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그렇게 아이언과 흑염 세력의 격돌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절대계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드디어 십중심들의 팔륜 봉인의 핵심 부분이 완성되어 신체 봉인을 시작한 것이다.
우우웅-! 우웅-! 우우우웅-! 팟-! 파아앗-!
십중심들이 묻힌 각기 다른 색의 빛을 품어내는 투명관을 수백 명의 흰옷을 입은 바람가들이 모여서 봉인작업을 마무리하려 한다.
그러나 순조롭지 않았다.
투하! 구궁-! 구구궁-!
분명 신령이 제거된 신체인데도 봉인에 저항하는 강렬한 반발력에 여기저기의 주변 구조물이 터져나간다.
그걸 막으려고 바람가의 가주들이 모두 달려들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부상을 치료하고 있는 진리 대신에 바람가의 가주들을 지휘하며 절대계를 다스리고 있는 유일용신제 한류호는 이를 악물었다.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진척이 상당히 더디다.
신령도 없는 십중심들의 신체에 의해 바람가의 가주들이 밀리고 있다.’
팔륜봉인을 맡은 바람가의 가주가 당황해서 도움을 요청했을 때부터 예상은 했었다.
그런데 이건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상황이었다.
‘크윽! 죽은 신체가 발동하는 권능에 어떻게 우리가 질 수가 있나?
정말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 의심이 갈 정도의 힘이다.
신령이 소멸하여도 십중심이라 이건가?’
태양처럼 환한 빛을 내뿜는 십중심의 신체는 진리가 투명한 관에 넣어져 있었다.
결투로 인하여 부서진 신체조각들을 모아서 저 관에 넣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복구된 상태였다.
더구나 잠든 것으로 보일 정도로 평온해 보이니 이해가 힘들 정도였다.
‘분명히 아버지께서 십중심들의 신령을 소멸시키고 신체를 산산조각내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어떻게 벌써 회복을 했지?
저것도 영원체를 뛰어넘었다는 신체의 힘인가?’
생전에는 감히 도전할 엄두조차 못 내던 강자들의 온전한 모습에 유일용신제는 일순 긴장을 했다.
그러나 곧 입술을 깨물면서 외쳤다.
“어떻게든 우리 힘으로 해내야 한다.
절대계의 새로운 창조주가 아버님이시며 지배세력이 바람가라는 사실을 모든 존재에게 각인시킨다.”
십중심에게 당한 진리의 치료는 늦어지고 있었다.
최강의 황금의 절대자의 절대기 에반젤리에게 심장을 관통당한 치명상은 아무리 영원체라고 해도 쉽지 않은 부상이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일도 갚아줄 겸 직접 추적했던 흑염 세력이 견디다 못해서 현세계로 도주하자마자 진리도 본가에서 휴식 중이었다.
완치될 때까지 절대계의 지배를 유일용신제에게 대리를 맡겼기에 모두 상당히 의욕이 넘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전 창조주가 영원체들을 선동하고 있다.
저항세력을 만들고 날뛰던 흑염 세력을 현세계로 축출시킨 일로 건재를 과시했으나 그걸로 부족했어.’
그 이후에 다시 요양에 들어가시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문의 근원지가 절대계의 전 창조주인 이상 과거 십중심들처럼 끝없는 반란에 휘말릴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였다.
‘비록 바람가가 영원체들의 가문이었지만 겨우 일만 명으로는 완전 통제가 힘들다.
어떻게든 힘을 과시해서 따르게 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 창조주를 물러나게 했던 십중심을 완전히 봉인하는 팔륜봉인의 완성이었다.
그런데 팔륜봉인이 완성되었으나 입관이 힘들다고 보고가 왔다.
‘아무리 십중심이라고 하지만 이미 죽었는데 봉인이 뭐가 힘드냐고 혼자 나섰다가 부상만 입고 말았다.’
십중심의 신체는 분명 시체지만 생전에 익혔던 익히고 몸에 새겨진 권능과 본능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위기를 감지하면 미친 듯이 날뛰었다.
‘팔륜봉인을 맡은 바람가의 가주가 거의 완성하고 왜 실제로 못 집어넣지 못하고 있는지 파악했어야 했어.
아버지께서 직접 만드신 저 투명관의 구속력과 다른 아이들의 조력이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죽은 십중심의 힘조차 지금 절대계에서 진리를 제외하고는 최강자로 자부하는 유일용신제의 본체조차 다치게 할 정도였다.
‘주변의 살기와 투기, 의지에 반응하여 본능적으로 반응하면서 공격하는데 생전에 비하면 위력은 확실히 떨어져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위협적이다.’
바람가의 가주들이 본격적으로 파멸유혼검을 뽑아 들고 권능을 발동하자 십중심의 신체를 봉인한 관에서 굉음이 울려 퍼진다.
아무리 생전에 강했어도 신령이 없으면 권능이 급감한다.
그리고 완력이 강해도 투명관에 갇힌 이상 발휘가 제한되기에 바람가의 가주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주 순조로운 제압이다.
여기까지는 팔륜봉인을 맡은 아이도 쉽게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바로 다음이 문제다.’
흑염의 절대자가 들어있는 투명관에서 검은 불길이 끝없이 타오른다.
화르르르르-! 꽈아아아앙-!
그리고 내부에서는 끝없이 몸부림치는지 진동이 마구 울린다.
저 여파에 바람가의 가주들조차 쉽게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저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
투기와 살기를 융합하여 놀라운 위력을 자랑하지만, 반드시 자멸을 부르는 흑염 권능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루던 유일한 투사.
아무런 무술의 수련도 없이 무한한 신체 능력과 절대적인 본능만으로 절대계 최강의 파괴력으로 인정받은 광전사의 정점!’
십중심 중에서도 신체 능력만으로 규격 외의 존재라고 하더니 죽어서도 흑염의 절대자는 약해지지 않았다.
본래 흑염 권능 자체가 본능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이해는 가지만 정말 무지막지한 존재였다.
‘투명한 수정관은 아버님이 직접 만들었기에 십중심의 혼자의 힘과 권능으로는 깰 수 없다.
그런데 그걸 혼자서 뒤흔들고 있어.’
흑염의 절대자의 신체는 이미 몇 번이나 투명관의 반탄력에 의해 주먹이 으스러지는 졌는데도 계속 파괴를 시도한다.
그 와중에 투명관을 관통하여 주변에 퍼지는 충격파만으로도 바람가의 가주를 위협할 정도였다.
‘죽더니 아예 본능대로 멋대로 날뛰는구나.
더는 멋대로 하게 할 수 없다.’
유일용신제는 결단을 내리고 명령한다.
“시체를 상대로 일 대 일의 가율(家律)을 지킬 필요는 없다.
전부 힘을 합쳐서 막아!”
“알겠습니다!”
온전한 십중심이 상대라면 아무리 뛰어난 바람가의 가주라도 혼자서는 무리겠지만, 자신들은 한 명이 아니었다.
가주로서 활동을 인증받은 인원만도 일만이 넘는 세력이었다.
‘일 대 일의 결투의 제약이 없고 십중심 중에 초월자 한지호 할아버님이 없었다면 절대계의 패권은 우리의 것이었다.’
유일용신제가 그렇게 자신할 정도로 바람가의 힘은 무서울 정도로 증폭되어 있었다.
애당초 일만 명의 영원체의 가문이라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전력이었다.
파아아아아아-!
바람가의 가주가 열 명이 나서서 투명관을 둘러싸고 동시에 전력으로 흑염의 절대자의 권능을 직접 눌러서 제압한다.
그와 동시에 짐승이 울부짖는듯한 굉음이 관 안에서 터져 나왔다.
우르르르르르르르릉-! 크르르르르릉-!
그것은 신체의 몸부림으로 심장이 최대한 빠르게 뛰면서 울리는 소리였다.
관을 붙잡고 있는 바람가의 가주들과 유일용신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외침이었다.
“큭-! 무슨 심장이 뛰는 소리가 내 본체보다 더 클 수가 있나?”
당장 투명관을 부수고 흑염의 절대자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진리가 만드는 관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대로 누르고 팔륜봉인으로 끌고 간다.
구구구구구구궁-! 구구구구궁-!
다른 십중심들의 신체가 담긴 관도 모두 열 명 이상의 바람가에게 제압당해서 팔륜봉인에 넣어지기 시작한다.
팔륜봉인은 참으로 기묘한 구조물이었다.
행성의 구조처럼 몇 겹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구형 구조물이 절반으로 갈라져 봉인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웅-! 둥-!
팔륜봉인은 최강이었던 황금의 절대자가 가장 중앙의 안쪽에 배치하면서 원형으로 닫혀서 봉인의 핵이 된다.
그리고 생전에 강했던 순서대로 차례차례 십중심들의 수정관이 입관된다.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여기가 자신들의 영원한 무덤인 줄 아는지 십중심들의 신체가 요동쳤지만 바람가의 가주들이 뭉친 힘은 엄청났다.
일백 명이 모여서 수정관 너머로 발산되는 모든 절대 권능들을 전부 무효화시키고 강제로 입관을 시켜간다.
둥-! 두둥-!
순조롭게 진행은 되고 있지만 유일용신제와 바람가의 가주들의 눈에서 긴장이 더해졌다.
다른 십중십들은 신령이 죽어서 위력이 대폭 줄었는데 오히려 더 위력적으로 느껴지는 흑염의 절대자 때문이었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르-!
역시 흑염의 절대자의 수정관에서 거대한 검은 불길이 타오르면서 팔륜 봉인의 구조물을 불태운다.
수정관은 진리가 만들었지만 팔륜봉인은 아니었기에 파괴되었다.
파파파파파파파파-!
또 풀려나온 십중심들의 수정관을 보면서 유일용신제는 허탈했다.
벌써 이게 몇 번째인지 몰랐다.
“역시 이렇게 되나?
붙잡아라.”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