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88화 (899/2,000)

34권 35권

유모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이 여성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한 이상 한순간의 감정으로 잃어서는 안 되었다.

그리고 화면 너머의 자신이 왜 그렇게 이 여성에게 꼼짝도 못했는지 이유를 알았다.

‘이 행성의 유일한 지성체 여성이자 유모란 뜻인가?

그래서 화면 너머의 내가 그렇게 매달렸었군.

자력으로 행성을 떠날 정도로 힘이 없으니 다른 방법이 없었겠지.

그렇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떠날 수 있지.

그럼 다음은........’

강압적으로 몸 내부를 보는 것은 포기하고 권능을 더 사용해서 여성의 신체전부를 정밀 조사한다.

머리카락 하나까지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과정 끝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찾았다!

용케도 잘 숨고 흔적도 지웠지만 놓친 것이 하나 있군.’

여성의 긴 머리카락 중 하나가 절반정도 검은 색으로 변화되다가 다시 원래의 색깔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금발과는 다르게 찬란하게 황금색으로 빛나는 머리카락도 하나 생겨있었다.

정체 모를 누군가가 여성의 육체를 통해 자신의 정기를 활용한 마력과 신력을 약간이라도 사용했다는 증거였다.

‘흑금발의 머리카락 변화.

마도신인 내 정기를 기반으로 하는 신력과 마력을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머리카락의 변색 현상이다.’

얼마나 미약하게 발현되었는지 수십만 개의 머리카락 중 하나만 변했으니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마력과 신력이 거의 동시에 사용되었으니 두 명이란 소리였다.

‘마력과 신력을 한 몸에서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존재는 지극히 강력한 성마신(聖魔神)정도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 존재라고 하기에는 너무 약하니 아니군.’

아이가 가감 없이 거대한 고위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신령의 의지를 여성의 몸 내부로 보낸다.

‘거기에 두 명!

이미 들켰으니 우리 지성이 있는 대화 좀 할까?’

아무런 반응이 없지만 아이는 상관없이 경고의 의지를 보내었다.

‘참고적으로 말하겠는데 이 저택과 행성은 이미 내 권능영역이다.

어떤 신이나 마신도 내 허락 없이 들어오거나 나가지 못해.

그리고 나는 관대하지만 인내심은 거의 없었다고 하더군.’

스으으으으-!

아이 신령의 손이 그대로 여성의 하복부로 가까이 간다.

대부분 정신체가 빙의하면 단전이라고 부르는 하복부에 머문다.

‘구조가 복잡하고 약한 머리나 너무 활동성이 강해 시끄러운 심장보다 편안하지.’

더구나 지성체의 생체 구조적으로 외부에서 음식물로 흡수한 정기를 얻기도 수월하기에 대부분 단전에 머물고 있었다.

‘계속 버티겠다면 단전을 통째로 강제로 끄집어내서 소멸시키겠다.’

당연히 단전을 잃으면 지성체에게는 굉장한 타격이다.

그러나 어떤 치명적인 타격이나 설사 죽음을 당해도 바로 회복시킬 자신이 있으니 나오는 살벌한 경고였다.

여성은 자신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아이의 신령의 일부가 닿으려했지만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단지 고민에 빠져있는 상황이었는데 변동이 신령의 팔이 피부에 닿자 일어났다.

파직-!

정말 약한 신력과 마력이 여성의 배에서 빛나면서 반발을 했다.

“........”

역시라는 표정으로 아랫배를 바라보던 아이의 신령은 강경한 의지를 보내었다.

‘어디의 신족과 마신족인지 모르겠으니 소속과 계급을 보고하라.’

그러나 대답이 없었다.

아이의 신령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다시 의지를 보낸다.

‘나는 세계가 다르다 하나 정식신계의 고위신이다.

즉각 관등성명을 보고하지 않으면 탈주자로 알고 처분하겠다.’

그러면서 아예 욕실의 시간을 멈추어버린다.

반드시 끝장을 내겠다는 각오였다.

찌이이이이이잉-!

폭우처럼 내리던 샤워기의 물줄기도 멈추고 여성의 몸조차 정지된 것처럼 고정된다.

거의 실체화한 신령의 팔이 망설임 없이 여성의 하복부의 단전의 위치에 대어진다.

우우우우웅-!

강렬한 황금빛의 신력이 손바닥 안에서 응축되기 시작한다.

“침묵하고 나를 끝까지 속이려 하겠다면 마신이든 빛의 신이든 상관없다.

내게 무례했으니 차원신력포로 내부에서 소멸시켜주지.”

잘못하면 여성의 하반신이 날아갈 위기였지만 아이의 눈동자에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

어느 정도 힘을 되찾은 이상 지성체 하나가 죽는다고 해도 바로 부활시킬 힘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 신력포가 쏘아지려는 순간 꿀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간드러진 여성의 목소리가 울린다.

“저희는 이름이 없어서 아직 번호로만 불리고 있어요.”

아이의 신령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울렸다.

여성의 몸에 숨어있던 아니 일체화되어 있던 하위 정신체가 결국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여성의 몸에서 굉장히 딱딱하고 분노에 찬 여성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다른 존재에게 정체를 밝히는 것은 규정위반이다!

정식으로 지옥에 항의하겠다.”

그러자 유혹까지 느껴지게 하던 여성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날카롭게 변해서 받아친다.

“너에게만 유리한 규정 따위는 집어치워!

처벌 받기 전에 소멸될 지경인데 뭘 어쩌라고?

그리고 이대로는 우리만이 아니라 이 지성체까지 끝이야.

그것만은 막아야 하지 않아?”

“그럼 왜 함부로 마력을 흡수해서 실체화하려 하는 것이냐?

그래서 발각되지 않았는가?”

“나만 그랬어?

너도 신력을 흡수했잖아?”

“나는 과다한 신력은 몸에 좋지 않기에 보호하려 했을 뿐이다.”

그 말에 추궁을 받던 여성이 빈정거리기 시작했다.

“아 그러셔?

그럼 바로 토해내고 다시 보조인격으로 돌아가지 그래?”

“아직 몸이 미처 흡수하지 못한 신성력이 남아있다.

그리고 지금 자아가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다.

빨리 안정화시켜야 하니 너는 당장 다시 들어가!”

“젠장! 정말 천족은 명분! 아니 핑계가 좋아.”

갑자기 울리는 여성 하위 정신체들의 말싸움을 듣던 아이의 신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족과 마신족이 아니야.

일정 수준으로 올라간 중요 지성체의 성장을 돕게 보조인격으로 배치되는 천족과 마족이로군.

본래 지성체의 영혼 내에서 움직일 수 없지만 내 정기에 포함된 마력과 신력으로 활성화가 되었어.

그런데 여기 신족이나 마신족은 관리가 상당히 원시적이고 강압적이로군.

지성체의 영혼에 하위 천족과 마신족을 배치해서 보조인격을 통한 직접관리를 하다니 굉장한 낭비야.

그런데 이들을 어쩐다?”

아이의 신령의 혼잣말에 신족과 마족들은 서로 말싸움을 하던 목소리가 멈추었다.

함부로 외부존재와 대화해서는 안 된다는 제약이 걸려있으니 시시콜콜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편법인 말싸움 형식으로 상황을 알린 것이다.

태연하게 말다툼을 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지금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었다.

‘견습 마족으로는 꿈도 못 꿀 정도로 강대한 정기를 공짜로 얻을 기회가 있어서 넙죽 챙긴 것이 화근이었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스스로 고위신이라고 말하고 있어.

그리고 그 정도 능력은 있다.’

왜 욕심을 못 참고 정기를 챙겼는지 후회막급이었다.

정체도 모를 고위 정신체에게 발각된 것이다.

그리고 아주 약간의 정기로 아직 제대로 이름조차 받지 못해서 지성체의 보조인격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자신들에게 이 정도 자유를 부여할 수 있다면 엄청난 권능이었다.

하지만 이 존재가 어떤 성향인지 자신들이 담당하고 있는 여성의 육체조작을 강제로 하는 모습을 보고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다.

‘어떤 마신보다 더 강압적이야.

개인의 이득과 안전을 위해서는 인정사정을 보지 않고 주변평가도 신경을 안 써.

평범한 빛의 신은 절대로 아니야.’

‘목적달성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빛의 신인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분명히 아이의 신령에서 느껴지는 권능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한 신력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잠시 고민하던 아이의 신령이 싱긋 웃으면서 양 손을 내밀면서 말한다.

“나는 관대하고 공정하기로 소문이 났던 고위신이었다고 하니 천족과 마족에게도 선택의 기회를 주겠다.”

시간이 멈추어져서 정지되어있는 여성의 양 옆을 동시에 가리키면 말했다.

“내 적으로서 오른쪽에 서면 소멸시키겠다.

그러나 내 동맹으로서 왼쪽에 서면 섭섭하게 대하지 않으마.”

여성의 영혼과 거의 일체화되어 있던 두 명이 듣기에는 노골적으로 동맹으로서 왼쪽을 선택하라는 권유였다.

이렇게 강력한 고위신에게 견습에 불과한 천족과 마족이 덤벼보았자 상대조차 할 수밖에 없기에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자아-! 선택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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