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기계인간의 머리에 분명히 있어야할 남편의 온전한 뇌가 없었다.
대신 복잡한 기계장치로 채워져 있었고 그 속에는 아주 작게 떼어진 뇌 조각의 일부만이 보였다.
더구나 이제까지 기운을 보는 영상을 보면 알 수 있었던 일반적인 기계인간과는 기운 그 자체가 이질적이었다.
아이의 혀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조차 잊을 정도로 충격을 받은 여성은 흐려지는 이성을 부여잡고 더욱 필사적으로 보려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국에서 요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신형 기계인간을 떠올렸다.
‘뇌가 필요 없이 모든 기억을 특수한 기억장치에 저장한다는 신형 기계인간인가?
이제 뇌의 수명과는 상관없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선전하던 두뇌장치를 사용하는......... 아? 아하-!’
어떻게든 이 상황을 좋게 생각하려던 여성의 입에서 기함이 터져 나왔다.
남편과의 통신이 끝나자 지금 자신이 아이에게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 깨달은 것이다.
“멈....... 멈춰!
이러면 안 돼!”
하지만 이미 대가로 체액을 받기로 한 고위신 아이가 들을 리가 없었다.
오히려 어떻게든 빠져나가려는 여성의 몸을 구속하기 시작한다.
기껏 무리해서 권능을 썼는데 영혼을 보는 것을 실패한데에 대한 불만도 작용했다.
‘이 정도 신력을 쏟아 부었는데도 영혼을 보지 못했다.
여기 신족들이 철저하게 정신체로 승급될 가능성을 막아놓았나?’
그녀가 사사나무처럼 떨리는 몸을 애써 유지하면서 더없는 쾌락의 폭풍 속에서 정신을 차린 것은 갑자기 자신의 몸에 발생한 이변 탓이었다.
우우웅-! 우웅-!
아이의 자극에 견디기 위해 이리저리 흔들리는 상체를 따라서 젖가슴이 진동하면서 너무 커진 것이다.
“가....... 가슴이.”
자신이 원래 젖가슴은 결코 작지않고, 풍만하다고 할 정도였는데 세배이상으로 커진 다.
무섭게 느껴질 정도로 커져만 가자 너무 놀란 여성의 몸이 경직되었다.
그러자 아이는 몸을 일으켰다.
“놀랍군요.”
강력한 신력을 부여하면 여성의 젖가슴이 커질 것은 예상을 해서 상의를 벗겨놓았다.
하지만 자신의 머리보다 더욱 커지자 안 놀랄 수가 없었다.
“역시 창조력이 강한 육체답군요.
굉장한 성과예요.”
아이가 순수하게 감탄을 하자 여성은 기가 막혔다.
체액을 먹은 것은 사전에 동의했으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이라고 억지로 생각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사소한 부작용이라고 해놓고 이렇게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젖가슴이 커질 줄은 몰랐던 것이다.
‘세상에 이런 크기는 처음 봐.
정말 수박만 해.’
무슨 작용인지 모르지만 축 늘어지지 않고 반구형의 이상적인 아름다운 젖가슴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젖가슴의 크기는 여자의 자존심의 크기라고 말하기도 한다지만 이래서는 정말 곤란해.
해결책은 역시 이 아이에게 있겠지.’
신체조작의 결과라면 본래대로 되돌릴 수도 있었다.
이제 아이가 거칠게 체액을 탐한 것을 화를 내거나 항의를 할 수도 없어진 것이다.
바로 간절하게 말했다.
“원........ 원래대로 돌아오게 할 수는 있지?”
여성의 옆에 이동한 아이는 그야말로 거대하다고 표현할 수 있게 커진 젖가슴을 감탄하면서 말했다.
“물론이지요.
아직 이런 수준의 육체를 가지시기에는 너무 수준이 낮아요.
그러니 빨리 원래대로 돌려놓아야하니 잠깐 참으세요.”
“또 뭘? 흐으읍-!”
그 뒤 한참을 젖을 마시면서 원래의 크기로 되돌린 아이는 만족하면서 입을 떼었다.
“후후-! 정말 대단하군요.
최고의 유모세요.”
아이의 칭찬은 처음 듣지만 여성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앞으로가 암담할 뿐이었다.
그리고 아이의 수차례의 경고가 떠오르면서 후회가 되었다.
‘이런 대가를 치렀는데도 결국 알아서는 안 될 사실만 알았어.
남편은 정상적인 기계인간조차 아니었어.
정상적인 뇌가 없다면 다시 인간이 될 가능성이 없어.’
이런 일을 겪으면서 유일한 소득이라고는 남편이 뇌가 거의 없는 완전한 기계인간이 되어서 원래대로 돌아올 가능성이 없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현실이었다.
너무 큰 충격의 연속에 완전히 흐트러진 드레스를 원래대로 돌린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하듯이 잠이 드는 여성이었다.
고위신 아이는 잠이 든 여성을 그대로 침실로 옮기면서 혀를 찼다.
“쯧-! 그러게 말 좀 듣지.
약자가 바꿀 수 없는 진실 따위를 알아서 뭐하려고 고집을 부리지?
그냥 모르고 편히 살면 좋잖아?”
물론 불가능은 아니다.
원래의 힘을 되찾은 자신이라면 이곳의 신족을 무시하고 천국과 지옥 전부를 뒤져서 영혼을 되찾아서 부활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여성은 그럴 힘이 없었고 자신도 이곳의 지배층들을 적으로 돌릴 이유가 없으니 불가능한 일이었다.
‘현실을 바꿀 아무런 힘도 없다면 진실을 알아도 무력감과 아픔만이 커질 뿐이다.’
갈수록 유모로서 최고의 적성과 강력한 창조력의 자질을 보이는 여성의 불행이 약간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러나 정확히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아무 상관도 없는 남자를 되살리자고 이 세계 신족 전부를 적으로 돌릴 수는 없지.’
그 후 남편이 신형 기계인간이 되었음을 알게 된 여성은 한동안 망연자실했다.
더구나 고위신 아이에게 대가라고 하지만 제정신으로 음부를 개방하고 애액까지 내주었으니 한동안 침실에서 울면서 나오지 않으려 했다.
허나 고위신 아이는 그런 여성을 내버려두었다.
어느 정도 감정이 진정되었음을 느끼고 침실에는 들어가지 않고 문 밖에서 한마디를 한다.
“삶은 한번이라도 멈추고 포기하면 거기가 끝이에요.
다시는 그 이상 올라갈 수 없어요.
그리고 빨리 열심히 일하세요.
이건 계약 위반이에요.”
“........”
여성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하복부가 굉장히 욱신거렸다.
계약위반은 보조인격들에게 여성이 당장 제정신을 차리게 하지 않으면 카르마의 계약서에게 보고하고 처리하겠는 경고였다.
그래서 보조인격들이 난리가 난 것이다.
‘상급 마족까지 되었는데 여기서 끝이라고?
절대 그럴 수는 없어.’
‘카르마의 계약서가 얽혀있는 이상 이건 존재 자체가 뒤흔들리는 문제다.’
보조인격들은 상급천족과 마족의 신체를 받은 이상 무조건 고위신 아이의 신력회복을 위해 여성이 모유를 주게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했다.
‘모유를 주지 못할 상황이 되자 여성의 영혼 자체를 재창조해버린 카르마의 계약서다.’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는 인과 따위는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전력으로 여성의 의지를 바꿀 수 있는 대화를 시도한다.
‘움직여야 해.
사랑하는 남편이라고는 하지만 멋대로 기계인간이 되었잖아?
이건 당연히 이혼이야.
생판 남이야-!’
‘기계인간에게는 인간의 가족은 의미 없다.
본성에 있어도 안전해 보이는데 아무도 없는 여기로 보냈지 않는가?’
‘넌 철저히 속았으니 네가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어.’
‘그 이상은 아무런 일도 없었잖아?’
끝없이 마음을 울리는 말에 여성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확실히 기계인간에게 인간 아내가 중요할 리가 없었다.
미숙아 아기라서 초능력자가 될 확률이 적으니 여기로 보내 아이를 기르게 하면서 상황을 보았던 사실을 깨닫고 원망의 마음이 생기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보다 남편을 용서할 수가 없어.’
아이에 대한 감정보다 남편에 대한 원망이 커졌다.
그렇게 여성의 마음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보조인격들은 박차를 가했다.
슈퍼에고의 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는다.
‘건설기계를 개선한 공으로 제국 귀족이 되면 더 이상 남편에게 매달릴 필요는 없다.
이혼해도 넌 귀족이다.’
‘더구나 고위신 아이가 너의 편을 선다면 제국 최고의 직위조차 가능하다.’
이드의 즈는 개인적인 성취욕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고위신 아이의 능력은 신체 조작이야.
조금만 더 정기를 받으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어.
초월자도 금방이야.
우리도 빛의 신과 마신이 될 수 있어.’
거기까지 말한 보조인격들은 여성의 떠오르는 의문에 기겁을 했다.
‘고위신 아이?
초월자?’
빛의 신과 마신?
이게 무슨 단어이지?
내가 이런 용어를 알고 있었나?’
보조인격들이 설득을 한다고 너무 막 나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정체를 밝힐 수는 없으니 모두 침묵상태로 들어갔다.
‘........’
‘........’
그렇게 갑자기 알게 된 용어에 이상함을 깨달은 여성이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일어섰다.
고위신 아이가 문 앞에서 여전히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남편은 나를 배신하고 기계인간이 되었지만 그 대신 이 아이가 있어.’
지금 상황에서 유일한 해결책이 될지도 몰라.’
무엇인가 마음속에서 희망이 용솟음치는 느낌이었다.
보조인격들이 또 말실수를 할까 입을 닥치고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탓이었다.
끼이이이이-!
얼굴의 눈물자국을 지우고 다시 운동복을 입는다.
기계인간이 되어버린 남편을 믿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아이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하루빨리 힘과 지식을 길러야 다시는 이런 상황을 당하지 않기에 각오를 다진다.
침실 문을 열자 흐뭇한 표정을 지은 고위신 아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가볍게 말했다.
“그럼 일단 초능력자부터 되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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