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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098화 (1,009/2,000)

34권 35권

척 보아도 창조신조차 먹기 힘든 최고급의 술을 상자째로 끄집어낸다.

아까 음식 그릇들에 맞아서 살기를 내뿜었던 표정은 이제 부드럽기까지 했다.

다만 은은한 황금빛의 불꽃이 눈동자에만 아직 머물고 있었다.

‘음식과 그릇에 맞아서 생겼던 분노를 요리사들에게 풀었더니 싹 가라앉았다.’

이번 사태의 원흉이 분명한 총요리장은 눈치 빠르게 도주했다.

하지만 충분히 다른 요리사들은 알아들을 정도로 박살을 내고 왔으니 음식도 만족스럽게 나올 것이 분명했다.

무엇보다 흑염 도적단이 영웅동맹에게 형편없이 밀리고 있다는 사실이 기분을 좋게 했다.

‘흑염 세력이 꼼짝 못 하고 잡혔다.

이제 아이언만 잘 대접해서 돌려보내기만 하면 신계의 위기는 드디어 끝난다.’

설사 도망친다고 해도 저렇게 당하고 나서 상급 창조신이 신계 주신인 자신의 신계에 쳐들어올 여력이 있을 리가 없었다.

‘이제 신계의 위기는 끝났다.

아이언만 이대로 곱게 떠나주면 말이야.’

겨우 음식 준비를 못 했다고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준 상대지만 신계의 은인이고 범접할 수 없는 강자였기에 존경의 마음조차 들 정도였다.

아이언은 상급 창조신이 공손하게 넘겨준 술병의 마개를 따고 그대로 입에 부었다.

벌컥-!

금발의 절세 미소년이 커다란 술병을 입에 물고 들이키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지만, 누구도 그런 감상을 할 여력은 없었다.

아이언이 유아신의 모습이지만 얼마나 흉악하고 강력한 존재인지는 이미 넘치도록 경험했기 때문이다.

“켁-! 콜록-! 콜록-!”

“!!!”

그런데 호기롭게 술병을 물고 마시던 아이언은 그대로 기침을 하면서 술병을 내려놓았다.

그와 동시에 상급 창조신의 표정은 완전히 무너졌다.

술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 것이다.

‘그럴 리가?

이번에는 확실히 맛까지 보았는데?’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대접할 술과 음식은 직접 확인하고 시식까지 완료한 상태였다.

확실히 최상품의 술이 맞았는데 갑자기 뱉어내니 너무 당황했다.

“쳇! 깜빡했다.

쓰네.”

“후우-!”

그 말에 안심했다.

성인신이 아닌 유아신의 신체와 입맛으로는 상당히 독하고 쓴 술이었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연회장소도 많이 변한 것 같다.’

상급 창조신은 주변을 보니 자신도 처음 볼 정도로 호화스러운 탁자와 의자, 장식품들이 즐비했다.

“......”

주변에 딱딱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신계관리주신들을 보니 누구의 소유인지 확인을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런 죽일! 내가 부탁할 때 내놓을 것이지 이렇게 꼭 당하고 움직여.’

저절로 욕설이 나왔지만, 꾹 참고 화면을 쳐다본다.

이제 두 개가 된 금속 무덤은 철의 감옥이 되어 흑염 세력을 가두고 있으니 흐뭇한 웃음까지 나왔다.

그런데 술병을 내려놓고 다시 사탕을 하나 꺼내 입에 문 아이언은 화면을 다시 주시하면서 혼잣말을 한다.

“이제 금속 무덤이 두 개인가?

그럼 슬슬 본색을 보일 상황인데?

아직 부족한가?”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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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불길한 느낌을 받은 상급 창조신이 물었지만, 아이언은 품에서 작은 네모 판을 꺼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것은 좌우에 십자 키 두 개와 열 개 정도의 버튼이 붙어있는 조종기였다.

가볍게 양손에 쥐고 움직여본 아이언은 약간 씁쓸한 말투로 말했다.

“위기에 몰린 영웅신의 저력은 일반적인 존재가 상대할 수 없다.

영웅왕이라면 대응이 가능하지만, 임시 조종자로는 무리다.”

상급 창조신은 아이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잠시 생각을 하는데 화면 너머의 상황에 변화가 생긴다.

거대한 금속 무덤이 서서히 위로 들리고 있었다.

드드드드드드드드드-!

금속 무덤 속에서 흑염 세력의 기세가 기하급수적으로 폭등한다.

아이언은 예상했다는 듯이 조종간을 양손으로 잡고서 화면을 주시하면서 말했다.

“그 이상의 영웅신으로 상대하거나 압도적인 대군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

영웅신이 아무리 강해도 결국 혼자이니 어쩔 수 없이 당한다.

그러나 영웅신의 저력과 흑염의 가호가 합쳐진다면 숫자는 무의미하다.

위험하지만 내가 나서서 해결한다.”

그래도 이긴다는 말이지만 아이언의 표정조차 굳어질 힘을 보였다.

‘벌써 본래 힘의 이 할에 근접할 정도로 회복했다고?

이것들이 도대체 얼마나 정기를 처먹은 거야?’

수백 개의 기계신체가 뭉쳐진 엄청난 무게를 흑염 세력이 힘을 합쳐서 하늘로 밀어 올린다.

신체의 완력은 거의 복구한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으득-! 감히 하위 초월자주제에 까불어!”

“우리가 누구인지 아느냐?”

병렬신력연결로 연결된 영웅동맹의 권능은 흑염 세력보다 상위이니 순수한 완력만으로 저러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흑염 세력의 전력 개방된 열세 쌍의 투기의 날개가 검은 불기둥이 되어 기계신체들의 장갑을 녹인다.

화르르르르륵-! 주르르르르르-!

완력으로는 잘 파괴되지 않던 영웅동맹의 장갑이 물처럼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본 흑염 세력은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우리야말로 흑염 영역의 전력!”

“절대계 최강의 파괴력을 가지신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님의 친위세력이다.”

파파파파파팟-!

영웅황제의 망토에 적혀있는 이름에서 정전기가 튀듯이 점멸한다.

일순간에 금속 무덤을 이루었던 일백이 넘는 기계신체가 녹아서 전투 불능이 되고 탑승하고 있던 초월자들이 사망한 것이다.

“너희들 이상의 권능과 수를 가진 십중심의 반역자들을 우리만으로 모두 처단해왔던 말이다!”

그런데 영웅황제가 죽어간 영웅동맹의 이름을 망토에서 빛나게 하면서 부활을 시킨다.

슈하하하하하하하-!

그렇게나 부수었는데도 또 전력이 복구되었다.

흑염 세력도 이제 누가 이 전장에서 제일 무서운 상대인 줄 알았다.

‘저 기계신이 재생과 부활을 시킨다.’

‘그리고 아무런 정기 소모가 없어 보여.’

‘그럼 저 영웅황제를 쓰러트리지 않는 한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가장 먼저 타도해야 할 대상을 확정한 흑염 세력이었다.

발동시킨 흑염의 권능을 모아서 병렬신력연결로 방어되는 기계신체들을 으깨고 구체로 만들어버린다.

우드드드드득-! 드드드드득-!

직감은 이상하게 평온했지만 잘못하면 정말 여기가 자신들의 무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망설일 수가 없었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지만 더는 힘을 아낄 때가 아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사용 안 하던 영웅신의 저력과 함께 흑염의 가호까지 개방했더니 그 효과는 절대적이었다.

투하하하-! 화르르르륵-!

다시 묻으려고 달려드는 영웅동맹의 장갑이 접촉과 함께 불을 만난 얼음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

적어도 세배는 가져와라.”

“너희들이 불사불멸의 기계신이라도 상관없다.

재생하지 못하는 순간까지 파괴한다!”

흑염 세력도 말은 이렇게 당당하게 하고 있지만, 상당히 다급한 상황이었다.

영웅신의 저력과 흑염 권능의 전력발동에 불완전한 몸이 벌써 삐걱거리고 있었다.

‘으윽-! 신체가 세계의 항상성으로 인하여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웅신의 저력을 무리하게 발휘한 반작용이 벌써 온다.’

‘흑염의 가호도 발동시간이 길어질수록 후유증이 엄청날 것이다.’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

최우선 타격목표는 은하유성을 발동하여 차원권능과 공간이동을 막고 있는 영웅황제였다.

직접 전투에 참전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동력을 봉쇄하고 포위를 하고 재생과 부활까지 제공하여 궁지에 몰리게 한 원흉이었다.

그래서 다시 몰려온 기계신체들을 녹여 만들어낸 금속 구를 그대로 영웅황제를 향해 쏘아버린다.

“절대계의 십 분의 일을 다스리던 흑염의 절대자의 직속 세력의 힘을 보여주마.”

“우리의 적은 현세계에는 없다!”

“이거나 받아라!”

무시무시한 질량과 속도를 가진 금속공이 영웅황제를 향해 날려진다.

투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당황한 영웅왕들이 신기를 휘둘러서 파괴의 빛을 쏘아댔으나 영웅동맹의 장갑이 가진 강력한 방어력은 이번에도 유효했다.

파파파파파-!

신기의 공격에 금속 구의 표면은 파괴되었다.

그러나 속은 멀쩡한 채로 방어진을 관통하고 양팔을 치켜들고 무방비인 영웅황제에게 그대로 충돌하려 한다.

슈팟-!

그런데 영웅왕 중 한 대가 공간이동을 해서 그대로 금속 구를 신기를 쥐지 않은 한쪽 팔로 받아낸다.

“쯧-! 이 정도 물리력은 영웅왕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역시 임시 조종자로는 안 되는군.”

금속 구를 막아낸 영웅왕의 입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울리자 영웅황제의 위기에 당황하던 영웅왕들의 기세가 다시 강화한다.

가장 두렵지만, 힘만은 믿음직한 자신들의 맹주가 비록 간접적이지만 참전한 것이다.

‘저 영웅왕의 조종권이 아이언님에게 넘어갔다!’

‘드디어 직접 나서실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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