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26화 (837/2,000)

34권 35권

그래도 최상위 지배자급 초월자라고 행성의 무게에 찍혔어도 전원 살아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머리만 겨우 빼고 몸은 행성에 깔린 상황에서도 끝없이 말싸움을 하는 초월자들을 무시하고 다시 생각에 빠졌다.

상당히 유용한 정보를 얻은 것이다.

‘용자동맹의 맹주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라?

그리고 부맹주였던 청춘의 환상 크롬까지 빠져서 용자왕은 더 이상 생산 불가였던가?

이건 써먹을 수 있겠군.’

그리고 자신이 애써 작성한 광고 문서를 쳐다보았다.

파기할 필요는 없지만 수정할 이유는 있었다.

스으으으윽-! 스으으윽-!

간단하게 문장을 모두 지워버리고 단 한 줄만 써 놓았다.

“초월총수가 자신 있게 준비한 성공왕.

곧 등장.”

그 글을 보고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치를 보면서 아크람과 말싸움을 하던 총수파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일단 개점일에 한정판과 대량 판매를 시작한다는 선언에서 물러났지만 결코 출시를 미룰 생각이 없던 생각을 깨달은 것이다.

암울한 표정을 지은 총수파들에게 지시가 떨어진다.

“이계 차원주신성 일호점의 개막의 주연행사로 용자왕(勇者王)과 성공왕(成功王)의 친선대결을 잡아놓았다.”

“!?”

그 말에 총수파들의 머리에 성공왕의 이름을 언제 처음 보았는지 깨달았다

‘지옥군단이 전멸되고 나서 개막식 행사를 준비한 직후였지.’

‘하여간 성질하고는........ ’

역시 지옥군단이 용자동맹에게 전멸당한 것이 원인이었다.

전부 부활시켰지만 속이 좁은 자신들의 총수는 절대로 좋게 끝낼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무슨 소리를 하나 긴장하고 있는데 역시 심상치 않은 지시가 떨어진다.

“너희들의 정보통으로 용자동맹에게 성공왕의 대량제조사실을 은밀하게 알리고 용자왕들을 전부 초청하라.”

“예?”

성공왕의 존재는 꼭꼭 숨겨도 모자를 일인데 아예 직접 공개하라니 이게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친선대결의 성공왕은 내가 직접 나간다.

용자왕들도 거기에 맞추어서 전력을 얼마든지 증원시켜도 좋다고 전해라.”

기겁을 해서 행성에 파묻혀서 목만 내밀은 상태지만 간곡하게 외쳤다.

용자동맹과 일원의 합공에 마신황제가 어떻게 죽었는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 것이다.

지금 초월총수가 죽으면 자신들도 마지막이었다.

“총수님-! 안 됩니다.”“용자동맹은 강력한 존재를 다수로 제압하는데 특화되어있습니다.”

“용자동맹이 당연히 만만해 보이시겠지만 용자왕들이 뭉치면 누구도 감당이 안 됩니다.

과거 마신황제도 그들의 포위망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현세계를 무차별로 파괴하던 마신황제를 천라지망에 묶어버린 것이 바로 용자동맹입니다.”

총수파들이 다급하게 쏟아내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인상이 또 확 일그러졌다.

‘마신황제를 소멸시킨 것은 일원으로 역사에 정리되어 있었다.

그런데 아니야?’

지금 들어보니 대부분의 역할을 용자동맹이 했던 모양이었다.

“용자왕들의 진정한 힘은 단일개체로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들의 소올 스톤은 아주 작은 신계입니다.”

“용자왕 하나하나가 신계라서 현세계 모든 지성체의 성원과 지지가 무한한 힘이 되는 존재입니다.”

“지성체들이 그들의 용기와 정의를 믿는 한 그들은 멸망하지 않습니다.”

총수파들이 초월총수의 무모함을 말리기 위해 내놓는 극비 정보들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썹이 하늘로 치솟았다.

역시 지배층이라 중요정보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는데 입을 꽉 다물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당장 박살을 내자니 물어보지 않으니 어떻게 대답을 하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다.’

결국 질문을 하는 자신의 정보부재가 심각한 문제였다.

그리고 이건 시간이 해결할 문제라서 답이 없었다.

결국 치솟는 노기를 꾹 누르고 다시 질문했다.

“무상의 정의(無償의 正意)를 실천하는 용자동맹에게 지성체들이 보내는 용기와 정의에 대한 믿음이 힘을 얻는 원천이라고?

그래서 저러고 다니는군.

이런 중요한 정보를 왜 또 입 다물고 있었느냐?”“........”

당연히 알게 되면 용자동맹을 지지하는 지성체들을 싹 쓸어버리겠다고 나설까 두려워서였다.

그리고 용자동맹은 분명히 필요했다.

지배층으로서 굉장히 거슬리기도 하지만 쓸모없는 오물 같은 초월자나 도전자들을 알아서 처분해주니 좋기도 했던 것이다.

총수파들이 입을 꽉 다물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볍게 오른손으로 얼굴을 눌렀다.

약한 주제에 잔머리를 잘 돌린다.

힘만 세고 무식한 차원신족의 신계관리주신들과 다르게 정말 다루기 힘든 부하들이었다.

‘누가 감정적인 초월자가 아니라고 할까봐 욕망과 주관을 포기하지 않는군.

이러니까 신족이 초월자들을 신계로 잘 받아들이지 않았지.’

아무리 변해도 집단을 우선시하고 명예와 창조주님에 대한 충성이 기본인 신족이다.

하지만 철저한 개인주의자들인 초월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반응할지 확실히 정해지지 않는다.

각자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존재들이 어느 정도 강하기까지 신계 주신으로서 상당히 피곤한 대상이었다.

그러나 자신도 초월자 출신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고 생각을 정리했다.

“뭐 좋아.

현세계에서의 성공이라는 서로의 생각이 일치하는 동안은 배신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긴 담뱃대를 물고 황금빛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후우우우-! 나 이상 후한 보상을 주는 상급자가 있다면 얼마든지 떠나도록 해라.”

“그럴 리가요.

저희는 총수파입니다.”

행성에서 은근슬쩍 기어 나온 총수파들이 원탁에 모여들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이제 본론임을 모르는 존재가 없었다.

“내 전용으로 만든 성공황제(成功皇帝) 코아가 있다.”

그 말과 동시에 통합신계의 주신전의 한쪽 공간이 열리면서 거대한 강철의 거신(巨神)이 모습이 드러난다.

검은 로브로 전신을 가린 모습이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강렬한 존재감이 넘쳐났다.

강철의 거체를 가린 검은 로브가 창조신의 보석에서 품어지는 신력과 마력에 의해 펄럭이면서 황금의 몸체와 암흑의 망토를 휘날린다.

“오-!”

“멋집니다.”

총수파들은 성공황제(成功皇帝) 코아가 풍기는 위압감에 감탄을 쏟아내었다.

용자왕을 자주 접했던 자신들이 보기에도 용자왕 이상의 성능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우우우우우우우우-!

신령이 없는 상태가 분명한데 존재감만으로 저절로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여기에 빙의해서 용자왕들과 싸우겠다.

용자왕들이 내게 패배한다면 나를 위해서 일해라고 전해라.

정의로운 일만 주겠다.”

“그들이 응하겠습니까?”

당연한 의문이었다.

지성체들의 믿음과 환호를 힘의 원천으로 하는 개인신계를 가진 용자동맹은 정기도 영역도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성공왕을 가지고 협박을 한다고 해도 아군이 될 리는 없는 것이다.

“누가 어리석게 적의 호의를 바란다고 했느냐?

참가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렇게 단언하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차원문이 열리고 황금빛이 찬란한 강철의 거신이 추가로 주신전에 내려졌다.

쿠쿠쿠쿠쿠쿵-!

“한정판 황금 성공왕-!”

아크람이 환호와 같이 지르는 목소리와 더불어서 총수파들의 얼굴도 확 펴졌다.

이계 차원주신성 일호점의 개점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그런데 설마 한정판 성공왕이 이미 완성되어서 준비되어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차원창세신 완벽한 순금도금 상태를 확인하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반짝이는 것이 소유 욕구를 자극하기 딱 좋군.

일단 용자동맹에게 참가비로 한정판 황금 성공왕을 한 대를 주겠다.

직접 완성도를 확인하라고 해라.”“예?”

기껏 생산한 가공할만한 무기를 적에게 준다는 말에 어안이 벙벙해지는 총수파였다.

“내게는 기껏 한 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보아라.”

우우우우우우-!

활짝 열려진 차원문 너머로 끝없이 늘어선 강철의 거신(巨神)들의 모습에 입이 딱 벌어졌다.

도대체 얼마나 생산이 되었는지 모르게 끝없이 대열이 이어져있었던 것이었다.

‘저........ 저게 도대체 몇 대야?’

‘이러면 정말 용자동맹과 할 만하잖아?

천장 전부를 덮을 정도로 커다랗게 펼쳐진 차원의 문 너머로 성공왕 수천대가 부름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더구나 그 뒤로 위성크기의 기계 여주신들의 전투신체들이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보이면서 차원문이 닫힌다.

멍해진 표정의 총수파들에게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감 있게 말했다.

“너희들이 본 것을 직접 전하라.

만약 친선대결을 거절한다면 성공왕을 원가로 일만 대이든 십만 대이든 결판이 날 때까지 이계에 뿌리겠다.

그러나 용자왕들이 나를 이긴다면 용자동맹에게 우선 납품해주지.”

그 말에 맹렬하게 머리를 굴리는 총수파였다.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과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없는 용자동맹은 용자왕 이상의 전투기체는 생산이 불가능하다.

즉 전력이 고정적이지.’

‘용자왕과 동급의 성공왕을 독점 공급해준다고 약속하면 같은 세력이 될 수 있는 확률도 크다.’

오랜 기간 상위 전투신체의 부족은 용자동맹의 큰 고민거리였다.

용자동맹도 조직인 이상 뛰어난 존재를 진급시키고 강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용자왕급의 기체의 생산자체가 안되니 불가능한 것이다.

특히 혁명 이후로 유입된 용자들의 불만이 팽배하다는 사실은 감지한지 오래였다.

‘그렇다고 기존의 용자왕들에게 신입들을 위해서 자신의 전투신체를 포기하라는 말을 할 수가 없지.’

‘바로 사생결단을 내라는 뜻이니 인사 적체만 되어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제안만으로도 동맹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 보였다.

물론 기존의 용자왕은 무리지만 오랜 기간 범용기체만을 몰고 있는 신입용자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기존의 용자왕들은 무리라고 해도 하부의 용자들은 흔들리지 않을 수 없는 유혹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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