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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은 지성체들의 자아와 보조인격들에게 수면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깨어있는 동안 수집한 정보를 힘을 합쳐서 정리하고 지식을 축적하고 휴식하는 시간인 것이다.
그러나 슈퍼에고의 지는 보다 화면에 나타난 거대한 우주전함에 시선을 보내면서 질문했다.
“어떤 우주선입니까?”
“보는 대로 우주전함이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만들고 있지.
완성되면 제국의 전 함대와 붙어도 지지 않는다.
은밀 기동을 하면 여기 정신체조차 발견할 수가 없을 것이니 충분히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란 제국이 완전한 기계인간의 나라가 되어서 초능력자의 대우가 바닥을 칠 경우 도주해야 하는 경우였다.
아직 본신의 힘이 부족하니 과학문명까지 동원해서 제국과 전쟁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이드의 즈가 예상한대로 적합자를 찾기 위한 우주선은 아니지만 내용은 더욱 심각하네.’
이제 고위신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아이에게 슈퍼에고의 지는 공손하게 물었다.
“모유만으로는 정말 힘듭니까?”
“자연스럽게 성인신이 될 수 있는 시간만 충분하면 아무 상관이 없는데.......”
고위신 아이는 순찰 당시에 보였던 제국의 기계인간과 인간의 비율화면을 불러들인다.
삐이이이익-!
과반수가 안 되었던 기계인간의 비율이 빠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아무리 계산해도 내가 평범하게 성인신이 되는 시기보다 제국이 완전한 기계제국이 되는 것이 빠르더군.
여왕도 원인 모를 병이 걸려서 기계인간이 되는 것을 고려 중이라니 더욱 빨라지겠지.
그러면 나는 기계로 몸을 바꿀 생각은 없고 제국의 병기나 노예도 될 생각도 없으니 결판을 보아야하겠지.
성인신이 되는 동안 이 우주전함은 우리의 집이 될 것이다.”
지나가는 말투였지만 잘 생각해보면 섬뜩하기 짝이 없었다.
저 우주전함을 타고 일단 피한 후 성인신이 되고나서 제국을 끝장내겠다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꿀꺽-!
고위신과 제국이 붙으면 이드의 즈가 말한 미래 이상의 참상이 예상되었다.
슈퍼에고의 지는 침을 삼키고 나서 길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제가 제공하겠습니다.”
그 말에 찬란한 금발을 빛내는 슈퍼에고 지를 바라본 아이는 바로 손을 흔들었다.
둥실-! 툭-!
“헉-!”
몸이 가볍게 뜨더니 침상에 그대로 올려졌다.
그리고 얼굴이 아이의 얼굴 앞에 도달한다.
키 차이가 있으니 아이는 편하게 앉아있고 자신은 상반신을 내밀고 앉아있는 자세였다.
서로의 코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쳐다보면서 다시 묻는다.
“신체의 기운이 약해서 이상하다 했더니 여성의 육체와 융합했나?
여성의 자아는 이드의 즈가 완전히 재우고 있군.
이러면 본체보다 못해도 이 육체의 정기를 어느 정도 전달은 가능하겠다.
하지만 너는 슈퍼에고인데 이래도 상관이 없나?
중대한 규정위반이 아닌가?”
슈퍼에고는 도덕과 이상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직위였다.
그런데 이런 욕망과 관련된 일을 하면 평가에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단호한 대답이 들려왔다.
“저 하나를 희생해서 세계에 기여할 수 있다면 감수하겠습니다.
제국과 싸우지 말고 발전시켜주십시오.”
“........”
그 말에 가만히 슈퍼에고의 지의 황금빛 눈동자를 쳐다보던 아이는 잠시 후 고개를 끄덕였다.
“훗-! 나를 세계를 파괴할지도 모를 위험한 파괴신으로 보았나?
틀린 말이 아니니 슬프군.
그리고 천족답게 세계를 위한 자기희생인가?
세계를 위한 공적이 개인의 과오보다 나을 수 있다는 건가?
어리석지만 그런 삶의 방식도 좋아 보이는군.”
현상을 보고 보조인격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고 이렇게 움직였는지 파악한 고위신 아이였다.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할 생각이 어느 정도 있었으니 부정할 수 없었다.
“내가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못 되니 일단 받아들이지.”
생각을 바꾼듯하여 안심한 슈퍼에고의 지의 붉은 입술을 아이가 그대로 덮었다.
아이의 등 뒤에 반투명한 빛의 날개 한 쌍이 자라나고 있었다.
새의 날개처럼 보이는 천족의 것이 아닌 완전한 빛으로 뭉쳐진 신의 상징이었다.
‘신족의 빛의 날개!’
천족은 신을 모시는 신도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큰 공을 세우고 죽으면 천족으로 승격하여 천국을 관리하게 되는 종족이었다.
‘천족은 영혼이 신령이 되지만 어디까지나 신계의 권능으로 부여된 제한된 것이다.
그러니 신이 나타나면 천족은 꼼짝도 할 수 없다.’
신으로서 위용을 드러낸 이상 거부할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더구나 아이가 입으로 넘겨준 강력한 신력과 정기에 의해 온 몸이 활력에 차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런 단순한 신체접촉만으로 신력이 상승되고 그 이상의 승급까지 되고 있으니 정말 놀랐다.
‘겨우 이 정도의 정기교환으로 정말 상급천족이 되고 있어?
무슨 정기가 이렇게 강하지?’
상급 천족의 신체를 받았지만 신력이 없어서 제한되던 권능발휘까지 가능할 지경이었다.
정식 천족이 되려면 얼마나 많은 인간을 선한 쪽으로 이끌어 세계에 긍정적인 공을 세워야 하는지 알기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슈퍼에고의 지의 머리카락이 더욱 강력한 빛을 품어내자 품에서 떨어진 고위신 아이는 오른손을 펴서 내밀었다.
“이걸 보겠느냐?
덕분에 여기까지 힘을 회복했다.”
손바닥 안에 황금빛의 신력이 집중된다.
우우웅-!
천족이기에 신족의 신성한 권능이라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화면에서 보이는 범선 모양의 우주전함의 모형이 조립되듯이 나타나는 것을 보자 놀랐다.
공간이동이나 물질변환이 아닌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구현화가 된 것이다.
“창조력인가요?”
“그러하다.”
우우우웅-!
더 놀랄 일이 벌어졌다.
작은 우주전함이 마치 실제 우주전함처럼 엔진을 가동하고 손바닥에서 떠오른다.
이제 견습이 아닌 정식천족의 초월적인 감각으로 확인해보니 단순한 모형이 아닌 완벽한 우주전함의 축소판이었다.
엔진부터 시작해서 생활구역까지 크기만 작았지 모두 있었다.
‘이럴 수가?
크기가 장난감처럼 작지만 확실한 우주전함이야.
저 상태로도 함포를 발사하고 공간이동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창조되었어.’
실제로 축소 우주전함은 방을 여기저기 날아다니면서 공간도약까지 하기 시작했다.
우우우-! 팟-! 팟-!
물론 제국에는 우주전함을 저 정도로 작게 만들 기술력은 없었다.
그럼 완전히 새로 만들어 내었다는 뜻이었다.
그것도 설계도를 만들고 생각만으로 말이다.
“설마? 진짜 창조력입니까?”
그 물음에 고위신 아이는 오히려 이상하다 듯이 되물었다.
“이 세계에는 가짜 창조력도 있나?”
가짜 창조력이 있었다.
대부분의 신들이 생각만으로 물질을 만들지 못해서 재료를 아공간에 준비했다가 바로 조립해서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다.
그것도 대단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속임수였다.
‘이렇게 완벽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창조력은 일반적인 신은 불가능하다.’
창조력은 주신 이상의 수준에서야 겨우 간단한 생활물건을 만들 정도의 고난이도의 권능이었다.
그런데 고도의 기술의 집합체인 우주전함을 저렇게 작게 순식간에 만들 수 있다면 하나의 존재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설마 주신도 아닌 창조신이셨어?’
강력한 창조력과 무력을 겸비한 창조신들은 모든 신들 위에 군림하는 핵심 지도층들이었다.
‘신족을 모시는 천족으로서는 만나 뵙기도 힘들어.’
그것도 아직 견습이라서 지성체의 보조인격의 임무를 받아서 수행하고 있다면 더욱 그러했다.
그래서 너무 충격을 받아서 멍해진 슈퍼에고의 지에게 더욱 어이가 없는 말이 들려왔다.
“지극히 미약한 수준이지만 창조력이 맞다.
그래도 겨우 발동시킬 수 있게 되었으니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겠군.”
“이게 미약........”
축소 우주전함을 보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고위신 아이였지만 하는 말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슈퍼에고의 지가 신족에 대해 공부한 바로는 이 정도 고위문명의 우주전함을 소형으로 순식간에 만들어낼 만한 신은 없었다.
‘높은 물질문명의 우주전함과 같은 물품은 창조신조차 단번에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걸 미약하다고 말하는가?
고위신의 아이가 가졌던 본래의 강대함을 어느 정도 깨닫게 된 슈퍼에고의 지였다.
조심스럽게 벗겨진 브래지어와 팬티를 입히고 풀어헤쳐진 잠옷까지 단정하고 고개를 숙인다.
그런 모습을 본 고위신 아이는 육아실을 날아다니던 우주전함을 손바닥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지성체의 육체와 신령융합을 하고 정기교환까지 해서 피곤할 것이니 이제 자라.
네가 말한 제국을 발전시킬 상세한 계획은 나중에 이야기하자.”
“알.......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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