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51화 (862/2,000)

34권 35권

절대계에 회색의 절대자가 나타나서 진리에게 사이안 이대의 이름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등장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회색영역 전체를 전쟁으로 뒤집어엎어 독보적인 악명을 쌓고 ‘미친 회색’이라 불린다고 들었다.

‘미친 회색의 현재가 바로 이계에 있다.’

세상이 말세로 가는 꼴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은 하면서 살던 이계의 현자들에게 비할 데가 없는 시련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재빨리 상념은 접고 아공간을 열어서 가진 자료를 모두 내어놓는다.

자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본래는 죽어도 절대로 내놓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죽음이란 끝이 있기에 할 수 있는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영원히 죽을 수조차 없으면 무조건 잘 살아야 한다.’

결국 무엇보다 소중히 가지고 있던 모든 책과 서류를 내놓는 마도현자였다.

우우우우우웅-!

그걸 마도로 일일이 복사하면서 챙기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얼굴에는 커다란 실망감이 가득했다.

바친 자료의 수준은 만족스러웠지만 태세전환이 너무 빨랐던 것이다.

‘다른 고위현자들은 꽤 버티었는데 이 자식은 왜 이래?

마도의 현자라서 그런가?’

결국 한마디를 했다.

“너 왜 이렇게 싱거워?

다른 현자들이 네가 제일 독하다고 해서 손을 확실하게 썼다.

이계에서 독종으로는 최고라고 평가받은 마도의 현자답게 조금 더 버티지 그러냐?”

“........”

그 말에 이제야 왜 자신이 몇 마디 말도 못하고 목만 날아가서 공이 된 신세가 되었는지 깨달은 마도현자였다.

‘이 죽일 놈들! 나에게 차원창세신 코아를 상대해 보라고 밀었어.’

그동안 서로 간에 직설적인 대화로 악감정이 넘치게 된 다른 현자들이 자신이 가장 뛰어나다고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추천한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 이렇게 될지 알고서 말이다.

‘나만 당할 것 같으냐?

도망쳐도 소용이 없다.

숨은 위치를 전부 까발려주마.’

상대가 워낙 강하고 무서우니 증오할 엄두도 못 내고 다른 쪽으로 원한이 활활 타오르는 마도현자였다.

그리고 그런 심경의 변화를 손바닥 보듯이 확인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료 복사를 순식간에 끝내고 원본을 돌려준다.

의외라는 얼굴인 마도현자를 보면서 지시를 쏟아냈다.

“자료 고맙다.

이제 모든 현자를 규합해서 현자동맹....... 아니 현자연합을 만들어라.

목표는 이계 회색후보의 육성이다.

수장은 내가 하겠지만 대표는 너로 하고 현자라는 직업을 가졌으면 전원 회원으로 참석시켜.

그러면 통합신계에서 정식으로 후원을 해주마.

연합을 만드는데 말 안 듣는 놈들은 명단을 작성해서 보고해.”

말투를 들어보니 현자연합에 현자가 참석을 안 하면 어떻게 할지는 상상이 되었다.

그리고 현자들이 어디에 숨어도 현세계를 순식간에 오갈 수 있는 교통망이 완비된 이상 초월총수에게는 장독 속의 쥐였다.

“알겠습니다.”

그래서 힘든 일지만 쉽게 대답이 나온다.

‘초월총수이기도 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지원이 있다면 현자연합을 만드는 것도 무리가 없다.

더구나 고위현자들은 나처럼 처절하게 당한 모양이니 무서워서라도 들어 올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현세계에 회색의 절대자가 나타나는 것은 모든 현자들의 염원이기도 했다.

단지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의 현재가 이렇게 하고 다니는 짓을 보니 걱정은 되었다.

이계 회색의 절대자가 만들어지면 현자들의 목에 칼을 대지 않을까라는 우려였다.

그런데 목만 남은 자신의 눈앞에 사각 검은 가방 두 개가 놓여졌다.

두우우웅-! 쿠우우웅-!

엄청난 무게인지 바닥에 진동이 울릴 정도였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방의 잠금장치에 사각 열쇠를 돌려서 열었다.

딸깍-! 딸깍-!

왼쪽 가방 안에 들어있는 것은 엄청난 액수의 정기가 뭉친 구슬들이었고 오른쪽 가방 안은 엄청나게 쌓인 서류와 책이었다.

“하나는 현자연합 구성에 필요한 경비와 이 신기를 가동시키기 위한 정기다.

여기 안에 있는 책들은 이계의 고위현자들이 회색현재인 내게 바친 자료 전부다.

현자연합에 모인 현자들에게 전부 공유시키고 정리하도록 해라.”

공손하게 바친 것이 아니라 강탈이 맞는 표현 같지만 호기심을 숨기지 않고 책이 쌓여있는 가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저절로 감탄성이 나왔다.

“.........오?”

가방 속이지만 어떻게 만들었는지 한없이 넓은 공간이었다.

책과 자료의 탑들이 끝없이 쌓아올려져 있었다.

‘정기도 대단하지만, 고위현자들의 저 자료들만큼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독립된 세상 속인데도 철저한 보안을 위해서인지 차원창세신 코아가 의지를 보낸다.

‘이 신기의 이름은 가방 속의 도서관.

권능을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나처럼 손잡이를 붙잡고 속으로 영창하면 된다.’

가방 속의 도서관.

마도의 현자의 머리에 울려 퍼진 이계 현자연합 수장의 상징이 될 신기의 이름이었다.

그 다음에 전해지는 신기의 정보는 놀라웠다.

지식을 무한히 보관할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분석 정리하여 다음 단계의 지식과 지혜를 알려주는 초고도의 인공지능까지 가진 신기였다.

‘더구나 정기가 보급되면 바로 구현까지 해준다고?

이건 현자들에게는 절대급의 신기다.’

마도현자의 눈에 놀람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차근차근 설명을 해간다.

솔직히 이계의 존재에게 주기가 망설였다.

‘현자들의 무력을 보강하기 위해 만든 신기였는데 너무 흥이 올라버렸다.

너무 수준이 올라버렸어.’

그러나 자신에게는 필요가 없고 현자들이 너무나 약했다.

힘이 없는 정의는 무력이란 말은 어디서나 동일하다.

‘창조를 위한 완전개방을 위한 발동어는 현자는 지식과 지혜로서 세계를 발전시킨다고 영창하면 된다.’

“현자는 지식으로....... 꽥-!”

그렇게 마도현자가 완전 발동어를 영창을 시작하자 가방 속의 도서관이 반응한다.

그리고 가방 위의 공간에 반투명한 무엇인가가 구현되기 시작한다.

‘반응과 제조가 빠르다.

역시 고위현자인가?’

평소에 무엇을 바라고 만들기 원하나 잠시 바라보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욕설을 내뱉었다.

“아오-! 이 썩을 자식이-!”

최종 결과물을 볼 것도 없이 그대로 발동어를 말하는 입을 차버린다.

투가가가가가-!

무의식적으로 발동어를 말하면서 집중하고 있던 마도현자의 입에 다시 발끝이 박히고다시 허공으로 공처럼 날아간다.

“우가가각-!”

영문도 모르고 다시 맞은 마도현자는 새된 비명을 질렀다.

꽝-! 꽝-!

머리가 저 멀리 세계의 벽에 충돌하고 더 큰 비명소리가 울렸다.

그렇게 창조를 강제로 멈추어버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방금 마도의 현자가 만들어내려던 잔재를 남김없이 지우면서 잠시지만 놀란 마음을 다스렸다.

‘세계를 소멸시키는 폭탄?

누가 마도의 현자가 아니랄까봐서 하필 이런 걸 상상해.’

방금 마도현자가 만들기 염원하는 생각을 파악해서 가방 속의 도서관이 창조해낸 물건은 소멸폭탄이었다.

그것도 작은 위성 하나는 쉽게 날려버릴 엄청난 위력을 가진 물건이었다.

‘세계폭탄 코아와 유사한 폭탄이다.

역시 마도의 끝은 세계멸망인가보군.

나와 같은 도착점에 도달하니 말이야.

역시 가방 속의 도서관은 이계에는 과분해.

응? 이 녀석이-!’

가방속의 도서관이 창조의 주체를 잃자 바로 자신에게 주의를 옮기는 것이 느껴진다.

우우우웅-!

차원창세신 코아는 급하게 ‘가방 속의 도서관’과 정기구슬을 담은 가방을 닫고 열쇠까지 채웠다.

쿵-! 쿵-! 찰칵-! 찰칵-!

완전 발동어와 함께 개방된 ‘가방 속의 도서관’이 정기구슬에서 흘러나오는 정기를 흡수해서 자신의 생각을 읽고 그대로 창조하려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나의 내심이 그대로 구현되면 이계로서는 대재앙이다.

마도현자의 자료까지 넣어주었더니 세계폭탄 코아까지 만들지 못하지만 초월급의 권능까지 복사하나?

역시 위험하군.’

‘가방 속의 도서관’은 창조에 필요한 정기와 내부에 쌓인 자료만 충분한다면 바로 만들어내는 창조의 신기였다.

아이가 가지면 장난감이나 만들겠지만 고위 현자가 가지면 무시무시한 결과를 보일 수 있었다.

이제 머리만 날아가서 벽에 튕겨 되돌아오는 마도현자를 쳐다보았다.

‘이 정도 현자의 연산력이면 제대로 가동되기는 하는군.

이계 십중심으로부터 넘겨받은 특수재료를 대량으로 사용해서 만들어낸 덕인가?

열화가 없어.

이 창조의 신기는 어떤 면에서는 가장 위험해.’

충분한 정기와 확실한 심상과 지식만 전달하면 사용자의 생각대로 바로 창조하는 신기는 현자들에게는 무엇이든 이루어준다는 이야기 속의 성배와 같았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지식과 힘은 파멸을 부르기에 안전장치를 걸어두었지만 솔직히 부담이 되었다.

‘가방 속의 도서관의 마도두뇌는 나와 연결되어 있으니 일단은 안심이다.

하지만 성장형이라 지금은 잘해야 초월급이다.’

자신 정도면 가방 속에 보관한 지식만으로 이계에 존재하는 대부분을 창조할 수 있었다.

마도현자정도면 독자적으로도 내부에 쌓인 지식으로 신기까지 바로 제작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한참 부족했다.

‘절대급으로는 아직 부족해.

더욱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방속의 도서관이 축적해야 한다.

하지만 이 안에 쌓여져 있는 지식은 이계에서는 이미 충분히 위험하단 말이야.’

진정한 절대급의 신기로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자료축적을 위해서는 많은 현자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관건은 사용자의 역량과 연산력, 아니 자제력과 실행력이다.

하지만 이 녀석은 대충 잘 사용하겠군.’

그렇기에 봉인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만났던 고위 현자들 중 마도의 현자의 상상력과 연산력은 특별했다.

‘정식 사용자는 힘들겠지만 임시로서는 충분하다.’

마도를 추구하면서 살아남고 출세한 존재답게 개인능력이 특출 났던 것이다.

“가방 속의 도서관 하나만 사용하면 아무 이상이 없다.

하지만 정기구슬이 든 가방과 동시에 사용하면 너의 생각대로 모든 것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생각이나 말을 하지 말고 현자연합의 구성과 이계 회색 후보의 육성에만 사용해라!

그 외에 사용해서 문제가 생기면 네 놈의 머리는 바로 보조연산용 마도구다.

아니 현자 전체를 머리만 남겨둔다.”

“예! 예-!”

그래도 고위현자라고 이 가방 속의 도서관이 어떤 보물인지 바로 눈치를 챈 마도현자였다.

완전발동의 시동어를 말하면서 만들어졌던 형상은 분명 구상만 하던 세계를 소멸시키는 폭탄이었으니 당연했다.

‘아까 분명 구현되려던 것은 내가 생각만 하던 소멸폭탄이 맞다.

그럼 신기는 본인이 창조력이 없어도 정기와 지식만 있으면 생각하던 모든 것을 바로 실제로 구현해준다.

이건 창조력도 무력도 약한 현자들에게는 다시없는 보배다.’

고위의 현자가 되고나서 처음으로 목이 타는 것 같은 소유욕이 움직였다.

그러자 목이 날아갔던 신체가 갑자기 움직여서 그대로 가방 두 개를 꽉 움켜잡는다.

사사사사사삭-! 곽-! 곽-!

아직 차원창세신 코아가 손잡이를 쥐고 있는 상태였으니 바로 밑을 잡고 당긴다.

빨리 달라는 시위였다.

“..........”

“...........”

어이없어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와 쑥스러워하는 마도현자의 목이 마주쳤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마도현자의 땅바닥에 떨어져있던 목의 눈이 꽉 감긴다.

‘끝장이군.’

이제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차고 노는 공 꼴이 되었는데 이제 덤빈 셈이었다.

그러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자명했기 때문이다.

헌데 아주 의외의 만족스런 반응이 돌아왔다.

“흠-! 좋아! 잘 할 수 있잖아.

이 기세로 밀어 붙여.”

이제야 차원창세신 코아의 성격을 깨달은 마도의 현자는 앞 뒤 볼 것 없이 확답을 받으려고 했다.

‘마도의 정점인 소마님보다 많이 미쳐있어 보이지만 비슷한 성격으로 보인다.’

현자는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미래를 생각한다.

허나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한 현자에게 상상을 구현하는 가방 속의 도서관만 있으면 무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이 생겼으니 용기가 백배였다.

이런 존재에게 바로 직설적으로 거래하듯이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그럼 가방 속의 도서관은 저 주시는 겁니까?”

방금 전까지 목만 남아서 겁에 질려서 바들바들 떨던 주제에 욕망으로 더욱 팔팔해진 모습이었다.

그러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만족해서 가늘게 웃었다.

“푸후후후-! 역시 마도를 따르는 현자답게 욕망에 솔직하구나.

그러나 네 생각처럼 가방 속의 도서관이 만능은 아니야.

다른 가방의 정기가 다 떨어지면 보충해야 창조를 할 수 있다.

정기가 없다면 단지 자료를 종합하고 분석하여 환상으로 표현해주는 단말기에 불과하다.”

정기가 없으면 실체화는 못 시키지만 세부적인 환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신기였다.

‘그것도 너무 대단하잖아!’

상상을 실제로 옮기기 위해서 겪는 엄청난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머리를 잃은 몸은 정직했다.

아직도 손으로 잡고 있는 가방을 더욱 강하게 움켜쥐고 매달린 것이다.

꽈아아아-!

마치 미끼를 물은 물고기 꼴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차원창세신 코아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리고 감당할 수 있겠느냐?

넌 대표로서 정기가 든 가방만 가지고 현자연합을 만들어라.

그리고 가방 속의 도서관 본체는 회색 후보에게 주겠다.”

“제가 회색 후보가 되겠........”

그렇게 욕망을 못 이기고 마구 질렀다가 쓴 맛을 보았다.

퍼어어어어어어-!

이번에는 발에 특별하게 힘을 준 듯이 저 멀리 허공으로 날아가는 마도현자의 목이었다.

그리고 분노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호통소리가 울렸다.

“이 주제파악도 못하는 자식아-!

연산력 문제로 사장된 차원권능을 익혀낸 나조차 회색의 후보 자격이 없었다.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고 자신의 가치를 겨우 증명한 지금에서야 겨우 회색현재다.

그런데 네가 해보겠다고?

이게 무슨 학교 입시인 줄 알아?”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