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영광의 의자에 앉은 채로 가볍게 신력을 발휘하자 수천 발의 황금빛의 빛줄기가 하늘에서 폭우가 되어 내리꽂힌다.
파파파파파파파-!
여기는 신계의 또 다른 중추인 천국이었다.
그 안에서 신족은 최대한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아이언의 차원신력포는 어떤 초능력을 가졌어도 막을 수 없고, 온몸을 구멍투성이로 만드는 관통공격이었다.
바로 벌집이 되어서 쓰러지는 고대문명의 후계자들이었다.
퍼퍼퍼퍼퍼퍽-!
기관총을 난사하는데 맨몸으로 돌격한 것처럼 참으로 덧없는 죽음이었는데 기막힌 일은 바로 다음이었다.
몸에 수 없는 구멍이 나도 죽지를 못했다.
처음에 멋모르고 덤벼들었다가 산산조각이 났을 때와 같은 현상이었다.
‘또-! 또-! 안 죽는다.’
‘신족의 재생이나 부활 권능?’
‘한두 명도 아니고 이렇게 대규모의 부활을 항시 발동시킨다고?’
‘고대문명의 기록에서도 들어본 적도 없다.’
어떤 과학력과 초능력으로 회복해도 몸이 벌집이 될 정도의 부상이면 이미 죽었어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뇌리가 하얗게 변해간다.
빛줄기가 몸을 관통하면서 생기는 고통보다 더 큰 순간 재생의 고통이 덮쳐온다.
‘왔다!’
‘이것만은 견딜 수가 없어.’
원래대로라면 몇 년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면서 겪었을 고통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이다.
영혼조차 죽음과 부활이 동시에 교차하니 저절로 비명이 지르게 되는 순간이었다.
“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
그렇게 죽으면서 동시에 부활 당하는 고대문명의 후계자들을 쳐다보는 프롬 여왕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당혹스러웠다.
‘저들은 어차피 나의 제국에 대항하는 적이었으니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하지만 이러면 곤란하다.’
다른 고대문명의 후계자는 처음에는 자신은 관심 밖이었고 이 소년신에게 관심을 집중하고 욕설을 하면서 달려들었다.
그런데 아이언이 드물게 엄숙한 표정을 지으면서 선고하듯이 말했다.
“상위 존재에 대한 모독은 원래 용서 없는 소멸이다.
그러나 나는 관대하니 무례는 반죽음 정도로 용서해주겠다.”
“!!!”
그와 동시에 허공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기계 손바닥이 튀어나오면서 파리를 잡듯이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아버렸다.
퍼어어어어억-!
욕을 하면서 공격을 했던 고대문명의 초월자들이 피떡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비참한 죽음을 두려워할 정도였으면 고대문명이 후계자로 남겼을 리가 없었다.
신족에 대한 반감과 원한에 대해서 철저하게 세뇌 교육받아왔으니 당연히 다른 더욱 의욕적으로 덤벼들려던 순간 피가 얼어붙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방금 납작해져서 피투성이가 된 동료들의 입에서 고통의 비명이 울린 것이다.
“크어어어어어-!”
“아아아아아아-!”
뼈는 가루가 되어서 분쇄되고 근육은 압축되어 넓게 펴져 있다.
당연히 내장도 거의 종이처럼 납작해져서 살아있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멀쩡하게 살아있다.
‘차라리 죽이지 저렇게 살려둔단 말인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저 꼴로 살 수는 없다.’
빈대떡 같은 육편의 여기저기에 붙어있는 눈동자가 눈물을 흘리면서 굴러가는 모습을 보니 소름이 안 오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완전히 질려버린 고대문명 후계자들의 귀로 아이언의 웃음이 들려온다.
“후후-! 이것 참 이렇게 자비로우면 기강이 안 서겠지만 존경받는 영웅이 되어야 하니 어쩔 수가 없지.”
“..........”
잔혹하기 짝이 없는 고위 소년신의 입에서 자비와 영웅 어쩌고 하는 말이 나온 순간 후계자들은 깨달았다.
자신들이 일반적인 정신을 가진 보통 신족에게 걸려든 것이 아니란 사실을 말이다.
‘미친-! 이게 무슨 자비냐?’
‘신족이 아무리 지성체를 가축 취급을 한다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니다.’
그다음부터는 절대로 아이언에게 직접 욕은 못하더니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오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프롬 여왕으로서는 머리가 안 아플 수가 없었다.
“크아-! 프롬-! 네가 신족들에게 붙은 것이냐?”
“으아아-! 네가 어떻게 우리에게 이럴 수 있나?”
“아아아악-! 우리가 누구인지 잊었어?”
슬슬 거칠어지는 비난의 말에 프롬 여왕의 안색이 확 달아올랐다.
자신도 영문도 모르게 납치되었는데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나도 갑자기 끌려왔다-! 이것들아-!
자기들이 약해서 잡혀 온 주제에 누구를 원망해?
아무리 설명을 해보았자 받는 대우가 워낙 다르니 통할 리가 없다.’
천국이라는 곳에 직접 와보니 고위 초능력자도 감당 못 할 천족들이 넘쳐났다.
더구나 전 우주를 지배하고 있는 방대하기 짝이 없는 신족의 저력까지 생각하면 도저히 과학력이나 제국의 전력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니 앞으로 일을 생각하기에도 머리가 아파진다.
‘천족들조차 우리보다 아래가 아니다.
저들을 동원하면 도적단을 잡는 데 필요하다는 전력은 충분할 것 같다.
도대체 왜 살려주고 있는 것이지?’
끔찍한 살기와 마력을 품어내는 흑염 세력과 그들 앞에서 맥을 못 추는 신족과 천족을 직접 보지 못했으니 당연한 의문이었다.
이렇게 후계자들에게 상황은 극도로 안 좋았지만 아이언에게는 아주 의외의 소득이었다.
‘이미 일을 크게 벌여 놓았는데 즉시 사용하기에 아주 좋은 전력이다.’
신족에게 멸망한 고대 문명의 생존자이다 보니 아주 살기가 넘치고 상위 정신체에 대한 반감이 엄청났다.
창조신의 투기와 존재감을 받아도 대항할 의지를 멈추지 않을 정도였다.
즉 특별히 단련을 시키지 않아도 임시 초월자로 만들어 투입할 수 있는 대량의 인재를 확보한 것이다.
‘후후후후. 대충 일만 명인가?
이 정도면 어느 정도는 보여줄 수 있는 세력을 만들 수 있겠군.’
물론 신족을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로 아는 고대문명 후계자들의 의지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복종하지 않겠다고 하면 따르게 만들뿐 이었다.
“그럼 지휘관이 될 너희들도 교육에 들어가 볼까?
일단 육체와 영혼에 걸린 제어부터 풀어주마.”
다시 천국의 은총과 자신의 신력이 담긴 신력포의 폭우세례를 뿌려준다.
또다시 몸에 구멍을 뚫는 신력포로 집중난사가 이어지자 후계자들의 입에서는 저절로 비명을 터져 나왔다.
파파파파파파파파-!
“헉?”“아악-!”
초능력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육체는 구멍투성이가 되고 끝없이 재생되어 원래의 신체는 흔적도 없어진다.
그것은 후계자들의 몸에 있는 부정한 기운과 현세계의 신족이 영혼에 걸어놓은 신격 제어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이어진 아이언의 축복이었다.
그러나 당하는 후계자들은 이게 무슨 의미가 있고 지휘관으로 삼겠다는 말도 무슨 뜻인지 몰랐다.
“으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일방적인 빛의 폭우를 쏟아내면서 몸을 구멍투성이로 만들어가니 필사적으로 막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의식이 있는 채로 뇌에 구멍이 뚫리고 몸이 산산이 흩어지는 죽임을 당했는데도 바로 부활을 반복해버리니 미칠 것만 같은 시간이 흘러갔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같은 고대문명의 후계자이면서 혼자만 소년신의 옆에 편하게 앉아있는 제국의 여왕 프롬이 보였다.
같은 고대문명의 후계자이면서 자신들은 지옥에 온 것 같은데 왕좌에서 내려다보고 있으니 저절로 이빨이 악물려졌다.
“으득-!”
“아득-!”
아이언에게 욕설을 하면 바로 반죽음을 당해서 납작한 고기 뭉치가 되니 당연히 원망은 그쪽으로 갔다.
모두 정말 처절하게 당하고 있는데 자신만은 아이언의 의자 옆에 왕비처럼 앉아있으니 용납하기 힘들었다.
“이 배신자-!”
“넌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
프롬 여왕은 이제 대놓고 욕설을 하는데도 대꾸할 말이 전혀 없었다.
‘이러면 당연히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전부 잡혀 왔지?
나도 원인을 모르겠으니 설명할 방법이 없다.’
아이언에게 차원이동을 당하면서 자신이 본 것은 조금 안면이 있는 고대문명의 후계자들이 잡혀서 여기로 연속적으로 던져지는 모습이었다.
‘몇 명 이후로 나도 모르는 후계자들까지 체포되었으니 어떻게 모두 잡혔는지 알 수가 없어.’
아이언이 잡은 후계자들의 지식을 전부 조사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으니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런데 더욱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반란군의 잔당들 주제에 감히 내 유모에게 무슨 말버릇이냐?
나의 유모는 모든 지성체 위에 있다.
상위자에 대한 무례는 반죽음이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
“그리고 여기가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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