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27화 (838/2,000)

34권 35권

용자왕을 동경해서 용자가 되었던 신입 용자들이다.

그런데 용자왕의 기체가 없다는 문제로 영원히 될 수 없음에 절망하는 마음은 자신들이 너무나 잘 알았다.

자신들도 초월자이지만 신계에 잔뜩 기대를 가지고 입문했다고 쓰다버리는 도구취급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출신 문제로 능력이 있음에도 차별받는 그 괴로움은 안 당해보면 몰랐다.

‘이건 통한다.’

‘안 통할 수 없지.’

신입 용자들도 정체를 숨기고 흩어져서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정보망을 총동원하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했다.

그리고 성공왕에 넘어올 만한 용자들을 생각하고 바로 보고를 한다.

“최소한 절반입니다.”

“현재의 용자왕들은 무리라고 해도 용자왕의 전투기체를 바라는 용자들을 아군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성공왕의 대군을 보고서 총수파들의 달라진 분위기를 읽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담뱃대를 원탁에 두드렸다.

땅-! 구르르르르릉-!

원탁에 작은 담뱃대의 머리가 충돌했을 뿐인데 주신전 전부가 진동한다.

못마땅한 기세가 역력했기에 총수파들도 움찔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고민을 하는데 더 이상은 없었다.

역시 다른 이유가 들려온다.

“일부분은 필요가 없다.

나는 용자동맹의 전부를 원한다.”“그....... 그건 불가능합니다.”

총수파들의 얼굴에 난색이 떠올랐다.

‘용자왕들이 용자동맹의 진짜 전력임을 알고 있지만 그들은 절대로 타협을 모르는 정의의 대변자다.’

자신들도 과거에 주인이나 맹주가 사라진 용자왕들을 세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명분이나 능력을 모두 따져도 치열한 강경파와 온건파의 주도권 싸움에 결정타가 되어줄 존재였기 때문이다.

“기존의 용자왕들은 모두 말이나 협상이 안 통하는 진짜 순수 꼴통들입니다.”

“이상하게 개인수련만 신경을 쓰고 외부와의 접촉은 아예 회피합니다.”

무상의 정의(無償의 正意)로 지성체들에게 힘을 얻는 용자라는 존재라는 정말 이해불가였다.

그때 그들의 고지식함과 무시에 얼마나 질렸는지 비속어를 남발할 정도였다.

‘성공왕을 보여주면서 이걸 팔아줄 테니 따르라고 하면 당장 우리부터 죽이려고 달려들 것이다.’

‘세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당이라고 외치면서 말이야.’

그런데 성공왕 수십 대가 갑자기 주신전에 진열되듯이 모습을 드러낸다.

쿠쿠쿠쿠쿠쿠쿠-!

공간을 열고 나타난 성공왕들이 자신들의 뒤에 한 대씩 서자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몰라서 긴장하는 총수파였다.

“총....... 총수님?”

“저희들이 또 다른 무슨 잘못이라고?”

신령이 탑승하지 않았지만 위협적인 존재감은 그대로였기에 혹시 쓸모없다고 숙청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까지 되었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말이 들려온다.

“성공하면 보너스다.”

꿀꺽-!

저절로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울렸다.

‘얼마에 팔아넘기실지 몰랐지만 절대로 이렇게 보너스 상품으로 나올 보물이 아니다.’

‘성공왕이 용자왕의 전투신체(戰鬪神體)의 성능이라면 행성이 하나?

아니 지금은 적어도 열개의 가치는 있지.’

수백억이 왔다가니 정말 자릿세는 푼돈이었다.

그런 걸 받으면서 기뻐했던 자신들이 어리석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더구나 용자왕의 전투기체를 지배자급 초월자들인 자신들이 얻으면 생명이 또 하나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최소한 두 배의 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치명상을 입어서 신체를 잃어도 성공왕에 빙의를 하면 계속 싸울 수 있다.

그것도 정기소모도 없이 끝없이 말이야.’

‘그러면 용자왕들과 싸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더구나 잘만하면 보너스가 이것 한 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 확실했다.

차원문 너머로 준비된 성공왕 군단의 일부만 얻어도 현세계의 세력지도를 개편할 수 있었다.

결국 가장 급한 아크람의 입에서 하겠다는 말이 튀어나온다.

“어떻게든 제가 해보지요.

가족이 있는 용자왕들이 많으니 그쪽을 통하면 될 것입니다.”

현세계 전부에 흩어져 있는 일천 명이 넘는 첩은 운으로 둔 것이 아니었다.

그 만큼의 능력과 의지가 뒷받침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행성에서 가장 뛰어난 여성이었던 그녀들의 인맥으로 인하여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아주 많이 파악하고 있었다.

총수파들은 또 한발 늦었다고 이를 갈았다.

‘이런 제길-! 역시 알고 있었구나.’

‘첩들에게 들었나 보군.’

‘하지만 우리가 그런 치사한 방법을 써야하나?’

본인의 말이 안 통하니 가족을 통해서 하겠다니 지극히 치사한 방법이기는 했다.

하지만 이미 아크람이 먼저 나섰으니 다른 총수파들도 어쩔 수없이 따라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가 아크람이 성공해서 성공왕의 판매나 운영권한을 쥐게 되면 정말 부하가 되는 수가 있었던 것이다.

“오백억년이 흘렀으니 용자왕들도 많이 변했습니다.”

“일반신체(一般神體)를 따로 가지고 몰래 가족을 꾸린 용자왕들도 많습니다.”

“정의를 집행한다고 여기저기 원한만 만들어놓은 용자주제에 지극히 위험한 일이죠.”

“본인이 안 되면 주변을 흔들어서 성공시키겠습니다.”

“남편이 용자라고 마누라나 자식이 용자는 아닙니다.”

“결혼은 미친 짓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겠습니다.”

총수파가 의욕적으로 변하자 초월총수는 만족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이계에 무분별하게 퍼진 무상의 정의(無償의 正意)를 유상의 성공(有償의 成功)으로 제압하라.

이것이 이번에 너희에게 내린 임무다.”

“하!”

무엇인가 뜻이 있는 말인데 이해할 수 없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도 거기까지 바라지 않았기에 손을 휘저어서 내보냈다.

“나가서 일해!

그리고 내가 없다고 또 몰래 깡패 짓하면서 푼돈 벌려고 들면 정말 죽여서 가둔다.”

“!”

황금연기 너머에 온몸이 오싹 거릴 정도의 투기와 살기가 밀려오자 다급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나가는 총수파였다.

그렇게 혼자가 되자 검은 로브를 쓴 성공황제 코아와 성공왕들을 모두 아공간에 수납하고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담뱃대를 물고서 주신전을 나선다.

아까 감지했던 강자들 중 일부가 입구에 도착해서 은밀하게 기운을 전해오는 의미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공식적인 만남은 싫은 모양이군.

그럼 그렇게나 바라던 귀한 손님들이시니 원하는 대로 해주어야겠지.

후우우우우-!”

사르르르르르르르륵-!

황금연기를 더욱 품어내서 주신전을 외곽에서 완전히 격리시켰다.

그렇게 정문을 통해 걸어나온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앞에 나타난 존재는 긴 흰 수염을 휘날리는 존재가 반긴다.

‘이계 십중심의 하나인 대신(大神).’

적의는 없었지만 방심할 상대가 아니기에 황금연기를 두른 채로 환영의 인사를 건네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계 대신(異界 大神)”

이계는 현세계를 낮추어 부르는 절대계와 주우주의 용어였다.

그러나 이계 대신(大神)도 진리에게 속한 존재인 이상 불쾌한 기색이 없이 말을 받았다.

“만나서 반갑소이다.

이계 진리대리 차원창세신(異界 眞理代理 次元創世神) 코아.”

온전하게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는 말을 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늘게 웃으면서 온화한 대화를 시작했다.

“후후후-! 역시 십중심의 조율자이신 대신(大神)이십니다.

이런 자상함은 아주 본받고 싶군요.”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와 데바신족이라는 큰 도움을 받았고 사업으로 만나자는 전언까지 들었기 때문에 찬사에는 막힘이 없었다.

“먼저 데바신족과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를 신족에게 복귀시켜 주신 것을 창조신장으로서 감사를 드립니다.

큰 도움이 되어서 진행을 앞당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완전복귀는 아니고 십중심과의 연락책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래서 신계의 사정이 어느 정도 십중심들에게 정보로서 흘러들어가겠지만 상관이 없었다.

이계의 사정에 밝은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신족에게 아주 커다란 보탬이 되고도 남기 때문이었다.

“절대계의 대신(大神)에게도 많은 신세를 졌었습니다.

이계에서도 아주 좋은 대화와 거래가 될 것 같군요.”

“후후-! 신족으로서 창조신장이 새로 생겼으니 당연한 조치였을 뿐이오.”

대신(大神)은 긴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사업가로서 본색을 숨기지 않은 채로 대화를 이어간다.

“조율자라는 자리가 좋지는 않소.

항상 이렇게 곤란한 자리를 맡게 되니 말이오.

지금은 오히려 이계에서 당당하게 가치를 정하고 있는 회색현재(灰色現在)인 그대가 부럽소이다.”

“이런 서로를 부러워하다니 아주 좋군요.

그럼 위치를 바꿀까요?”

장난스럽게 말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말에 농담으로 받은 대신(大神)이었다.

“푸후후후-! 무리외다.

내게는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께서 가진 무한한 정기와 세상을 뒤집을만한 배포가 없소이다.”

“후후후후. 저도 무리이겠군요.

대신(大神)께서 가지신 한없는 인내와 배려는 도저히 무리입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덕담으로 대화를 시작한 두 존재는 곧 본론을 꺼냈다.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께서는 무엇을 원하시오?”

“이계 진리대리(異界 眞理代理)로는 신족의 부흥과 자립입니다.

진리님이 지시하신대로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까지 올릴 생각입니다.

회색현재(灰色現在)로서는 혼란한 개념의 정립을 하겠습니다.

차원일족의 오리진으로서 차원일족의 기초가 될 주력사업에 방해가 안 되게 정리할 것입니다.”

“지금 차원일족의 주력사업이라고 하셨소?”

갑자기 처음 듣는 차원일족의 사업이야기를 하니 의아해하는 대신에게 상세하게 설명을 시작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사업의 핵심을 모르고 자신과 같은 차원권능이 없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계는 온통 거지와 깡패, 양아치밖에 없으니 어떤 사업도 안 됩니다.

최소한 기초자원을 생산하고 차원일족이 내놓을 제품을 구매 가능할 수준까지 수준을 향상시키겠습니다.

또한 이계는 최악의 사업조건입니다.

여기서 얻은 모든 경험은 앞으로 모든 차원에 뻗어나갈 차원일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겠지요.

그래서 정기를 무제한으로 쏟아 부으면서 반응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계를 차원일족의 경제적인 식민지로 삼겠다는 말이었다.

여기에 다른 차원에 진출하기 위한 실험의 장으로 생각하고 무제한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너무나 직설적이고 장대하면서 뻔뻔한 계획에 말에 잠시 할 말을 잃은 이계 대신이었다.

“......... 솔직하시군.”

“이 길은 신족의 부흥과 직결됩니다.

신족을 가장 아끼시는 대신(大神)께 숨길 필요가 없지요.”

맞는 말이었다.

다른 십중심이나 특히 현세계를 가장 중시하는 황금의 절대자가 왔다면 당장이라도 결투가 벌어지고도 남을 발언이었다.

‘하지만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를 신족의 창조신장으로 보고 적극 지원하고 있는 나라면 오히려 지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확인한 정보대로라면 이런 부흥의 가장 큰 수혜를 신족이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저도 묻겠습니다.

십중심들은 이계에서 무엇을 바라고 계십니까?

이렇게 방치하시다니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 것 같군요.”

대신(大神)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결국 자신도 마음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이야기하기로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숨길 수 없겠군.’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본심을 이야기 했으니 진심을 속이는 기색을 보이면 아주 어렵게 만든 이 자리가 바로 끝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십사 써클의 십중심으로서 고위의 존재감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말을 시작한다.

“우리 이계 십중심들은 언제나 절대계를 능가하는 발전을 이룩하기를 바라지.

허나 그러지 못한다면 현세계가 지금 상태로 자리를 지키는 것을 원하고 있다네.

현세계가 완전히 붕괴직전까지 몰려서 숨겨져 있던 진리님과 절대계의 존재가 표면에 드러난 현 상태를 유지한다.

신족의 몰락이나 현세계의 붕괴도 여기에 비하면 너무나 가볍지.

아니 오히려 이렇게 되어서 더 잘되었다고 할까?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을 시간이 필요한 우린 이 상황이 너무나 반갑다네.”

지금의 발언은 사업자가 아닌 십중심의 발언이기에 하대를 한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과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 진실을 내포한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 너머의 일이군.’

그렇다면 지금의 자신으로서는 더 이상 알아서 좋을 일이 아니었다.

“그건 제가 알아서 안 되는 일이겠군요.”

“십사 써클이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걸세.

영원체들의 일이니 말이야.”“.........”

십사 써클.

창조주인 영원체들의 기본적인 경지였지만 정신체가 거기에 도달한 존재는 그야말로 진정한 강자이자 지배자들이었다.

‘조급할 필요는 없다.’

언제 도달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미래가 십중심에 도달했기에 가능성이 있었다.

대신 다른 분야를 물었다.

“그럼 이계를 발전시킬 목적인 저를 방해하시겠습니까?”

그 말에 대신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십중심의 권위를 거두고 바로 사업가로 전환해서 말을 돌렸다.

“그럴 리는 없소.

우리들의 발목조차 잡을 정도로 약해져서 큰일이니 말이오.

주우주 차원일족의 주력사업이라고 하셨나?

무엇인지 모르지만 현세계에서 처음 시작하겠다니 정말 반갑고 고맙소이다.

더구나 현세계에 어설프게 개입할 생각이 아니었다니 이제야 마음껏 움직일 수 있겠구려.

이계 십중심의 좋은 비지니스 파트너가 되어주기를 바라겠소이다.”

생각을 확 바꾸면 기분 나쁠 일이 아니었다.

적당히 망가져야지 가만히 두면 어디까지 망할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나중에 경제적인 식민지 뭐고 이미 말라비틀어지기 직전의 현세계다.

어떻게든 반전시킬 방법을 찾아야한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