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044화 (955/2,000)

34권 35권

더구나 아주 즐기고 있었다.

자신이 상급 마족의 통각을 최대한 증폭시켰으면서 시치미를 뚝 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아이언이었다.

“지옥은 아무런 걱정하지 마라.

네가 실종되어도 아무 일도 없다.

마족인 이상 부하 중 누군가가 자리를 차지하고 네가 가졌던 모든 것을 차지할 것이다.

그때 뽑아낸 네 목을 보이면 말이 잘 통하겠지.”

“!!!”

겨우 하위 마신을 목전에 둔 상급 마족이 되었는데 닭처럼 목이 비틀려 죽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더구나 목이 거의 한 바퀴 돌아가면서 죽기 전에 고통으로 미쳐버릴 것 같자 바로 굴복했다.

“크아아아아아악-! 제발 살려주십시오!”

그러나 아이언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어조를 약간 높인다.

“에이! 여기서는 살려달라는 말을 하면 안 되지.

통할 리가 없지 않니?

그런 닭 대가리로 용케도 살아남았구나.

그럼 네가 울지 않아도 어차피 올 새벽을 위해 죽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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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목이 한 바퀴가 돌아갔다.

이제 뼈가 아니라 피부와 근육이 찢기면서 이제와는 격이 다른 고통이 밀려오자 그대로 절규하듯이 소리친다.

우지지지지지직-!

“컥-!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어쩐 일인지 목소리만은 나왔다.

지옥의 악령에서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닭처럼 도살당할 수는 없었다.

원하던 대답을 얻은 아이언은 가볍게 손뼉까지 치면서 환영했다.

짝짝-!

“좋아-! 강력한 힘에 굴복해서라도 제 살길을 찾아야 마족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래야 기회가 있다.”

“켁-! 케에엑-!”

별 가치도 없지만, 은하계의 절반인 지옥을 총괄하는 상급 마족을 얻는 순간이니 나름대로 격식을 갖추어 준다.

카르마의 계약서와 펜을 던져주었다.

“거기에 서명해라.”

“으으으으으-! 예!”

상급 마족은 목이 한 바퀴 돌아간 상태에서 손을 덜덜 떨면서 서명한다.

상대가 일반적인 창조신이 아니고 마신왕보다 더 잔혹해질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그렇게 대등했던 강력한 상급 마족이 저렇게 나약해진 모습을 본 상급 천족의 눈에서 잠깐 두려움의 기색이 스쳤으나 곧 단호하게 외쳤다.

“천족은 어떤 고통을 주고 설사 소멸을 시키신다고 해도 부정에 따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의 다음 책임자도 똑같습니다.”

천족은 욕망에 물든 마족과는 달리 고결한 신념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이런 무력이나 고통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 말에 입을 딱 벌릴 수밖에 없었다.

“아-! 너도 신계와 천족은 걱정하지 마라.

네 후임도 신념을 위해 버틸 것 같으니 모두 죽이고 기계천족으로 교체할 생각이다.

신념을 가진 벽창호들을 설득하는 만큼 귀찮은 것도 없으니 조금 수고해야지.”“!!!”

말을 안 들으니 기존의 천족을 전멸시키고 전부 기계천족으로 대체하겠다는 끔찍한 말이 너무나 쉽게 나온다.

그러나 너무 자연스럽게 말해서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거기에 정세 파악도 정확했다.

“지성체들의 반란이 일어난 이후 여기는 너무 낙후되어서 신족을 운영할만한 정기가 안 나왔다고 하던가?

그래서 천족에게 관리를 떠넘겼더군.

그 이후로 창조신계의 감사도 안 나오고 신계 자아를 통한 연락과 지시만 받아왔다.

신계 자아는 내가 완전 장악을 했으니 기존의 세금 납부만 잘되면 어떻게 될까?

관심이 없으니 누구도 모르고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겠지?

“.........”

“실제로 창조신계에서 점검이라도 온 적이 있나?

더구나 이런 적자라니 슬슬 네 목도 위험해지지 않고 있나?”

아픈 데를 꾹꾹 지르고 언제 이렇게 조사했는지 모르지만 정확했다.

신족이 지성체들을 초월자가 되지 못하게 제약을 걸자 그들은 극도로 발전시킨 과학 문명으로 은하 규모의 반란을 일으켰다.

‘고대문명과 전쟁 와중에 기존의 신계들이 무력화되거나 파괴가 되었지.

그걸 아직 복구하지 못했어.

이러면 수입이 제대로 날 리가 없어.’

더구나 기존의 지성체를 전멸시키고 다른 은하에서 새로 데려온 지성체들이 잘 적응하지 못한 상태였다.

‘외부 은하에서 이주해온 지성체들이라서 기존 행성에 적응을 힘겨워하고 있다.’

살 수는 있지만, 환경 자체가 통째로 바꾸어서 장기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은하를 종횡할 정도로 발달 된 과학 문명이라도 약한 신생아의 높은 사망률은 대처가 힘들 정도라서 인구 증가나 정기수급 상태가 지극히 좋지 않았다.

‘적응문제는 아무 대책이 없으니 시간만이 해결책이다.

덕분에 주신이 신계를 정식으로 운영할만한 정기도 안 나온다.

그래서 신족은 천족에게 이 은하와 이주 지성체들이 잘 융합이 되는지 지켜보고 관리만 하라고 명령했다.’

논밭으로 치면 병해충에 심각하게 당해서 완전히 불태워버리고 새로 시작한 황무지였다.

반란분자들은 깨끗이 정리하고 인구와 정기가 정상 회복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서 신계 주신의 대리를 기쁘게 맡았는데 함정이었다.

‘복잡한 사정으로 남겨둔 고대문명의 생존자들이 문제다.

이들이 지성체들의 지도자로 나타나서 신족을 정체 모를 존재라면서 방해공작을 하는 바람에 갈수록 인식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

고위 천족을 강림시켜 흐름을 바꾸려고 해도 이들의 대처가 너무 빨라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내가 왜 이런 망해가는 곳에 와서 추락해야 해?’

이미 신계 자아와 지식으로 상급 신족의 그런 사정을 잘 아는 아이언은 지극히 여유가 넘쳤다.

“보아하니 하위신이 눈앞이었는데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거지 같은 곳에 파견되었구나.

드디어 실적악화로 강등되니 참 억울하겠다.

참고로 신족은 한 번 그렇게 강등되면 출셋길은 영원히 끝이지.

오르기는 힘들어도 추락은 정말 쉽다고 하더라.”

“.........”

어떻게 여기 사정과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 잘 아는지 핵심만 찍어내고 있었다.

이대로 흘렀다가는 다가올 운명은 생각만 해도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견습 천족과 마족에게 줄 신체를 만들 여유가 없어서 우수한 인재들의 보조인격으로 파견을 보내 의식을 우호적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고대문명의 생존자들과 초능력자들이 방해하는 덕분에 아주 약간의 절약 효과만 있었다.

지성체들이 이렇게 극렬하게 반대만 하니 고심 끝에 내린 다른 대책들이 아무 소용이 없었어.’

직접 토벌도 생각해보았으나 전쟁을 일으킬만한 정기가 없었다.

빠듯하게 운영하고 세금을 내면 빈털터리가 되어버리니 답이 없는 것이다.

‘전쟁도 정기가 있어야 할 수 있었어.’

창조신계에 하소연을 해도 은하 규모보다 아주 적은 세금만 낸다는 타박만 돌아왔다.

그렇게 상급 천족의 표정이 복잡해질수록 아이언의 미소는 더욱 깊어진다.

모든 해결책을 가지고 있으니 여유롭게 말을 이었다.

“정리하면 이 은하는 창조신계로부터 버림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지.

풍요를 보장하는 미개발구역이 산더미처럼 남아있는데 대규모 반란이 일어났던 곳을 신경이나 쓰겠나?

그걸 내가 보호하고 발전시켜주겠다는 말이다.”

여유가 사람을 만든다.

누구나 힘들고 괴로울수록 범죄나 폭력의 유혹에 잘 넘어가는 법이었다.

그리고 이곳의 상황은 최악이고 자신의 아닌 부하들을 위해서라는 명분까지 준 이상 결론은 정해진 상황이었다.

“부하들을 살려주신다면 따르겠습니다.”

“죽어도 명분을 따지는 천족답다.

알았으니 서명해라.”

상급 마족은 서명을 마치자마자 다시 원위치로 돌아온 목을 쓰다듬으면서 상급 천족에게 의지를 보내었다.

‘휴우-! 닭처럼 죽을 뻔했네.

너도 빨리하고 끝내자.

버티어봤자 손해야.’

‘마족주제에 내게 말 걸지 마라.’

그렇지 않아도 심란하기 짝이 없는데 더욱 혼란을 시키고 있었다.

그래도 허계에서 온 도적 떼들에게 중앙핵을 탈취를 보호해주는 대신에 아이언의 지시에 따른다는 카르마의 계약서의 내용을 다시 쳐다본다.

‘부하들을 살려야 신계가 유지된다.

하지만 이대로 힘에 굴복할 수는 없다.’

상급 신족은 이를 악물었다.

엄청난 억제력을 가진 권능 계약서가 분명하니 최소한 빠져나갈 구멍은 만들어야 했다.

“중앙핵 보호 대신에 은하계의 적자를 흑자로 바꾸는 것으로 해주십시오.

그럼 진심으로 따르겠습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다.

‘그게 가능했으면 신족이 상급 천족인 나에게 떠 넘기도 않았다.’

이제까지 수많은 수단을 동원했어도 겨우 현상유지가 한계였다.

허계의 창조신이 하지 못한다면 이 계약을 벗어날 수 있었다.

‘어떤 계약도 대가를 지급하지 못하면 원천무효다.’

역시 힘든지 옆에 있던 상급 마족이 기겁할 정도로 살벌한 살기가 품어진다.

허나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데 이제까지 대화 중 가장 충격적인 소리가 들려왔다.

“겨우 흑자?

모든 세계의 성공과 출세를 상징하는 오리진이 될 나를 감히 그 정도로밖에 보지 못하나?

이까짓 은하계 하나 정도는 아예 정기가 흘러넘쳐서 주변을 삼키게 해주지.

그러나 추가조건을 달았으니 이제부터 넌 내 부하가 아니라 유모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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