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090화 (1,001/2,000)

34권 35권

그 단어를 들은 창조신장과 브라이트, 우주신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각 계열의 절대 권능을 개척하여 허계를 넘어서 현세계까지 명성을 진동시킨 그들의 이름을 여기 있는 존재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

‘황금(黃金) 아리오리나 라마세스 : 성전사(聖戰士) / 황금시대(黃金時代).’

‘바람의 한진호 : 무사(武士) / 불가해의 팔시조(不可解의 八時調)

‘대신(大神) 포오스 : 권능(權能) / ?’

‘흑염(黑炎) 루카 에일레스 : 투사(鬪士) / 파호톤’

‘검편(劍?) 아스나스 : 검사(劍士) / ?’

‘소마(笑魔) 크리스 : 마력(魔力) / ?’

‘일원(一圓) 파이 2대 : 방어(防禦) / 파이’

‘일선(一線) 라인 2대 : 공격(攻擊) / ?’

‘대수(大手) 세스티아 : 창조(創造) / ?’

‘회색(灰色) 사이안 : 현자(賢者) / ?’

이들 십중심(十中心)은 고작 열 명의 무력으로 허계의 창조주와 전 세력을 억눌렀다.

영원체들의 공격조차 이겨내고 마침내 허계의 모든 권리를 양도받은 절대 강자들의 이름이었다.

‘일부는 어떤 절대 권능을 완성했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끝내버릴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선보였다.’

‘모두 정신체, 초월자들이라는 점이 충격적이었지.’

‘창조주님은 똑같은 일이 현세계에서 벌어질 것을 두려워하셨다.

그래서 너무 강해진 우주신들은 강제 영면을 하게 만드셨지.’

개인의 힘만으로 세계를 잠시나마 손에 넣었던 십중심은 현세계의 총지배자인 창조신장으로서는 악몽과도 같은 이름이기도 했다.

브라이트는 이제 험악한 표정을 숨기지 않은 창조신장을 골치가 아프다는 심정으로 아이언이 못 보게 살짝 가리고 달랬다.

“현세계의 십중심(十中心)이라도 되고 싶은 건가?

그런 생각을 드러내면 아주 위험하다네.”

어떤 주장을 하거나 미래를 이야기하면 반드시 거기에 반대하는 세력에게 적으로 낙인찍힌다.

그러니 이런 황당하기까지 한 갈망은 되도록 숨기는 편이 좋았다.

“하? 세계를 강탈할 생각은 없다.

세계 그 자체인 창조주님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직위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래서 미쳐서 결국 토벌당했지 않는가?”

화면 너머에서 황금빛의 투기가 아이언의 몸을 휘감는다.

우주신들조차 위축될 정도로 강대한 투기를 품어내면서 외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현세계 최강이다!

아무리 높은 직위도 넓은 영역도 모두 그걸 위한 기반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답게 순수하게 최강의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말이었다.

어릴 때의 자신도 꿈꾸었고 어느 정도 실현했던 목표였기에 나직하게 웃으면서 물었다.

“후후! 그러면 상관없겠지.

그럼 어떤 십중심, 계열을 바라나?”

“당연히 최강의 황금이지!

머리와 입만 아픈 회색이나 무식한 흑염은 아주 싫어.”

이대 회색의 절대자인 미래의 자신이나 직접 가호를 내려주고 있는 이대 흑염의 절대자가 알면 맞아 죽을 소리를 하는 아이언이었다.

그러나 알리도 들을 리도 없기에 태연했다.

무엇보다 아이언은 흑염의 권능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릴 수는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선전이기도 했다.

“허허. 최강의 황금이 되고 싶다?

그것참 직설적이고 알기 쉬운 이유로군.”

자신에게 직계가 있었다면 이런 식으로 대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흐뭇한 미소를 짖는 브라이트였다.

다만 우주신들과 창조신장의 안색은 영 좋지 않았다.

‘현세계 최강이 목적이었던가?

그러면 왜 저렇게 무모하게 덤비는지 이해가 되는군.’

‘최고 위원회조차 만족하지 못할 만하다.’

‘하지만 이미 최강의 경지에 도달한 브라이트면 모르지만 다른 존재들에게는 굉장히 위협적인 생각이야.’

‘초월자라면 더욱 그렇지.’

어떤 존재가 최강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다른 존재들은 모두 패배해야 한다.

수많은 승리를 얻기 위해서는 무수한 패배자들은 필수였다.

화면 너머에서 황금빛의 투기를 품어내는 아이언을 다시 본 우주신들의 안색을 급격히 어두워진다.

‘으음! 이거 안 좋아.’

‘허어! 못 이기겠어.’

아이언에게 당한 패배자 중에 자신들의 모습이 그려지자 지극히 불쾌해진다.

그러나 우주신들은 고개를 흔들면서 나쁜 생각을 떨구었다.

‘현재의 변해버린 상황과 현역시절 따라갈 수 없던 영웅신인 샤이니의 곤란을 보고 나서 현역 복귀는 포기했다.’

신체 역시 권능을 수월하게 사용하기 위해 브라이트처럼 노신(老神)으로 바꾼 지 오래였다.

‘어차피 우리는 이번 일이 끝나면 잠을 잘 것이니 상관없지.’

‘미래는 현재에게 맡겨야 해.

불안하다고 과거가 나서면 비극이다.’

그렇게 애써 불안과 부러움을 떨군 우주신들에게 아이언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하고 화면을 껐다.

“거기 영감들도 오려면 와.

화려하게 최후를 맞게 해주지.”

“......”

지극히 예의라고는 없고 도발 같은 말투지만 이상하게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기껏 돌아왔는데 반기는 존재는 고사하고 대화조차 청하는 존재가 없다.’

기세를 피우면 고위 창조신조차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는데 이런 격의 없는 대화가 가능하다니 반가울 뿐이었다.

그리고 제안도 나름대로 매력적이었다.

‘영면보다 싸우다 사라지는 것이 나을 수도 있어.’

‘창조주님이 언제 깨워주실지 기약할 수 없는 잠보다 낫겠지.’

잠이라고 하지만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모르니 지성체의 죽음과도 같았다.

격렬한 전투들을 승리로 이끌어 여기까지 온 이들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최후였다.

더구나 이번 상대는 허계 십중심 중 최강의 광전사였던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의 직속세력이었다.

‘단 오십 명으로 허계의 일 할을 담당했던 타락한 영웅신들이 상대라면 마지막에 같이 갈 상대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우주신들은 뭔가 기대를 품고 브라이트를 쳐다보려 했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혀를 차고 다시 업무에 집중한다.

‘쯧-! 저기는 애 보기 바쁘군.’

‘신세대 신족만이 아니라 창조신장도 너무 어려.’

‘쯧! 신족의 총지배자가 저렇게 감정이 풍부해서 어디다 쓰나?’

브라이트는 아이언의 막 나가는 언행에 삐진 것이 확실한 창조신장의 마음을 풀어주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허허. 뭘 그렇게 화를 내시오.

최강의 존재를 노리는 것은 투신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 아니오?”

“그러나 브라이트! 허계를 강탈했던 십중심이 목표라니요?

이건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브라이트로서는 참으로 답답한 말이었다.

흑염 세력의 준동조차 막지 못하는 지금 상황에서 샤이니와 동급의 초월자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몇 배 더 골치 아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스스로 말하기를 허계의 십중심들은 세계를 강탈한 대가로 나중에 미쳐서 토벌되었으니 성에 안 찬다고 하지 않소?

투신의 목적이 최강이라는데 그것이 무슨 문제요?”

“큰 문제입니다.

현세계 최강은 당연히 창조주님의 대리자이면 신족의 정당한 지배자인 제가 되어야 합니다.”

“허어어어어!”

절래! 절래!

그 말에 브라이트는 크게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크게 내저었다.

‘창조신장의 선배로서 넘어갈 수 있는 발언이 아니군.’

혼자서 전부 할 수 있다면 부하는 필요 없다.

그렇게 뛰어나고 강한 존재는 결국 독재자가 되기 마련이기에 신족의 지배자로서는 부적합한 것이다.

“현세계 지배종족이 된 신족의 가장 위에 서는 창조신장은 최강이 되면 안 되오.

최강의 존재가 다스리는 지배체제는 싸워야 할 적과 분란이 있을 때만 성립되고 유지되지 않소?

겨우 평화를 얻고 지배권까지 가진 신족을 영원히 싸우게 할 생각이시오?

그러니 창조신장은 최강이 되려 하지 말고 허계의 십중심들과 같은 강자들에게조차 존경받는 최고의 존재가 되어야 하오.”

“......”

브라이트도 얼마든지 전선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무력이 있었다.

종족전쟁의 최후결전에서 연합해온 다른 종족의 영웅신들을 샤이니보다 더 많이 격퇴한 사실이 증명한다.

창조신장은 과거에 배웠던 역사적 사실을 떠올랐다.

‘두 명은 원래 군부의 경쟁자였다.

그러나 우주신들이 조금 더 과감한 전술을 쓰는 샤이니를 총사령관으로 삼으려 하자 브라이트는 후방으로 물러나서 지원에 힘썼다.’

군부의 상부는 정면에서 승부를 보는 샤이니를 더 좋아했다.

그러나 하부는 어떤 전쟁에서도 피해를 거의 입지 않고 승리하는 브라이트를 따르는 세력이 더욱 많았다고 하니 승부를 볼 수도 있었다.

‘브라이트는 좌천과도 같은 후방 전출을 받아들인다.

나중에 이유를 물어보니 두 명의 영웅신이 최전선에 같이 있으면 계파가 생겨서 전력을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던가?

결과적으로 가장 좋은 일이었어.’

“왕이 반드시 장군보다 강해야만 된다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소.

왕이 해야 할 운영을 하지 않고 전쟁에 끼어들어 상황을 망치니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오.

지성체의 지배자조차 이러니 신족의 창조신장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힘을 가진 강자들과 현명한 존재들의 운영이오.

앞으로 나타날 초월자 출신의 강자와 현자들을 탄압하지 말고 신족과 함께 조화롭게 운영해야만 신족의 지배가 영구히 이어질 것이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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