려보기는 처음이군.’

특히 연속으로 지다가 막판에 자포자기로 영웅왕에게 걸었던 원로들은 마치 불구대천의 원수라도 만난 것처럼 눈이 뒤집히기 직전이었다.

으드드드드득-!

아이언의 앞이니 욕을 하지 못하고 이를 가는 소리가 아예 천둥처럼 울렸다.

그리고 천천히 전투용 신기를 발동시키려 하는데 정말 당장에라도 일을 벌일 기세였다.

근원이 보기에 아이언의 말대로 승부에 더 개입했다가는 도박이고 뭐고 끝장날 분위기였다.

“흠흠!”

절대 겁먹지는 않았지만, 헛기침하면서 양손을 뒷짐을 짓는 근원이었다.

더 개입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표시에 아이언은 피식 웃으면서 손뼉을 쳤다.

“후후! 좋아.

승부나 도박은 공정해야 의미가 있지.”

짝짝-!

그와 동시에 술병과 음식들이 떠올라서 근원과 멀찌감치 떨어진 흑염 세력에게 향한다.

“약속대로 절대계 흑염 세력으로 귀하게 대접하지.

가장 크게 걸은 당사자들이니 느긋하게 결과를 보도록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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