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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072화 (983/2,000)

34권 35권

가벼운 손가락질로 발산한 투기였는데 신계 전부가 뒤흔들리는 투기 폭풍이 영웅동맹을 강타한다.

투가가가가가가각-! 파사사사사삭-!

더욱 강해진 투기 폭풍에 휘말린 기계신체들은 조종자와 함께 가루로 변해서 소멸한다.

그리고 영웅황제와 아이언에 의해 바로 부활한다.

화풀이의 의미도 있지만 지금 이래야 할 이유가 있었다.

“최하위 초월자로서 죽음에서 부활해도 신격이 떨어지지 않는 지금이 적기다.

강자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물러나지 않으면서도 살아남는 방법을 익혀라.

그리고 최후까지 살아남아 강해져라!

영웅황제여 너도 쳐라-!”

아이언의 조종을 받은 영웅황제의 손바닥이 허공에서 바닥을 내리친다.

꽝-! 꽈꽈꽈꽈꽈꽈꽈꽝-!

투기로 바닥에 찍은 손자국은 일 킬로미터를 넘었고 여파는 신계의 궤도를 바꿀 정도였다.

그 안에 들어간 후계자들과 기계신체가 어떤 꼴이 되었는지는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끝없이 몰아붙여 오는 투기공격에 비명조차 지를 여유가 없었다.

가공할만한 강도의 투기와 살기에 압도되었다는 사실조차 잊고서 공격을 회피하고 여파를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조금씩 여유가 생긴 후계자들의 입에서 끝없이 비명과 욕설이 흘러나온다.

“크허허허허허허-! 제길-!”

“아아아아아아악-! 이게 뭐야?”

죽음과 부활의 고통은 지성체들에게 견딜 수 있는 고통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끝없이 반복하니 무디어져 가는데 그 사실이 더 미칠 노릇이었다.

기계신체와 신체가 동시에 부활하니 지금 자신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기계신체를 조종하고 있는지 조종당하고 있는지 구분이 모호해져 가는 것이었다.

지금 후계자들은 영웅왕과 영약을 얻기 위한 싸움인지 조금이라도 덜 죽기 위한 몸부림인지도 잊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무아지경에 빠져가는 영웅동맹의 귀로 천둥처럼 아이언의 의지가 담긴 신언이 울린다.

“검의 경지에 검과 하나가 되는 경지를 신검일체(身劍一體)라고 한다.

단순한 금속 덩어리를 몸처럼 다루는 경지에 도달하는 지성체조차 극히 드물다.”

이제 투기 폭풍에는 어느 정도 적응된 영웅동맹의 후계자들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친다.

과꽈꽈꽈꽈꽈꽈꽝-!

아이언의 몸에서 발산되는 투기의 해일이었다.

상급 창조신조차 떨게 했던 강대한 위력에 또다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휘말려서 전원이 소멸한다.

“그런데 너희들이 이루어야 할 경지는 기신일체(機神一體)!

권능을 사용하는 기계신과의 융합이다.

일반적인 지성체들은 절대로 도달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기계신체와 신령을 일체화시키고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면 어느 정도 이룰 수 있다.

죽어봤자 떨어질 신격도 없는 지금이 바로 기회이다.”

“으아아아아아-!”

후계자들의 입장으로는 의도와 효과는 더없이 좋은데 방식이 정말 악질이었다.

그러나 빨리 아이언이 요구하는 경지에 도달하지 않으면 이 고통이 끝이 안 난다는 사실은 확실히 깨달았다.

그래서 투기의 해일에 먼지로 변해서 소멸했다가 이제 자력으로 복구를 시작하는 영웅동맹이었다.

대처가 늦을수록 더욱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나온 조건반사적인 행동이었다.

슈가가가가가가가-!

모래처럼 부서진 기계신체가 일체화된 후계자들의 신령에 의해서 시간을 되돌리는 것처럼 재생된다.

더구나 본인들이 가졌던 지식까지 투입하여 기능을 강화한다.

초월자 특유의 투기와 살기가 높아져서 아이언의 투기 해일을 막는 방어막을 치려 했다.

그제야 아이언의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렇게 기계신체와 신령이 완전히 하나가 되어라.

그래서 정신체로서 권능과 기계신체의 물리력을 동시에 손에 넣어서 동시에 증폭시켜야 한다.

이 경지를 이루지 못하는 한 상위 정신체와의 승부에서 이길 방법은 없다.”

화답하듯이 일만의 기계신체들이 뭉쳐서 해일에 견딜 방파제를 만들어낸다.

꽈우우우우우우우웅-!

투기의 해일에서 버틴 후계자들은 기쁨을 표하기도 전에 다음 벌어지는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

지금까지의 공격은 장난이었다.

그렇게 주장을 하는듯한 시야를 모두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한 투기의 소용돌이가 덮쳐오고 있었다.

‘초월자들의 오의 중 최강이라고 말했던 은하유성(銀河流星)!’

어느 정도의 위력인지 모르지만, 공간이 뒤틀리고 시간이 어긋나는 모습이 정확하게 보일 정도였다.

시공간까지 뒤흔드는 이 투기의 회오리 공격은 이미 보았기에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는 사실도 잘 알았다.

저절로 의문이 생길 지경이었다.

‘이걸 지금 우리가 어떻게 막으라고-!’

‘설마 우리를 죽이고 되살리는데 재미가 들려서 이러는 것은 아니겠지?

투기의 해일조차 막아낸 방파제가 일순간에 증발한다.

슈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그리고 신계의 방어벽까지 꿰뚫고 나가버린 은하유성의 회오리를 본 아이언은 솔직히 잘못을 인정했다.

“아 실수-! 잘 막기에 조금 과했다.

어느 정도 도달한 것 같으니 휴식을 취하도록 해라.”

아이언의 입장으로서는 정말 드문 일이지만 칭찬을 하면서 보상까지 주었다.

“이건 상이다.”

탁-! 팟-!

영웅황제에 의해 금방 다시 살아난 후계자들에게 세계수의 술이 한잔 씩 돌려진다.

그리고 아이언은 다음 처리할 일을 위해서 차원 이동을 했다.

남은 것은 각자의 눈앞에 떠 있는 술 한잔이 다였다.

후계자들로서는 그렇게 험하게 굴려진 보상이 겨우 이 정도냐고 성질을 부릴만도 했다.

하지만 수없이 죽이고 바로 부활까지 시킬 수 있는 상위 존재에게 덤빌 용기는 이제 없었다.

이런 감당 못 할 짐을 자신들에게 떠넘기고 멸망한 고대문명의 어리석음에 원망이 생길 뿐이었다.

‘우리보고 이런 존재들하고 싸워서 복수해달라고?’

‘잘 망했다. 미친 것들.’

부들거리는 손으로 허공에 떠 있는 술잔을 잡는데 저절로 한탄이 흘러나왔다.

“후우-! 어쩌다가 우리 운명이 이렇게 되었지?”

“흐윽-! 약해서지 또 다른 이유가 있겠나?”

하나둘씩 울음이 섞인 불평이 물밀 듯이 터져 나온다.

물론 아이언이 술잔을 돌리자마자 어딘가로 떠난 사실을 알기에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술잔을 버리거나 던지지는 않았다.

신계 자아에 의해 세계수로 만들어진 술이 정신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 영약인지를 모르는 존재는 이제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하위 초월자의 신격에 영웅황제가 주도한 부활에 정기를 소모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신적 타격이 극심해서 신체조차 위기다.’

지금처럼 위태로운 상태에는 이런 고농도의 정기가 즉효임을 알기에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셨다.

꿀꺽-!

술이라는 형태를 한 강렬한 정기가 전신에 퍼지는 느낌은 환상적이었다.

지성체 시절에 누렸던 어떤 쾌락도 비교하기 힘들 정도였다.

여운을 즐기기도 전에 바닥난 잔을 아쉽게 쳐다본 후계자들은 불평을 내뱉었다.

“크으으-! 좋기는 하지만 너무 적잖아?”

“누구는 술병을 받고 우리는 그 고생을 하고도 겨우 한 잔이냐?

“그러게 말이야.

지배층인 신족답게 팍팍 쓰셔야지.”

“하여간 신족은 가진 것도 많으면서 쪼잔하다니까.”

얼마 전까지 신족과 적대하던 이들이었기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불만이었다.

하지만 상황을 직시하고 있는 일부의 인원은 당장 가로막았다.

“입조심 해!

여기는 신계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신계 소속이다.”

“벌써 충성이냐?

따로 보상이라도 받았나?”

비아냥이 날라온다.

이제까지 저항을 계속하던 신족의 부하가 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은 후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현실을 빨리 받아들이자는 소수도 만만치 않았다.

“뭐라고 했냐?

그럼 어떻게 하자고?”

“깔끔하게 죽을 수도 없는데?”

“그렇게 기개가 있고 잘 났으면 직접 덤비지그래?”

그러나 이런 소요도 잠시였다.

아이언이 다시 영광의 자리에 나타난 것이다.

황금빛 투기가 타오르는 아이언을 본 후계자들은 모두 반사적으로 엎드렸다.

“추가로 지시할 일이 있다.”

“하-! 말씀만 하십시오.”

방금까지의 논란은 싹 사라지고 일치단결해서 외친다.

눈앞의 고위신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이고 얼마나 지독한 성향인지 며칠 동안 뼈저리게 느낀 덕이었다.

잘못하면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 공포와 카르마의 계약서에 동의한 충성의 맹세가 딴생각 자체를 못하게 하니 이런 현상이 당연함을 알고 있는 아이언은 시큰둥하게 말했다.

“관객이 부족해.

천국과 지옥으로 소환된 초능력자들을 전원 휘하에 넣고 단련을 시켜라.

최소한 이 기계신체들을 초능력으로 움직일 정도는 되어야 한다.”

허공에서 수만 개의 기계 인형들이 떨어진다.

아이언은 제국이 가지고 있던 구형과 연합이 가지고 있던 전량을 거두어 오고 약간 개조한 것이다.

구구구-!

하늘에서 떨어지는 기계신체들을 본 초능력자들의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후계자들이 아이언에게 받는 수련을 보면서 떨고 있었는데 이제 자신들의 차례였다.

“천국과 지옥에서는 죽여도 상관없다.

이 기계신들을 초능력자들이 어떻게든 움직이고 손뼉을 칠 수 있게 만들어.

그래야 관객이라도 하지.”

“하-! 맡겨주십시오.”

후계자들의 즉답과 함께 또다시 차원 이동을 한다.

아이언은 일대 흑염의 절대자의 가호가 되살아난 흑염 세력과 결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준비할 것이 아주 많았다.

후계자들은 또 가혹한 수련이 시작되나 초긴장을 했다가 오히려 시키라니 신이 났다.

“움직여서 손뼉 치는 것 정도야 간단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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