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49화 (860/2,000)

34권 35권

아크람은 차원주신성을 구매하기 위해 정기를 빌려달라고 딸에게 매달리다가 참 많이도 두들겨 맞았다.

다른 총수파들도 비슷한 수준의 고생을 하고보니 차원주신성을 사기위한 일백 조를 모으기가 얼마나 힘든지 깨달은 지 오래였다.

그래서 최상급 지배자급 초월자로서 동격이지만 아주 당연하게 존칭을 사용한다.

헌데 그 말에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옆에 뒤에 앉아있던 다른 여왕들의 표정이 확 굳었다.

이건 여왕들도 의외였다.

‘행성핵을 추가로 판매하고 정기로 받았다고 했었지?’

‘차원주신성을 차원요새열차의 집결지로 따로 구매한다고 듣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실제로 이렇게 바로 구매할지는 몰랐던 것이다.

‘얼마나 정기를 받았기에 바로 구매를 할 정도일까?’

아니 지금 어디 있는 거지?’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행성핵이 든 가방들을 운반해준다고 차원요새열차를 타고 통합신계로 간 이후로 세력에 복귀하지 않았다.

‘설마 초월총수를 따라 가버렸나 해서 여왕들은 기겁을 했다.’

그런데 확인을 해보니 차원요새열차의 기관차들을 모으고 있다고 보고를 한다.

여왕들이 집결한 이상 세력 내에서는 특별히 할 일이 없고 초월총수와의 협상에 공로가 커서 내버려두었다.

하지만 독단적으로 차원주신성을 추가로 구매하다니 상당히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차원요새열차들이 자동으로 모아들인 행성핵들의 등급을 확인하고 분리하느라 바쁘다고 했지만 이제 돌아오게 해야 해.’

‘예. 이제 복귀하게 연락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해.’

건너편에 앉은 대신(大神)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온다.

“단번에 차원주신성을 두 개나 구매하다니 대단하시구려.

오백억년의 은거의 성과가 개인만이 아니라 세력까지 대단하신 모양이오.

탁월한 성과를 축하드리오. 삭월(朔月)의 시즈지.”

“과찬이십니다. 대신(大神)님”

호의적으로 대답을 하는데 슬슬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차원주신성이 하나 더 늘어나자 좋은 일자리가 증가했다고 좋아하는 정신체들의 환호를 힘껏 박수를 쳐서 진정시킨다.

짝짝-!

최상위 지배자급 초월자답게 위엄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바로 분위기를 정리시킨 아크람은 환한 미소를 띠우면서 외친다.

“자아-! 차원주신성을 구매하신 귀빈들과 참여하기 원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통합신계의 차원주신성 일호점이 올린 이제까지 올린 수익을 공개하겠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차원주신성보다 더 강력한 괴수신들을 처리하고 초월총수님의 차원권능으로 완전 정제하여 얻어낸 수치입니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참고용임을 알려드립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거대한 숫자판이 허공에 떠오르고 그리고 일부터 숫자가 질주하듯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호오?”

“오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띠리리리리리리리리-!

순식간에 억을 넘고 십억을 초과하고 조 단위에 도달한다.

화면을 주시하는 모든 정신체들과 귀빈석의 오리진들, 그리고 이계 십중심들까지 조용하게 올라가는 수치를 쳐다보았다.

삐이이이이이-!

십조 단위를 넘어가고 가파르게 이십 조를 넘어가자 십중신들의 얼굴조차 놀람으로 물들어간다.

‘통합신계가 만들어진지 겨우 사 년 정도다.’

‘그런데 벌써 이십조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반초월자 군세인 제 육군 위세(威勢)가 괴수신들을 엄청나게 잡아들이며 지성체들의 거주영역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괴수신들을 잡아내고 얻은 정기만으로 설마 이정도 수익일 줄은 상상도 못한 것이다.

띠리리리리리리-! 펑-! 펑-!

마침내 숫자판이 일백 조를 돌파하고 폭죽이 터진다.

잘만 운영하면 금세 투자금을 전부 회수하고 이익을 본다고 했지만 설마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던 십중심들의 입이 크게 벌려졌다.

“지금 차원주신성의 극히 일부지역의 제압을 끝낸 상태에서도 이미 일백 조를 돌파하였습니다!

과정에서 본 통합신계에서 사용한 정기는 일조 미만-!

투자금을 완전 회수한 경사와 개점일을 기념하여 특별히 정규직 채용 확대와 행사 기간 동안 모든 비용의 무료를 선포합니다.

마음 놓고 즐겨주십시오.”

통합신계의 수익은 자신들과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던 정신체들조차 열렬하게 환영할만한 선언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짝짝짝-!

뜨거워지는 분위기를 몸으로 느끼면서 아크람은 흥이 올라서 더욱 소리 높여 외쳤다.

“완전고용(完全雇用)-! 전원성공(全員成功)-!

통합신계는 꿈을 찾아오신 여러분의 출세를 기원하고 지원합니다.

여기 있는 사회자가 증명입니다.

이 모든 것을 준비하고 이룩하신 초월총수님에게 지지와 성원의 열띤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짝짝짝짝짝작-!

차원주신성의 구매자인 십중심들도 두말하지 않고 박수를 쳤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보물이라고 확신을 시켜주었지만 직접 보니 정말 대단한 물건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박수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크람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아크람 가문의 미래를 위해서 이 일이 가장 중요하다.

정신체들에게 확실하게 초월총수가 자주 부재하시는 통합신계가 누구의 주도 하에 있는지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코로나에게 위력시험까지 주문했는데 싫어하면서도 잘 따라주었다.

아니 주신전에서 요양만 하는 것이 지긋지긋했던 모양인지 적극 나섰다.

“그럼 아직 마무리를 하고 계시는 초월총수님 대신 저희 신계를 대표하시는 분을 소개합니다.

통합신계를 대리운영하고 계신 초월총수님의 후궁이신 코로나님이십니다.”

화면이 바뀌면서 차원주신성의 표면을 비춘다.

거기에는 거대한 괴수신들이 마치 공깃돌처럼 하늘로 여기저기 날려지는 광경이 보인다.

구구구구구구궁-!

괴수신들 무리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은 검은 불길이 치솟는 절대급의 권갑과 전신갑옷을 착용한 코로나였다.

과꽝-! 푸하하하하-!

영역을 침범당해 몰려드는 괴수신들을 귀찮다는 듯이 주먹으로 한방씩 갈기자 산맥크기의 괴수신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날아간다.

몇 마리가 그렇게 덤비다가 질려서 이제는 도망치고 있었다.

그리고 한 대 맞아서 거의 숨통이 끊어진 괴수신들은 제 육군 위세(威勢)의 반초월자군단이 몰려가서 통합신계로 보내는 광경이 보였다.

스으으으으으-!

코로나가 화면이 자신을 비추는 것을 알았는지 똑바로 쳐다보았다.

화산과 같이 폭발하는 붉은 불길이 빛나는 눈동자가 화면 전부를 채운다.

화면을 쳐다보던 정신체들의 숨이 일제히 멎었다.

단숨에 모든 정신체들을 압도하는 강대한 투기와 존재감이었다.

“!!!”

그리고 화면을 보는 이계 십중심들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알고 있지만 아무리 보아도 겨우 십이 써클의 초월자라고는 믿기지 않는 신체능력과 투기였다.

그리고 십사 써클조차 능가하는 신체능력을 가지고 또 다시 강화하는 자유자재의 투기운용 능력은 놀라기만 했다.

더구나 권갑에서 이글거리는 검은 불길과 투기는 세계 최강의 파괴력 아니 육체의 상징이기도 했다.

‘써클도 낮고 신기의 도움도 큰 것 같지만 아무리 보아도 흑염 후보로 보이는군.’

‘차원주신성을 동맹의 대가로 받았다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와도 심상치 않은 관계로 보인다.’

‘후궁으로 받아들이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하던가?

오랜 은거를 깨고 직접 참석했으니 거의 확실한 모양이군.’

‘그럼 현세계 십중심 후보 중 두 명이나 초월총수의 편에 붙은 셈인가?’

‘이제 어쩌지?

이러다 일원(一圓)이 깨어나서 전쟁이라도 하려는 날이면 귀한 십중심 후보들이 다칠지도 모르겠군.’

이건 황금의 절대자에게도 큰 고민이었다.

정기농도가 너무 약해 후보조차 나오지 않던 최고의 창조력인 대수(大手)와 최강의 파괴력인 흑염(黑炎)이 이계 진리대리의 편에 나타난 것이다.

일원(一圓)이 깨어나서 강경파 초월자들을 이끌고 다시 혁명인지 뭔지 하겠다고 날뛰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예측할 필요도 없었다.

궁지에 몰려서 본색을 드러낸 일원(一圓)이 질리는 없겠지만 그 와중에 잘못하면 후보들이 사라질지도 몰랐다.

‘곤란하군요.

공석인 십중심의 보충은 무엇보다 급한 선결과제입니다.’

‘무엇보다 차원주신성은 초월총수 차원창세신 코아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조사를 통해 주신성은 창조신이 만들어낸 행성의 강제 진화란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만든 창조신이 소멸하면 어떤 제한이 발생하는지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차원주신성을 진화시킨 창조신이 죽거나 소멸하면 같이 파괴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할 상황이었다.

반드시 반발할 일원(一圓)에 대해서는 이미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결국 일 년 전에 내렸던 과감한 결단이 또 필요하군.’

그렇다고 또 패서 기절을 시키자니 이제 무리였다.

방어능력으로 십중심이 된 존재에게 같은 공격이 먹힐 리가 없었다.

‘이미 일원(一圓)이 쉬고 있는 개인신전은 요새화되어 있다.’

‘방어의 일원(一圓)답게 한번 당하더니 철저하게 보호하고 대비하고 있더군.’

십중심조차 들어갈 수 없게 절대기 파이가 완벽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그래서 같은 방법은 무리이니 결국 모두가 모여서 약간 강압적인 설득을 해야 했다.

마침 대부분의 초월자들이 초월총수 편에 붙었다고 하니 절호의 기회였다.

“상황을 알리고 조금 더 요양을 시키지요.

설득은 모두가 했으면 합니다.”

자존심 강한 황금의 절대자가 드물게 공대를 쓰면서 동의를 구하는 말에 다른 십중심들은 모두 바로 의사를 표현했다.

“찬성.”

“동감.”

“환영.”

“동의.”

같은 십중심이지만 혁명을 한다고 현세계를 이 꼴로 만들어서 자신들을 곤경에 처한 일원(一圓)이다.

고집이 너무 센 골칫덩이 동료보다 오랜 공석을 메울 후보 두 명이 더 귀중한 것이었다.

과한 관심은 자제했지만 황금의 절대자도 무척 기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써클이 조금만 더 올라가면 진리님에게 바로 소개시켜도 될 정도이다.

그럼 이제 회색(灰色)만 보충되면 절대계의 십중심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절대계의 회색의 절대자도 아닌 일부에 불과한 현재가 이렇게 실적을 내니 회색후보도 어떻게든 물색하고 찾는 중이었다.

‘현자는 말과 머리로 먹고살고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일로 인식을 바꾸어야 하겠군.’

하지만 쉽지 않았다.

‘다른 계열이다 보니 직접 찾는 일이 쉽지가 않군.’

‘현자들은 아직도 침묵 중인가?’

현자들의 정점인 회색의 절대자가 될 수 있는 후보는 현자들이 가장 잘 안다.

그런데 과거에 항상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면서 난리를 치던 현자들이 모두 경쟁하듯이 은거하고 있었다.

‘현자들이 모두 숨고 있어.’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의 현재가 자신들에게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두려워한다고 하더군.’

현자의 정점이기도 한 회색의 현재이기도 한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런데 현세계가 혼란의 극치인 이 꼴이니 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서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전부 도주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나마 대충은 알아듣게 말하는 마도의 현자를 데리고 있는 소마가 한숨을 푹 쉬었다.

‘후우-! 평소에도 보기 힘들더니 이제 더 심해졌어.

그리고 아주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해.’

마도의 현자가 영원히 사는 정신체 주제에 늙었는지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가끔 현기증이 나서 잠시 고향에 가서 쉬고 싶다는 헛소리를 했었다.

가볍게 웃어주고 몇 대 치고서 물어보니 이실직고를 한다.

마도의 정점인 자신 앞에서도 겁 없이 막 지껄이던 마도의 현자가 겁에 질려하는 대답을 들어보니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그래도 소마(笑魔)가 현자의 사정에 관해서는 그나마 잘 알기에 다른 십중심들도 관심을 보였다.

‘현자들 사이에 무슨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하던가?’

소마(笑魔)는 비어져있는 초월총수, 회색현재 차원창세신 코아의 자리를 보면서 말한다.

‘초월총수, 아니 이 경우에는 회색현재이겠군.

자신의 일에 대해서 현자들이 단 한명이라도 입만 방긋하면 전원 머리만 남겨서 연산장치로 써 먹겠다는 경고를 누군가 받았다고 하더군.

현세계가 이 꼴이 된 이유가 전부 정확한 기준을 세우지 못하고 중구난방의 주장만 펼치는 네 놈들 같은 병신 탓이니 대가를 치루라고 외쳤다고 하는군.

현세계의 현자들이 회색현재인 자신을 알아서 떠받들고 바치지 않는다고 열이 받아서 고위현자들을 폭행하고 귀한 자료를 몽땅 강탈하고 있다던가?

그래서 안 맞고 안 털린 고위현자가 없다던데?

그뿐만이 아니야.’

‘........’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창조주님의 인정을 받아서 현세계의 지배자나 다름없는 초월총수가 겨우 현자들에게 그럴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마치 옆에서 지켜본 것처럼 지극히 현실적인 묘사가 뒤를 이어간다.

‘간 큰 현자가 시국에 대해 토론을 신청했다가 무참하게 져서 머리만 남아서 마도구가 되었다던가?

정기만능주의를 개탄하고 모두 정신을 차리자고 입 바른 소리를 선언했던 현자는 관리하는 학교까지 몰살을 당했다고 하던가?

거기에 주신성을 만들다 신경질이 나면 아무 고위현자들 사무실에 찾아와서 화풀이로 머리만 떼어서 공처럼 차고 다닌다던가?

그러면서 이게 세계냐?

너희들은 개돼지 아니 공이다!

이렇게 외친다고 하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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