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44화 (855/2,000)

34권 35권

갑작스러운 강경한 발언에 모두가 놀란 표정을 하는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탁자 위에 올려진 사각 가방들을 보았다.

번쩍-! 번쩍-!

강렬한 태양빛이 무색할 정도로 매혹적인 빛이었다.

‘본성급의 행성핵이 이백 개다.

그럼 차원주신성 이백 개를 만들 수 있다.

거기에 개당 십조의 정기가 들어가지만 이계의 수준차이를 차원권능으로 조정하면 천분의 일인 일백 억으로 충분하다.

그럼 대략 이십 경의 수익인가?

세계의 수준차이를 감안해도 다시없을 사업이기는 하군.’

가방 안의 행성핵이 가져다 줄 거대한 이익이 자꾸 마음을 흐트러트린다.

그보다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몸을 조사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의식과 본능, 욕망을 동시초월을 한 초월자는 처음이다.’

신력과 마력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성마신(聖魔神)보다 더한 경지와 난이도인 것이다.

‘내 자존심보다 이익이 우선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끌려 다닐 이유가 없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강해지려고 발버둥을 쳤는가?’

카르마가 최악인 용병신으로 어쩔 수 없는 불공정 계약을 당하면서 다시는 그런 꼴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쿵-! 쿵-!

결국 바로 가방을 닫고 삼켰던 여왕의 열쇠들을 몸속에서 꺼내었다.

스으으윽-!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열쇠를 제외하고 찾은 모든 여왕의 열쇠 네 개를 전부 상대 쪽으로 넘긴다.

그리고 불타는 시선으로 경고하듯이 말한다.

“조건은 이미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에게 말했소.

그 정도로 끝냅시다.

이후로는 나는 초월총수로서 초월자인 여왕들에게 합당한 대가와 대우를 바라오.”

지극히 냉정하면서도 무서운 말에 삭월(朔月)의 시즈지나 다른 여왕들이 멈칫했다.

초월자들의 지배자들인 초월총수에게 초월자로서 해야 할 합당한 대우가 어떤 것인지 모를 리가 없었다.

‘명령에 대한 복종인가?’

그렇게 회담을 마음대로 종료시키고 양손으로 가방 두 개를 들고서 열차로 이동하려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적대적이고 경계심이 넘치는 상대와 대화와 거래만큼 짜증나는 일도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초월총수인 내가 초월자들에게 쩔쩔 맬 이유가 없지.’

쿵-!

하지만 탁자 위에 육중한 무엇인가가 또 놓이는 소리에 이를 꽉 깨물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 이렇게 나오는지 모르지만 사각 가방이 또 놓인 것이다.

‘이런! 또 이렇게 나오나?’

아주 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행성핵 가방을 하나 더 추가한 청춘의 환상 크롬이었다.

“이제 세 개네요.

들고 가시는데 손이 부족하시면 도와드릴까요?”

“너 정말........”

이렇게 쉽게 내놓는 것을 보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행성핵을 가졌는지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초월총수라는 체면상 강압적으로 강탈할 수 없으니 거래를 통해서 획득해야 했다.

“....... 좋다.

다시 이야기합시다.”“좋아요.”

자존심이나 성질보다 차원일족의 사업욕심이 더 컸다.

그리고 삭월(朔月)의 시즈지도 상대가 언제든지 회담을 깨고 강압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분위기를 풀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한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건 아니 되오.”

“그럴 수는 없지요.”

서로 거대세력의 수장들답게 치열한 말싸움과 조율이 따른 동맹협상이 끝났다.

그리고 서류화한 내용을 읽어가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마음속에서는 나직한 욕설이 흘러나왔다.

‘젠장. 나쁘지는 않지만 좋지도 않군.’

결국 여왕들을 후궁으로 삼지 못하고 행성핵이라는 실리만 챙기는 선에서 물러서야 했다.

‘가방과 내용물을 넘겨주는 대가로 여왕의 열쇠를 돌려준다.

이제까지의 일을 문제 삼지 않는 대신 보물고의 거주권을 받는다.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주신성을 만들 수 있게 지원하는 대가로 주신성의 분배 권리를 받는다.

생산에 들어가는 정기는 바로 지급하고 판매와 동시에 수익은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칠, 초월총수가 삼으로 나누어 가진다.

세력은 복구사업을 지원하고 초월총수는 후견인이 된다.

서로 운영에 개입을 할 수 없다.’

그에 비해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지극히 만족스런 표정으로 서류의 내용을 읽어가고 있었다.

앞으로 현세계에서 가장 큰 사업이 될 주신성의 제조법을 알게 되고 수익까지 자신이 높으니 지극히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남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위험성이 있었다.

‘초월총수의 말대로 지금 상태로는 주신성을 만들려면 창조력이 한참 부족해.

무의식인 본능과 욕망까지 전부 깨워야 한다.’

그들을 깨우면 어떻게 생각이 바뀔지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감수할 가치는 충분했다.

또한 아무리 예측을 해보아도 세력에게 손해가 전혀 없었다.

‘대부분의 대가는 행성핵으로 치렀다.

그 대가로 초월총수와 주신성 제조사업의 동업과 후견이라?

현세계에 세력의 일부를 보여도 큰 문제가 없겠어.’

아직 세력의 숙원이던 보물고는 아직 열지 못해 전 세력을 동원하지 못한다.

반드시 열릴 것이라는 확신이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왕들의 열쇠가 모두 자신의 손에 돌아왔다는 점이 컸다.

‘물론 여왕들이 원하면 바로 넘겨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지’

결국 여왕들의 연합은 더욱 견고해지고 더 이상 은거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힘과 울타리까지 손에 넣은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도 삼백 개가 넘는 행성핵을 얻었지만 쓰린 속을 달래고 서명을 했다.

무시하려 했지만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의 경고가 머리에 떠나지 않았다.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더 이상 욕심을 부리면 안 돼.’

힘으로 이 계약을 조금 더 유리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을 억누르고 그대로 서명을 했다.

자신은 초월총수였기에 너무나 가혹한 계약 강요는 장기적으로 득보다 실이 컸다.

스으으-! 스스-!

초월총수로서 차원창세신 코아와 여왕들의 대표로서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계약은 그렇게 마무리가 지어진다.

바로 양쪽이 서명한 계약서를 한부씩을 나누어가진다.

그리고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는 듯이 가방 두 개를 양손에 들고 일어서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이제부터 우리는 비즈니스 파트너요.

그럼 차원주신성 일호점의 개점일에 보도록 합시다.

그때 주신성의 제조법과 실제로 만드는 법을 보여주겠소.”

“좋아요.”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망사 너머에서 살포시 웃으면서 대답을 한다.

그 모습을 보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입맛은 상당히 안 좋았다.

‘손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익도 아니었다.’

서로 이익이 되는 선에서 잘된 협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속으로는 당했다는 생각이 메아리쳤다.

‘여왕들을 후궁으로 삼으면 행성핵과 세력 전부를 얻을 수 있다.

아니 삭월의 시즈지의 열쇠를 찾아서 재협상을 하면 전부를 뒤집을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힘으로 뒤집을 수 있어.

하지만 그만두자.’

우습게도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의 경고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열쇠까지 탐내면 그보다 더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협박은 자신이 파악한 그의 성향으로 보아서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여기서 물러나야한다.

이계 십중심들이 그렇게 경계할 정도면 초월자 영웅이었다고 얕볼 놈이 아니야.’

잠시 생각을 하느라 동작이 멈추었는데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남은 가방을 하나 들고서 말한다.

“도와 드릴게요.”

검은 사각 가방들은 이계 십중심들이 만든 특수재질로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그래서 함부로 아공간에 넣을 수 없고 염력으로 움직일 수조차 없어서 들 수밖에 없었다.

완벽한 분석과 인증이 되기 전까지는 아주 위험했으니 이동에 도움은 필요하던 판이었다.

“이제 가요.”

허나 초월총수로서 압도적으로 우리하게 맺을 수 있는 협상을 행성핵이라는 실리로 이렇게 뒤흔든 당사자가 저러니 저절로 한마디가 나왔다.

“넌 정말 병 주고 약 주는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후후! 본래 이런 여자가 매력적이지요.”

청춘의 환상 크롬은 앞서서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걸어가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달래는 듯이 달라붙는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매정하게 뿌리치기에는 그녀가 가지고 있을 행성핵들이 생각해서 결국 맡겼다.

그렇게 팔짱을 끼고 같이 걸어가는 두 명을 본 본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여왕들의 표정이 아주 묘해졌다.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귀중한 행성핵들을 쉽게 내주어서 이루어진 아주 이득을 본 협상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다정하게 멀어지는 모습을 보니 뭔가 크게 당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 것이다.

“.........”

“.........”

“.........”

“.........”

여왕들의 가치를 행성핵보다 못하게 인식시키고 본인의 가치만 상승시켜서 독점하려는 의도가 읽혀졌다.

그래서 차원요새열차에 막 탑승하는 두 명의 뒷모습을 본 삭월의 시즈지의 눈에서 은은한 감정의 흔들림이 떠오른다.

팔짱을 끼고 떠나는 모습을 보니 자꾸 아주 먼 과거와 겹쳐져 보였다.

“또 이렇게 되는구나.”

본인은 가지고 있어도 별 소용이 없는 행성핵과 초월총수와 동맹 아니 대등한 비즈니스 파트너의 자리를 맞바꾼다.

세력을 위해서 가장 좋은 방안이었지만 이렇게 되고 보니 씁쓸했던 과거가 생각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화를 내자니 이번 일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한 것이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다.

나나 다른 여왕들은 이번 협상에 아무런 손해도 보지 않았어.’

혁명시절부터 지금까지 파괴된 행성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모아온 행성핵들을 아낌없이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 세력의 수장인 삭월(朔月)의 시즈지조차 아무 투자도 없이 이득을 보기만 했으니 할 말이 없었다.

덕분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여왕들이었다.

함대의 여왕 에메랄드는 모두의 심정을 대변하는 한마디를 했다.

“저 순진한 척하는 여우.”

“........”

그렇게 해변을 떠나온 차원창세신 코아는 차원요새열차의 지휘부에 앉아서 사각 가방의 분석과 인증을 시도했다.

삼키자니 부피문제로 못하겠고 아공간에 보관해야하는데 만만치 않은 특수재질이 문제였다.

‘잘못하면 내부에서 폭발할 수 있다.’

불과 물처럼 대립되는 권능과 권능이 충돌하면 당연히 폭발한다.

십사 써클의 권능들이 폭발하면 아공간이 무사할 리가 없다.

‘십중심의 권능이 회색인 자신과 같을 수 없으니 통째로 날아갈 수도 있다.’

우우우웅-!

내심 긴장했지만 허나 너무나 빠르게 인증되었다.

하지만 혹시 모를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구조 분석이 끝날 때까지 넣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시 사각 가방을 열었다.

철컥-!

가방 하나에 일백 개의 본성급 행성핵이 황홀하게 빛을 발한다.

“역시 전부 본성급의 행성핵이다.

이건 출처를 의심받겠군.

그러나 의심뿐이다.

주우주의 창조신인 내가 사용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

행성이 파괴나 멸망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행성핵이다.

혁명기간 중에 무수한 행성이 파괴되었고 그 와중에 거두어 들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행성핵이기에 문제가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은 사백구십구 주우주의 창조신이었기에 얼마든지 무마시킬 수 있었다.

‘끝까지 추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초월총수로서 지배자인 나라면 아무문제가 없다.’

출처로 시비를 걸면 어떻게 할지는 결정한지 오래였다.

‘확증도 없이 추측으로 문제를 삼으면 무례하다고 박살내면 되겠지.’

계약은 확실히 이익이었다.

그러나 이계에서라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자부심이 자만심이 되어버렸다는 점이 아팠다.

그렇게 된 이유가 자신의 행성핵과 사업에 대한 욕심 때문이라는 점이 무척이나 기분이 나빴다.

철컥-! 철컥-!

반대편 좌석 위에 올려진 세 개의 사각 가방을 모두 열어서 행성핵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아직 나는 군림하기에 부족한가?”

혼잣말에 같이 가방을 들고 와서 옆에 앉은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후후-! 언제나 부족하셨잖아요?

하지만 결코 만족하지 않는 욕망이야말로 진화와 발전의 기초라고 항상 말하셨잖아요?

그리고 다 끝난 지금 이제 와서 무슨 말인가요?”

행성핵을 제공해서 욕망을 자극하여 이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의 말이었다.

당장 눈 꼬리가 치켜 올라가고 독설이라도 쏘아 붙여주려고 했는데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졌다.

바로 앞에서 절반만 입고 있던 검은 옷을 벗기 시작한 것이다.

“....... 너 왜 벗나?”

지이이이이이-!

그대로 겉옷 전부를 벗어서 검은 레이스가 달린 속옷만을 남긴다.

“호호호호. 이제 기분전환을 하셔야지요.

이대로는 만족하지 못하시잖아요?”

“기분전환?”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단지 얼굴에 욕망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보아서는 야한 일 따위는 전혀 아니었다.

역시 앞에 놓인 가방을 바닥에 놓고 앞의 좌석에 누우면서 말한다.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의 의식과 도덕, 본능의 동시 초월의 비법에 대해 포기는 하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왜 지금은 의식만으로 활동하고 계신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아니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의 모든 것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으신가요?”

“!!!”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빛이 삼엄하게 빛났다.

‘아까 차원권능으로 은밀하게 조사를 하려다가 발각당해서 망신을 당한 일이군.’

역시 상위 써클와 강자들답게 경계와 탐지력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런 삼엄한 경계를 뚫고서 본질을 파악하는 일이 쉬울 리가 없었다.

“도와주겠느냐?”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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