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용병신으로 참으로 험하게 굴렀던 과거와 흑염의 바람성에서 벌레로 시작한 영원의 심판이 생각이 난다.
미래가 흑염의 절대자제에게 복수한다고 미끼노릇을 잘 하라고 삼만 년을 대련으로 두들겨 맞았던 시련까지 생각하면서 회한이 서린 음성으로 웃어 주었다.
“무상의 정의(無償의 正意)를 포기한 용자는 나도 원하지 않는다.
이계 한정이라면 너희 정도의 힘은 필요가 없다.
전혀 쓸모가 없지.
직접 보겠느냐?”
성공왕을 조작하여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딱-!
통합신계 주변에 대규모의 차원문이 발동되기 시작한다.
몰려온 용자동맹의 군세 뒤로 발동된 차원문에서 쏟아져 나온 전력에게서 시커먼 악기와 마기가 품어져 나온다.
“아주 반가운 구면일 것이다.”
“!”
일 년 전 기습을 걸어서 전멸시켰던 지옥군단이 더욱 강력한 마력을 품어내면서 포진을 시작한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악령과 부활악당들이 용자동맹을 포위를 한다.
‘이 악당 놈들이 엄청나게 늘었다?’
‘어디서 이 정도의 악당들을 데려왔지?’
지옥군단은 주우주의 지옥들을 순례하면서 병력을 악착같이 모아서 이제는 숫자로도 압도하고 있었다.
완전 포위를 한 지옥군단의 선두에 드디어 복수를 한다고 길길이 날뛰는 살모사황제와 무식한 찬탈자, 위장충신이 있었다.
“드디어 이때가 왔도다.”
“이번에는 우리가 너희들 뒤다.”
“흠-! 이런 진행은 아주 마음에 듭니다.
저희들의 가치를 입증할 기회입니다.”
용자동맹에게 기습을 당해 전멸당한 뒤로 거의 일 년 동안 한시도 쉬지도 못했다.
‘기껏 부활했더니 일터가 지옥이다.’
차원신계 휴식을 위해 들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신계관리주신 회의에 참석한 황금착각과 근원이 화가 날대로 나서 돌아왔다.
그 다음부터는 아예 창조신들의 지옥에서 먹고 자면서 악령들을 정화했더니 분노와 원한이 쌓일 대로 싸인 상태였다.
“지옥에서만 살았더니 이제 지긋지긋해.”
“제발 신계에서 쉬고 싶다.”
성공왕의 뒤로 따로 열려진 차원문으로 황금빛이 찬란한 황금착각과 근원, 과거 흑염세력이 모두 나타났다.
그들도 부활악당들과 입장이 다르지 않았다.
겨우 이계에서 가진 군세를 전멸을 당했으니 이런 수치도 없어서 절치부심하면서 이 기회만 기다려왔다.
황금착각이 이미 꺼내들은 에반젤리의 손잡이를 꽉 움켜쥐고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이제 저희들에게 맡겨주십시오.
차원의 마도신님, 아니 차원창세신 코아님.”
태도를 공손하게 바꾸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일 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해졌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근원(根源)도 겨우 전투기체에 융합한 신령에 섬뜩한 느낌을 받았기에 조심하면서 말했다.
“겨우 최고위 기계신 일만에 하위 기계신 십억이다.
그럼 차원신계의 신계주신님께서 나설 필요가 없지.
우리가 모조리 죽여주겠다.”
사자왕 건과 용자왕들의 안색이 확 변했다.
지옥군단들은 지성체들을 잔혹하게 학살했고 저들은 굉장한 강자들이라서 전 병력을 모아서 기습으로 겨우 전멸시켰었다.
그리고 강력한 이들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나중으로 미루었는데 이제 그럴 수도 없었다.
‘주우주의 강자들인 이들을 처리하려면 엄청난 피해가 나온다.’
‘다행히 허계로 돌아가서 안심을 했는데 전력을 모아서 돌아왔나?’
겨우 일 년 만에 몇 배나 더 숫자가 많아지고 강해져서 돌아온 것이었다.
황금착각은 에반젤리의 창 손잡이를 잡고 돌린다.
부우우우우웅-! 틱-!
창끝에서 품어져 나간 황금빛의 원이 그대로 퍼져나가면서 용자왕들을 모두 인식했다.
황금착각은 용자왕들의 모든 인원을 황금권능으로 모두 확인하고서 차갑게 말한다.
“지옥에서 내가 이끄는 병력이 왜 너희들 따위에게 당했는지 무척이나 많이 생각했다.
이계라고 너무 얕보았더군.
물론 방심했다고 변명은 하지 않겠다.
그러나 다시는 그런 기회는 없다.
모두 죽여 차원신계의 지옥으로 끌고 가서 영구히 박아주겠다.”
“........”
황금착각은 비유가 아니라 정말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일단 돌아가서 창조신들의 지옥구원계획을 맡아서 강행군을 하다가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
‘전력정비 및 휴식을 위해 차원신계로 돌아갔었는데 주신전에서 회의참석의 호출이 왔다.
신계관리주신에 임명되었으니 경력 소개와 인사라서 간단한 일었지.
지성체 시절의 과거도 삭제시켜주셨는데 그 이후가 문제였어.
내 새로운 경력에 이계에서 당한 패배가 끼어있었다.’
차원신계에서 용자동맹의 용자왕들은 아무리 잘 쳐주어도 상급신, 그것도 기계신이니 하위였다.
그런 하위 존재들에게 군세를 전멸을 당했다고 하니 원인분석을 요구당하고 해야만 했다.
모든 신계관리주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엄청난 망신을 당한 것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내 지옥군단이 이계의 기계신들에게 전멸당한 사실이 전부 알려져 있었다.
이대로는 신계에 못 간다.
패배했던 사실 자체를 없애야 해.’
옆에 있던 근원도 생각만 하면 이가 갈린다는 듯이 살기어린 웃음을 지었다.
과거 흑염세력이 주우주지만 신계로 야심만만하게 임관한 영광스런 첫 일보였다.
그런데 다른 신계관리주신들에게 기계신들에게 왜 당했는지 설명하고 변명하는 자리가 되어버린 탓이었다.
‘성질이 나서 발작을 하려고 해도 안 돼.
신계관리주신으로 모인 존재들이 모두 만만치 않아서 별 수 없이 변명을 늘어놓아야 했다.’
골든 아이디얼과 다른 신계관리주신들에게 패배를 공개적으로 보고하고 설명하는 상황은 지금도 피가 거꾸로 돌 정도로 수치스러웠다.
그렇다고 다른 신계관리주신들이 기득권을 위해 신입자에 대한 부당한 견제라고 할 수 없었다.
‘실패나 성공에 대한 공개보고는 정식 신계에 편입된 존재 모두가 하는 일이었다.
꼼짝도 못하고 해야 했다.’
더구나 더욱 큰 일이 벌어졌다.
영원히 사는 정신체, 그것도 창조주님과 직결된 신족의 기록은 영구히 따라다닌다.
그런데 신계자아가 신계관리주신으로서 최초경력을 이계 기계신들인 용자동맹에게 휘하세력인 지옥군단의 전멸시킨 못난이로 적어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건 나나 황금착각도 감당하기 힘든 완전히 날벼락이다.’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니 이계에서 어떻게든 버텼어야 했어.’
하지만 차원신계의 신계주신대리 전능신족의 상급 주신 가이아나는 딱하다는 표정으로 정식기록의 보류를 주장했다.
‘휘하세력은 전멸되었으나 지휘부가 고스란히 남아있으니 패배라고 확정할 수 없다고 주장해 주었다.’
‘여기에 신계주신께서 전력을 보충해서 다시 싸우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파견을 나와서 업무를 돕고 있는 사회신족의 일반 창조신 골든 아이디얼도 동의를 하니 다른 신계관리주신들도 처음이니 복구할 기회를 주기로 동의를 했다.
생각만 해도 어떤 전쟁터에서도 흘리지 않던 식은땀이 흘리던 상황이었다.
근원은 이를 갈면서 말한다.
“으드드드드-! 우리들은 차원신계의 지배층인 신계관리주신들이다.
그런데 겨우 하위 기계신들에게 당했다는 소문이 쫙 펴져서 돌아갈 엄두도 못내.
아니 이대로는 어디를 가서 얼굴도 못 내민다.
네놈들 전부를 죽이고 신령을 끌고 가서 지옥에 처박지 않는 한 말이다!”
자존심이고 뭐고 온정어린 처사라고 정말 진심어린 감사를 표시하고 겨우 한숨 돌렸다.
하지만 위기를 벗어나니 울화가 폭발하고 수치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단지 부하들이 당한 패배라고 생각하고 물러나서는 안 되었다.
‘투신에게 하위의 약자들을 상대하다 당한 패배는 치명적인 오명이다.
잘못하면 창조신계 아니 다른 신족에게까지 약자에게 패배당한 무능한 존재로 낙인찍힌다.’
‘신족의 관리체계가 무섭다고 하더니 정말이다.’
이대로 정식보고가 올라가면 정말 창조신계에 발도 못 붙일 수치스런 상황이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슬슬 차원신계에 소문이 퍼지는 모습을 보니 지옥군단을 전부 끌고 신계에서 허겁지겁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지옥군단의 전력을 추가로 확보한다.
움직여라”
“이 빌어먹을 기계 덩어리들-! 모두 박살내 버리겠다.”
그 뒤 지옥을 돌아다니면서 쓸 만한 악령들을 모두 지옥군단으로 흡수하고 조련을 해왔다.
그런데 겨우 복수를 하고 기록을 승리로 적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살기등등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황금착각과 근원, 과거 흑염세력이 당장이라고 용자왕들을 박살내려고 하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오른손을 들어서 막았다.
“지금은 내가 먼저이고 너희들의 순서는 아니다.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결계나 치고 있어.”
“........ 예.”
지금의 차원창세신 코아가 직접 손을 보면 자신들에게 만회할 기회가 올 리가 없었다.
‘놀랄 만큼 투기가 강해져 있고 귀빈석에 있는 신체를 보니 어느 정도 성장까지 되어있다.’
불안하고 불만스러웠지만 이제까지와는 다른 위엄이 느껴지니 뒤로 물러선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기계신체에 신령만 빙의한 상태인데 어떻게 저렇게 존재감이 강해졌지?’
‘우리를 군기 잡을 때보다 두 배, 아니 세배이상 투기가 높아져있다.’
기계신체이지만 자신들조차 감당하기 힘든 신령의 강대한 투기가 그대로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래서 별다른 반발 없이 결계를 쳐서 여파와 도주를 막았다.
황금착각과 근원, 부활악당들이 모든 용자들을 포위하는 결계를 설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자왕 건에게 물었다.
“겨우 일 년 만에 열배이상 전력을 강화한 지옥군단과 지휘관들을 본 감상은 어떤가?
풍부한 정기와 강자를 우대하는 세계는 개인의 무한한 발전과 영화를 보장한다.
너희들은 지금 그대로이거나 퇴보하겠지만 저들은 더욱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게 바로 성공의 힘이다.”
구우우우우웅-!
황금빛의 성공왕의 오른손이 마치 악수를 청하듯이 사자왕 건에게 내밀어졌다.
“나는 초월총수로서 약속한다.
용자동맹의 힘이 아닌 인망을 원하기에 행성을 파괴하는 지성체들의 처분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그건 지옥군단만으로 충분하니 말이다.
천성이 악당들이니 누구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하겠지.”
“.........”
결국 지성체들의 심판은 멈추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용자왕들의 기세가 살벌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웃는 얼굴로 말을 잊는다.
“나를 따르면 용자동맹에게 차원주신성에 거주할 지성체를 선별하는 권한과 임무를 맡기겠다.
너희들이 선택하고 보증한 지성체들은 비록 본성을 날려먹고 다른 행성까지 갉아먹는 용서 못할 죄를 범했다고 용서하겠다.
그리고 조건 없이 차원주신성으로 이주를 허락할 것이다.”
“!!!”
그 말은 용자동맹의 용자왕들과 모든 용자들에게 똑똑히 들렸다.
일반 행성의 일만 배나 강대한 정기를 가진 차원주신성으로 이주는 이 사실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모든 정신체나 지성체가 바라는 일이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차원주신성에 먼저 내려가서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고 선점하려는 시도는 끝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옥군단의 전멸 이후로 통합신계로 인하여 완전히 봉쇄되었지.’
‘통합신계를 통하지 않는 접근은 제 육군 위세(威勢)로 철저히 격퇴되었다.’
코로나라 불리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초월자는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았다.
차원주신성의 관리는 통합신계에게 사활이 달린 일이었으니 당연하기도 했다.
‘반초월자 군세에 소속된 존재들 외에는 접근불가야.’
‘십중심들의 현지조사를 하고 싶다는 정중한 부탁조차 정면에서 거부할 정도다.’
십사 써클의 이계 십중심들조차 거절을 당했으니 다른 존재는 감히 말도 못 붙이고 고민만 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어떤 지성체 종족에게 차원주신성의 거주권을 줄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용자동맹에게 선택권한을 준다면 엄청난 일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차원주신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선별로 인한 약자들의 희생은 전부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친분이 있는 존재들에게 어떻게든 더 좋은 환경을 부여하고 싶은 마음은 용자왕이나 용자들에게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생긴 사랑하는 가족들과 주변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환경이 열악해서 조금만 더 도와주면 초월자가 될 수 있는 직계나 제자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차원주신성에서 생활하고 통합신계의 지원을 받는 반초월자 군단 위세(威勢)에 소속된 이들은 이미 초월자가 되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재능은 충분하나 수명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아이들이다.’
‘그들에게도 같은 환경을 줄 수 있다면 너무나 좋은 일이야.’
더구나 조사에 의하면 일반 행성은 일백 억의 지성체 부양이 한계지만 차원주신성은 일만 배 이상이 가능했다.
즉 일백 조가 넘는 약하지만 선한 존재들을 모두 구할 수가 있었다.
웅성거리기 시작하는 용자왕들의 흔들림을 느끼고 사자왕 건이 강렬한 의지를 보내서 진정시켰다.
그리고 정중하게 물었다.
“차원주신성에 거주할 지성체의 선택을 맡겨주신다니 영광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선택한 인원을 보증해야한다는 뜻은 무엇입니까?”
“후후후후후-! 그래도 최고의 용자왕인가?
설명하기 전에 잘 물어보았다.
보증이란 말이 참 무섭지.”
투기만 가지고 융합한 성공왕의 상태에서도 여유 있게 거대한 담뱃대를 창조해서 물었다.
창조신장의 신격은 이미 신령에 각인되었기에 가능한 힘이었다.
우웅-! 우우우우우웅-!
성공왕의 입에 물린 거대한 금속 담뱃대에서 황금빛 연기가 품어져서 자욱하게 퍼지기 시작한다.
황금빛 연기의 바닥이 깔리는 와중에 멀리 보이는 차원주신성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차원주신성은 몰락만 하는 이계의 마지막 희망이다.
차원주신성을 오염시키거나 파괴하려는 지성체나 정신체는 전부 배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잘 선별해서 넣으려고 하는데 자꾸 누군가가 선한 약자를 지켜야 한다고 방해를 놓는군.
이러면 당연하지 않는가?
자신들이 책임지고 채워주어야지.
당사자들이 이들은 선하고 문제가 없다고 데려왔다.
그런데 그들이 사고를 치면 당연히 보증을 선 너희들이 전부 쫓아내야지.
강제로라도 말이다.”
“!!!”
용자왕들의 얼굴이 경악하다가 곧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갑자기 용서할 수 없는 적인 용자동맹에게 차원주신성에 거주할 지성체들의 선택이라는 더없이 커다란 권리를 준다는 말의 의미를 깨달은 것이다.
갑자기 바득바득 덤비던 적에게 엄청난 이권을 그냥 준다는 말에 어이가 없어하던 지옥군단의 부활악당들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살모사 황제와 위장충신, 무식한 찬탈자는 흐뭇한 미소까지 머금었다.
‘그럼 그렇지.
저 제안을 받으면 잘난 인망도 끝이로군.’
‘그렇다고 안 받을 수도 없으니 이제 외통수로군요.
역시 차원창세신 코아님 이십니다.’
‘킬킬킬-! 뭔지 모르겠지만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니 꼴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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