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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만 조사하면 바로 나오는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으니 솔직히 인정한 것이다.
그런 반응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크게 기뻐했다.
“그렇지.
그럼 혹시 이런 의형제의 맹세를 아느냐?
복숭아꽃이 만발한 화원에서 하늘에 맹세코자 하오니 다른 날에 태어났으나 같은 날에 죽고자 한다던가?”
당연히 알고 있었다.
자신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소설의 한 장면이었던 것이다.
“도원결의(桃園結義)입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주 기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잘 대답했다.”
상대가 이렇게 인식을 하고 인정하는 것이 마도를 발동하기 위한 아주 기초적인 조건이다.
본래대로라면 이런 미약한 인식으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인 자신과 이들의 신격차이는 그 정도의 차이는 가뿐하게 메우고 남을 정도였다.
“나는 강제 도원결의(强制 桃園結義)를 좋아하지.
이제부터 같이 살고 같이 죽어라.
그것으로 이번 일을 마무리 짓는다.”
평범하게 대화를 했지만 마도의 영창과 시동어와 같은 작용을 하는 신언이었다.
그 결과 알파의 황금 띠와 종언의 영웅신 오메가의 황금 띠가 동시에 빛을 발산한다.
파아아아아아앗-!
‘이건?’
창조신장의 신언의 힘을 가진 문장들이 머릿속에 유입되었다.
‘하늘과 땅이시여-! 위대한 신이시여.
우리는 비록 성은 다르오나 이미 의를 맺어 동료가 되었습니다.비록 같은 날에 태어나지 못했어도 같은 날에 죽기를 원합니다.
신께서는 굽어 살펴 의리를 저버리고 은혜를 잊는 자가 있다면 하늘과 사람이 함께 죽이소서.’
여기까지는 자신도 익히 잘 아는 내용이었다.
어차피 오메가와 비슷한 맹세를 했기에 거부감은 없었다.
그런데 이어지는 다음 신언에 기겁을 했다.
‘같은 날에 반드시 죽겠나이다.
치사하게 복수 어쩌고 하면서 구차하게 연명하지 않겠나이다.
그러다가 주변까지 망하게 하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같이 죽어서 신에게 한 맹세를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이것은 서로의 생명과 운명을 강제로 한꺼번에 묶어버리는 저주였다.
더구나 창조신장의 신격으로 발동되었으니 신족이라면 누군가 한명이 죽으면 반드시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알파는 머릿속을 파고들어서 신령에 새겨지는 마력의 파동을 느꼈지만 저항하지 않았다.
‘오메가가 종언의 영웅신 인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신족의 종말을 부를 수도 있는 재앙신과 오랜 기간 친분을 맺고 같이 일해 온 죄는 컸다.’
즉결처분을 해도 할 말이 없는데 이 정도의 제약은 용서와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종언(終焉)의 영웅신 오메가는 상황이 달랐다.
으드드드드득-!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이를 악물면서 강제 도원결의(强制 桃園結義)의 마력에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종언(終焉)의 영웅신이었고 종말을 선고하기 전에 들켰으니 끝장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친구와 같이 운명을 묶이다니 이런 악몽도 없다.’
종언(終焉)의 영웅신이라는 최악의 재앙신으로 태어나서 모두의 두려움과 증오 속에 살았다.
정체가 드러나면 토벌당해 사라질 것을 각오한지는 오래였다.
‘하지만 죽음은 어디까지나 치열하게 싸우다 죽어야지 친구까지 끌어들이다니 용납할 수 없다.’
그런 발버둥을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만히 쳐다보다가 깔끔하게 웃어 주었다.
“피식-! 너와 나의 신력과 마력의 출력차이가 얼마인데 저항이 성공하겠나?
설마 각오나 의지로 현실에 대항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니겠지?
차라리 깨끗하게 죽여 달라고 애원하는 것이 어때?
내가 들어줄 리는 없지만 말이다.”
“크아아아아아!”
또 놀림감이 된 사실에 분노한 종언(終焉)의 영웅신이 몸부림치려는 순간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볍게 손목을 놓고 비틀었다.
그러자 그대로 몸 전체가 회전하면서 대지에 머리가 옆으로 박혀버린다.
“컥-!”
피이이이잉-! 꽈드드드득-!
짧은 비명을 지르고 머리만 거꾸로 박혀서 한참을 저 멀리 날아간 종언의 영웅신이었다.
땅에 머리가 박힌 자세로 바들대는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우우-! 영웅신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구나.
먹은 정기구슬을 바탕으로 한계신력이나 돌파하고나서 덤벼라.
그럼 제대로 상대를 해주마.”
땅 바닥에 만들어진 긴 고랑을 슥 흩어보고 무릎을 꿇고 있는 알파를 내려다보면서 나직하게 지시를 했다.
“너희는 이제부터 학생신들의 총 학생회장이나 총 두목이 아닌 위원회의 주신들이다.
훈련장에서 학도신들을 지휘하고 이끌어라.
바로 임명을 할 생각이었지만 이번 결투의 허술함은 용납할 수 없구나.
이번 출진에 학도신으로 먼저 참가하여 공을 세우라.”
그것은 각오한 바였다.
아버지인 교육담당 주신이 창조신장님에게 치명상을 입은 종언(終焉)의 영웅신 오메가를 쓰러트리기만 하면 위원회의 주신이 바로 될 수 있다고 들었을 때부터 참전할 생각이었다.
수많은 학생신들이 군대로 이동하고 있는데 그런 사태를 막지 못한 총학생회장으로서 후방에 안정하게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 반드시 만족하실만한 전공을 보이겠습니다.”
지극히 절도 있는 자세로 힘차게 대답하는 알파를 보면서 고개를 좌우를 흔드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아무리 보아도 이 자리에서 책임을 지고 자결하라고 해도 할 기세였다.
‘이 녀석은 진짜로군.
정당한 명령이라고 시키면 무엇이든지 할 것 같아.
차라리 겁도 없이 덤비는 종언의 영웅신이 상대하기 낫겠어.’
이제까지 자신은 부하들과 권력을 두고 언제나 싸우기 바빴다.
그런데 이렇게 상위자에게 순종하는 존재를 보니 위화감이 장난이 아니게 심했다.
“아! 이것 참! 너무 예절이 바르니 껄끄럽구나.
이제 되었다.
저 녀석도 데려가서 써 먹어라.
아직 설익었지만 그래도 영웅신이니 잘만 하면 쓸 만하겠다.
이 녀석이 쓴 황금 띠는 너의 황금 띠와 한 쌍이라 공명한다.
어디로 도망쳐도 잊어 먹지는 않을 것이다.
원래 말 한마디로 강제 제압도 되는데 그건 불공정하다.
그러니 네가 강해져서 운용하도록 해라.”
“하-!”
“아아! 잘하도록 해라.
그러나 저러나 성질이 나서 일은 벌였는데 이거 수습이 골치로군.”
자신이 만든 본성 서우리나 전부를 덮는 화면에 모든 상황이 잘 비추어지고 있었다.
결투를 하는데 영 만족스럽지 않아서 자신이 갑자기 끼어들어 끝장을 낸 모습으로 말이다.
영웅신들조차 질렸다는 표정을 하고 있으니 잠깐 당황스러웠지만 개의치 않고 말을 꺼냈다.
조금 일렀지만 발표할 때였다.
“흠-! 결투는 이것으로 끝내고 창조신장으로서 중대발표를 하겠다.”
그 말에 실망한 표정의 신들의 확 굳었다.
어지간한 일로는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고 밀어붙이기만 하던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런데 갑자기 중대하다고 강조하면서 발표를 자청하다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앞으로 점령지의 분배는 전공에 따라 분배한다.”
그 말에 모든 신족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할 때 황금빛 연기가 자욱하게 일어나면서 다시 강조하면서 말한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회복한 행성들은 최전선에서 싸워 이긴 투신들에게 전부 나누어 주겠다는 말이다.”
“!!!”
이제까지 신족의 군대가 행성을 점령을 했든 자발적으로 넘어왔든지 모두 신계의 공동소유였다.
그런데 투신들에게 개인소유로 인정하겠다는 선언은 이제까지 지침과는 완전히 다른 폭탄과 같은 선언이었다.
충격으로 어떻게 반응할지를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신들에게 아예 폭탄과 같은 추가내용이 전해져 왔다.
“후우우-! 물론 온전한 지배권을 줄 것이다.
그 행성 안에서 왕 노릇을 하 던지 아니면 성자처럼 굴던지 창조신장계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는다.
세금만 제대로 내고 부흥만 제대로 해낸다면 말이다.”
“!!!”
신족의 얼굴에서 서서히 경악의 표정으로 변해갔다.
이것은 아주 먼 과거 현세계 초창기에 나타났던 창조신장과 창조신들의 지배구조였다.
그때는 창조신장이 창조주님께 대리지배권을 임명받은 황제로서 군림하고 창조신들이 왕이었다.
그리고 주신들은 귀족들로서 각자 세력을 이끌고 지배층으로서 정복전쟁을 이끌었다.
행성을 점령하면 자신의 영지가 되니 물불가리지 않고 싸워서 전 세계를 수중에 넣었던 것이다.
지금의 신족은 일단은 이런 철저한 계급주의가 사라졌다.
‘말도 안 된다.
이건 지극히 원시적이고 잔인했던 과거로의 복귀선언이다.’
‘이런 방식이 통할 리가 없다.’
비록 신들 간에 직위와 부, 세력의 차이가 존재했지만 기본적으로 모두 동등했다.
그런데 비록 투신과 점령지 행성한정이라고 하지만 철저한 계급주의였던 과거 절대왕정으로의 회귀를 창조신장이 결정한 것이다.
‘약간의 지식과 교양을 가졌다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수많은 전쟁과 독립신계에서 영웅신들과 강자들이 탄생하여 신족이 무적이었던 분명 영광의 시대였다.
그러나 극히 소수의 강자, 창조신과 주신을 제외하고는 모든 하위신들이 전쟁의 도구처럼 사용되고 버려졌던 최악의 시기였기도 했기 때문이다.
전쟁에 극히 효과적일 수는 있으나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발전시켜온 이념과 이상의 발전을 모두 무시하는가?’
‘이러면 대부분의 신들이 피지배층으로 전락할 것이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반발할 수 있는 신이 없었다.
이런 일이라면 안위를 생각하지 않고 가장 앞장서서 반대할 선신과 악신들이 없었다.
‘이미 상위서열들은 모두 공개처형 되어서 신령연옥에 갇혀있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다른 계열로 전업했다.’
투신과 군신들은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기에 모두 입을 꽉 다물었다.
창조신장의 명령으로 범죄율을 완전히 없애는 과정에서 신계의 질서유지를 최우선의 목표로 바뀐 치안신들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앞으로 어떤 시대가 올지 예상이 된 제 사군 시위(示威)조차 조금씩 기대에 찬 눈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죽도록 싸워 이겨도 결국 얻을 수 있는 것은 푼돈과 같은 월급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제 전쟁이서 공만 세운다면 크게는 독립신계의 주신이 된다.’
‘작게는 한 지역의 영주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전쟁터에 몸을 던진 투신과 군신의 꿈은 누구나 똑같았다.
누구나 인정하는 강자가 되어서 존경을 받고 성공하는 것이다.
허나 지금 체제로는 월급을 부지런히 모아서 몸 성히 전역만을 바래야했다.
‘그런데 이제 또 다른 선택지가 온다.’
‘강해지고 승리만 하면 나도 출세할 수 있다.’
누구나 바라는 독립된 영지, 아니 행성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대로 다스리면서 이상을 펼 수 있었다.
누구의 통제를 받지 않고서 말이다.
고위 투신들에게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있었다.
‘승리하기 위해 강해지기도 바쁜 투신과 군신들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라면서 도덕과 예절을 강요하던 관리신들의 속박에서 벗어난다.
아니 우리 투신과 군신이 우위에 서게 된다.’
의욕, 아니 잊었다고 생각했던 야망과 욕망이 불길처럼 타오른다.
먹었던 음식과 술기운까지 올라서인지 뜨거운 투기가 넘쳐났다.
그렇게 위성궤도에서 삼백 오십만의 투신이 품어내는 강력한 투기에 본성이 일반신은 숨도 쉬지 못할 지경이었다.
우우우우우웅-!
본성 서우리나가 욕망에 일어난 투기에 휩사인 순간 차원창세신 코아의 광기어린 웃음소리가 신계 전부를 울렸다.
“푸후후후후후후후후-! 후하하하하하하하하핫!
솔직해서 좋구나!
강함만으로 인정받고 전공이 그대로 출세로 연결되는 세상을 상상하고 보았느냐?
그렇게 좋으냐?
나도 용병신 시절에 그렇게나 바라고 원했던 일이지.
비록 이계지만 창조신장이 된 내가 이루어주마.
크하하하하하하하하-!”
슈하하하하하하학-!
폭증한 황금빛 구름이 거대한 투신의 환영이 되어서 행성의 대기권을 뚫고 삼백만의 제 사군 시위(示威)를 굽어다 보았다.
수는 자신들이 압도적이었지만 환영 속에 은은하게 품어져 나오는 투기와 살기에 순식간에 몸이 굳어버린다.
“꿀꺽-!”
“흐으으윽-!”
도대체 어떻게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모를 정도의 광기어린 살기였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을 몰살시키는 정도는 일도 아니라는 자신감과 확신조차 보이니 꼼짝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재능이 있어도 정돈된 기존의 신계의 질서에서 재력도 지원해 줄 가문도 없는 너희들은 영원히 약자다.
그러나 내가 열어줄 투신의 시대에서 그런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노력해서 원하는 것을 움켜쥐게 된다.
강해져서 이기고 전공을 세우기만 하면 얼마든지 출세할 수 있다.
그러니 앞으로는 동정도 도움도 너희에게 필요 없다.
이제 주신도 창조신도 모두 싸워 승리한 존재들에게서 나온다.
기존의 부도 가문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어다.”
그 말에 제 사군 시위(示威)는 흥분이 몸을 태울 것 같았다.
자신들도 처음부터 광장에서 신계를 비난하고 치안신들과 드잡이 질을 하는 시위신이 된 것이 아니다.
‘순수한 노력으로는 더 이상 위로 올라갈 방법이 없다.’
‘그래서 그런 방법밖에 자신을 나타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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