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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자에게 이렇게 일부러 겉만 그럴듯한 허름한 음식을 내놓았다면 치도곤을 당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 못마땅한 기색을 풀풀 날리는 아이언에게 어떤 변명을 해야 안 맞아 죽을지 고민이 되기 시작한 상급 창조신이었다.
그렇게나 꼬투리를 안 잡히기 위해서 연회 준비를 최선을 다해 준비했는데 가장 중요한 음식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아이언은 아무리 봐도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광폭한 성격이다.
명분을 주면 안 돼.’
더구나 파견지에서 창조신장님이 직접 보증한 생살여탈권과 면책권까지 가지고 있으니 무슨 짓을 할지를 몰랐다.
그런데 명령의 예외 조항이 떠올랐다.
‘생살여탈권은 신계 주신과 후계는 예외였지.
그럼 나를 죽일 수는 없다.’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도달한 상급 창조신이 비 오듯이 흘리던 식은땀이 걷히자 대충 생각을 짐작한 아이언은 상급 창조신의 얼굴 앞에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가볍게 쥔다.
우드득-! 구구구구구구궁-!
단순하게 작은 주먹을 쥐는 행위인데 얼마의 힘이 집중되었는지 시공간이 일그러지는 소리가 울린다.
저 주먹에 한 대 맞으면 어떻게 될지 예지가 된 상급 창조신은 다시 식은땀이 강처럼 흘러나왔다.
‘이 무슨 끔찍한 완력인가?
창조신의 신체조차 스치기만 해도 산산조각이 난다.’
바짝 긴장한 상급 창조신의 귀로 아이언의 입에서는 살벌한 협박과 사실이 흘러나온다.
“내 면책권에는 너도 예외가 없다.
앞이나 뒤에서 멍청하게 얼쩡거리다가 아군의 눈먼 공격에 맞고 죽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모르느냐?
전쟁 중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게 뭐냐?”
“헉-!”
면책권이 있어서 전쟁 중에 신계 주신이 죽어 나가도 책임이 없으니 그때 끝장을 내주겠다는 말이었다.
아이언은 상급 창조신의 얼굴 앞에서 주먹을 좌우로 흔들면서 묻는다.
“이 주먹에 전투 중에 우연히 스쳐 죽을래 아니면 음식을 다시 해올래?”
“다시 해오겠습니다!”
부리나케 주방으로 달려가려는 상급 창조신이었는데 아이언이 갑자기 생각이 난 듯이 음식 그릇들을 들어 올린다.
“아 잠깐 기다려!
그대로 가면 똑같은 수준의 음식만 나온다.”
그 말에 멈추어선 상급 창조신의 얼굴로 아이언은 음식 그릇을 통째로 집어 던진다.
퍼억-! 뚜뚝-!
순식간에 음식 범벅이 되어버린 상급 창조신은 지금 자신이 무슨 꼴을 당했는지 몰라서 몸이 굳어졌다.
그런데 아이언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앞에 놓여있던 음식들을 모두 상급 창조신의 얼굴에 던지면서 말한다.
퍼퍽-! 퍽-!
신계 주신으로서 위엄있는 모습을 사라지고 음식물투성이의 엉망이 되어간다.
“보아하니 네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요리사들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군.
얕보인 네가 가보았자 좋은 말로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기는 틀렸다.”
그 모습을 정문 위의 망루에서 보고 있던 신계관리주신들의 심장은 뛰다 못해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아이언이란 초월자는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절대로 무례하지 말라고 하셨지.’
‘그렇게나 주의를 시키시길래 설마 했다.
‘그런데 남의 신계에서 신계 주신에게 이런 모독을 주다니?’
본래대로라면 바로 공격당할 수 있는 중대한 도발이었다.
부하들 앞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한 상급 창조신의 눈에서는 이제 줄기줄기 살기가 품어지고 있었다.
“......”
그러나 덤비면 바로 죽고 신계 또한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부들부들 떨면서 입술에서 피가 흘러나올 정도로 악물고 버틸 뿐이었다.
퍼퍼-! 퍼퍽-!
그런 상급 창조신의 얼굴에 연회 식탁에 있던 모든 음식과 접시를 집어 던지면서 한심하다는 듯이 말한다.
“분하냐?
화가 나느냐?
왜 이런 일이 너에게 벌어졌을까?
부하들이 너의 말을 신중하게 듣지 않은 탓이겠지?”
아이언의 눈빛에서 ‘안주하지 않는 폭주’의 신성이 가득 담긴 황금빛이 눈부시게 빛난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폭주를 통한 강제진화의 신성이 분노에 이성이 흔들린 상급 창조신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아이언의 신력이 가득 담긴 신언이 이성을 뒤흔든다.
“이렇게 된 원인이 뭐지?
대체 누가 잘못했느냐?
이 분노를 누구에게 쏟아야 하나?
지금 네가 할 일이 뭐일까?”
상급 창조신이 듣기에는 모두 맞는 말이었다.
‘요리사들이 음식만 명령대로 제대로 만들었다면 이런 꼴이 될 리가 없었다.’
신계의 운명이 걸린 연회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했는데 쓸데없는 마음이 담긴 요리 따위를 가져온 총요리장부터 처단해야 했다.
‘노망이 들었는지 마음이 담긴 요리라고 자꾸 이상한 음식을 내밀 때부터 언제인가는 문제가 되리라고 알았다.’
하지만 설마 신계와 자신까지 위험에 빠트릴 짓을 할지는 몰랐다.
‘어릴 때의 인연이고 뭐고 부하들 앞에서 말대꾸할 때부터 처단 해야 했어.’
아이언은 향기로운 음료수와 술이 담긴 큰 그릇을 그대로 상급 창조신의 머리 위로 들어 올려서 부어버린다.
솨아아아아-!
이제 완전히 깨끗해진 탁자를 쳐다보면서 명령했다.
“가서 네 말을 듣지 않아서 연회를 망친 요리사들을 전부 처단해라.
이번 일에 관여한 요리사는 남녀노소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전부 죽여서 신계 주신의 위엄을 되찾아라.
전투는 고사하고 연회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서 신계를 망하게 한 멍청이가 되고 싶지는 않겠지?”
“!”
“!”
그 말에 정문 위의 신계관리주신들과 고위신들의 입이 딱 벌려졌다.
음식을 잘 못 만들었다고 요리사들을 전부 죽이라는 명령이 떨어질 줄은 상상도 못 한 것이다.
‘당연히 이루어질 명령이 아니다.
‘그런데 음식 범벅에 음료수까지 뒤집어쓴 신계 주신의 상태가 이상했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살기와 투기를 줄기줄기 품어내는 모습에서 이성이라고는 흔적도 없어 보였다.
‘뭔가 상태가 이상하시다.’
‘정말 하실지도 모른다’
‘이런 일로 고위신들을 처형하면 안 돼!’
‘빨리 조리부에 연락해서 모두 대피하라고 해!’
조리실로 긴급 연락을 하는데 아이언의 화가 폭발했다.
그래도 상급 창조신이라고 고위 주신에게는 직통이었던 안주하지 않는 폭주가 잘 들어 먹히지 않는 것이다.
창조신계 전부를 신성의 영향에 두었다는 먼 미래의 자신에 비해 현재 자신의 권능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알려주는 척도이기도 했다.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거기서 떨고 있지 말고 가서 싹 죽여!
싸움을 못 하면 연회 준비라도 제대로 하란 말이다!”
우드드득-!
거대한 식탁이 아이언의 양 손가락에 의해 들려지면서 그대로 상급 창조신의 머리를 후려갈긴다.
“이 식탁도 겉만 그럴듯하지 싸구려다!
손님 대접말고 장작으로나 써!”
꽈아아아아앙-! 파사사사삭-!
식탁이 산산조각이 나고 상급 창조신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엄청난 힘이 탁자에 실려있었는지 신기도 아닌 탁자가 창조신의 신체를 상처입혀 버린 것이다.
아이언은 머리에서 피를 흐르면서 이제 황금빛의 살의가 흘러넘치는 눈빛을 한 상급 창조신을 만족스러운 미소로 쳐다본다.
“이제야 볼만하군.
덤비겠느냐?
“......”
이제 완전히 황금빛으로 빛나는 눈빛은 이미 수백 번은 죽였을 정도로 살기가 넘쳤다.
그러나 아이언의 기세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
부르르르르르-!
마침내 몸을 떨면서 고개를 떨어트린다.
아이언은 흥이 식었는지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지시한다.
“안 덤빌 거면 요리나 다시 가져와!”
상급 창조신은 박살이 난 식탁과 엉망이 된 연회장을 잠시 쳐다보다가 그대로 신계 내부로 공간이동을 했다.
그와 거의 동시에 궁중의 요리실이 통째로 증발하는 모습을 모든 신족은 보아야 했다.
투하하하하하하하학-!
요리실이 있던 자리가 화염과 불로 통째로 소각되고 얼어붙어서 먼지가 되어서 소멸한다.
얼마나 분노했는지 상급 창조신의 권능으로 지역 전부를 지우고 있었다.
“!!!”
거기에 있던 요리사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해 보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으로도 분이 안 풀렸는지 전력 전개된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로 인하여 궁정 전체가 뒤흔들리면서 여기저기 파괴가 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아이언은 품속에서 사탕을 하나 꺼내서 입에 물면서 한탄을 한다.
“쯧-! 그래도 성질은 좀 있네.
하여간 무능한 것들은 맞아야 일을 제대로 해요.
좋은 말로 시킬 때 잘하면 얼마나 서로 좋아.
그래도 이제야 보여줄 만하겠군.”
성질이 있다는 말은 일부러 화를 부추겨서 저런 난동을 부리게 한 당사자가 해서는 안 된다.
정문 위에서 바라보고 있던 신계관리주신들이 기가 막혀서 어이가 없어 할 때 정문 위를 올려다본 아이언과 시선이 딱 마주쳐 버렸다.
섬뜩하기 짝이 없는 한기가 몸속을 가득 채운다.
“!!!”
신계관리주신들이 바라본 아이언의 눈동자에는 이성은 없고 살의와 투기만이 가득 차 있었다.
아이언은 고개를 젖힌 채 뱀 앞의 개구리처럼 벌벌 떨고 있는 신계관리주신들을 쳐다보았다.
잠시 후 사탕을 강하게 깨물어 먹은 아이언은 영 마땅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뽀드드드드득-!
“아슬아슬하게 병풍으로 쓸 수 있겠군.
거기 밥값도 못하는 늙은이들은 여기 쓰레기들을 치워.”
신계관리주신들이 그 말에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고위신들은 이미 모두 도망을 갔는지 아무도 없다.
즉 신계의 지배층인 자신들보고 저 음식물 쓰레기와 부서진 탁자를 치우라는 소리였다.
그런데 당연히 그런 천한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하려는 순간 소름이 오싹 끼친다.
투우욱-! 파하하하하하-!
아이언의 주먹에서 황금빛 투기가 일어났다가 사라졌다고 느낀 순간 신계관리주신들의 배에 엄청난 충격과 고통이 몰려온다.
“컥!”
“헉!”
바로 배에 작은 주먹 자국이 찍히고 신체가 앞으로 구십 도를 꺾였다.
“크억-!”
“왁-!”
투기 공격이었는데 얼마나 빠른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퍼어어어어-! 투아아아아악-!
모든 신계관리주신들이 정문의 천장에 충돌했다가 튕겨서 연회장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두우우우웅-! 울컥-!
“우에에에에엑-!”
“커어어어어억-!”
방금 공격에 내장이 박살이 났는지 피와 함께 살 조각이 토해져 나왔다.
처음 겪을 정도의 엄청난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왜 자신들이 맞았는지 이해가 전혀 가지 않는 신계관리주신들이었다.
그런데 아이언이 새로운 사탕을 꺼내서 입에 물면서 이죽거렸다.
“왜 여기에 너희 자리가 없지?
신계관리주신이고 원로라면 신계와 같이 죽어야지.”
그리고 누구의 머리 위에서 구경만 하려고 하느냐?”
그제야 왜 자신들을 이 꼴로 만들었는지 깨달은 신계관리주신들이었다.
정문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상황 자체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신계관리주신들을 이 꼴로 만들어?’
‘잘못했으면 두 동강이 날 뻔했다.’
그러나 화를 낼 수도 없었다.
아이언의 눈동자에서 일렁이는 황금빛의 광기와 살기를 본 순간 이제야 왜 신계 주신이 그런 치욕을 당하면서도 참았는지 안 것이다.
‘덤비면 모두 죽인다.’
눈동자에서 일렁이는 황금빛의 불길은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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