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46화 (857/2,000)

34권 35권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의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바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팔을 안은 풍만한 가슴을 느끼다가 폭소를 터트렸다.

“훗-! 후하하하하하하-! 거기까지 읽었느냐?

넌 정말 대단하구나.

모든 여왕들이 다 이정도인가?

이거 너무 유능한데?

위험해서 가급해서 상종하지 않으려고 했던 생각이 바뀌려고 한다.

네 말이 맞다!

너무 저렴하고 월세까지 용인한 이유가 바로 그 것이다.”

그대로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의 가는 허리를 한 팔로 감고서 말했다.

“창조신이 권능으로 만들어낸 주신성이 본인이 소멸하면 무사할 리가 없지.

만든 창조신이 소멸하면 주신성은 본래의 효과를 서서히 상실한다.

그리고 내가 만든 차원주신성은 보통 주신성이 아니다.

세계의 정기차이를 어느 정도 무시하는 대신 내가 죽으면 바로 단순한 주신성이 된다.

특이점을 부여한 것이 바로 나이니 당연한 일이다.”

만든 주체가 죽으면 주신성도 효력을 잃는다.

이것이 유일한 문제였다.

하지만 영원히 사는 신족의 창조신이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

“내가 소멸되면 정기가 서서히 약해지다가 결국 지성체들이 살수 없는 죽음의 행성, 아니 초대형 쓰레기가 된다.

그걸 막으려면 우리 주우주처럼 다른 창조신이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하겠지만 이계의 누가 할 수 있을까?

삭월(朔月)의 시즈지나 다른 주우주의 창조신들 가능할까?

후후후후후-! 일만 년에 하나의 창조속도로는 어림도 없지.”

웃음을 터트리면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노려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러니 차원주신성들로 이계가 부흥한다면 이계의 창조주님께서는 나를 절대로 제거할 수 없다.

진리님도 이계를 거지같은 상태로 되돌리지 않으시려면 나를 살려둘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내가 죽거나 소멸을 하면 큰 일이니 반드시 복구시켜 주셔야 하지.

즉 차원주신성은 내 주력사업이자 구명줄이다.

이 정도의 이득이 없다면 내가 왜 당장의 손해를 감수할까?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일할 것 같으냐?”

그 말에 똑같이 웃음으로 대답하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었다.

“호홋-! 여전히 이익보다 살 길부터 만드시는군요.

부지런히 준비한 보람이 있어요.”

“쿡쿡-! 너도 여전히.......”

거기까지 말하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입을 꽉 다물었다.

너무 친숙하게 대화가 되어서 넘어갈 뻔했지만 지금 나온 말은 웃고 끝날 일이 아니었다.

“이 행성핵들은 설마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모으라고 해서 준비한 것이냐?”

“예-! 혁명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백억년동안 차원요새열차로 사멸한 모든 행성핵들을 모아왔지요.”

“허어?”

그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행성의 수명은 대략 일백억년이다.

그러니 오백억년이면 이계의 행성 세대가 다섯 번을 교체될 시간이었다.

그 기간 동안 자멸하거나 파괴된 행성핵을 수집했다면 보통 수량이 아니었다.

‘전부 개입하여 모두 모아왔다면 엄청나겠어.

이 본성급 행성핵만이 아니라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행성핵들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멸하여 생명력이 다한 행성핵이라도 차원권능을 쓰는 자신이라면 재생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다.

‘수준이 낮아도 정기를 많이 넣고 개조하여 등급을 올릴 수도 있다.’

결국 행성핵의 숫자가 문제였는데 한 번에 해결된 것이다.

‘마치 내 모든 사업을 예측하고 준비한 것 같다.

그나저나 앞으로의 행성핵 소요를 생각하면 지금 가장 부자는 내가 아니라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로군.’

하지만 의문이 있었다.

여왕들의 반응을 보니 자신 정도의 강력한 창조신이 없는 이계에서 행성핵은 단순한 보석에 불과했다.

행성이 파괴되는 순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수고스럽게 빼돌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시킨 당사자가 생존이 불확실한 상태라면 더욱 그러했다.

“왜?

무엇 때문에?”

그 말에 머리를 어깨에 깊숙이 기대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었다.

“이 몸은 거짓이자 환상이지요.

그런 저를 실체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요.

그런 약속이 아니라면 현세계에서 사멸하거나 버려질 행성핵들을 억지로 환원시키지 않고 전부를 모을 이유가 또 있을까요?”

지금 안겨있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의 신체가 특이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망사로 가렸지만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거의 같은 모습이다.’

그리고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왜 모습을 감추고 있는지도 파악한지는 오래였다.

‘외부활동을 하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과 혼란이 되지 않기 위해서겠지.’

그러니 여기서 환상을 실제로 만들어 주겠다는 말에서 강한 위기감을 느꼈다.

크롬이 환상이고 시즈지가 실제라면 둘 중 하나의 제거를 뜻하기 때문이었다.

“어째 굉장히 위험한 일로 들린다만?”

“후후후후. 이제는 별 상관없어요.

스스로 노력해서 환상을 실제로 만든 지는 오래이니까요.

지금은 단지 취미예요.”

그리고 좌석의 팔걸이에 있는 원형버튼을 눌렀다.

삐이이이-! 찌르르르르릉-!

좌석을 주변으로 빛이 뻗어나가면서 벽을 전부 투명하게 바꾼다.

그리고 벽에서 엄청난 빛이 품어졌다.

거대한 차원요새열차의 벽을 가득 매운 것은 가지각색의 크기의 행성핵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시력조차 잠시 뺏을 정도의 빛 속에서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의 웃음소리가 커다랗게 울린다.

“호호호. 간단한 수집취미이지요.”

“!”

열차 벽과 바닥을 가득 매운 행성핵들은 비록 본성급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는 수준들이다.

주력사업으로 사용하고도 남을 행성핵들이 보석 벽처럼 열차 안을 도배하고 있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수량이다.

차원권능에 필요한 정기와 권능을 행성핵의 연동으로 해결하고 있었군.’

벽과 천정을 가득 매운 행성핵들을 보면서 생각을 했다.

거의 같은 모습을 가진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망사로 모습을 가린 이유가 이제 확실했다.

행성핵을 모으고 세력의 일을 처리하느라 외부로 떠도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과 구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똑같은 모습을 가진 여왕이 둘이 있으면 혼란이 일어난다.

그래서 내부에 있는 자신이 양보를 한 것이로군.

형상의 양보를 받다니 정말 대단해.’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분명 세력의 수장이다.

그런데 휘하의 여왕에게 모습의 우선권을 양보한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는 벽과 천장에 가득한 행성핵이 증명했다.

‘더구나 차원요새열차가 이것 한 대만이 아니라고 했으니 실로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모아두었겠군.’

삭월(朔月)의 시즈지를 후궁으로 얻으러왔다가 맥없이 물러나는 분노가 싹 사라질 정도였다.

그리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능력 고하를 떠나서 현재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의 가치는 삭월(朔月)의 시즈지보다 위란 사실을 말이다.

“확실히 그렇군.

너는 스스로 현실이 되었어.

능력은 모르겠지만 노력으로 삭월(朔月)의 시즈지를 뛰어넘었구나.”

“.........”

그러자 아무 말 없이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깊숙이 안겨온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허리를 잡았던 손을 풀고서 머리를 감싸듯이 안아주었다.

자신을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으로 착각을 하는 것은 기분이 나쁘지만 그녀가 이제까지 쌓아온 노력과 준비는 존중받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빠아아아아앙-!

차원요새열차의 긴 경적소리가 울린다.

훌쩍-! 훌쩍-!

그리고 지휘부의 구석에서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연신 지우는 기관장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족들 간의 전투는 급속도로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곳곳에 숨겨진 함정이 있어 피해를 줄이느라 시간은 많이 걸리고 있지만 있을 수 없을 정도도 유리한 전황이었다.

‘현실파 신족이 완전히 요새를 비우면서 지뢰와 같은 폭파장치만 하고 있다.’

‘창조신들과 주신들이 나서서 밀어붙여라.’

거의 피해를 입지 않고 대부분의 행성과 신계를 손에 넣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승리하고 있는 영웅신들과 창조신들의 얼굴은 갈수록 굳어만 가고 있었다.

“이건 좋지 않아.”

“왜 싸우지도 않고 물러나지?”

“그리고 왜 이렇게 시간을 벌려고 하는 것일까?”

마치 함정으로 진격하는 불길한 느낌은 가장 선두에 선 영웅신들이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의문과 걱정은 커져만 간다.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도 불안을 느껴서 앞에 나서서 진격을 하고 있었지만 의도를 읽을 방법이 없었다.

이제까지 현세계에서 조금씩 흘러오던 정보망이 완전히 막혀버린 것이다.

“적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신족의 경계선에서 강경파 초월자들이 아예 출입을 막고 정보까지 봉쇄하고 있다.”

빈 집이 되어버린 행성과 신계를 쉽게 접수했다고 주신들은 좋아하지만 지휘부는 비상이었다.

오랜 전장 경험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사태였다.

“무엇인가 준비하고 있다.”

“시간을 주어서는 안 돼.”“하지만 진격을 서두르면 피해가 급증한다.”

빨리 끝장을 내야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무리였다.

후퇴하면서 만들어놓은 함정들이 얼마나 철저한지 해제에 많은 시간을 써야만 했다.

행성과 신계를 무시하고 진격을 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참전한 각 일족들이 문제였다.

서로 지분을 노리고 벌써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결국 보다 못한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이 노성을 터트렸다.

“이 멍청한 놈들! 아직 이긴 것이 아니다.”

“저 배신자 놈들을 얕보지 마라.”

“이렇게 순순히 당할 것들이었으면 군대를 맡기지도 않았다.”

현실파 신족의 창조신들이 신족의 최정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차원창세신 코아에 무지막지한 힘에 의해 허무하게 당했지만 이렇게 무력하게 무너질 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일단 함정을 무시하고 전진하다가 사단이 났다.

신계 하나가 시한폭탄에 의해 자폭하는 것을 보고나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다시 정밀하게 조사해 보니 모든 비어진 신계에 시한폭탄이 설치되어 있었고 해제를 위해서는 창조신이상의 존재들이 장기간 달라붙어야만 했다.

“신계에 시한폭탄을 전부 설치해 두었다.”

“이 미친놈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아예 영역 전부를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이러지는 못한다.”

아직 약한 주신들만 전진시킬 수 없으니 결국 조금씩 진행이 늦추어진다.

혹시나 해서 본성 서우리나에 학도신들의 증원까지 서두르라고 지시하고 조심스럽게 전진을 해간다.

그렇게 현실파 신족의 함정을 해제하고 영역을 전부 점령하면서 나아가자 거의 일 년이 지난 뒤에야 신족의 영역 끝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렇게 현실파 신족의 임시신계에 도달하자 왜 시간을 끌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임시신계에서 대기하고 있던 현실파 창조신들의 광기어린 커다란 웃음소리가 공간을 진동한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제야 왔구나.”

“도착할 때까지 건들이지 말라고 하셔서 기다리다가 지쳤다.”

“지금 모두 쳐 죽여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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