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070화 (981/2,000)

34권 35권

우주신들은 반론을 할 수 없었다.

우주신의 영웅신이기도 한 샤이니의 놀라운 무력은 자신들이 가장 잘 알았다.

‘샤이니 혼자서도 최고 위원회의 모든 창조신을 쓰러트릴 수 있다.’

그런데 패배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명분에 밀려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죄인의 옷을 입고 근신하던 모습을 본 충격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브라이트는 나직하게 다시 확인했다.

“추억을 되살린 이번 일로 만족하고 모두 그만 잠들었으면 좋겠군.

우리는 언제인가 올지 모를 창조주님의 부름을 기다리면서 편히 쉬세.”

우주신들은 생각에 잠겼다.

집착은 컸지만 어리석지는 않기에 현실을 직시한다.

‘샤이니조차 지금 흐름에 견디지 못했다면 나도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구나.’

‘겨우 일백 명으로는 현세계를 통솔하기 벅차다.’

‘그러나 우주신들의 은퇴와 잠을 직접 명령하신 창조주님이 다시 깨우실 리는 없다.’

‘우리 시대는 정말 끝났군.’

대부분의 우주신들의 고개가 힘겹지만 끄덕인다

그 모습을 본 브라이트는 과거 자신의 자리에 앉아있는 지금의 창조신장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직접 싸웠던 샤이니의 판단에 의하면 흑염 도적단은 영웅신들의 집단이오.

그들을 상대하는 유일한 방법은 더 이상의 정기 흡수를 막고 철저하게 몰아붙여서 소모 시키는 방법밖에 없소이다.

그러니 고위 창조신들을 총동원하여 흑염 세력이 노리고 있는 신계들의 주변 지역 우주 모두를 지키고 봉쇄해야 하오.

그러나 이렇게 해도 은하계 이상을 도약하는 그들의 도주를 막을지는 미지수요.

이런 난국을 타개할 지휘관은 오직 샤이니밖에 없소.

당장 샤이니에게 걸렸던 근신을 해제하고 신족 총사령관으로 임명하여 주시오.”

“.........”

창조신장은 고위 창조신들이 브라이트의 명령에 따라서 모두 전선으로 나가고 최고 위원회에 이제 홀로 남았다.

누가 우위인지 명확했지만, 승인을 내리지 않는다.

창조신장의 입장으로서는 최강의 투신이자 최고의 군신으로 칭송받던 샤이니가 총사령관이 된다면 어떤 사태가 온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다.

‘샤이니에게 군권이 넘어가면 다시는 돌려받을 수 없다.’

소수의 병력조차 허용하지 않았는데도 군신과 투신들의 신망은 창조신장을 넘어서 있었다.

그런데 총사령관까지 맡기고 나서 강제로 회수하려고 하면 군부의 반란까지 각오해야 했다.

그걸 아는 이상 대안이 없어도 절대로 승낙할 수 없는 일이었다.

브라이트로서는 실로 답답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하아! 또 정치인가?

강함과 약함에 따라 승리와 패배가 결정되기에 힘이 모든 가치의 기준이었던 야만스러운 종족전쟁 시절이 그리울 줄은 몰랐군.’

창조신장의 승인이 없으면 지금 조치가 흔들리고 근신을 풀고 군권을 넘기지 못하는 이유도 잘 알기에 브라이트는 거래를 제안했다.

“휴우우우우. 군권(軍權)을 임시로 넘기는 대신에 약속하겠소.

흑염 세력의 토벌이 끝나면 샤이니도 은거지로 데려가리다.

그리고 더는 우리에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오.”

“.........”

그 말에 창조신장의 고개가 천천히 끄덕여졌다.

창조주님의 가호를 받아 창조신장이 된 자신조차 능가하는 권능과 명성을 가진 샤이니와 브라이트는 엄청난 부담이었다.

‘은퇴했으면서도 계속 참견하려는 다른 우주신들이 모두 잠들기를 가장 바랐다.’

하지만 차마 강요할 수 없었던 일이 마침내 마무리된 것이다.

“승인하겠습니다.”

“고맙소.”

그렇게 브라이트와 창조신장의 거래와 정치가 끝났다.

그다음에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어 고위 창조신들과 신족의 대규모 병력이 강탈 예고를 받은 신계의 주변 우주를 에워싸면서 지역 포위를 개시한다.

그러나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완벽한 포위망을 구성하기에는 벅찼기에 일단 처음 투입하려던 병력과 계획을 그대로 시행되었다.

총사령관이 된 샤이니가 정기 고갈상태였고 지휘를 위해서 직접 전투참가가 힘드니 일단 기존 계획대로 가고 추가 병력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신계에 직접 투입되는 병력 앞에서 다시 신족의 총사령관이 된 샤이니는 단호하게 명령했다.

“그들은 허계의 도망자가 아닌 영웅신이었던 강자들이다.

습격받은 신계와 중앙핵을 포기하더라도 그들에게 더는 정기를 주어서는 안 된다.

최악의 경우 중앙핵을 파괴하고 최대한 전투를 지속해서 정기를 소모하게 해라.”

중앙핵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면 먼저 신계를 자폭시키라는 지시와 같았다.

신계 주신을 직접 상대하는 위원회는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기겁하며 반대를 했지만, 신계를 잃어도 어느 정도 보상을 해주기로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창조신계의 도움이 없다면 끝장이다.’

그렇다고 신계에 이 방책을 알려줄 수 없기에 비밀로 했다.

그리고 신계 주신들은 최초에 약속했던 이상의 지원병력이 도착했기에 안심했다.

바로 최고 위원회의 상급 창조신이었다.

차원권능의 도주를 막기 위한 초광역 포위망을 구축하기도 부족한 전력이지만 더욱 치열한 전투를 지속시키기 위해서 한 명씩을 파견한 것이다.

평상시라면 마주 보기도 힘든 고위 창조신이 겉에서 방위력을 강화해주니 두려움이 사라지고 안심한다.

‘고위 창조신님이 직접 파견을 온 이상 아무 문제가 없다.’

그렇게 예고한 일주일이 지나가려 한다.

그리고 아이언이 파견을 가기로 한 신계에서는 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샤이니가 파견 보낸 상급 창조신과 아이언의 충돌이었다.

화면 너머이지만 서로 마주 보면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네가 상급 창조신이라고?

더럽게 약한 주제에 신격만 높구나.

그런데 네 지휘를 따르라고?

나를 이길 자신은 있냐?”

아이언은 아낌없이 황금빛 투기의 날개를 전개하여 상급 창조신을 압박한다.

시간 낭비는 질색이니 상급 창조신이 대꾸하기도 전에 입을 막아버릴 셈이었다.

“감히 뭐라고? 윽!”

화면 너머지만 그 투기는 상급 창조신도 기겁할 정도였다.

왜 최고 위원회의 자리를 임관과 함께 주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이었다.

‘뭐 이런 투기가 다 있어?

종족전쟁 시절에는 이런 존재들이 넘쳐났단 말인가?’

상급 창조신은 겨우 이런 하위 신계에 파견 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구나 중앙핵을 빼앗길 것 같으면 강제로 자폭을 시키라는 임무라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도 신계 주신의 확실한 각오와 신계 전부를 총동원한 방어준비가 마음에 들어서 기꺼이 도울 생각은 들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여기 있어야 할 초월자와 기계신 군단이 없는 것이다.

의아해서 신계 주신에게 물었다.

‘왜 먼저 지원을 보낸 아이언이란 초월자와 기계신 군단이 위치하지 않은가?’

지극히 곤란한 표정을 한 기특한 신계 주신은 이유는 모르지만, 예고일 전에 보낸다는 통보만 받았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말도 안 된다고 당장 끌고 올려고 연락했다가 바로 이런 꼴이었다.

‘설마 같은 최고 위원회의 위원이라고 이렇게 맞먹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위원회의 관리신들이 와서 치를 떨면서 욕할 때도 설마 하면서 반신반의를 했다.

그런데 뭐 이런 천둥벌거숭이가 있어?’

최고위 창조신도 함부로 못 하는 자신을 이렇게 막 대하자 바로 감정이 폭발한 상급 창조신이었다.

그러나 다음에 쏟아지는 추궁에 할 말을 잃었다.

“네가 샤이니보다 능력이 뛰어나냐?

그래서 어떤 대책을 가지고 왔지?

전달된 정보를 보면 창조신계의 여유 병력이 총동원된 상황으로 보이는데 왜 너 혼자 온 것이냐?

추가 병력은 어디 있어?

설마 방어하다가 불리해서 질 것 같으면 신계 주신의 자리를 빼앗아서 버티거나 중앙핵을 파괴하라는 명령을 받았나?”

“..........”

실로 할 말이 없는 날카로운 통찰이었다.

샤이니가 신계에 직접 파견을 나가는 상급 창조신들을 불러서 직접 경고하고 지시했다.

‘흑염 도적단은 허계에서 거의 자신과 동급의 영웅신들이었고 서서히 힘을 회복하고 있다고 했던가?

싸울수록 강해지고 상위 존재에 강한 영웅신의 특성을 고려하면 직접 전투는 위험하니 하지 말고 신계 방어에만 전념하면서 정기를 소모 시키라고 명령하셨다.

필요하다면 신계 주신의 권한을 빼앗아서라도 철저하게 말이지.’

신계의 핵을 현재의 고위 주신에서 상급 창조신으로 바꾸어서 방어력을 강화하여 적을 지치게 한다.

반드시 신계를 지키기 위해서 고위 창조신들의 직접 전투를 원하는 신계 주신들의 희망을 꺾는 지시였으니 비밀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지?

설마 유추했나?

그럴 리가?

아무리 보아도 어린 초월자인데?’

그러나 이 소모작전계획은 철저하게 기밀이었으니 분명 상대의 생각과 입장을 예측해서 쏟아내는 말투였다.

‘모습은 아이인데 생각은 노련한 노신(老神) 이상이다.’

투기에 밀리고 머리에 졌다.

그다음에 쏟아지는 아이언의 폭언에 상급 창조신의 얼굴이 하얗게 변해간다.

“이 멍청이들! 압도적인 전력을 동원했으면 공격을 해야지 왜 방어를 해!

이렇게 버티다가 신계를 잃거나 중앙핵을 빼앗기면 다른 정신체들이 보기에는 최악의 수치스러운 패배가 된다.

도적에서 의적으로 만들어 주더니 이제 영웅이 되게 하여 신족과 대등한 세력으로 올려줄 생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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