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033화 (944/2,000)

34권 35권

더는 초장거리 공간이동을 할 여력이 없고 은하계를 날리는 진리의 술병 공격도 견딜 수 없는 흑염 세력이었다.

그래서 진리의 영역인 절대계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로 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차원권능을 익힌 존재들은 난색을 표현했다.

“세계가 바뀌면 적응하기까지 엄청나게 차원권능이 감소하니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른다.”

“더구나 진리가 창조주라면 절대계는 현세계보다 더욱 강해질 것이다.

그럼 밖에서 안으로 들어올 자신이 없다.”

강한 세계에서 약한 세계로 나가는 일은 흐름을 타는 것처럼 비교적 쉽다.

그러나 그 반대는 흐름을 거슬러야 하기에 몇 배의 힘이 필요했으니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더구나 진리가 철저하게 경계벽을 막아둔다고 생각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근원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나 단호하게 결정했다.

“어쩔 수 없다.

일만 명의 바람가의 가주가 준동하는 절대계에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이렇게 된 이상 현세계에서 힘과 세력을 길러서 돌아와야 한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근원도 고민하고 있었다.

‘현세계의 신족들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다른 세계의 존재들이 세력을 만드는 것을 허락할 리가 없었다.’

그러니 현세계에서 세력을 만들어 돌아온다는 계획은 단순한 희망이란 사실을 말이다.

장점보다 단점만 생각이 났다.

‘아마도 적극적으로 토벌하려 할 것이다.’

‘힘이나 권능이 지금보다 대폭 감소할 것이니 견디기 힘들겠지.’

‘현세계의 신족들에게 제압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리의 추적은 견딜 도리가 없다.’

평상시라면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최악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최소한 저 무서운 진리의 추적과 바람가의 통제는 피할 수는 있으니 다른 방법이 없었다.

“우린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현세계로 넘어간 흑염 세력은 바로 진리에게 파악된다.

절대계와 현세계의 경계벽을 차원권능으로 뚫고 나갔으니 창조주인 진리가 모를 수가 없었다.

“이제 현세계로 도주했는가?

그래도 영웅의 흔적이 남아서인지 포기를 모르는군.”

원래대로라면 다른 세계로 넘어간다고 해도 상관없이 바로 추적해야할 일이다.

흑염 세력이 가진 권능이 너무 커졌으니 현세계가 어찌 되든 모두 잡아내야 했다.

‘그러나 나는 이제 절대계의 창조주다.

현세계의 창조주와 아무 협의 없이 움직이면 나중에 귀찮은 일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상위존재로 올라갈수록 수많은 하위존재가 보고 따르니 명분이 중요하다.

십중심들에게 반란세력이 끝없이 도전했던 이유는 힘으로 창조주의 직위를 힘으로 강제로 찬탈했다는 이유였다.

현세계와 절대계의 창조주가 서로 만나게 되는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영원체들과 그들을 따르는 세력에게 그런 명분을 줄 우려가 있었다.

‘전 창조주와 영원체들은 그들을 압도한 십중심을 혼자서 토벌했다는 업적으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지만 나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절대계의 창조주가 된 이상 평판도 중요하니 일단 여기서 멈추어야 하겠군.’

심장에 박힌 에반젤리 덕분에 신체의 힘을 일 할도 사용 못 하는 제약은 다른 세계로 가면 심각한 문제가 될 소지가 컸다.

창조주인 영원체가 아닌 정신체인 흑염 세력은 힘과 권능의 감소 제약이 더 심하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현세계로 가면 백 분의 일 정도로 약해질 것이다.

그럼 주신 정도인가?

현세계의 신족과 마신족들이 전력을 다하면 잡히겠군.

어떤 강자도 다른 세계로 가면 약해져서 고생길이지.’

그러나 순순히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절반 정도는 재미 삼아서 가혹하게 몰아붙이니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로 발전된 흑염 세력의 진보는 놀라울 정도였다.

‘은하를 공간이동으로 뛰어넘고 창조주의 공격을 견디는 생명력.’

실로 뛰어난 권능이었다.

이대로 나가면 십중심의 고유권능을 제외한 또 다른 절대권능이 될 가능성조차 보였다.

‘그렇게 되려면 더 몰아붙여야 한다.

그러나 현세계로 간 이상 내가 직접 괴롭히지 않아도 현세계의 창조주와 신족들이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어느 정도 차원권능과 생존력이 여물었다고 생각되면 거두면 될 일이다.’

절대계를 철저히 힘으로 관리하던 십중심과 세력이 사라지자 힘의 공백을 노리고 지배권을 얻기위해 다른 유력일족들이 준동하려 한다.

‘그래서 절대계에 무력과 각오를 직접 보여주느라 많이 파괴했었다.’

힘을 가졌지만 사용하지 않는 존재를 두려워하거나 따를 리가 없었다.

그리고 바람가의 가주들도 자신들의 종족을 오리진으로서 확실히 휘어잡았으니 이제 절대계를 이끌고 더욱 부흥시킬 때였다.

‘이제 파괴된 영역을 복구하고 그 전보다 더 발전을 시켜야 한다.

그대로 내버려 두면 창조주가 아니라 파괴신일 뿐이지.”

십중심들의 시대 이상으로 복구하는 창조력을 보여주면 창조주로서 자격에 의문을 품을만한 존재는 과거 창조주와 영원체 일당뿐이었다.

그들을 상대할 방법도 준비를 해두었다.

‘바람가의 아이들을 동원하여 영구히 숙청하는 방법도 있으나 그보다 더 좋은 방안이 있다.

시간과 노력이 들겠지만 당장 세계의 창조주가 될 수 있는 영원체들을 놀고먹게 할 순 없지.’

생각을 다시 정리한 진리는 흑염 세력이 도주한 현세계를 주시하면서 느긋하게 말했다.

“나와 절대계를 위해서 더 강해져라.

때가 되면 거두러 가마.”

은하계를 가볍게 뛰어넘는 차원권능과 자신의 공격을 받고도 말소되지 않는 생명력은 쉽게 포기할 힘들이 아니었다.

더구나 이렇게 수고를 해서 여기까지 강화했으니 현세계에 넘겨줄 생각도 전혀 없는 진리였다.

‘현세계의 창조주에게 굴복하고 지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싹수없는 놈들이 그럴 리가 없지.’

어디 가나 더러운 성질을 못 참고 사고를 치는 흑염 세력의 성향으로는 절대로 현세계에 동화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자신이 쳐들어가지 않아도 현세계에서 도움을 요청할 때를 말이다.

“한 번 죄를 범하면 두 번째는 더 쉽지.

얼마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진리의 예상대로 현세계에 도착한 흑염 세력의 앞길은 가시밭길이었다.

일단 세계의 항상성에 의한 힘의 감소보다 정기의 희박한 농도가 지독한 난제로 덮쳐왔다.

“커어어어어억-! 이런 제길-!

힘이 백 분의 일로 줄었다!”

“그보다 뭐야?

자연회복을 바랄 수 없을 정도의 희박한 정기농도라니?”

“절대계와 비교해서 거의 십 분의 일도 안 돼!

왜 이런 거야?”

“여기가 절대계와 대등했다는 현세계가 맞아?”

차원권능을 익혔어도 현세계에 직접 와본 적이 없었다.

단지 절대계와 비등할 정도로 강한 세계라고 알고 있어서 나름대로 기대했는데 완전히 시골의 촌이었다.

가진 무력이 터무니없이 강한 덕분에 무식하고 무모하기 짝이 없던 흑염의 절대자 덕분에 그나마 머리를 써서 흑염 세력을 관리하던 근원은 바로 이유를 알아챘다.

“여기는 현세계가 맞다.

십중심님들 덕분에 차이가 크게 벌어졌군.”

십중심들의 시대에서 전 창조주를 지지하는 반란은 끝없이 일어났지만 가지신 절대 권능의 공개와 강력한 세력육성으로 절대계는 열배이상 발전했다.

그러나 현세계는 정체된 그 상태 그대로였던 것이다.

아주 예상외의 사태였다.

“큰일이다.

절대계와 비교하면 현세계는 십 분의 일도 안 된다.”

“이러면 강해지기는 고사하고 지금 상태의 유지도 힘들다.”

사태를 파악한 근원과 흑염 세력의 얼굴은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열 배 이상 강한 정기를 가진 절대계에서 살던 자신들이 이런 허약한 세계에서 강해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진리와 바람가를 능가할 세력육성은 꿈이나 마찬가지다.”

“그럼 어떻게 하지?

돌아가야 하나?”

“지금 당장 다시 돌아갈 수는 없어.”

세계의 경계벽을 절대계 쪽에서는 차원권능으로 구멍을 뚫자마자 마치 풍선의 바람이 빠지듯이 격류가 일어나서 너무나 쉽게 방출되었다.

그러나 현세계 쪽에서 들어가려 하면 절대계에서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압력에 휘말려 오히려 더 먼 세계로 날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고민할 여유도 없었다.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이 이제 너무나 익숙한 창조주의 검색을 감지하고 경고한다.

“현세계의 창조주가 경계벽의 이상과 침투를 감지했다.”

“장거리 공간이동으로 신족들을 보내려 하고 있어.”

“조금 있으면 도착한다.”

차원권능으로 징조를 알아챈 흑염 세력은 또다시 도주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은 불법 침입자였고 절대계 창조주의 반란세력인 이상 같은 신분인 현세계의 창조주에게 자비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보다 흑염의 절대자를 제외한 누군가에게 고개를 절대 숙일 수 없었다.

“이동한다.

일단 현세계를 파악하고 생각하자.”

파아아아앗-!

다급하게 공간이동을 실시하여 도주하자마자 창조주의 비상출동명령을 받은 수천의 현세계의 창조신들이 도착했다.

그들은 흑염 세력의 흔적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현세계 전부에 비상을 걸었다.

창조신조차 이들이 이동한 거리를 짐작할 수 없었으니 이제까지 있었던 단순한 허계의 불법 이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허계의 난민들이 아니었군.”

“이렇게 강대한 차원권능이 있을 수 있다니?

도약거리를 도저히 확인할 수 없어.”

“겨우 허계의 침입자들을 창조주님께서 직접 경고하셔서 의아했는데 놀라운 강자들이다.

“더구나 하나둘이 아니다.

적어도 주신이상의 강자들이 오십 명 이상이야.”

“이렇게 단체로 넘어왔다니 큰일이로군.”

흑염 세력을 추적하는 창조신들의 시선은 걱정스럽게 변했다.

엄청난 차원권능을 가진 허계의 강자들이 무리를 지어서 현세계 내부로 불법 침투했으니 굉장한 위협이었다.

최고 수준의 경고를 받은 모든 신계가 차원권능을 탐색하면서 추적을 시행한다.

절대계에서는 진리 혼자였지만 이제는 수도 셀 수 없는 현세계의 신족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흑염 세력의 앞날은 극도로 암울하기만 했다.

더구나 현계에서 이질적인 흑염 세력들은 아무리 숨어도 발각이 되었다.

“세계의 항상성 때문에 은신이 잘 안 돼.”

“현세계의 분석이 끝날 때까지 차원권능의 고유세계를 펼칠 수가 없다.”

힘겹게 차원권능으로 은신을 해도 현세계의 창조주는 진리와 달리 세력과 시간이 남아도는지 빠른 검색을 해서 광범위한 의심지역을 맡은 신족을 움직이는 형식을 취한다.

그리고 범위를 좁혀서 창조신의 대군을 곧바로 파견하니 도저히 쉴 수가 없었다.

여기에 희박한 정기농도 덕에 힘을 회복하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소모만 하고 있던 근원과 흑염 세력은 결국 성질이 폭발했다.

“으득-! 이러다가 말라비틀어지겠다.”

“언제부터 우리가 도망을 다녔다고 계속 이 짓이냐?”

“자연회복이 안 된다면 신계를 털자.”

흑염 세력은 십중심을 쓰러트린 진리에 의해 지배세력에서 반란분자가 되었다.

그러다 바람가의 가주에게 패배하고 도망자로 떨어지더니 허름한 현계로 도주한 탓에 마침내 도적떼로 전직하는 순간이었다.

끝도 없는 추락에 대표를 맡은 근원은 나직하게 탄식을 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흑염 세력은 원래 이런 성향의 존재들만 모여 있었다.

허튼 생각만 해도 직감으로 알아채시고 바로 두들겨 패서 바로잡으신 흑염의 절대자님이 없으니 너무나 쉽게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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