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76화 (887/2,000)

34권 35권

총수파들은 주우주의 지성체를 차원주신성에 입주시키겠다는 말에 놀라면서 긴장했다.

주우주와 현세계의 차이는 아무리 보아도 일 써클 이상이 차이가 났다.

그럼 초월총수를 만난 자신들처럼 주우주의 지성체들에게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주우주의 지성체들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지만 분명 현세계 지성체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하겠지?’

‘현세계에 지금 투입되면 우리도 큰일이다.’

세계의 수준 차이를 생각하면 각성한 초능력자들에게 초월자들조차 무참하게 당할 수도 있었다.

여기에 강력한 지성체와 신족 사이에서 태어나는 반신(半神)들에게 당했던 기억까지 생생하게 되살아나니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어떻게든 선발하라고 설득해야겠군.’

‘영구 보증을 하라는데 과연 할까?’

‘위험 부담이 없는 선택이 어디 있어?’

‘이제까지 내키는 대로 살았으니 이제 책임도 지라고 해.’

총수파들이 바쁘게 의견조율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새로 꺼낸 술병을 하나 들었다.

그리고 신경질적으로 뚜껑을 따고 그대로 입에 들어부었다.

벌컥-! 벌컥-!

신력을 강화시켜주는 우주수의 정기술은 아니지만 주신(主神)을 취하게 할 수 있는 주우주에서도 충분히 보물 수준인 술이었다.

그 독한 술을 단숨에 마셔버리고 지시와 경고를 쏟아내었다.

“푸-! 성공왕은 창고에 일백 대를 추가로 가져다 놓았으니 그걸로 주문을 소화해.

그 이상의 대량주문은 신계자아에게 말하면 차원신계가 보내줄 것이다.

용자왕의 전투기체와 갓 스톤의 여유분은 모두 차원신계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으니 꿈도 꾸지 마라.

그리고 성공왕의 양산품은 절대 없다.

갓 스톤은 이계의 수준으로는 제조가 불가능하니 모두 포기하라고 해.

제조를 잘못하면 행성이 하나 둘이 날아가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아니 이미 연구소를 몇 개 날렸다고 하던가?

위험한 짓은 그만하고 정기만 주면 얼마든지 팔아줄 것이니 사서 쓰라고 해!”

“예!?”

역시 다른 세력들과 했던 모의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걸리면 맞아 죽을지도 모를 일이니 철저하게 보안책을 만들고 추진했는데 어떻게 아셨지?’

‘철저하게 결계를 치고 의지로만 대화했잖아?’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세부적으로 알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디서 새어나갔다.

누구냐?’

‘그럴 리가 없어.

모두 공범이잖아?’

혼자서 끝까지 반대한 셈이 된 아크람은 안도의 한숨을 속으로 내쉬고 있었다.

자신만 따돌린 총수파들이 성공왕에 수작을 부리려다 들켜서 당장이라도 두들겨 맞을 것 같아서 전전긍긍하는 꼴을 보니 통쾌하기까지 했다.

‘휴우우-! 천만다행이다.

코로나가 총수님의 차원권능이 통합신계와 항성계 전부를 포함하고 있다고 느꼈다던가?

차원권능이 자신의 투기방어까지 관통하니 결계나 어떤 방어도 효과가 없어 보인다고 주의하라고 했지.’

코로나가 초월총수님이 항상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어딜 가도 말과 행동을 극도로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그런 권능영역과 위력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더니 정말인 모양이구나.

약간이나마 믿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총수파를 더 이상은 추궁하거나 몸을 박살내지도 않았다.

최상위 지배자급 초월자의 위력을 낼 수 있으면서 운영경비가 없는 성공왕의 기술을 고작 일조를 받고 팔아먹겠다고 달려드니 지극히 한심했기 때문이다.

‘으-! 이건 깡패가 아니라 상거지들이야.

가난이 죄야.

여유가 없으니 푼돈에 자기 무덤을 파지.

그나저나 지금 이 놈들을 상대할 여력이 없다.

왜 갑자기 오라고 하시지?

누가 또 일렀나?

하지만 이번에는 잘 못할 것이 없고 그럴 존재도 없다.

그래도 어떻게 보고해야 잘 넘어가나?’

답답한 심정에 술병을 하나 더 비웠다.

그리고 결심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차원문을 열었다.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현세계의 지배자인 초월총수이면서 또 어딘가로 훌쩍 떠날 기색을 보이자 아크람은 다급하게 물었다.

“총수님! 누가 찾으면 어디로 가셨다고 할까요?”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영역으로 가서 소식이 끊긴 후에 얼마나 주변에 시달렸는지 모른다.

더구나 면담이나 협상요청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으니 확실히 행선지를 알아야했다.

잠시 생각을 하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나직하게 말했다.

“바람가다.

진리님의 호출이 와서 갔다고 그래.’

“바람가의 본성이요?”

총수파들은 슬쩍 차원문 너머를 보았다.

둥글게 활짝 열린 차원문 너머로 끔찍할 정도로 강력한 기세와 신력이 풍기는 존재들이 우글거리는 푸른 별이 보였다.

“으으으으-! 진짜다.”

“허어어어-! 저것이 바람가의 본성?”

경지가 높아질수록 더욱 무서워지는 바람가 본성의 존재감이었다.

현세계 정신체중 최상위의 강자인 자신들이니 보기만 해도 비명이 나오고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였다.

차원창세신 코아도 입술을 꽉 깨물었다 내뱉듯이 말했다.

“정 급하면 직접 찾아오라고 해.

아니면 너희들 중 하나가 연락책으로 따라올래?”

진리님이 이계를 이 꼴로 만든 초월자들은 무조건 죽인다고 들었지만 관심 밖이었다.

되살리면 되기 때문이다.

‘이계부흥의 추진상황을 어떻게 보고하지?

생매장만은 피해야 한다.’

자신부터 살아남을 고민을 하느라 머리가 어지러운 탓이기도 했다.

그제야 총수파들은 왜 모든 일을 성공시킨 차원창세신 코아가 술을 마구 마실 정도로 저기압이 되어있는 줄 모두 깨달았다.

‘저런 까마득히 상위 영원체를 보러 가시는데 저 정도면 아주 양호하다.’

‘진리님과 대화가 가능하신가?’

‘과연 대단하시네.’

그런데 한명 따라오라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리의 영역에 들어갔다고 살아 돌아온 초월자는 없었다.

‘혁명 이후 허계의 창조주 진리는 초월자가 신족 영역 내에 들어오면 무조건 소멸시켰다.’

‘신족은 영역까지 내주고 보호하면서 우리는 왜 차별이야.

혁명했다고 그러나?’

‘일원(一圓)이 말하기를 혁명은 문제가 아니라더군.

지배층이 되었으면서 신족이 다스리던 이상으로 복구해놓지 않은 탓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은 혹시라도 끌려가면 바로 소멸이기에 다급하게 외쳤다.

“잘 다녀오십시오!”

“통합신계는 저희들이 잘 관리하겠습니다!”

힘찬 대답을 듣고 차원문 안으로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을 했다.

“내가 살아서 돌아오면 뇌물 이야기를 자세히 해보자.

자릿세 다음에는 뇌물이냐?

깡패에서 조폭으로 승급하려고 그러냐?

그러다 훅하고 가는 것 알지?”

“히끅-!”

“흑-!”

목소리에 담긴 숨길 수 없는 살벌한 살기에 저절로 딸꾹질을 하는 총수파들이었다.

바로 앞에 바람가의 본성이 있어 자기 코가 석자인 차원창세신 코아는 차원문을 닫으면서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사업해서 벌어!

이 깡패들아!

너희들이 자꾸 그러면 내가 깡패 두목 같잖아!

그리고 좀 궁상맞게 살지 말고 부유하게 살아!

너희들이 그러면 내가 거지 왕초 같다.

그 동안 받은 정기 다 어떻게 하고 그딴 쓰레기를 먹으면서 좋다고 웃고 있어?”

기분 같아서는 느긋하게 패고 싶은데 그럴 여유가 없어서 아쉬운 차원창세신 코아의 질책이 쏟아진다.

“나는 이제 거지도 깡패도 아닌 사업가야-!

그것도 모든 세계를 휘어잡을 차원일족의 오리진!”

내 부하인 너희들이 그따위 잔돈을 뇌물로 먹고 좋아하면 이계 십중심들이나 다른 오리진들이 뭐라고 할 것 같으냐?

부하를 보면 상급자를 안다고 나를 천박한 벼락부자 취급을 할 것 아니야?

맞아서 깡패기질이 안 고쳐되면 아주 벌레가 되고 싶지?

차원주신성 생태계의 맨 밑바닥에 깔아줄까?”

벌레로 만들어서 벌을 주겠다는 말이었다.

실제로 그러고도 남을 성질과 능력임을 잘 아는 총수파들은 다급하게 소리를 쳤다.

“아닙니다!”

“똑바로 하겠습니다!”

그 외침을 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차원문을 완전히 닫으면서 최후로 경고한다.

“잘 해라.

제발 잘 해!

조금 잘 나간다고 말 안 듣고 까불다가 낚시 미끼가 된 누구들처럼 되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과거 주우주의 창조주들이 이것저것 시험하던 초창기에 창조신장도 어쩔 수 없는 최고 수준의 강자들이 가끔 태어났었다.

‘그들은 제멋대로 살고 분탕을 치다가 진리님에게 잡혀서 바람가 본가 연못의 날벌레가 되었다.

최고의 강자에서 연못 물고기의 낚시 미끼가 되고 배설물이 되어서 되살아나는 신세였지.’

연못 주변의 하루살이들처럼 뭉쳐 날아다니면서 서로 죽이고 되살아나기만 하던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끔찍했다.

‘언제 기회가 와서 풀려날지 모르는데 최고의 강자만이 자격이 있다.’

그러니 벌레까지 위치가 떨어졌어도 편히 있을 수가 없던 것이다.

“우리 가급적 그런 험한 꼴은 보지말자.

살아도 산 것이 아니더라.”

살벌한 경고를 끝으로 차원문이 닫히자 잠시 동안 꼼짝도 안하던 총수파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일어나 자리에 앉았다.

“휴우우우우-! 살았다.”

“그러게 내가 하지 말자니까!”

“좋은 건수가 생겼다니까 가장 먼저 달려온 것이 바로 너잖아!”

이런저런 말을 하고 있는데 아크람은 재빨리 차원창세신 코아가 놓고 간 술병을 하나 따고서 살짝 맛을 보았다.

최고급 술을 하수도 물 취급을 하니 무척 궁금했던 것이다.

그리고 눈동자가 커져서 그대로 술병을 물고 마셨다.

‘오오-!’

몸 전부를 감싸는 술 향기는 처음 맛보는 극상의 일품이었다.

그리고 혀를 녹일 듯이 달콤하면서 목을 사정없이 짜릿하게 자극하는 맛은 처음 느낄 정도의 절품이었다.

‘젠장-! 내 술이 쓰레기가 맞았어.’

꿀꺽-! 꿀꺽-!

그대로 멈추지 못하고 술 한 병을 전부 마셔버린 아크람이 남은 술을 전부 챙기려고 했다.

술이라면 환장하는 오리진들에게 팔아도 크게 한 몫 잡을 수 있어보였기 때문이었다.

허나 대충 상황을 눈치 챈 총수파는 살기어린 목소리를 보낸다.

“혼자 처먹으면 두들겨 맞는다.”

“험한 꼴 보기 전에 나누어 먹자.”

술을 달라고 하는 것인지 차원주신성의 이익을 배분해달라는 것인지 헷갈리는 협박이었다.

“술이냐?

차원주신성이냐?”

“둘 다!”

“둘 다 원해.”

혼자 잘 살면 가만 안두겠다는 아주 살기등등한 목소리였다.

어느 정도 양보해야할 때임을 깨달은 아크람은 움켜잡았던 술병을 아쉬운 듯이 내려놓으면서 말한다.

“우리 깡패 짓은 그만하고 사업을 하자.

그러다 정말 벌레가 된다.

진리님의 말을 안 들은 존재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너희도 대충 알잖아?

진리대리인 총수님이 안할 것 같으냐?

나는 그래도 딸이 후궁으로 있으니 어느 정도 봐주시겠지만 너희들은 아주 위험해 보인다.”

소름이 오싹 솟아오르는 경고였다.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좋다.

사업을 해보자.”

일단 장소를 바꾸어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주고 간 술을 공평하게 나누었다.

그리고 맛에 놀라면서 바로 마시면서 사업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하다가 초월자가 되고나서 처음으로 진짜 만취해 쓰러져 버린 사건이 벌어졌다.

며칠을 취해 자다가 겨우 일어난 총수파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신체를 취하게 하는 술도 있었어?’

‘이게 얼마만의 숙취냐?’

신체의 노화까지 완전히 통제하는 정신체에게 이런 현상은 정말 신선한 자극이었다.

다급하게 술병을 확인했지만 텅텅 빈 것을 보고 실망하고 말았다.

‘더 없나?’

‘다 마셔버렸군.’

‘우리들이 이제까지 마셨던 술들은 모두 쓰레기였다.’

술조차 이렇게 다르니 세계의 수준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보물들을 더욱 얻기 위해서는 더욱 노력해야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통합신계가 정리되는 상황에 바람가의 본성에 도착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언제나의 일상을 겪고 있었다.

평상에 앉은 진리 앞의 땅에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려서 식은땀만 흘리는 것이었다.

‘갑자기 호출이 와서 달려오기는 했는데 왜 저러고 계시지?

아무 말씀도 없네.

이계의 일이 아닌가?’

진리가 평상 위에 앉아서 자꾸 자신을 주시하는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다행히 살기나 투기는 없이 손등에 술잔을 얹고 마시는 여유 있는 분위기였지만 아무 말이 없으니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내가 뭘 잘못했나?

설마 이계 일원(一圓)이 와서 하소연이라도 했나?

하지만 지금까지는 누가 보아도 최상이다.

이번에는 아무도 안 죽였잖아?

내가 얼마나 참으면서 노력하고 정기를 쏟아 부었는데 문제가 있을 리가 없다.’

진리가 눈을 빛내면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언제 말씀을 하시나 온 정신을 집중만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혼잣말이 흘러나왔다.

“벌써 시간이 되었나?

음-! 조금 이른데?

아니 너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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