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097화 (1,008/2,000)

34권 35권

아이언의 의도대로 상황이 진행되기 시작한다.

신계관리주신들은 흩어진 음식들과 박살이 난 식탁 조각을 전부 치우고 새로운 원탁과 의자를 신계 보물고에서 직접 꺼내와서 앉는다.

그런데 다음 상황에 고개가 더 움츠려졌다.

퍼어어억-!

“꽥!”

순순히 자리에 앉지 않고 슬쩍 공간이동으로 도주하려던 신계관리주신이 문제였다.

그대로 아이언의 장난같이 휘두른 손짓에 맞고 땅에 처박힌 것이다.

머리를 맞았는지 목만 남고 몸 전체가 대지에 묻혀버린 모습을 보면서 아이언이 기분이 더럽다는 듯이 외쳤다.

“도망칠 생각은 하지도 마라!

이제 죽어야지 하는 말을 할 만큼 살았으면 최후의 장소는 알아서 찾아.

그리고 여기가 너희가 가장 빛나는 최후를 맞이할 장소다.

왜 너희들이 여기 있는지도 모르겠으면 빨리 자리나 잡고 앉아!

이제 이차 전이 시작된다.”

연회장의 중앙의 허공에 띄어진 영웅황제가 보내주는 화상에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영웅동맹의 기계신체가 흑염 세력을 묻은 금속 무덤의 진동은 사라졌는데 그 앞의 땅이 통째로 갈라진다.

두가가가가가가가가가-!

마치 지진과 화산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처럼 금속 무덤에서 시작된 대지의 균열과 폭발은 신계의 정문을 향한다.

투하하하하하-!

지금 일어나는 균열의 선두의 땅속에는 흑염 세력 오십 명이 있었다.

영웅동맹에게 압사할 뻔하다가 땅을 주먹으로 파고 겨우 빠져나와 땅속을 파괴하면서 돌진한다.

“기계신들 주제에 감히 무슨 짓이냐?”

“이 정도에 우리가 죽을 것 같으냐!”

퍼어어어-! 투가가-!

주먹과 발길질의 연타가 신계의 대지를 무인지경으로 파괴하면서 맹렬하게 진격한다.

신계의 지반은 어지간한 충격으로 파괴되지 않게 단단한 재질이라서 별다른 방어대책이 없었다.

더구나 영웅동맹의 기계신들의 공격도 제한적이라는 장점까지 있었다.

그 맹점을 노린 위협적인 진격을 보면서도 아이언은 웃어주었다.

“후후! 이제야 주제 파악을 하는구나.

어떤 명분을 가져도 남의 중앙핵을 무력으로 빼앗으니 강도 아니면 도적이다.

예고나 정면승부는 어울리지 않지.

두더지처럼 땅이나 파고 숨어드는 것이 어울려.”

아이언이 그렇게 비웃고 있는지는 모르고 흑염 세력은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목표는 은하유성의 결계로 차원 이동을 봉인하고 있는 영웅황제의 타도였다.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은 완력이 빈약해.

‘자력으로는 영웅동맹의 병렬신력연결로 향상된 권능과 엄청난 압력의 금속 무덤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저 안에 남겨놓은 상태였으니 어떻게든 빨리 처리해야 했다.

“빨리 뚫어야 한다.”

“차원 결계도 얼마 견디지 못해.”

은하계를 넘나드는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의 기동성이 있어서 이렇게 현세계를 휘저을 수 있었다.

“잘못하면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을 전부 잃어버릴 위기다!”

“만약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이 없다면 현세계 제압에 얼마의 시간이 걸리질 모른다.”

신계의 지반이 워낙 단단하여 더 이상의 땅굴을 파면서 신속한 진격은 무리였다.

서로의 의지가 일치되는 순간 일제히 몸을 위로 솟구쳤다.

투하하하하하-!

땅을 뒤집으면서 튀어나온 흑염 세력들은 양팔을 치켜들고 은하유성의 결계를 발동하고 있는 영웅황제에게 달려들었다.

“당장 저 영웅황제란 기계신부터 처단한다.”

“도대체 누가 타고 있기에 시공간까지 교란을 시키는 투기 폭풍을 만들 수가 있는 거냐?”

“누구인지는 상관없다.

반드시 최우선으로 부셔야 한다.”

영웅황제가 은하유성의 결계를 운용하고 있는 동안은 무방비였다.

그 사실을 아는 영웅동맹의 기계신체들이 사방에서 벌떼같이 달려들어서 장벽을 만든다.

“지켜라!”

“막아야 한다!”

유모인 크롬 공주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이언의 분노가 어떨지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

더구나 아이언이 보였던 살기와 투기에 비하면 흑염 세력의 기세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슈하하하하하하-! 구구구구궁-!

또다시 하늘과 사방을 물 샐 틈도 없이 포위하면서 몸을 던지는 기계신들의 대군에 안색이 창백해지는 흑염 세력이었다.

‘아무리 부셔도 바로 재생되고 수까지 워낙 많으니 이건 도저히 돌파할 방법이 없다.’

태양의 빛을 가릴 정도로 하늘과 사방이 거대한 기계신체들이 밀려온다.

워낙 단단한 재질이라서 한 번의 공격으로 파괴가 가능한 개체가 하나인데 끝도 없이 달려든다.

‘또 앞길을 막고 기계신체들로 몸을 던져서 덮쳐온다.’

다시 흑염 세력과 영웅동맹의 대군이 충돌했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투가가가가가가강-!

다시 흑염 세력을 파묻을 금속의 무덤이 생기려 하고 있었다.

차라리 무기로 공격하거나 대형으로 전진해왔으면 무너트릴 틈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규칙도 없이 마구잡이로 덮쳐오는 기계신체들의 무리를 어떻게 할 광역권능이 지금 흑염 세력에게는 없었다.

“이이! 이런 제길!”

“제대로 싸우란 말이다.”

영웅동맹의 기계신체로 만들어진 금속의 벽과 지붕이 일순간에 무너지듯이 덮쳐온다.

공간이동까지 영웅황제라는 기계신체가 발동한 시공간을 뒤흔드는 투기의 회오리에 봉쇄되어 도망칠 방법조차 없었다.

구구구구구궁-!

“크으으으으으-! 또 이거냐?”

이제 여유는 없이 필사적으로 공격을 퍼부어서 금속 벽의 진격을 막으려는 흑염 세력이지만, 공격해오는 기계신체들을 전부 파괴할 수 없었다.

결국, 끝없이 밀고 오는 기계신체들에 의해 묻혀 버리기 시작한다.

구우우우우우웅-! 두두두두두둥-!

그런데 흑염 세력 전부가 위로 올라온 것이 아니었다.

일부는 저렇게 막힐 것을 예상하고 그대로 은밀하게 땅속으로 파고들었다.

신계의 모든 신의 권능이 집중된 지반은 단단해서 파괴가 힘들었지만, 최소한 영웅동맹의 기계신 대군과 맞상대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드드드드드득-!

땅속으로 전진하는 흑염세력은 그대로 영웅황제의 바로 밑까지 전진하려 한다.

우우우우웅-!

하지만 예상했다는 듯이 영웅황제의 거체가 투기의 소용돌이에 휘감기면서 허공으로 천천히 떠오른다.

그 뒤에는 이제까지의 기계신체들과는 달리 거대한 칼과 창으로 무장한 황금빛 갑옷을 입은 기사와 같은 기계신체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파아아아아앗-!

일반적인 기계신들이 아니라고 주장하듯이 격식이 통일된 화려한 황금빛 장갑갑옷과 왕관처럼 화려한 투구들이 찬란하게 빛난다.

영웅황제의 피처럼 붉은 망토가 아닌 눈처럼 하얀 망토에는 검은 글씨로 이렇게 쓰여있었다.

‘영웅왕’

영웅황제의 분신이자 복사품이며 영웅동맹의 정예들의 지휘관 기체였다.

영웅동맹의 정예들이 누구도 승부를 포기하지 않아 끝을 내지 못했기에 전부 영웅왕의 임시 사용자로서 인정받은 것이다.

아이언에게 그들에게 내린 명령은 하나였다.

“영웅왕들은 영웅황제를 지킨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일이지.”

영웅왕들의 임무는 영웅황제의 수호였다.

영웅황제의 복제이자 분신으로서 신격을 공유하는 영웅왕들의 눈동자에서 찬란한 황금빛이 빛나고 들고 있던 신기에 권능과 신력을 집중한다.

“영웅황제를 지킨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긴말이 필요가 없었다.

영웅왕이 전해주는 상상할 수 없는 힘과 권능에 매료되어 무조건 따를 뿐이었다.

우우우우우웅-!

영웅왕들의 신기에 영웅동맹의 병렬신력연결로 높아진 모든 권능과 투기가 집중된다.

그리고 일제히 바닥을 향해서 휘둘러졌다.

“카하하하하하합-!”

동시에 지른 기합과 함께 이만대의 영웅동맹의 신력과 권능이 작렬한다.

투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꽈르르르릉-!

일백 기의 영웅왕의 신기 공격에 신계 전부가 뒤흔들리고 흑염 세력이 파고들던 대지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리고 땅속에 있던 흑염 세력의 신체는 일백 개의 거대 신기로 만들어낸 강대한 위력과 충격파에 그대로 휩쓸려버린다.

“크학-!”

“커어-!”

마치 물속에서 폭탄을 맞은 것처럼 땅을 타고 전달된 충격은 몸 내부까지 상처를 입혔다.

가공할만한 물리력에 혼합된 상위 권능공격에 크게 다친 흑염 세력은 다급하게 땅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피를 흘리게 한 영웅왕을 보고서 기겁을 했다.

“으윽-! 저 황금갑옷의 기계신들은 무엇이길래 이런 공격을 할 수 있지?”

“분명 하위 초월자인데 어떻게 우리보다 권능이 상위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방금 공격은 분명 자신들보다 상위 권능이 담긴 엄청난 물리력이라서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하급 초월자가 조종자이니 상위 신격인 자신들을 어떻게 이렇게 큰 상처를 입힐 수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허공에 떠 있는 영웅황제를 영웅왕들이 몇 겹의 원형으로 호위하는 모습을 보고 머리가 멍해졌다.

‘저놈들이 지키면 영웅황제를 어떻게 할 수 없다.’

‘호위진형을 풀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영웅동맹의 기계신보다 상위의 방어력과 공격력을 가졌다면 몇 명이라도 끄집어내지 않으면 도저히 돌파가 불가능 해 보이는 방어진형이었다.

몇 명의 흑염 세력이 일부러 피를 토하면서 슬쩍 약한 모습을 보였다.

“크흡-!”

“으읍-!”

일부러 약함을 보여서 달려오기를 바란 행위였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러나 신기를 치켜들고 경계 태세를 취한 영웅왕들은 달려들지 않았다.

오로지 영웅황제를 지키기 위해 주변을 버티고 영웅동맹들을 지휘해 다시 밀어붙이게 한다.

아이언에게 전달받은 명령을 영웅동맹에 계속 주입한다.

“몸으로 눌러라.”

“싸울 생각조차 하지 마라.”

“승부로 이길 수 있는 적들이 아니다.”

“오로지 물량과 질량으로 압사시킨다.”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 이긴다.”

출전 전에 아이언이 신신당부했던 전술 명령들이었다.

모든 영웅동맹이 일시에 대답하면서 밀어붙인다.

“하-!”

“가자-!”

아이언은 이제 자신들의 신령을 관리 하는 영웅황제의 조종자이며 머무는 은하계의 신계 주신이었기에 영웅동맹은 망설임 없이 그대로 몸을 날린다.

다시 반복되는 영웅동맹의 투신공격에 서서히 질려가는 흑염 세력이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자살공격인가?”

“도대체 누가 어떻게 이런 전투방법을 생각한 거냐?”

“제길! 우리의 행동이 모두 읽히고 있다.”

“서둘러야 한다!”

첫 번째의 금속 무덤에 묻혀서 엄청난 무게를 겨우 버티고 있을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영웅황제를 타도해야 하는데 이렇게 시간 끌기로 나오면 낭패였다.

무엇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잡혔다.

“무리해서 돌파해야 하나?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을 구해서 물러서야 하나?”

흑염의 절대자의 가호로 얻은 절대적인 직감에 의지하여 신출귀몰해왔고 승승장구해온 흑염 세력이었다.

그런데 지금만은 아무런 감도 잡히지 않았다.

“왜 직감이 발동하지 않지?”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어.”

가장 믿었던 직감이 이렇게 먹통이 되어버리자 어떻게 할 바를 몰랐다.

그 광경을 보는 아이언의 손에서는 하늘로 튕겨서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동전은 여전히 앞면만 보인다.

팅-! 핑그르르르르-!

아이언의 언제나 동전의 앞면에 이만오천분의 일이라는 오류가 나서 뒷면이 나오지 않는 한 흑염 세력의 직감이 승리의 길을 보여주는 일은 없는 것이다.

“행운에 의지한 삶은 도박이다.

어떤 유능한 도박사도 결국 언제인가는 전부를 건 승부에 패배해서 패가망신이지.”

느긋하게 말하는 아이언이지만 머릿속은 맹렬하게 회전하고 있었다.

아주 뜻밖이지만 흑염 세력이 너무 강해져 있었다.

‘완전 제압이 안 된다.

이만의 영웅동맹의 전력으로는 아슬아슬하다.

도대체 신족은 얼마의 정기를 빼앗긴 것이냐?

흑염 세력은 화면 너머에 있지만 영웅황제를 통해 보는 아이언에게는 바로 눈앞이었다.

그들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는데 일할 이상의 힘을 복구한 것으로 보였다.

영웅동맹의 힘만으로는 아주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설사 뒷면이 나오는 일이 있더라도 전부 준비해 놓았다.

흑염의 직감과 회색의 준비를 완료한 이상 너희들에게 승산은 없다.

마침내 또 다른 금속 무덤이 생겨서 탈출한 흑염 세력을 묻어 버린다.

과과과과과과광-!

너무나 무력하게 다시 잡히자 지켜보고 있던 신계관리주신들과 신계 주신은 아이언과 영웅동맹의 힘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희들에게 승산을 용서하지 않는다.

어서 엉망진창으로 당해서 현세계 반대편으로 꺼져라.’

어느새 돌아와서 눈치를 보고 있던 상급 창조신에게 아이언에게 말했다.

“왔냐?

마실 것과 먹을 것.”

“여기 있습니다.

제 비장의 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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