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자신들의 명에 따라서 자발적으로 따라온 초능력자들이니만큼 잘해줄 생각이었다.
겨우 손뼉을 치게 만들면 끝이라니 힘들게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곧 기겁한다.
“이게 뭐야?
박수는 고사하고 기동도 못 시켜?”
넘겨준 기계 인형 병기가 기계신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현실을 조정하는 권능을 가진 기계신을 지성체가 조종한다는 일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럴 리가 없어!
우리는 너희들의 수준에 융합까지 해냈다.”
순수한 능력의 강함으로는 초월자에 도달한 강자도 있었는데 누구도 기계신체를 조종하지 못한다.
그제야 자신들이 왜 그렇게 가혹하게 몰아붙여 졌는지 깨달은 후계자들은 다급해졌다.
“큰일 났다.
이래서는 탑승도 못 시켜.”
아이언이 명령을 직접 했는데 하지 못하면 어떻게 험악하게 나올지는 이제 알 수 있었다.
수련을 빌미로 가혹하게 죽음과 부활을 강요할 것을 예상되었기에 어떻게든 방법을 짜낸다.
“일단 융합은 포기하고 간단한 직접 조작부터 해보자.”
이런 사태를 예상한 듯이 구형 기계 인형들은 기계신으로 재창조가 되었지만, 기본 조작장치가 살아있었다.
“조종간이나 버튼으로 조종할 수 있는 조작장치가 붙어 있다.”
“그런데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구형이지만 나름대로 최종병기이니 당연히 고도의 조종기술이 필요했다.
그러니 바로 할 수 있는 초능력자가 없고 여기저기 난리가 벌어졌다.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자 좋은 모습으로 대하는 방책을 포기한 후계자들은 험악하게 몰아붙였다.
“이것도 못하면 우리처럼 죽을 줄 알아.”
“여기는 너희들이 살던 은하계가 아니라 천국이다.”
어차피 부활이 되니 후계자들은 진짜 죽일 생각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자신들도 그렇게 험하게 배웠는데 곱게 가르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리고 도저히 못 하겠다고 버티는 초능력자를 기계신체로 밟아 버리는 후계자들까지 생겼다.
“말 안 들으면 죽인다!”
인내력이나 품위는 아이언에게 철저하게 당해서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였다.
그리고 엄청난 희열을 맛보았다.
과거라면 만만치 않은 고위 초능력자인데 기계신의 물리력에 권능에 도달하고 있는 자신들의 초능력이 합쳐지자 말 그대로 개미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것이 기계신과 신령으로 융합한 나의 힘인가?
‘나 너무 강하잖아?’
일부의 초능력자들은 단합해서 덤벼들었지만, 기계신에게 상처 하나 내지 못하는 광경을 보니 내심 기쁨에 휩싸이는 후계자였다.
‘내가 약한 것이 아니었어.
저쪽이 너무 강한 탓이었구나.’
‘지긋지긋하게 죽었다 부활한 보람이 있다.’
그렇게 자신감을 되찾은 후계자들은 초능력자들을 강제로 교육하면서 기동연습을 시킨다.
“못 움직이면 죽는다는 각오로 달려들어!”
실제로 죽여버리고 천국의 부활에 맡겨버리니 초능력자들도 기겁하면서 필사적으로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언의 기계신 군단 영웅동맹은 그렇게 완성되어갔다.
그때 아이언은 프롬 여왕과 마주하고 있었다.
겨우 며칠 만에 완벽하게 승기를 잡았기에 환한 얼굴이었고 아이언을 보자 더욱 미소가 짙어졌다.
“어서 오십시오. 아이언.”
“어머니?”
프롬 여왕이 복귀했다는 정보에 연합의 주력함대를 제국의 함대를 총동원하여 순식간에 정리하고 복귀한 에메랄드 공주가 놀랄 정도로 공손한 태도였다.
‘혹시 끌려갔을 때 세뇌라도 당하셨나?’
‘그렇지는 않은 것 같은데?’
화사한 미소까지 띄우고 있으니 제정신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여왕은 과거에 기계 귀족들과 제국에서 정체 모를 존재들에 대한 기억과 기록을 모두 제거했다.
그래서 아이언이 누군지 모르지만 심상치 않은 기운과 환대에 긴장하고 있는 기계 귀족들이었다.
아이언은 그들의 앞을 시선조차 주지 않고 지나서 프롬 여왕의 허벅지 위에 앉는다.
“......”
프롬 여왕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보기에는 절세의 미소년인 아이언을 그대로 편하게 앉게 했다.
옆에 앉아있던 에메랄드 공주는 아이언의 눈동자에서 이글거리는 살기와 투기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제압당해버린지 오래였다.
초능력의 제어장치를 발동하고 있는 기계 귀족들을 쳐다본 아이언은 화를 내면서 외쳤다.
“너희들 때문에 내 재산이 줄었다!
누가 배상할 것이냐?”
다짜고짜 갑자기 자신들에게 재산 이야기를 하자 이해가 가지 않는 기계 귀족들이었다.
초능력자들이 갑자기 전부 사라지고 나서 맹세코 특별한 일을 벌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이제 초월자에 입문한 프롬 여왕은 접촉된 피부를 통해서 전해지는 강대한 신력과 정기에 놀라면서 물었다.
아이언은 분을 참으면서 외쳤다.
“이번 은하제압으로 인하여 거주 가능한 행성이 열 한 개가 소멸하였어요.”
“아!”
그제야 아이언이 왜 화를 내는지 짐작한 프롬 여왕이었다.
초월자가 되면서 정신체에 대한 기초지식을 신계 자아로부터 넘겨받아서 어느 정도 알았다.
‘은하계에서 지성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은 극히 적기에 신족에 의해 특별관리가 된다.
그리고 신족의 주신들에게는 바로 행성들이 재산이 된다.’
그래서 제국에 복귀하자마자 기존의 무분별한 자원 채취를 중지하고 전쟁 중에도 피하라고 지시를 했었다.’
아이언이 자신을 유모로 삼기 위해서 특별취급을 하고는 있다.
‘후계자들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니 절대로 자비로운 존재는 아니다.’
정신체는 지성체들의 권력다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은하계의 정신체는 아이언이 지배하고 내가 지성체를 관리한다.’
서로 개입할 명분을 전혀 만들지 않는 것이 좋았다.
이미 기반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전쟁 중이라 행성파괴를 중지하라는 지시가 잘 지켜지지 않은 모양이구나.
열 한 개나 파괴되었다니 이게 무슨 일이지?’
프롬 여왕은 에메랄드 공주를 쳐다보면서 정확한 사실이냐고 의지를 보내는데 바로 부정의 대답이 돌아온다.
‘행성의 파괴는 처음 듣는 일이에요.’
에메랄드 공주는 연합의 초능력자들 부재를 틈타서 일주일 동안 연합의 주력함대를 처리하면서 일만대 정도의 우주 전함과 일천만의 군인을 처단했다.
당연히 행성파괴를 할 여력이 없었다.
‘에메랄드는 함대전을 주관했으니 행성의 점령전을 할 리가 없다.
그럼 기계 귀족들이 움직였나? ’
함대를 수족처럼 조종하는 에메랄드 공주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는 전장은 우주 공간이니 행성제압은 기계 귀족들에게 맡겼을 것이다.
그들에게도 지시를 명령을 내렸지만, 정체 모를 존재들을 숨겨야 했기에 권고수준이었다.
‘차후의 지배를 위해서 삶의 터전인 행성파괴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는데 기계 귀족들이 어겼군.’
기계 귀족들이 전쟁을 틈타서 그동안 골치를 아프게 했던 연합 저항세력들의 거점이기도 한 행성을 통째로 없앤 것으로 보였다.
‘우주 공간에서 제약이 없는 기계 귀족들에게 지성체들이 살 수 있는 행성은 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일일이 도시를 제압하는 방식보다 행성 자체를 통째로 없앴구나.
이 어리석은 것들! 갑자기 내려진 지시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기계 귀족들은 기계 몸을 가진 존재들로 은하의 통일을 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쓸데없이 평범한 인간이 늘어날 수 있는 행성을 줄이고 저항이 극심한 행성은 아예 지워 버린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아이언의 분노를 샀다.
“이 은하계의 모든 별은 내 것이다.
그런데 누가 감히 제멋대로 처분해!”
지성체가 죽으면 영혼을 지옥이나 천국으로 회수해서 정기를 짜내면 된다.
허나 지성체를 늘릴 수 있는 생활공간인 행성이 감소 되면 다른 불모지 행성을 막대한 정기와 노력을 들여서 재개발해야 했다.
그래서 무분별한 행성파괴는 은하계의 신계 주신으로서 용서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아이언은 알현실을 환하게 밝힐 정도로 강렬한 황금빛을 발산하면 기계 귀족들을 노려보면서 외친다.
“어리석은 지성체들이 서로 싸우다 죽는 일은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말이다.
왜 행성까지 건드냔 말이다?
설마 초월자가 될 확률도 낮고 정기도 약한 기계 인간 따위가 행성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상황을 모르니 전혀 주제 파악을 할 줄 모르는구나.”
더 말하기도 싫은 아이언은 신경질적으로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만을 들어서 그대로 위로 올렸다.
“지성체 주제에 감히 신족 소유의 행성을 마음대로 파괴를 했다.
일단 처벌부터 하겠다.
죽음을 선고한다.”
“!!!”
기계 귀족들은 다짜고짜 죽으라는 선고가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어리둥절했다.
그 순간 아이언의 엄지손가락이 그 자리에서 회전하면서 바닥을 향한다.
슥-! 팟-!
아주 약한 황금빛이 알현실을 비추었다.
기계 귀족들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초능력 방어장치를 최대한 작동하면서 긴장을 했지만, 변화가 없었다.
금속 얼굴로 의아한 표정을 만들려는 순간 프롬 여왕님과 에메랄드 공주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사라진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금속 재질의 무엇인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다다다다당-!
바닥을 보니 그것은 바로 자신의 몸이었다.
옆에 서 있던 동료들의 기계 몸이 단 하나의 빠짐도 없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
‘!’
놀라서 소리를 치려고 했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뇌를 보호하면서 감각을 제공하는 기계 몸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해가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주변을 보고 커다란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아-!’
‘아끄끄끄끅-!’
주변에는 척수가 달린 뇌들이 둥둥 떠 있었다.
그리고 거의 보이지 않은 희미한 몸이 뇌를 감싸고 있는 끔찍한 모습들이었다.
‘설마 이게 지금 내 모습이란 말이냐?’
뇌만 남은 이 모습이 지금의 자신이라고 생각되자 미칠 것만 같은 기계 귀족들이었다.
그들의 절망에 아이언은 조금 표정이 풀려서 설명을 해주었다.
“이것이 지금 너희들의 영혼의 상태다.
그런데 뭘 그렇게 놀라나?
육체를 기반으로 하는 지성체다.
그런데 몸을 버리고 기계 몸에 적응했을 때 문제가 있을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을 것인데?
그래도 너만은 육체를 남겨놓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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