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057화 (968/2,000)

34권 35권

후계자들은 뼈가 으깨지고 근육과 내장이 납작해졌지만, 의식도 뚜렷하고 말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이언으로서는 나름대로 회심의 역작으로 배려했는데 아무도 모르니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신계의 역할을 겨우 일백 미터가량의 기계신으로 대체하다니 엄청난 일이었다.

“에이-! 무식한 것들.

정신체와 세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무슨 반란에 혁명이야?

이 꼴이니 성공하고도 망하지.”

좋은 물건을 얻었으면 다른 존재에게 자랑하고 부러워하는 모습을 봐야 만족감이 커진다.

그러나 가치도 모르는 존재에게 보물을 보이면 허탈하기만 할 뿐이었다.

아기 앞에서 황금 광산을 자랑한 꼴이었다.

‘후계자들은 원래 현세계의 신족들에 묶여있던 영혼의 환생을 전부 영웅황제 아이언이 가져갔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 못 하고 있군.

이제 완전히 신족의 지배에서 벗어났다는 사실도 몰라.’

설명하려면 끝이 없었다.

영혼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직접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 최고였다.

“일단 빠르게 교육부터 완료해야 하나?

전부 밟아 죽여라.

영웅황제 아이언.”

“!!!”

그 명령과 함께 영웅황제 아이언의 거대한 모습이 순간 사라졌다.

그리고 피떡이 되어 바닥에 눌어붙은 채지만 절반 정도 살아나던 후계자들의 위로 커다란 발자국들이 일순간 찍혔다.

꽈꽈꽝꽝꽝-!

기계신의 신체로는 믿겨 지지 않을 속도로 단숨에 일만의 후계자들의 숨통을 끊어버린 영웅황제 아이언이었다.

그 신속함은 상위 천족인 워터 문조차 어떻게 움직였는지 모를 정도였다.

“크아-!”

“아아-!”

최후의 비명을 지르고 죽은 후계자들의 영혼이 신체에서 이탈된다.

비록 죽었지만 그래도 이 비참한 순간에서 벗어났다고 안심하는 순간 엄청난 흡입력이 빨아들이는 것을 느꼈다.

‘어어어어-! 또 뭐야?’

어디로 흡수되어 가는지 확인해 보니 방금 자신들을 끝장내었던 거대 기계 인형의 이마에 박힌 검은 보석으로 영혼들이 모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신령에 거의 도달한 격이 높은 영혼이기에 신계 자아가 거침없이 정보를 주입한다.

‘허어억-! 그보다 우린 죽지 않았나?

이 상태는 뭐야?’

‘설마? 죽어도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인가?

그보다 영혼이라는 것이 실재했어?’

‘영혼이 정말 있다면 천국과 지옥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걸 통제하는 것은 바로 신족이다.’

‘그럼 우리는 도대체 무엇과 싸우고 있었던 것이야.

이건 말도 안 돼-!’

이것은 후계자들에게 충격이었다.

죽은 뒤의 삶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기에 기계신체나 복제 인간을 쓰면서까지 어떻게든 수명을 늘려왔다.

그리고 고대문명의 지배층에게 배운 대로 지성체를 가축으로 삼으려는 신족을 적대해 왔는데 알고 보니 완전히 미친 짓이었다.

‘아무리 이겨도 죽으면 영혼이 되어 다시 신족의 관리에 들어간다고?

그럼 승리할 방법이 없잖아?’

‘이런 이야기는 전달된 자료에 전혀 없었어.’

‘그보다 저기로 들어가면 안 돼!’

후계자들의 영혼을 빨아들이는 검은 구슬이 신령연옥이라고 알려준다.

그리고 고위신의 신령조차 탈출 불가능한 감옥이라는 설명에 이제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은 후계자들이었다.

잘못하면 유령 상태로 영구 감옥행이었다.

‘신령도 허락 없이 나올 수 없다면 우리들의 힘으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다.’

‘영혼 상태에서도 초능력의 사용은 가능하다.

어떻게든 벗어나야 해!’

‘초능력은 오히려 더 강해졌는데 벗어날 방법이 없다!’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했지만 그들의 영혼의 일부를 가지고 있는 영웅황제 아이언의 흡입력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으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악-!’

그렇게 모든 후계자의 영웅황제 아이언의 망토에 적힌 그들의 이름이 일순 빛나면서 회수가 완료되었음을 알린다.

신령연옥에 마련된 독방에 전원이 갇힌 것을 본 아이언은 간단하게 부활의 명령을 내렸다.

“아무래도 너희들에게는 너무 아깝구나.

바로 나오너라. 리!”

현세계 최고위 창조신도 가두고 권능을 활용할 수 있는 신령연옥의 가치를 생각하면 당연한 판단이었다.

그래서 나온 장난 같은 말투였지만 모든 후계자의 영혼은 신령연옥에서 품어져서 순식간에 부활했다.

후계자들은 엉망이 된 신체가 멀쩡해지고 거기에 의복과 장비까지 신품이 되어있자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기계신의 복구까지 고려한 부활이 완전히 작동하자 만족한 아이언은 흐뭇한 미소로 물었다.

“이제 너희들은 다른 신계의 천국과 지옥에 안 간다.

영웅황제 아이언이 존재하는 한 신족의 통제를 받아서 환생을 안 해도 된다는 뜻이지.

이게 바로 진정한 신족에게서 자유라는 것이다.

너무 좋지?”

“.........”

자신들의 영혼 소속이 바뀌었고 영웅황제 아이언에 의해 죽어도 바로 원상태로 부활할 수 있다는 점은 이제야 이해가 갔다.

‘신족 대신 이 무서운 고위신에게 묶이지만 않았다면 좋아했을 일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태는 악화하고 있다.’

죽으면 끝이니 살아서 자유롭게 살자고 생각했던 후계자들이었다.

그래서 암중에서 지성체를 관리하려는 신족에게 전력으로 저항했다.

‘죽으면 영혼이 신족이 다스리는 천국이나 악마가 통제하는 지옥에 간다고 이야기는 들었다.’

‘그러나 그건 옛날이야기였어!’

‘영혼조차 실증되지 않아 실제로 믿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경험해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정신체에 입문을 시작하고 신계로부터 본격적으로 정보를 받자 바로 결론이 나온다.

‘지성체는 죽으면 정신체의 관리를 받는다.’

‘영혼과 육체가 승급되어 초월자가 되기 전까지 영구히 환생을 반복한다.

‘그럼 우리는 영원히 심판당할 짓을 하고 있었구나.’

현세계의 지배종족인 신족이 가진 권위는 명확했다.

창조주님이 지배층을 선출하기 위해서 종족 대전을 명령했고 최후의 승자의 권리로서 정식 인정해 주었다는 정보를 들으니 안색이 창백해질 정도였다.

그런 후계자들의 생각 변화를 지켜보는 아이언의 얼굴에는 짙은 미소가 떠올랐다.

‘나름대로 의미를 두려던 제한된 삶에 대한 열정도 끝없이 환생하는 것을 알면 무의미해진다.

지성체는 세계를 유지하기 위한 정기를 만드는 하부조직에 지나지 않아.

끝없이 제한된 삶을 반복하면서 정기를 만들어야 하는 운명이지.

이렇게 세상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흐름을 알면 절망이 첫 번째이다.’

이렇게 지성체들이 부여된 반복된 죽음과 삶, 환생하는 운명의 의미를 깨달은 모든 초월자의 변화는 정해져 있었다.

정신체가 되어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발버둥이었다.

자신도 그러했고 이들도 그렇게 될 걸 알기에 아주 느긋하게 말을 이어갔다.

“정신체로 진화를 축하한다.

가장 밑바닥이지만 새로운 출발을 축복하겠다.”

처음 정신체가 되었을 때 가장 큰 위기는 신체를 유지할만한 정기 보충이 없거나 신계의 지원이 없는 경우다.

지성체 시절에 어떤 강자라고 할지라도 초월자가 되어 얼마 안 된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약한 아기나 다름없었다.

‘기껏 얻은 신체가 말라 비틀어 사라지고 바로 허신이 되는 것이다.’

정기도 원래 가지고 있는 분량밖에 없기에 강해지기는 고사하고 전부 소모하면 소멸한다.

그런 사실까지 신계 자아가 그들에게 접촉하여 정보를 넘겨주자 후계자들의 얼굴은 저절로 일그러졌다.

‘정신체는 음식을 안 먹는다고 굶어 죽지 않고 영원히 젊게 살 수 있다.’

‘정기만 충분하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기에 물질이나 재물 자체가 의미가 없다.’

‘그러나 정기가 없으면 현실에 관여할 수 있는 신체를 잃고 유령과 같은 존재가 된다.’

쏟아지는 정보는 생소했지만 귀중하고 정확했다.

‘정기만 있으면 신체유지나 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다.’

‘신계에 포함되어 있으면 정기 소모가 극소화되고 쉽게 강해질 수 있다.’

거짓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말단이지만 정신체가 되었으니 직접 경험해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거짓말을 할 리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왜 신족이 직접 지배를 하지 않고 정기만을 원했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가 기존에 가졌던 세력이나 물질은 지금 정신체 상태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신족은 정기가 충분하고 신계와 창조력을 가진 고위신만 있으면 생각만으로 얼마든지 최고 수준의 물건을 만들 수 있다.’

쓸모도 없는 수준 낮은 재물과 자원을 얻기 위해서 지성체들과 경쟁하거나 골치 아픈 지배를 할 이유가 없었다.

정기와 창조력으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존재에게 자원이나 인력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사실을 알고 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정신체에게는 기본적으로 지성체가 가진 일반적인 물질이 아무 소용이 없어.’

‘강한 정기를 가진 지성체들이 많이 늘어나면 그만이다.’

‘창조주님에게 부여받은 신계로 환생시켜 정기를 회수하고 번영할 수 있다.’

신족은 죽음 이후의 일을 심판하여 정기를 회수하는 대신에 지성체의 수를 늘리고 행성을 보호한다.

삶에서 얻는 물질로 인한 만족이 목적인 지성체들의 지배층으로서는 전혀 충돌할 이유가 없었다.

‘정신체들은 지성체와 완전히 살아가는 방식이 틀려.’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

‘지배에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지 방해가 아니다.’

신족은 지성체들이 줄어들면 곤란하기에 오히려 자연재해로부터 보호를 해주는 처지였다.

고대문명의 지배층들에게 교육받은 과거 가졌던 지식과 새로 얻은 정보가 충돌하여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정신체들은 지성체들을 노예로 삼을 필요가 없다.’

‘노예들은 삶에 의욕도 없고 수동적이라서 오히려 정기를 약화를 시키기에 기피하는 상황이다.’

‘신족에게 지성체는 단지 많아지고 활기차게 살아서 강한 정기를 내뿜어주면 그걸로 충분해.

‘정기를 흡수하기 편한 신자가 되면 더 좋지만 힘들여서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그럼 우리가 왜 신족과 싸운 거냐?’

여기서 후계자들에게 의문이 생겼다.

지성체의 지배층들은 물질을 원하나 신족은 물질이 아닌 정기를 원한다.

사실이 이렇다면 싸울 이유조차 없었는데 왜 고대문명은 반란을 일으켰느냐는 의문이었다.

‘고대문명의 지배층들은 신족에게 물질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나?’

‘그럴 리가 있나?’

‘우리가 속았다!

그들은 단지 우주를 지배하는 신족을 질투했을 뿐이야.’

아무리 새로 얻은 정보를 부정하려고 해도 정신체가 되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노골적인 적대나 행성을 파괴하지 않는다면 신족은 기본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니 고대문명의 지배층들이 자신들을 속였고 오해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이제 대충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음을 안 아이언은 손가락을 튕겼다.

“진실을 알았느냐?

이제 정신체로서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하겠지?

많은 정기를 벌 수 있는 그럴듯한 직장이 필요할 것이다.

강력한 고위신이 다스리는 신계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

아니 이럴 수가? 너희들은 운이 아주 좋구나.”

신족으로서는 후계자들은 반역자였다.

그런 자신들을 신계로 받아들여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지극히 자비로우면서 살벌한 조치였다.

탁-! 파라라라라라라-!

그런 상황을 장난스럽게 말하던 아이언은 허공에서 종이와 펜의 비를 내리게 했다.

후계자 모두의 앞에 종이와 펜을 내려준 아이언은 느긋하게 영광의 자리에 등을 기대고 말했다.

“마침 나는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처지다.

지금이라면 과거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신계에 바로 받아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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