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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017화 (928/2,000)

34권 35권

일억 명 중 하나만 나올 수 있다는 초능력자를 너무나 쉽게 말했지만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앞장서서 걸어가는 고위신 아이의 뒤를 쫓는 여성의 발걸음은 어느새 가벼워져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여성에게 각성의 징조가 다가왔다.

우웅-!

검은 비키니를 입고 수영장 물 위에 서 있는 여성의 머리에서는 잔잔한 후광과 같은 빛이 품어져 나온다.

그걸 바라보는 고위신 아이는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강력한 권능이나 편법을 사용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평범한 지성체 여성을 겨우 몇 개월 만에 초능력자로 만들어냈다면 내 교육능력도 쓸 만하군.’

본인의 수련에만 신경을 썼지 다른 존재를 가르쳐 본 적은 없는 고위신 아이였다.

그런데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오자 아주 색다른 기분 이었다.

“후후-! 이렇게 성과가 나오니 즐겁군.”

물 위에 서서 각성을 진행하고 있는 여성의 후광은 갈수록 강해진다.

이 은하의 문명에서 초능력자란 강력한 영혼이 약한 육체의 제약을 일부분 뚫고 한 분야에서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는 존재였다.

초능력의 대가란 강력한 초능력으로 손상된 육체나 영혼을 복구하는데 필요한 무엇인가였다.

‘강력한 초능력을 쓰면 쓸수록 대가가 많이 필요하고 수명이 줄어드는 이유지.’

허나 고위신 아이는 창조력으로 순식간에 육체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 수 있으니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무슨 초능력을 각성할지 볼까?”

아주 느긋하게 각성이 마치기를 기다라고 있는데 후광이 점점 강해지면서 수영장 전부를 밝힐 정도가 되었다.

우우우웅-!

그리고 여성의 몸이 서서히 분화가 되기 시작한다.

마치 존재가 나누어지듯이 하나의 몸에서 두 개의 몸이 분리가 되면서 결국 세 명이 되었다.

수영복까지 똑같이 입은 모습에 고위신 아이는 고개를 조금 흔들었다.

“단순한 분신인가?

너무 흔한데?”

분신을 만드는 능력은 고난이도이지만 그만큼 위력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혼자가 여럿이 될 수 있다면 큰 장점이지만 자신의 육체만이 아니라 다른 분신까지 통제하려면 막대한 연산력이 필요했다.

‘약한 본체가 몇 배로 늘어난다고 해도 진정한 강자의 상대로는 큰 의미가 없지.’

나중에 능력이 늘어나면 결국 사장되기 마련인 분신이라서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이 중요한데 하필 분신인가?

다른 초능력으로 각성을 다시 시킬까?”

고위신 아이가 고민을 하는데 분리된 분신에게서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왼쪽으로 분리된 여성의 머리카락이 검게 변하면서 검은 날개가 자라난다.

오른쪽으로 나온 여성은 황금빛이 찬란한 머리카락과 날개가 휘날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보아도 보조인격인 이드의 즈와 슈퍼에고의 지가 신체가 아니라 육체를 나누어 받고 실체화된 것으로 보였다.

“.........”

보조인격들이 완벽하게 육체를 가지고 구현한 상태를 보고 고위신 아이의 인상이 확 일그러지면서 지금 사태를 분석한다.

그리고 한참 후 나직하게 말했다.

“마도신(魔道神)인 내 탓이로군.”

지금은 시간과 공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차원신이지만 본질은 마도신이었다.

마력과 신력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거기에 흑마도를 가진 강력한 초월자이기도 했다.

신체접촉으로 정기를 주고 더구나 보조인격들을 직접 상급 천족과 마족으로 만들어주기까지 했으니 저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자신들도 모르게 여성의 육체를 나누어가지고 실체화한 보조인격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지?”

“신체(神體)가 아닌 육체(肉體)다.”

천족과 마족은 최하위 정신체라서 신체라고 해도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전투를 하려면 다른 전투육체가 필요할 정도였다.

그러나 초월자의 강력함은 바로 신체능력의 강함에 있다.

‘초월자의 육체에 신족이나 마신족의 정신체가 깃들게 해서 싸울 수 있다면 누구도 무시할만한 능력이 아니다.

현재는 쓸모가 없는데 나중은 좋다?

이거 아주 미묘하군.’

고위신 아이가 이걸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초능력의 각성은 가장 잘 발달된 영혼의 능력으로 개방되기에 지금 가장 적성이 좋은 능력이기 때문이다.

여성도 각성을 완료하고 나서 자신의 옆에 선 날개를 똑같은 얼굴과 몸을 가진 두 명을 보고서 어쩔 바를 몰라 했다.

‘분신?

아니야.

이건 나 자신이면서 다른 존재다.’

초능력자로 각성된 것은 너무 좋지만 다른 자신을 불러내는 이런 능력은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몰랐다.

더구나 갑자기 몸속에서 참지 못 할 강렬한 욕구가 솟구친다.

‘이 열기는 뭐지?

이게 초능력의 대가인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 정도로 큰 욕망이 일어날 줄은 몰랐으니 큰일이었다.

왜 초능력자들이 각성을 할 때 대가를 충분히 얻지 못하면 미치는지 알 정도로 커다란 충동이었다.

그런데 고위신 아이가 여성에게 가볍게 손짓을 하자 바로 그런 부작용이 사라진다.

“대가는 정기로군요.

이것은 예상대로라고 할까요.”

“정기?”

비틀-! 첨벙-!

무슨 말인지 몰라서 정신이 흔들리자 물에 빠지려 하고 있었다.

“일단 위험하니 나오세요.”

그러자 옆에 있던 두 명의 날개를 가진 자신들이 본체를 부축하고 날아서 고위신 아이에게 이동한다.

얼굴도 몸도 같았지만 머리카락 색이 다르고 날개를 가진 이형의 존재들이 옆에 있는데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다.

원래 보조인격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고위신 아이는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다.

“방금 각성한 초능력은 단순한 분신이 아니라 존재의 분화입니다.

이 둘은 각각 인격을 가진 또 다른 자신이라고 보시면 돼요.”

“또 다른 나와 존재의 분화.”

여성은 자신을 부축하면서 허공에 떠오르는 두 명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정말 전혀 이질감이 없는 지극히 친숙하기 짝이 느낌이었다.

“일단 편의상 이름을 붙이겠습니다.

검은 쪽은 이드의 즈이고 황금빛 쪽은 슈퍼에고의 지입니다.

지금 상태의 자신은 에고의 시라고 부르세요.

이렇게 처음에 구분을 하지 않으면 모처럼의 존재의 분화가 의미가 없지요.”

“이들은 이드의 즈와 슈퍼에고의 지.

나는 에고의 시.”

자신도 모르게 응답하는 여성이었다.

그리고 강력한 권능에 의해 그렇게 세계에 각인되어갔다.

신기한 듯이 다른 두 명을 바라보는 에고의 시를 보면서 고위신 아이는 슬쩍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가진 정기가 소모되면 자연스럽게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일단 정기를 보급해 놓았지만 금방 떨어져서 합쳐지겠지.

자칫하면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

정기가 여성의 초능력의 대가이고 이렇게 항시 유지를 시켜주려면 자신에게는 큰 손해였다.

성장을 위해서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는 상당히 곤란한 것이다.

그래도 바로 해제하면 정확한 능력의 파악이 안 되니 어느 정도 버틸 정기를 추가로 부여했다.

“그럼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잘 지내세요.”

고위신 아이가 수영장 밖을 나가자 세 명만이 남게 되었다.

어색한 분위기도 잠시 너무 친숙했기에 곧 이야기의 꽃을 피웠다.

서로가 여성이었기에 육체를 가지고 하는 수다는 너무나 즐거운 것이었다.

그렇게 장시간 대화를 하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합쳐졌다.

그런데 자신의 몸의 이변을 깨닫고 큰 비명을 질렀다.

툭-! 툭-!

비키니의 브래지어와 팬티의 줄이 그대로 끊어졌다.

여성의 젖가슴이 갑자기 커진 것이다.

더구나 엉덩이도 커졌는데 허리는 그대로였으니 놀랄 정도였다.

“꺅-!”

여성의 비명소리에 공간을 열고 나타난 고위신 아이는 너무나 자연스럽지만 장엄하다고 보일 정도의 풍만한 젖가슴과 엉덩이를 한 여성의 모습을 보면서 놀랐다.

‘이건 규격외다.

아무리 정신체가 신체를 마음대로 조정한다고 했지만 일반규격은 벗어나지 못한다.’

일반 여성의 세배가 넘는 젖가슴과 풍성한 엉덩이를 가지면서 저렇게 가는 허리를 유지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지금 모습과 동일한 존재는 정보행성 코아가 단 하나라고 알려주었다.

‘삭월(朔月)의 시즈지.

이계(異界)란 세계에서 최강의 창조력을 가진 십삼 써클의 초월자.’

여성은 갑자기 젖가슴과 엉덩이가 한없이 커졌는데 고위신 아이가 나타나서 뚫어져라 쳐다보자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일단 손으로 젖가슴을 가렸지만 숨길 수 있는 몸매가 절대로 아니었다.

그러나 고위신 아이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보행성 코아가 이제 때가 되었다는 듯이 막대한 정보를 넘겨주고 있었다.

‘여긴 이계(異界)의 오백억년 전이었군.

지금은 현세계라고 불리던 시절인가?’

누군가의 일생이 수많은 정보로 변하여 넘겨져 온다.

파라라라라라라-!

그것은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연관된 영웅의 비극적인 이야기였다.

‘최강의 초월자 영웅이었으나 힘이 부족해 발버둥을 치다가 마지막에 스러진 존재가 있었다.

그자는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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