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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는 시간의 흐름조차 막아서 파고들 빈틈조차 전혀 없게 막아버린다.
여성의 육체를 육아에 적합하게 바꾸려고 했던 아이의 입장에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겨우 지성체 여성을 유모로 체질 개선을 시키려 하는데 이 난리를 치다니?
너 정말 어지간히 할 일이 없는 모양이구나.
세계를 멸망시키겠다고 미쳐서 날뛰는 파괴신이나 마신은 어디에도 없어?
왜 착한 고위신인 내게 달라붙어서 이러냐?
그래 이번에는 어쩌라고?
일단 보자.’
그러자 세계가 이렇게 하라는 듯이 화면을 보여준다.
핑그르르르르르-!
거기에는 미숙아에서 조금 벗어났지만 그래도 들창코에 호떡과 같은 도저히 귀엽다고 못할 아이가 보였다.
어느 정도 자라서 네 살 정도로 보이는데 여성을 힘겹게 설득하고 있었다.
저 쪽의 자신은 이유식을 먹어서 일단 육체를 키웠는데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모유를 달라고 부탁하는 것인가?
그래도 신체조율을 이끌 정도의 창조력은 되찾은 모양이군.’
화면에는 고위신이라고 정체까지 밝히면서 모유를 얻기 위해 육체진화를 할 테니 협조를 구하고 있었다.
물론 여성은 도저히 허락할 수 없다고 단호히 거부하고 있었다.
‘자기 아들은 이미 죽고 소중하게 길렀던 존재가 스스로 고위신이라고 자칭하는 정체모를 존재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나?
그러면 당연한 일이지.
저걸 그대로 이야기하다니 저기의 나도 참 순진했네.’
그 이후로 몇날 며칠을 우는 여성을 달래고 설득을 하는 자신의 모습은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
‘쯧쯧-! 뭐가 좋은 일이라고 사실 그대로 말해?
나쁜 진실은 알려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아무 말 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자연스럽게 눈치를 채고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이 최선이지.
나도 참고해야겠군.’
저기의 자신이 참 한심해 보였다.
하지만 지금 자신도 미숙아 시체에 융합했다면 지성체 여성보다 약하기에 어쩔 방법이 없어 보였다.
그렇게 울면서 한 달 정도 지나자 겨우 감정을 추스른 여성이었다.
저 쪽의 자신은 그런 그녀를 겨우 설득해서 육체진화의 단계를 밟게 되었다.
하지만 시작이 그러했으니 약간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면 바로 손바닥으로 손을 쳐서 방해했다.
정말 젖가슴으로 손을 대려고만 하면 바로 매정하게 때린다.
딱-! 딱-!
절대로 젖가슴을 손으로 만지지 못하게 하고 입으로만 살짝 빠는 것만 허락한 것이다.
거기에 잔뜩 경각심을 가지고 신체진화에 필요하다고 해도 그 외의 행동은 꿈도 꾸지 못하게 했다.
‘저러면 신력을 제대로 회복을 못한다.
그리고 여성의 육체 진화도 지지부진해지니 진퇴양난이로군.’
어쩔 수 없이 젖가슴만을 통해 아주 어렵게 육체진화를 이끌었다.
덕분에 그녀가 서서히 젊어지고 강해지는 모습이 보였지만 너무나 늦어 보인다.
그런데 저런 은혜를 받았으면서도 지성체 여성은 자신을 경계하고 모유를 주는 것 외에는 아예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지 않았다.
저 당시의 그녀는 자신을 아들의 육체를 강탈한 괴물로까지 생각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모유는 정말 간절히 애원할 때마다 조금씩 주는군.
나중에는 대놓고 자기 아들을 죽였다고 비난까지 했나?
허허!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있나?’
영혼도 없이 태어나 바로 죽은 미숙아의 육체와 융합했기에 저런 대우를 받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인간의 영혼과 신령이 섞이면 오염되거나 신격까지 하락할 수 있다.
그래서 신은 영혼이 아예 없거나 완전히 떠난 막 죽은 육체밖에 융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무지(無知)가 부른 배은망덕한 행위였다.
‘아들의 육체를 강탈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무리 설명해도 안 믿어 주는군.
평범한 지성체 여성을 초월자로 만들어주는 기적과 은혜를 베풀면서 별 꼴을 다 당했구나.’
또한 지성체를 단순한 천족(天族)도 아닌 초월자로 만드는 일은 고위신에게도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그런 은혜를 베풀어준 당사자에게 저런 무시와 원망을 당했으니 다른 고위신들이 알면 실로 개탄할만한 일이었다.
‘아주 잘하는 짓이다.
아무리 약해졌다고 하지만 고위신 망신은 제대로 시켰어.
하지만 당장 다급하고 약한 것은 이 여성이 아니라 화면너머의 자신이로군.’
그래서 저런 부당한 대우를 감수하고 열심히 육체진화를 시켜주면서 모시고 살았다.
저쪽의 자신이 쩔쩔매는 모습을 보니 서서히 극도의 짜증과 분노가 밀려왔다.
감정을 애써 누르면서 세계의 항상성에게 말했다.
“세계의 지배자인 나보고 겨우 지성체 여성에게 모유를 조금 받자고 비굴하게 애원하고 부탁하라고?
그리고 저렇게 아들의 원수라고 오해받고 약화되어서 평생을 구박받으면서 살라 이거냐?
내가 왜 여신조차 꿈도 못 꿀 특혜인 육체진화와 정기교류까지 해주고 그렇게 되어야 하는데?”
당연히 대답이 없었다.
세계의 항상성 같은 최상위의 법칙은 원래 반사작용과 같으니 대화자체가 안되었다.
그러나 세계가 이성이 있다고 해도 절대로 반박하지 못할 정도로 부당한 처우이자 결과였다.
상대가 약하고 자신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니 천성인지 저절로 협박이 튀어나왔다.
“가난하고 허약하기 짝이 없는 세계 주제에 감히 누구에게 자꾸 들이대느냐?
정당한 지배자이기도한 나를 왜 나약하게 만들려고 하지?
나중에 힘을 되찾으면 확 쓸어버린다.”
세계를 멸망시키면 시켰지 절대로 저런 부당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도와준 만큼 받아 낸다가 이성을 찾자마자 바로 정한 규칙이었다.
눈동자에서 시작한 검은 불꽃이 아기의 몸을 전부 감싼다.
화르르르르-!
자신을 구형결계로 완전히 격리하고 시간까지 멈추어 가둔 세계가 움찔 떠는 모습이 두려워하는 듯 했다.
실제로 이 검은 불꽃의 힘 앞에서는 누구나 그래야 했다.
‘정보행성 코아가 알려준 바에 의하면 내 검은 불꽃의 힘은 이 정도 세계는 우습게 멸망시킬 수 있다.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단순한 신체능력으로 말이다.’
검은 불꽃은 절대적인 투기와 살기의 융합체였다.
모든 법칙과 권능, 마도를 뛰어넘는 무력을 신체에 부여하는 최강의 육체권능인 흑염(黑炎)이 정체였다.
‘이런 허접한 세계 따위가 내 흑염(黑炎)을 막을 수는 없다.’
검은 불꽃에 휩싸인 아기의 손이 느릿하게 뻗어진다.
투가가가가가각-!
격렬한 반발이 있지만 그대로 원형의 결계와 시간정지까지 관통해버린다.
파르르르르르르르-!
마치 작살에 관통당한 물고기처럼 떨리면서 세계의 항상성이 만든 반발력이 사라졌다.
그렇게 마음대로 육체조율을 할 수 있게 되었음을 알게 된 아이는 거침이 없었다.
‘저쪽이 먼저 포기했다!
이대로 강행한다.’
세계의 항상성이 보여준 저편의 자신이 이 여성의 비협조덕분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고 있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기존의 흐름을 지키려는 세계의 반발이 오히려 결정을 도운 셈이었다.
여성의 신체 조율에 있었기 때문이다.
몸에서 흘러나오는 모유의 향기가 기가 막혔다.
‘신족의 몸에 맞게 조율을 한 것은 나지만 상상이상이다.
정말 대단한 수준이다.’
군침을 삼키는 아이의 반응에 전율하는 여성이었다.
‘역........ 역시 정상이 아니야.
처음 각성하면 이성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했었지.’
초능력자들은 평범한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는 만큼 무엇인가를 대가로 지불해야 했다.
대가의 종류는 모두 달랐지만 최악의 경우 수명이나 기억까지 지불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그리고 처음 각성을 하면 거의 미친 것처럼 대량의 대가를 갈구하거나 지불하니 초능력자나 주변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였다.
‘이상할 정도의 강한 완력으로 보아서는 지금 각성한 것이 분명해.
그럼 이렇게 난폭하게 대가를 갈구할 수밖에 없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제국의 초능력자 학교로 보낼 생각이었으니 당연히 각성의 준비가 없었어.
이렇게 빨리 각성할지 모른 내 실수야.’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초능력자는 성인에서 각성되니 지금 준비하지 않았다고 비난받을 일은 아니었다.
‘대가 역시 무작위로 결정되니 개인이 사전에 대가를 알고 준비할 방법은 거의 없었어.’
그래서 초능력자의 아이들은 대부분 각성이 될 성인이 되는 시기가 오면 제국의 초능력자학교에 입교해서 철저한 지원을 받았다.
‘이 아이의 대가는 여성의 모유가 대가로 보인다.
초능력의 대가에 이런 것도 있었나?’
그러자 짚이는 구석이 있었다.
모유가 나오지 않은지는 이미 한 달이 지났다.
그리고 이제까지 따로 짜서 모아 놓은 모유를 주다가 떨어져서 이유식을 주었더니 이렇게 날뛰는 모양이었다.
그런 고민을 생각을 하는데 아이가 허리를 앞으로 깊숙이 숙인다.
‘그것만은 안 돼-!’
여성의 눈동자가 더없이 커지면서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었다.
허나 아이는 전혀 무시하고 서서히 얼굴을 여성의 상체로 숙여갔다.
그런데 그 순간 다시 세계의 항상성이 개입했다.
빙글-! 빙그르르르르릉-! 땅-!
공간이 회전하고 압축되면서 동시에 방패처럼 변해서 숙이던 아이의 얼굴을 후려쳤다.
“큭-!”
얼굴이 그대로 뒤로 튕겨날 정도로 강력한 반발이었다.
거듭된 제지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계속 자신만을 위한 길을 선택하고 강행하자 더욱 거세진 것이다.
그 때 주변공간의 시간이 잠시 멈추어지고 이번에는 아이의 목을 절단할 기세로 날카로운 공간균열이 초고속으로 일어난다.
‘세계의 흐름에 따르지 않으면 아예 없애버릴 기세다.
하지만 상정 안이다.’
저런 공간 절단을 이용한 공격은 일반 물질이라면 견딜 수 없는 공격이었다.
고위신조차 직격되면 위험한 공격이 자신의 목을 향해오지만 아이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투지가 넘쳐흘러서 기합까지 질렀다.
“카아아압! 날 쳤다 이거냐?”
수가가가가가가가-!
눈동자는 검은 불길에 휩싸이고 크게 벌어진 입에서 드러난 하얀 이빨이 공간균열의 칼날을 물어뜯는다.
꽈드드드드득-! 우지지지지직-! 꿀꺽-!
이빨로 물어 잡아낸 공간균열의 칼날을 통째로 씹어서 집어삼켜 버린다.
만약 세계의 항상성에 의지가 있거나 다른 고위신이 보았다면 입을 딱 벌리고 놀랄 정도의 권능 과시였다.
아이는 트림까지 하면서 여유를 보였다.
“커어억-! 싱겁지만 먹을만하군.
허약한 세계주제에 내게 까불지 말라고 했지!
세계가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된 이상 차원신(次元神)인 나를 어쩔 수 없어.
하지만 이번에는 어쩌라고?
일단 보여는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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