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오브 서바이버-943화 미리보기

갓 오브 서바이버-943화 (854/2,000)

34권 35권

주신성의 핵으로 쓴다는 말에 여왕들은 갑자기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렇게 협조적으로 나오는 이유를 알았다.

여왕들의 반응이 신뢰 쪽으로 바뀌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행성핵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주신성은 일반적인 행성핵으로 만들 수 없다.

최소 십조가 넘는 정기를 버틸 수 있는 본성 급의 행성핵이 필요해.

그래서 이계에 오자마자 배신자 신족의 본성을 날리고 행성핵부터 챙겼지.

그런데 무리하면 창조신성까지 만들 수 있는 행성핵들이 이렇게 많다니?

도대체 얼마나 가지고 있지?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이런 큰 거래를 위해서는 상호신뢰가 첫째였다.

그래서 더욱 믿음을 주기 위해 알려주지 않아도 될 정보까지 공개한다.

이 행성핵으로 만들 수 있는 차원주신성의 가치와 원가였다.

“의심하지마라.

내가 이계에서 설정한 차원주신성의 가치는 이백조에 나의 지분이 일할이다.

완전 소유권 이양에는 일시불로 일천조로 정했다.

그런데도 살려고 줄을 서고 있다.”

“일천조......... ”

듣기만 해도 질리는 가치를 가진 행성이었다.

더구나 주신성에 대해 조사를 한 결과에 의하면 어떻게든 얻어야할 보물은 확실했다.

“나는 이 정도 본성의 행성핵에 십조의 정기를 투입하면 주신성을 바로 만들 수 있다.

그럼 이 행성핵의 가치는 얼마일까?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

“!”

십조를 투입해서 일천조를 벌어들인다는 말에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까지 입을 딱 벌리고 놀라고 말았다.

그런 여왕들의 놀라는 표정을 보고 혀를 차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의자에 등을 기대면서 말한다.

“쯧-!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덜 떨어지게 혁명이나 전쟁으로 땅따먹기를 하냐?

괜히 나중에 복구도 힘들고 관리가 귀찮아.

모든 행위는 어차피 더 잘 살자고 하는 일이다.

그럼 누구나 필요로 하지만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만들어 팔아 이득과 권리를 얻는 것이 훨씬 낫지.

이제 이런 창조적인 사업의 시대인 것이다.”

그 말에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아주 미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구세주나 황제 대신 편하게 월세를 받은 행성주가 낫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래도 월세가 너무 비싼 것이 아닐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할이나 거두어 가시잖아요?”

신랄한 비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약간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곧 평안한 표정으로 말한다.

“내가 만든 차원주신성이다.

나중에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만든 주신성가지고 그렇게 말해라.

그리고 월세 받는 행성주가 어때서?

거지처럼 천막에서 사는 것보다 월세를 내고 고급 저택에서 사는 것이 더 좋지 않는가?

더구나 이건 이계가 하도 가난해서 어쩔 수 없는 과정에 불과하다.

월세가 싫으면 사글세, 사글세도 부담되면 전세를 하다가 정기 모아서 빨리 사라고 해.”

팔짱까지 하면서 확고한 의지로 말했다.

“나도 이렇게 시간이 들여서 회수하기 싫은데 특별히 참아주는 것이다.

그러니 이건 자선사업이기도 하지.

그나저나 주신성의 소문이 빠르군.

광고는 잘하고 있는 모양이야.”

“이제 총수파라고 하던가요?

아주 열심히 홍보를 잘해요.

과장도 심한 덕분에 용자동맹조차 바짝 긴장해서 통합신계로 몰려가고 있어요.

그리고 초월총수님과 통합신계의 전력이 너무 강해서 용자왕들이 저에게까지 간곡하게 참전을 부탁하고 있어요.

원한다면 용자동맹의 맹주자리까지 준다고 하더군요.

정말 급하기는 한 모양이에요.”

“뭐?!”

그러고 보니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용자동맹의 부 맹주와 같은 존재였다는 사실이 생각이 났다.

‘더구나 용자왕의 전투신체를 제작가능할지 몰라.’

지금은 성공왕을 미끼로 하는 용자동맹의 유인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 여왕의 세력이 추가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우우우우우우-!

위기를 감지하니 저절로 투기가 일어난다.

‘여기서 여왕의 세력을 배제하지 않으면 통합신계라도 위험하디.’

아무리 흑염의 후보자격을 보이는 초월자 중에서 가장 강력한 코로나라고 해도 아직 미성숙했다.

‘분명 지키는 것보다 요격하러 나올 것이고 그러면 통합신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잘못하면 주신성도 말려들어서 파괴될 수도 있어.’

오백억년동안 쌓아오기만 전력의 위험성을 보면 여기서 여왕들의 세력을 전부 박살을 내야할 필요성까지 있었다.

스산한 살기까지 품어내면서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을 노려보았다.

“너 아까부터 무슨 생각이냐?

지금 협상을 하자는 것이냐 아니면 깨려고 하는 것이냐?

정확하게 의도를 밝히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노기를 숨기지 않고 투기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던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아주 진한 미소를 지으면서 허공에서 사각 가방을 또 꺼냈다.

쿠우우우웅-!

원탁에 놓인 사각가방은 이제 두 개였다.

“음-!”

차원창세신 코아는 약간 떨리는 손으로 새로 나타난 사각 가방의 잠금장치를 풀고서 열었다.

번쩍-!

두 배로 늘어난 행성핵의 빛에 저절로 얼굴이 풀어지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주우주에서도 행성을 파괴해야 얻을 수 있는 행성핵을 이렇게 많이 얻을 수 있다니 정말 횡재였던 것이다.

‘구질구질하게 지성체들을 쓸어버리지 않아도 되겠군.’

살고 있는 모성을 복구불능으로 오염시키거나 다른 행성까지 무분별한 자원채취로 파괴하는 악질 지성체들이 이계에는 아주 많았다.

그들을 처리하려는 이유는 물론 정의감이 아닌 필요에 의해서이다.

‘그것들을 지옥군단으로 박멸하려던 이유가 바로 이 행성핵의 확보 때문이었다.

지성체를 처리해야 행성핵을 추출하기 편하지.

그런데 이렇게 양질의 본성 급 행성핵을 대량으로 확보하고 차원주신성을 임대할 수 있다면 별 상관없겠군.’

더 좋은 일은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행성핵을 얼마나 더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혁명시절에 얼마나 많은 행성이 파괴되었는지 모른다 했다.

하지만 적어도 수만 개가 박살이 났다고 들었다.

그걸 대부분을 회수하였다면 엄청나겠군.’

생각만 해도 아주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엄청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만 있어도 차원일족의 주력사업을 바로 시작해도 될 좋은 상황이 되겠군.

이제 용자동맹이 기존의 나약한 지성체들을 지킨다고 날뛰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어차피 차원주신성을 구매한 오리진들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음을 느끼고 아주 기분 좋은 음성으로 호탕하게 외쳤다.

“좋아-! 알았다.

다른 조건도 추가로 들어주겠다.”

“호호-!”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가볍게 웃으면서 그대로 옆 자리에 밀착해서 앉는다.

스으으-!

그리고 오른 팔을 가슴에 밀착시키면서 속삭인다.

“비지니스 파트너 같은 후궁 말고 반려로 저는 어떠세요?

이제 거의 성장하신 것 같은데요?”

“음.......”

자신의 반려자리가 비어있다는 정보까지 얻은 모양이었다.

참으로 감탄할 만 했다.

‘굉장히 유능하군.’

이제까지 이계에서 자신을 이렇게 곤란하게 만든 존재는 거의 없었다.

‘여기에 상대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을 예측하고 준비하면서 능수능란하게 일처리를 하는 모습을 보니 상당히 마음에 든다.’

여기에 눈앞에서 반짝이는 행성핵들로 상당히 흔들리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막 대답을 하려는 순간 싸늘하기 짝이 없는 여성의 음성이 울린다.

“그만하렴.”

그 말을 들리자마자 여왕들의 약간 흐트러졌던 분위기가 다시 엄중하게 변한다.

옆에서 팔을 안고 교태를 부리려던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도 기계적인 차가운 표정으로 변해서 일어났다.

“삭월(朔月)의 시즈지.”

누가 왔는지 깨달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태양빛을 가리는 큰 하얀 모자를 쓰고 망사로 모습을 거의 가린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서 있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의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

“........”

원형 모자에 달린 망사로 몸 전체를 가렸지만 장소의 특성상 맨발에 수영복을 입어서 몸매는 확실히 보였다.

더 이상 없을 정도로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보이는 신체였으나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 작군.”

일반 여신의 세배정도까지 보였던 창조력의 상징인 풍만한 가슴이 없었다.

작지는 않지만 크지도 않은 지극히 이상적인 여성의 몸매였다.

그 말에 마치 기계처럼 표정이 사라지고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의자 뒤로 도열하던 여왕들의 얼굴이 묘해졌다.

“풋-!”

“후후-!”

“호호-!”

“호호호호홋-!”

결국 참지 못한 여왕들의 웃음소리가 한참 울렸지만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아무런 흔들림 없이 바로 앞의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의 시선이 계속 자신의 가슴에 머물자 양손을 들어서 가리면서 지적을 한다.

“초월총수님이시지만 너무 무례하시군요.”

“..........”

차원창세신 코아는 코로나를 통해서 보았던 미래에서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가슴과 비교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신력파형이나 창조력이 흘러넘칠 것 같은 권능의 파장은 분명한데 신체는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창조력이 약해.’

조금 더 미래의 일이라는 사실은 기억이 났다.

여기에 코로나에게 잘 먹고 더 크라고 조치해준 일이 생각나서 무의식적인 생각이 입으로 흘러나왔다.

“발육불량?”

그 말에는 태연하던 삭월(朔月)의 시즈지조차 멈칫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뒤에 시립해 있던 여왕들은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트렸다.

“호호호호호호호호-!”

여왕들의 폭소를 잠시 쳐다보던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의외로 막지 않고서 다시 물었다.

“설마 제 가슴 때문에 후궁으로 삼으려고 하신 것인가요?

가슴이 작으면 안 되나요?”

지극히 따지는 어조였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답변이 돌아온다.

“맞다.

그대의 창조력은 초월자들에 비해 무척 강한 것 같으나 주신성을 만들 정도는 절대로 아니다.

써클도 나와 같은 십이 써클?

창조력도 절반이상....... 아니 거의 칠 할은 부족해.

이러면 내가 특별대우를 할 필요가 없다.

차라리 신족의 창조신들에게 기대하고 투자하는 쪽이 나을지도 모르겠군.”

“.........”

그런 말을 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분위기가 일변을 한다.

그것은 은은한 분노였다.

미래에서 확인한 삭월(朔月)의 시즈의 창조력과 지금의 창조력의 격차가 너무 극심한 탓이다.

‘내 차원권능에 문제가 생겼나?’

미래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가장 좋은 방향으로 선택되어 유지된다.

이것이 세계의 항상성이라고 부르면서 여기에 거슬리는 존재는 반작용로 무참하게 배제된다.

‘여기에는 어떤 고위의 존재라고 할지라도 용서가 없다.’

그런 제약이 없었다면 시간과 관련된 권능이나 힘을 가진 존재들에 의해 세계는 넝마가 되어 있을 것이다.

‘허나 나는 결코 미래나 과거에 개입하여 누군가를 배제하거나 세상을 바꾸려한 적이 없었다.

있어도 미래가 과거를 불러서 싸우게 했던 정도다.

그건 결과적으로 나에게 국한된 문제이니 그렇게 큰 문제가 안 돼.’

아무리 생각해도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가슴, 아니 창조력이 저렇게 줄어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럼 결론이 나온 것이다.

화르르르르르르르-!

눈동자에서 검은 불길이 타오르면서 몸 전체를 휘감는다.

“너 누구냐?

나의 차원권능으로 본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가슴은 너의 세배....... 아니 창조력이 세배이상이었다.

나를 속이려고 한다면 박살을 내주겠다.”

가슴이 작아서 본인이 아니라는 말은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급히 말을 바꾼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런데 가슴이 세배가 아니니 가짜라는 말에 삭월(朔月)의 시즈지나 여왕들의 표정이 확 굳었다.

“........”

잠시 말이 없던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설명을 한다.

“저의 본명은 시즈입니다.

허나 삭월(朔月)의 호칭과 ‘시즈지’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생각해 보시면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삭월(朔月)? 시즈지(syzygy)?

그럼 삭월(朔月)의 삭망(朔望)인가?”

둘 다 태양과 행성과 달이 일직선 되는 시기를 말한다.

초월자 여성에게 이런 칭호와 이름이 붙었다는 소리는 적어도 세 가지 권능을 가졌다는 뜻이었다.

“시간의 권능은 아니군.

겨우 그걸로 차원권능을 가진 나의 분석력을 피할 수는 없지.

그럼 내면의 정신적인 부분인가?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태양의 도덕과 달의 본능, 행성의 의식이 이 모두를 초월했다는 뜻이로군.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본래 의식만으로도 초월될 수 있는데 전부 동시에 끌어올렸어.”

“....... 거의 정확하군요.”

바로 인정하는 말에 납득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초월자는 강력한 의식으로 육체를 신체로 바꾸고 정신체가 된 존재다.

의식이 강하면 초월자로서 신체적 능력이 강해지고 도덕이 강하면 창조력이 강해진다.

본능이 우세하면 마력이 강해지게 된다.’

초월자는 보통 셋 중 하나만을 극도로 집중해 수련하여 육체의 한계를 초월한다.

그런데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초월시켜 정신체가 되었다는 뜻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지?’

정신체가 되면 거의 사라지는 무의식인 도덕과 욕망까지 초월시켰다면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나 실로 놀라운 업적이었다.

‘멋지군.

그럼 전력을 기울이면 혼자서 세 명 이상의 능력을 낼 수 있다는 말인데?

아니 이 경우는 완전한 직렬연결이 되니 엄청난 출력을 낼 수 있겠어.

하지만 어떻게 의식과 무의식 아니 양심과 욕망을 동시에 구현하고 초월해서 안정화시킬 수가 있지?

이건 마도신(魔道神)에게도 거의 궁극의 영역인데?’

순식간에 연구자의 모습으로 들어가 차원권능으로 신체조사까지 시도한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여왕들의 시선이 한없이 날카로워진 것을 깨닫자 헛기침을 했다.

‘조사를 하려는 것을 들켰다.

감각들이 엄청나게 민감하군.’

차원권능으로 상대를 조사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본질 그 자체를 보는 이상의 행위였다.

그래서 몰래 시도하려다가 바로 발각되었으니 은밀하게 알몸을 훔쳐보려다 들킨 셈이었다.

“험험. 실례했소이다. 삭월(朔月)의 시즈지.

일단 위대한 업적과 성취에 찬사를 보내오.”

“......... 전혀 안 변한 면도 있군요.”

방금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눈치를 챈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여왕들의 눈빛이 더없이 날카로워지자 더욱 난처해진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몰래 훔쳐보려다가 걸린 치한과 같은 입장이니 고개를 흔들고 일어섰다.

“이러면 협상은 안 되겠군.

조금 진정되면 다시 오겠소.”

그리고 의자에서 일어서려는데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딱 잘라서 말했다.

“아니요.

지금 하셔야 해요.

언제나 나중은 없어요.

기회는 항상 지금 뿐이지요.

현재에 최선을 다해서 매달리고 문제는 바로 해결해야 하지 않나요?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게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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