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22화 (833/2,000)

34권 35권

전선의 창조신들이 친필로 쪽지 식으로 보낸 긴급전문의 나머지 내용도 읽어갔다.

최전선에서는 화상통화나 정식공문을 보낼 여유가 없을 정도로 급박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선두에 영웅신들이 위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확인 된 영웅신들은 구세의 영웅신 시바,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 세 명입니다.

그리고 머리에 황금 띠를 두른 정체를 모를 주신들이 포진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멀리서는 권능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주신들의 수는 일천 명 이상입니다.

저 전력이 공세가 시작되면 버틸 수 없다는 최전선의 판단입니다.

후퇴인지 증원인지 신속하게 결단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계출신 신계관리주신들의 입에서 저절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최전선의 현실파 창조신들은 결코 무능하거나 겁쟁이가 아니다.

오히려 오랜 군대생활로 지극히 용맹하기 짝이 없었다.

“으으음-! 영웅신들이 셋이나 전장에 나왔다고?”

“창조신이 주신의 권능파악이 힘들다니?

그렇다면 창조신급 주신이 일천이란 뜻이로군.”

그런데 화상통화도 아닌 이런 긴급 전문을 보낼 정도면 거의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았다.

그만큼 지금 제 사군 시위를 이끌고 있는 세 명의 영웅신들은 위협적이었다.

“시바, 비슈누, 브라흐마라고?

현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최고의 영웅신들인가?”

“다수의 영웅신이 이끄는 군세는 아무리 오합지졸이라도 위험하다.”

“더구나 창조신들이 권능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의 강력한 창조신급 주신들이 일천 명이라니?”

“어디서 그런 강자들이 전통파 신족들에게서 튀어나왔지?’

압도적인 우위였던 전력의 천칭이 다시 전통파 신족에게 기운다.

창조신들의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돌아가는 전력의 재 판단은 중앙의 원탁을 뒤흔들 정도였다.

으드드드드드득-!

결국 고뇌를 마친 이계출신 신계관리주신들은 이를 갈고 장탄식을 내뱉었다.

“으득-! 비등한가?

아니 밀린다.”

“아아! 신계주신님께서 직접 시키신 일이 쉬울 리가 없었지.”

지금은 저쪽이 전력이 우세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한참을 말을 못하다가 결국 마지못해 말문을 열었다.

“........... 임시신계까지 물러나라고 전해.

그 말에 관리주신은 당황했다.

여기 임시신계는 진리님에 의해 구분되어진 신족영역의 끝이었다.

여기로 모든 전력을 철수시키라는 명령은 현실파 신족이 오백억년동안 이루어 놓은 모든 기반행성을 포기하라는 뜻이기도 했다.

자신들도 차원신계로 모든 현실파 신족들을 옮길 생각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하지 않을 지시였다.

“예?”“전면 철수다.”

그래서 멍청하게 되묻는 전령 관리신을 혼내지 않고 침중하게 지시를 다시 전달한다.

“후퇴가 아닌 철수다.”

“임시신계로 총집결 한다.”

영역을 싸우지도 않고 내어준다는 것은 투신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굴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존심보다 승리가 더 다급했다.

본성 서우리나의 점령은 신계주신인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명령이었고 실패하면 어떻게 될지는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미움을 사면 차원신계에서 그나마 먹고살만하게 해주고 있는 지옥구원계획 사업에서조차 제외될 수 있었다.

아무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는 치명적이었다.

“어쩔 수가 없다.

잘못하면 대치상태가 또 이어진다.”

“기체 적응을 못한 성공왕들을 긴급투입해서 소모시킬 수는 없다.”“전통파 신족에게 성공왕에게 적응할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

어떤 비밀병기도 정체가 드러나면 범용병기였다.

성공왕으로 전투를 반복하면 적들도 경험이 쌓게 되고 시간을 주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저 정도의 전력을 일천 대의 성공왕과 자신들로는 한 번에 처리는 무리이다.’

‘혁명 초기에 생소한 초월적인 기계문명장비로 그렇게나 고생하게 했던 용자동맹도 말기에는 어느 정도 상대할 만 했다.’

더구나 추가된 자료를 보니 적은 총력전으로 나오고 있었다.

신족의 전성기에도 없던 대 전투였다.

‘이렇게 되면 최종적으로 서로 일천만 명 가까운 전력을 동원할 것으로 보였다.’

‘이 정도 대규모 군세가 충돌하면 전투는 장기화 된다.’

‘우리는 신족이니 정기가 부족해지지 않는 한 종전은 없지.’

그러면 또 다시 끝없는 대치가 이어지는 것이다.

그건 본성 서우리나를 점령하라는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지시가 아니더라도 용납할 수 없었다.

차원신계로 빨리 복귀를 해서 세력을 안정시켜야할 자신들이 또 과거의 일로 발목이 잡히다니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전력을 대부분 끌어들여서 한 번에 끝내야만 했다.’

제 위력을 발휘하는 일만 대의 성공왕의 기습적인 결정타면 충분했다.

‘영웅신이 열이 되고 투신의 수가 일천만을 넘어도 끝장을 내줄 수가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모든 전력을 집결시켜 결전을 준비할 시간이 말이다.

어차피 버릴 영역을 내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현실파 신족의 모든 전력은 지금 영역에서 철수한다.

“전부 후퇴는 하되 최대한 전진을 방해하는 저지선을 구축해서 시간을 벌어라.”

“모든 행성의 지부에서 기밀은 삭제하고 물자를 임시 신계로 이송시켜라.”

“그러나 시설은 온전하게 남겨두어라.

어차피 바로 되찾을 것이다.”

이런 내용이 정식명령서에 적혀서 모든 군대와 지부에 전달된 문서로서 내려갔다.

그걸 받은 창조신들과 책임자들은 혼란에 빠졌으나 마지막 문장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황급히 후퇴를 시작했다.

강해진 전통파 신족이 상대였기에 모든 전력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현실파 신족은 임시신계로 집결하라.

전력을 모두 끌어모아서 결정적인 전투를 준비한다.

이번 작전의 목표는 전통파 신족의 본성 서우리나의 함락이다.

드디어 결판을 볼 때가 왔다.”

서로 전력은 대등했다.

그래서 전면전은 공멸할 것이 당연해서 오백억년동안 그렇게나 망설이면서 미루어오던 최후의 결전이었다.

그런 이유로 질서정연하게 후퇴하는 현실파 신족의 군대를 보면서 세 명의 영웅신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역시 제 사군 시위(示威)답네.

슬쩍 보여주기만 해도 해결돼.”

“왜 싸우지도 않고 방어선을 버리고 후퇴할까?

방어는 가능한 전력으로 보이는데?”

“으음! 불길해.”

구세의 영웅신 시바는 후퇴하는 적군을 추격해서 전과를 올릴 생각이 들었으나 곧 포기한다.

자신이 군단장이지만 구성된 과거 신분과 훈련기간을 생각하면 도저히 제 사군 시위(示威)를 믿을 수가 없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광역 초장거리 공간이동으로 바로 전선으로 보내져서 탈영병은 다행히 없었다.

첫 전투이기에 무리해서는 안 된다.

세심하게 다루어야만 한다.’

여기에 점령지를 전리품으로 전부 나누어 준다는 선언에 의해서 전투의욕이 과다할 정도로 너무 높다는 점도 문제였다.

전투가 시작되면 도망가지는 않겠지만 미쳐 날뛸 수 있었다.

'부하들이 빨리 싸우자는 혈기 넘치는 의사를 억누르는데 힘들 지경이다.

이러다 전투가 벌어지면 전공을 노리고 엄청난 혼전이 벌어질 것이다.'

물론 그래도 문제는 없었다.

전력이 과할 정도로 충실했기 때문이다.

‘일천 명의 강력한 주신들이 참전하고 더구나 학도신으로 이루어진 이백만명이 훈련 중이다.’

거기에 전혀 뜻밖의 원군까지 있었다.

자신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두 명의 영웅신이 직접 참전을 자처한 것이다.

이들의 권능이 더해지면 이백만이 넘는 투신이라도 수족처럼 다룰 수가 있었다.

‘목적은 당연히 점령지의 행성 확보이겠군.

나도 일족을 생각하면 이 지역의 행성을 최대한 얻어야 한다.’

지금 현세계에서는 가장 처참하게 몰락한 신족들의 거주지역이 가장 번영하고 있었다.

우습지만 정신체 최강의 창조력을 가진 신족의 저력이 어디로 가지는 않았다는 증명이기도 했다.

또한 지금 모인 전력들도 수준이 아주 높았다.

제 사군 시위(示威)의 후방에서 전력을 가다듬고 있는 일군과 삼군, 창조신들의 강렬한 기세가 전해진다.

‘이게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의 진실한 힘인가?’

‘놀라워.

자리만 차지하던 뒷방 늙은이들이 아니었네.’

‘그래도 신족 최고의 창조신들이군.’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완벽하게 박살이 나서 체면을 완전히 구긴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이었다.

그래서 신족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최전선에서 보인 위력은 영웅신조차 놀랄 정도였다.

거기에 창조신에 지지 않을만한 수준의 고위 주신들이 집결하고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투신에게 점령지를 모두 독립신계로 나누어진다는 선언으로 본성 서우리나의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다.’

‘모든 가문이 전력을 집중시키고 있어.’

‘이러면 얼마나 행성을 획득할 수 있을 의문이로군.’

본성 피오리나에 새로운 지원기지를 설치한다는 명분으로 위원회의 주신들이 가문까지 움직인 총력을 기우려서 이동해오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은퇴 후 가문 안에서만 생활하던 원로들까지 모두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독립신계의 보장은 은퇴했던 투신들까지 들썩일 정도로 충격적이고 매력적이었던 것이지.’

그런데 본성 서우리나가 들썩일 정도로 대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존재가 보이지 않았다.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가장 전쟁을 주장하고 추진하던 존재가 갑자기 뒤로 빠지자 당연히 의문이 나오고 있었다.

‘기존의 행동을 봐서는 전투가 두려워서는 절대로 아니다.’

‘그럼 왜지?

막대한 전리품을 챙길 수 있는 전투에 왜 나서지 않으시는가?’

물론 차원창세신 코아가 참전하지 않아도 승리가 확실할 정도로 전력은 급상승했다.

남은 것은 승리뿐이고 가장 큰 전리품을 차지할 수 있어 보이는데 물러나니 이상한 것이다.

이런 의문은 영웅신들도 같았다.

아무리 보아도 압도적인 전력으로 전진해서 행성을 줍기만 하면 끝인 쉬운 전쟁이었다.

십중심의 정보원 노릇도 해야 하는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결국 직설적으로 확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왜 안 오실까?

또 어디로 가셨다면서?

아무리 우리가 유리해도 이러면 이상하지 않아?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데바일족과 창조능력을 인정받아 정식 부 창조신장으로 임명 된지가 오래였다.

신족으로서는 거의 최고의 신분이었으니 창조신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깍듯하게 존칭을 쓰고 있었다.

“도대체 이러시는 이유가 뭔가요?

창조신장 대리 비슈누님.”

자연스럽게 나온 질문에 초중량 갑옷 블랙 레오파드를 파란색과 붉은 색의 조합으로 다시 도색하고서 입은 유지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곤란하게도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런 초대형 사건을 벌이고 바로 사라져서 지금은 또 창조신장 대리였다.

“점령지는 승자가 가져야 한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현세계의 일반 행성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

또 직접 나서시면 다른 투신들의 전리품이 아예 없을 것이니 이번에 양보하겠다고 하신다.”

“........”

“........”

그 말이 맞기는 했다.

솔직히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직접 나서시면 혼자서도 현실파 신족을 전멸시킬 수 있었다.

광역권능의 파괴력과 넓이, 차원권능의 기동력까지 감안하면 다른 군대는 쫓아가기도 벅찰 것이다.

‘허계에서 현세계에 오자마자 전선을 홀로 돌파하고 본성 피오리나를 날려버린 무력이었지.’

‘전뇌계가 분석한 바로는 시간만 주면 현세계 전부를 멸망시킬 수 있는 권능을 가졌다고 하던가?’

그럼 지극히 솔직한 사실인 것 같은데 무엇인가 속에서 울컥하는 기분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것을 위해서 자신들이 직접 전선에 섰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각을 읽은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는 떠나기 전에 나누었던 황당한 대화내용을 추가해서 말한다.

“주우주의 기준으로 보면 이계의 행성은 너무 정기가 약해서 쓸데없이 손만 많이 간다고 하시네.

행성을 개발할 시간에 차라리 주신성(主神星)을 새로 만드는 것이 이익이라 하셨어.

“아! 주신성(主神星).”

“그렇기는 하시겠군.”

일반 행성을 얻는 대신 주신성(主神星)의 창조에 집중하겠다는 말에 이제야 조금 납득이 갔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월총수로서 내보인 정신체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일반 행성의 일만 배의 크기와 어마어마한 정기를 가진 초거대 행성 주신성은 엄청난 장점을 가졌다.

현세계 정신체들에게 총수파들이 뿌리는 허위와 과장의 극치 같은 광고가 생각났다.

‘단 한 개의 행성과 신계만으로 일만 개의 신계와 행성 이상으로 정기를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더구나 관리에 필요한 인원수도 일만 분의 일로 감축되어 정말 꿈같은 수익을 달성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일만 배 이상의 부를 이룩하세요.’

‘벼락출세의 차원신계에 어서 오세요.’

기존 정신체들의 주된 세력까지 들썩일 정도로 매력적인 투자대상이었다.

그래서 엄청난 정신체들이 통합신계에 모여들고 있어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물론 문제가 있기는 하다.

‘주신성에 살게 할 강한 정기를 가진 지성체를 선별하려다 용자동맹과 충돌했다고 했지?’

‘행성까지 파괴하여 자원채취를 하는 악질 지성체를 지옥군단으로 전멸시키려고 하다가 역으로 당했다고 하던데?’

아무 대가없이 정의를 행사하는 용자동맹에게 악으로 낙인찍기 직전이다.

하지만 창조주님의 인정을 받고 주신성이라는 방안까지 제시한 초월총수가 현세계를 구원할 가장 큰 가능성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니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현세계를 지배하는 일천억 초월자들의 총수라?’

‘더구나 창조주님의 인정까지 받았으니 위치는 확고하다.’

자신들은 초월자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신족의 정체를 숨기고 사업을 하느라 종족의 구분 따위는 잊은 지가 오래였다.

그래서 솔직히 저렇게 인정받는 초월총수인 차원창세신 코아가 왜 이렇게 창조신장으로서 신족에게 투자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아무리 신족이 창조력이 강하다고 해도 본인이 저렇게 강대한 이상 의미가 없다.’

‘현세계의 행성에는 정말 아무런 관심이 없나?’

그런 의문에 쇄기를 받는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의 전언이었다.

“현실파 신족영역의 행성은 모두 알아서 나누어 가지라고 하신다.

전공에 따라서 공정하게 배분하라는 주의만 주셨다.

본성 서우리나가 함락될 정도의 위기가 닥치면 이번에 설치한 초장거리 공간통신을 통해 연락하고 그 외에는 우리 마음대로 하라 하신다.

가급적이면 신족과 초월자영역의 경계에서 보자고 하시더군.”

“...........”

“...........”

강력한 영웅신인 자신들이 이정도 군세를 이끄는데 본성 서우리나가 함락될 리가 없었다.

사실상 현실파 신족의 영역에서 완전히 발을 빼신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없더라도 승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본성 서우리나가 함락?

그럴 리가 없지 않는가?’

‘초월자들의 일로 바쁘신 모양이시네.

그러고 보니 이계 차원 주신성 일호점이라고 하던가?

개관하는 날이 가까워졌네.

직접 가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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