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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범죄경력이 있는 범죄신들이지만 재판도 없이 모조리 잡아서 군대에 처넣었다.
‘죄를 지은 적이 없다고 해도 어떤 항의도 먹히지 않는다.’
‘항의를 하러온 친인척조차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훈련에 참가시키려고 하니 말 다했지.’
물론 진리 친위군과 같은 수준의 가혹한 훈련을 받으면서 확실히 투신과 군신으로서 능력은 갖추었다.
이게 신족의 군대가 맞는지 가혹하기 짝이 없는 훈련 덕이었다.
‘울면 목이 날아가고 쓰러지면 다리가 박살이 났다.’
‘못하겠다고 쓰러지면 바로 최전선으로 보내버리니 죽지도 포기도 못해.’
학생신들이 자원해서 훈련에 참가하지 분위기가 조금 풀릴지 알았는데 고참들은 더 잘하라고 강도를 더욱 올려버렸다.
성질이 나서 덤빈 고위 범죄신들도 있었지만 신계 최강의 정예군인 진리 친위군에게는 어림도 없었다.
체포를 주목적으로 하는 치안신과는 전혀 다르게 그대로 일격필살을 해버린다.
‘반항을 조금했다가 정말 곤죽이 되어서 부활실을 몇 번 들락날락거렸지.
‘결국 순한 양이 되어버렸다.’
더구나 미친 척하고 죽음을 반복할 수도 없다.
창조신장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직접 최상으로 설정해서 부활시키라고 했다고 비용이 더럽게 비쌌기 때문이다.
‘직접 받지 못하지만 봉급도 많이 지급되는 모양인데 몇 번 부활만 하면 영구 투신 확정이다.’
부활된 신체는 정말 만족스러웠지만 청구비용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이렇게 훈련소에 관해 돌았던 소문들을 직접 경험하니 암담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이제 출전이라니 너무 답답해서 배급된 술을 그대로 병째로 마셨다.
벌컥-! 벌컥-!
그리고 깜짝 놀랐다.
삼백만이 넘는 군대에 동시 지급된 술이니 단지 취하기만 해주는 저급의 독주인줄 알았다.
일년 넘게 단체급식 외에는 기회품은 구경도 못했으니 그것도 감지덕지이기는 했다,
그런데 입가에 맴도는 향기와 맛은 처음 맛 볼 정도로 감미롭고 너무나 기분이 좋게 풀어주었다.
하지만 저절로 욕설과 푸념이 나왔다.
“젠장! 싸구려가 아닌 엄청난 고급품이네.
사회에서 떵떵거리면서 살던 나조차 처음 먹어 볼 정도야.
이런 걸 삼백오십만 명에게 전부 풀었다는 거야?”
“일단 먹자.
어떻게든 되겠지.”
사회에서 잘 나갈 때도 먹어보지도 못한 술을 이렇게 준다는 기쁜 사실조차 영 꺼림칙했다.
그리고 그들의 군단장인 구세의 영웅신 시바 또한 머리가 아프기는 마찬가지였다.
긴급 화면에 나타난 군부담당 주신이 아주 뜨거운 기세로 말하는 내용을 정리하고 나니 할 말이 없었다.
정식명령서까지 내려왔으니 거짓은 아닌 모양이지만 머리에서 김이 올라올 지경이었다.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일이지?
종언의 영웅신이 나왔다는데 갑자기 무슨 회식에 휴식이냐?
더구나 바로 이 결투가 끝나면 바로 출전이라니?”
“훈련이 끝난 이백만 명을 우선 투입하라는 창조신장님의 직접지시입니다.
복귀하시고 바로 지시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이제야 이 엉망진창으로 꼬인 상황이 이해가 갔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돌아오셨는가?
그럼 하기는 해야 하겠군.”
“물론입니다.
저희들도 지원시설을 새로 지으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본성 피오리나에서 뵙겠습니다.
그럼 저희들도 준비를 할 일이 많아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출전 회식도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내리신 것이니 부담을 느끼지 마시고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느새 준비해온 잔칫상을 본 얼굴이 확 굳어졌다.
군대에 베푸는 회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아무리 요즘 정기가 남아도는 신족이라고 하지만 너무 고급이었던 것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이 모든 연회 준비를 순식간에 맞추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차림을 수백만 개를 순식간에 만들어냈다.
도대체 신족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 것이지?
설마 또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일인가?’
같은 신족이지만 가공할만한 창조력이었다.
그리고 옆에서 보고를 듣고 있던 진리 친위군의 넘버원은 술병의 마개를 따면서 말했다.
퐁-!
안개처럼 자욱하게 퍼지는 술 향기 속에서 아련한 목소리가 울린다.
“정말 부럽군.
이백만명의 군세를 지휘해서 전장에 서다니?
그것도 신족의 명운을 걸 결전이라?
군신으로서 최고의 영광이 아닌가?”
“그렇기는 하지.”
동의를 하면서 술잔에 따라주는 술을 받았다.
진리 친위군의 수장은 허계 봉쇄군 시절에 진리님에 의해 걸러져서 신족 최고의 투신이 임명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기에 영웅신에 비해 뒤처지지 않고 훈련으로 인한 밀접한 관계로서 어느 정도 친분을 나누고 있는지가 오래였다.
그러하기에 이런 대화나 술자리가 가능한 것이다.
“본성의 방위와 신병훈련만 아니라면 내가 나서고 싶을 정도야.”
“...... 하지만 아직 이들은 군대가 아니야.
중간에 이동을 하다가 얼마나 도망을 갈지 몰라.”
이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일단 훈련을 해서 투신으로서 능력이나 권능을 뼈에 새겨 넣었지만 마음가짐은 한참 멀었다.
지금이야 진리 친위군의 서슬 퍼런 통제에 있어서 군기가 유지되지만 당장 공간이동 중에 얼마나 탈영할지 고민해야할 상황이었다.
그 말에 진리 친위군은 넘버원을 술을 한 모금 마시면서 웃었다.
그리고 입안에 감도는 감미로운 맛에 감탄했다.
“후후후후후! 좋은 술이야.
신족의 새로운 시대를 축하하기에 적당하군.”
하지만 구세의 영웅신 시바는 잔을 비울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종언의 영웅신은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있는 이상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이런 군대를 어떻게 전장으로 이동시켜 싸우게 할지 고민이 태산인 것이다.
진리 친위군의 넘버원으로서는 쓸데없는 고민이었다.
“그런데 구세의 영웅신은 아직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무서움을 모르는군.
하긴 겪어본 적이 거의 없겠지.”
“응?”
그 말에 구세의 영웅신 시바는 고민을 멈추고 넘버원을 쳐다보았다.
“얼마나 강한지는 물론 잘 알고 있다.”
오자마자 결투를 걸었다가 권능과 신체의 모든 면에서 싸우지도 못하고 굴복했으니 모를 리가 없었다.
허나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듯이 안주를 집어먹으면서 지나가는 말투로 말한다.
“간단하게 말하지.
사군 시위(示威)는 반드시 배신자 신군과 제대로 싸우게 될 것이니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게.
병력을 어떻게 운용해서 진격을 빠르게 할지 고민을 하는 편이 더 좋아.
아니면 이동하는 동안 발생할 탈영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을 해서 조치를 받는 쪽을 추천하겠네.”
“.........”
구세의 영웅신 시바가 그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으로 쳐다보았지만 그 이상은 자신도 잘 모르기에 뭐라고 해줄 수 없었다.
단지 자신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차원창세신 코아가 모를 리가 없고 가만히 둘리도 없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았다.
‘억지로 군신이 되었으니 이동 중에 탈영의 의도정도야 예상하고 있으시겠지.
더구나 전쟁터에서 전투를 거부하거나 배신자 신족에게 붙을 확률까지 있다.
이걸 정말 모르실까?
분명 또 어떤 수단을 짜고 계시겠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힘보다 무서운 점은 예측할 수 없는 기발한 책략과 허를 찌르는 행동의 연속이었다.
자신이 직접 당했기 때문에 너무 잘 알았다.
‘우리도 허계 봉쇄군 이었다네.
원해서 진리 친위군이 된 것이 아니지.’
진리님이 계시고 허계의 입구인 바람성을 경계하던 허계 봉쇄군이었다.
그런 자신들을 본성에 강제로 끌고 와서 반역자의 굴레를 뒤집어 씌어서 진리 친위군이 되기를 강요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배신자들의 회군사건 때문에 군대의 무단이동에는 무조건 가혹한 처분을 한다.
그런데 본성의 위성궤도를 점거했으니 억지로 끌려왔다고 변명한다고 통할 리가 없었다.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진 순간 진리 친위군이 되는 수밖에 없었지.’
잠시 과거를 생각하는데 종언의 영웅신이라고 밝혀진 오메가와 총학생회장이라는 알파의 결투 모습이 행성 전체의 하늘에 비추어졌다.
마치 옆에서 보는 듯이 생생하게 비추어지는 모습에 놀라면서도 감탄성이 나왔다.
주신은 검신이었고 영웅신은 권신이었는데 수준이 지극히 높았다.
“좋군!
아주 좋아-!”
서로를 순간에 끝장내기 위해서 초 접근전을 벌이고 있는데 이러면 좁은 간격에서 최대의 위력을 발휘하는 권신이 유리했다.
그러나 공간 전부를 뒤덮는 눈 폭풍 같은 검기로 인하여 강력한 권신이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영웅신이 보기에도 놀라운 수준의 검신이었다.
“오-! 아직도 신족에 저런 수준의 주신이 남아있었나?”
구세의 영웅신 시바의 탄성에 진리 친위군의 넘버원은 이마를 손으로 눌렀다.
지금 저 말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면 바보였다.
‘가끔 무의식적으로 비유하는 말을 들어보면 항상 이런 식이다.
어떻게 나쁜 쪽은 모두 신족이야?’
구세의 영웅신 시바는 외부에서 정체를 숨기고 사업을 하다가 신족으로 복귀했다고 했다.
그러니 밖의 세계에서 신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실히 알려 주고 있었다.
결국 따끔하게 충고를 했다.
“이제 정식 신족이고 군단장이니 제발 말조심 좀 하게.
그런 말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네.”
“....... 내가 또 그러했나?
잘 고쳐지지 않는군.”
또 말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구세의 영웅신 시바는 계면쩍은 미소를 지으면서 술잔을 기울였다.
종언의 영웅신의 출현에 격앙했던 마음은 이미 가라앉은 지가 오래였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본성 서우리나에 버티고 있는 이상 종언의 영웅신이 도주할 가망성 따위는 없다.’
그렇게 군세의 수장들이 느긋하게 관전으로 들어가자 포위하던 군대들도 경색된 분위기가 풀렸다.
그리고 서서히 술에 취하고 결투의 투기에 흥분하여 외치는 환호성이 본성 서우리나를 진동시켰다.
그들도 이제 투신이었기에 저런 고위 투신들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지 잘 알고 열광하는 것이다.
가장 즐기고 있는 대상은 당연히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훅-! 어퍼컷-! 스트레이트-!
검에 겁먹지 말고 파고들어서 턱을 날려버려!
한 칼을 먹어도 머리를 날리면 이긴다.
신족답게 부상을 두려워 하지마라-!”
어느새 공간이동해온 창조신장의 자리에 맨 앞에 앉아서 손을 휘두르면서 응원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정말 이래도 되나하면서 고민하던 위원회의 주신들도 술을 먹고 갈수록 떠들썩한 분위기에 전염되어 있다.
아니 그동안 쌓인 것이 많은 만큼 더 크게 외치고 있었다.
“거기서 그러면 안 돼!
바로 심장을 찔러-!”
“주신의 신기라고 하지만 어차피 범용기다.
검날을 잡고 날려버려.”
서로 무기를 사용하는 쪽과 맨 몸으로 싸우는 쪽으로 갈려서 열심히 훈수 중이었다.
어느 세력이든 커다란 위기인 종언의 영웅신은 별 신경도 쓰지 않고 정말 경기를 보는 모습들이었다.
“.........”
“.........”
마주 앉은 두 명 의 영웅신은 이런 분위기가 전혀 적응이 안 되지만 나쁘지는 않았기에 가만히 있었다.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는 결투로 인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데 오래만의 자극에 미친 듯이 기뻐하는 신들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이제 결투하는 장소 근처로 모여들기까지 하네.’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는 진짜 결투였다.
여파에 말려들게 하면 치명상인데 전혀 거리낌 없이 어떻게든 가까이 가서 직접 보려는 하위신들이 늘어났다.
더구나 부상을 입으면 환호성을 지르면서 공무처로 달려간다.
어떻게 된 신족이 보상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가 없었다.
“어떻게 할까?”
“활기차고 좋네 뭐.
허계의 술과 안주인가?
신기하게 맛이 좋아.”
지금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출정 축제에 쓰라고 한꺼번에 푼 신기할 정도로 품질이 좋은 술과 안주에 감탄하는 중이었다.
창조력으로 재창조한 것으로 보였지만 재료부터 가공까지 예사롭지 않은 음식들이었다.
현세계의 정신체들에게 본래 이런 상품들을 만들어서 팔아왔기에 어떤 수준인지 잘 아는데 이 정도면 거의 보물이었다.
“보통 음식과 술이 아니야.
강력한 정기가 포함되어 있어.
신력도 어느 정도 오르는 것 같은데?”
“뭐? 군대 회식인데 설마?”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가 놀라서 맛을 보자 과연 아주 미세하지만 신력이 올랐다.
그제야 왜 지금 하위신들이나 주신들이 저렇게 변했는지 깨달았다.
“강력한 정기에 취했군.”
“맞아.
음식과 술 자체에 포함된 강력한 정기로 인하여 모두 흥분상태야.
우리 정도나 주신이면 별 영향은 없지만 많이 마시면 곤란하니 주의해.
저렇게 된다고.”
“......... 하아.”
항상 입고 다니던 초중량 전신갑옷 블랙 레오파드의 망토를 벗어서 깃발처럼 휘두르면서 소리를 외치는 군부담당 주신과 참모들이 보였다.
주신 정도면 이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정기 술을 엄청나게 마셨는지 모두 얼굴이 새빨개져서 고함까지 치고 있었다.
“우워어어어어-! 박살내라.”
“크아아아아-! 힘! 힘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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