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뭔가 대화를 할수록 누나 앞에서 재롱을 떠는 어린 동생처럼 느껴진다.
결국 짜증난 표정을 하면서 그대로 가방을 뺏어들었다.
확-! 컥-! 철컥-! 철컥-!
바로 아공간에서 사각기둥 열쇠를 꺼내서 가방의 잠금장치에 꽂자 그대로 열린다.
그리고 눈을 뜰 수도 없는 빛이 가방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화아아아아악-!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방 안의 물체들의 정체를 확인한 순간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헉-! 허어어억-!”
그리고 거친 숨을 내쉬면서 그대로 가방 안을 누가 볼지 모르니 재빨리 닫는다.
땅-! 찰칵-! 찰칵-! 꿀꺽-!
잠금까지 확실히 하고 그대로 사각기둥 열쇠까지 입으로 삼켜버렸다.
‘이제 보니 여왕의 열쇠, 아니 보물고 이상으로 귀중한 열쇠였구나.’
창백해진 얼굴로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이.......이게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느냐?
어떻게 이런 물건들을 이렇게 많이 가질 수 있지?”
얼마나 놀랐는지 말을 더듬을 정도였다.
하지만 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한다.
“그래서 가지기 싫으신가요?
그럼 돌려주세요.”
“누가-!”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양손을 가방을 향하자 반사적으로 양손으로 가방을 꽉 껴안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절대로 넘겨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방을 붙잡았다.
꽈아악-!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쉽게 얻을 수 없는 물건들이 담겨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서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더욱 묘한 미소를 짙게 띠운다.
그러자 아차 하는 표정을 지은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이런 제길! 내가 강도처럼 강탈할 수는 없잖아?’
과거처럼 남의 것을 탈탈 털고 도망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간절히 바란다는 사실을 알렸으니 이렇게 되면 주도권이 상대에게 넘어간 것이었다.
“......... 원하는 것이 뭐지?
정기라면 바라는 대로 주겠다.”
“그럼 일단........”
가방을 꽉 껴안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다가간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머리를 양손으로 껴안아서 가슴 사이로 안았다.
그리고 너무나 다정하게 귓가에 속삭인다.
“잘 돌아오셨어요.
우리들의 어린 영웅.”
“.........”
또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의 취급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당장 나는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아니라고 외치고 밀어버리고 싶지만 안고 있는 가방속의 내용물이 너무나 탐났다.
“이거 더 있느냐?”
“당연히.......”
의도적으로 궁금증을 느끼게 말꼬리를 흐린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를 풍만한 가슴 사이에 품고서 정말 묘한 미소를 지은 채 내려다보는 청춘의 환상 크롬이었다.
움직이려고 해도 무엇인가 꼼짝도 하지 못하게 하는 감정이 그 눈에서 전해져온다.
“........”
이 여왕에게 완전히 내심을 파악 당하고 말려들어서 끌려가게 된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착하게 있으시면 더 드릴 수도 있어요.
당신에게는 현재 무엇보다 귀중하기는 하겠지만 여왕들이나 다른 초월자들은 거의 사용할 수 없으니까요.”
“......... 알았다.
일단 맡겨두고 정식거래로 받겠다.”
꼼짝없이 끌려가는 입장이 되었지만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차원일족의 주력사업에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해결될 수 있기에 굳은 얼굴을 풀고서 가방을 다시 넘겨주었다.
그러자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가방을 오른손에 쥐고서 왼손으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손을 잡고서 이끌어간다.
“호호. 가시지요. 초월총수님.
삭월(朔月)의 시즈지님과 여왕들이 이제야 대화를 원하고 있답니다.”
“........”
손을 뿌리치려면 언제든지 할 수 있으나 이상하게 그럴 수 없는 심정이 되어서 그대로 따라나선다.
그렇게 두 명이 함께 걸어가는 소리가 보물고에 울린다.
또각-! 또각-! 뚜벅-! 뚜벅-!
한참을 아무 말 없이 걸어가니 거대한 검은 열차가 대기 중이었고 거기에 타자 바로 출발한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마치 열차의 마주보는 좌석 같은 거대한 지휘부에 도착하자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그제야 잡았던 손을 놓았다.
그리고 마주보는 자석에 앉고 가방을 내려놓자 기관장 복장인 기계인간이 다급하게 달려와서 깊숙하게 고개를 숙인다.
“차원요새열차 일호기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정말 두 분이서 같이 오신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십니다.
그럴 리는 없지만 혹시라도 무슨 일이 계셨던 것이 아닌지 정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님.”
차원권능을 전력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마력을 억제하기위한 황금연기를 품어내지 않아 맨얼굴이 드러난 상태였다.
덕분에 전혀 도움은 안 되고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존재로 부르는 말에 험악한 표정으로 차원창세신 코아가 위협을 한다.
“누가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냐?
확! 그냥 부셔버린다!”
“헉-! 이 늙은 기계인간을 부술 생각이십니까?
자원낭비입니다.”
기관장 기계인간은 아주 익숙한 듯이 놀란 척을 하지만 여유가 넘쳤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의지만으로도 얼마든지 바로 소멸시킬 수 있지만 기계인간이면서 저렇게 온몸으로 반가움을 표시하는 존재를 없애기는 마음에도 걸렸다,
“호호. 저희들 기계세력은 모두 보물고에 기록되어 있어 아무리 파괴해도 소용이 없으니 참으세요.”
이건 아주 중요한 특급 정보였다.
‘보물고는 장미 우주수 밀림에서 거두어들인 정기수액의 보관과 모든 기계신체의 정보를 기록한 기계의 부활소인가?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특수재료로 만들어야할 이유가 있군.’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전력은 절반이상이 초월적인 기계문명에 기반하고 있으니 최고 중요한 시설이란 뜻이었다.
‘보물고를 저렇게 특수재료를 쏟아 부어서 만든 이유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왜 자신에게 이런 특급정보를 알려주는지는 의문이었다.
“그런 정보를 알려주어도 되나?
최고 기밀이지 않는가?”
“보물고를 여시게 되면 자연스럽게 전부를 아시게 된답니다.
물론 여는 것을 추천하지는 않아요.
많이 얻으면 그만큼 잃는 것이 많으니 각오하고 열라고 하더군요.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
“설명은 좋아하시지만 중요한 기밀까지 알려줄 정도로 친절하셨나요?” “........”
무엇인가 대화가 이상했지만 확실하게 아주 중요한 정보들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의 차원권능의 힘만으로도 순식간에 기계주신성에 갈 수 있지만 침묵하고 그대로 앉는다.
차원요새열차라고 불리는 이 열차의 특별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열차는 완전히 독립된 세계이기도 하군.
이렇게 엄중한 보안이 된 곳에 특별히 데려온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마주보는 좌석 반대편에 앉는다.
털썩-!
그리고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을 쳐다보면서 나직하게 말했다.
“이제 원하는 것을 이야기 해봐라.
어지간한 것은 전부 들어주겠다.”
“지금 가장 필요하신 것은 삭월(朔月)의 시즈님의 창조력이 맞지요?
초월총수님이 선보인 주신성(主神星)을 만들 수 있는 존재가 이계에 극히 드무니까요.
이계에서 벌인 사업들은 모두 획기적입니다.
그러나 추진할 수 있는 존재가 본인밖에 없으면 굉장히 곤란한 처지가 될 수 있으셔서 어떻게든 대리할 수 있는 존재들을 준비하고 계신다고 보이더군요.”
“........ 똑똑하군.”
이 걸 어떻게 아는지 정말 신기할 정도였다.
‘총수파들이 정보를 팔거나 흘렸어도 한계가 있다.
나의 머릿속에만 있는 사업계획이 세어 나갈 리도 없다.’
그런데 오랜 기간을 준비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가방 속의 물건도 그렇고 이렇게 파악을 당하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맞다.
내가 없어도 주신성(主神星)의 창조할 수 있는 창조력을 가진 존재가 가장 필요하다.
나 밖에 없다면 이계에 완전히 묶일 수도 있다.”
싹 쓸어버리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그 이후는 주신성만 제조하면서 이계에서 살게 된다.
‘신족과 이계의 부흥을 명령받고 오면서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다.’
조직에서 자신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능력이지만 상위자가 그걸 지목하고 전담을 시켜 버리면 감당 못할 과중한 업무가 되는 것이다.
‘현세계의 창조주님이 진리님에게 나의 영구 임대를 부탁할 수도 있다.
그럼 잘못하면 여기서 주신성만 제조하면서 끝없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
주신성을 만들 만한 창조신은 사백구십구 주우주에 많지만 차원권능이 없는 그들은 일만 분의 일이라는 힘의 감소에 걸려서 불가능했다.
그리고 이계에는 아무도 없다니 충분히 요청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조금 시간이 걸려도 자원과 행성핵만 있으면 주신성을 만들 수 있는 존재가 이계에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영원체들의 성향을 보면 다른 영원체에게 부탁할 리가 없지.’
현세계의 창조주님이 아주 약간의 방법만 있어도 자존심을 굽히고 진리님에게 부탁을 하실 리는 없으니 여기에 묶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평균 일만 년이 걸리는 주신성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나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안심이다.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역시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바로 결론을 이야기 한다.
“여왕들의 열쇠를 삭월(朔月)의 시즈님에게 넘겨주신다면 그분과 모든 여왕들은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현세계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초월총수님이 계신 상황에서 감히 무슨 일을 벌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 가방도 그대로 드리지요.
이러면 충분하게 원하시는 바를 충족하시리라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그러면 솔직히 용무는 없었다.
‘일원이나 다른 세력에 협조만 안하고 가만 있어주기만 해도 충분히 만족할 상황이다.
십삼 써클이 분명한 삭월의 시즈지와 거기에 준하는 여왕들이 모두 협력해준다면 더 이상 문제는 없다.’
그리고 지금 가장 원하는 물건이 바로 옆에 있는 가방 안에 있으니 이만 끝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보물고를 열면 그 이상의 문제가 생긴다는 경고가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이다.
‘내 목숨을 몇 차례나 위협하는 함정을 만들고도 흔한 경고조차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여왕의 입으로 전하다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강자일수록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특히 그런 신체강화를 스스로 할 정도의 강자라면 어설픈 거짓말 따위로 자신의 권능의 수준을 떨어뜨릴 리가 없었다.
그래서 이 정도로 협상을 할까 생각했는데 조금 양상이 변한다.
스으으-!
그런데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살짝 오른쪽 다리를 들어서 검은 하이힐을 벗는다.
치마를 입고 있었기에 속옷이 비추어 보이려고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쪽의 하이힐까지 벗었다.
검은 스타킹을 신은 눈부신 각선미를 보이는 양 다리를 의자 끝에 걸친 채 살짝 발목을 꼬면서 묻는다.
“그 외에 저희들에게 더 바라시는 것이 있나요?”
“.........”
유혹을 하는 것인지 도발을 하는 것인지 모를 행동이었다.
그리고 포기를 하라는 것인지 어떻게든 전부 후궁으로 만들라고 유도하는지 헷갈리는 아주 에매 모호한 미소를 보인다.
“나보고 어쩌라는 것이냐?”
“글쎄요?
이미 답은 아시지 않나요?”
“음!”
또 이런 식이라고 속에서 울컥하는데 갑자기 조명이 분홍빛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아까 기관장인 기계인간이 어느새 낡은 바이올린을 가져와서 연주를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
‘무슨 가게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이냐?’
당장 물러가라고 눈총을 주는데 기계인간이라서 전혀 반응이 없다.
에에에엥-! 탱탱-!
그리고 막 연주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바이올린의 줄이 너무 삭았는지 현을 가져다 대자 그대로 끊어진다.
망가진 바이올린을 보면서 낙심한 기관장이 부리나케 어딘가로 뛰어간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바로 다른 바이올린을 가져오겠습니다.”
“그냥 하지마라.”
말렸는데 이미 자리에 없었다.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다른 바이올린을 가져가려고 뛰어가는 모습은 한편의 희극 같았다.
“........ 원래 이런 분위기냐?”
심각해지려는 기분이 팍 풀리는 느낌이었다.
“손님이 너무 오래간만에 오셔서 기관장이 기뻐서 저래요.
여기 탄 승객은 오백억년 전 혁명 이후로 저 외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말한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하면서 검은 모자를 벗어서 의자 옆의 옷걸이에 건다.
슥-! 좌르르르르-!
긴 황금빛의 금발이 폭포처럼 흘러내려서 의자를 전부 덮을 정도였다.
익숙한 듯이 바닥에 닿지 않게 금발을 의자 위로 정리하고 바르게 앉은 그 모습은 검은 잎사귀에 쌓인 막 피어나기 직전의 황금장미처럼 보였다.
그리고 누군가와 아주 비슷했다.
“........ 삭월(朔月)의 시즈지?”
차원의 권능으로 보았던 얼굴과 거의 같아서 놀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더욱 미묘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말했다.
“정말 닮았지요?
신경은 쓰지 마세요.
저에게 모습이란 꿈속의 환상과 같으니까요.
원하신다면 어떤 모습이라도 되어드릴 수 있어요.”
“.........”
또 살짝 도발하면서 유혹하는 얼굴을 지어 보인다.
지이이이이-!
거기에 목까지 감싸고 있던 검은 상의의 지퍼를 살짝 내려서 젖가슴의 사이까지 살짝 보이고 있었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냐?’
아차하면 큰일이 난다는 예감이 들어서 가만히 있는데 아까 새로운 악기를 가지러간 기관장이 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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