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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대로였다.
화면에 보이는 알파는 교육담당의 직계로서 모든 학생신 중 가장 뛰어난 존재였다.
졸업만 하면 앞날이 보장되어 있는데 통학시위를 주도하다니 믿을 수 없지만 치안신은 자신감이 넘쳤다.
‘범죄가 거의 없어서 이백만이 넘는 치안신들로 인하여 치안력이 남아돈다.
앞으로 사고칠만한 놈들의 옆에 붙여놓기를 잘했어.’
약간이라도 신계에 영향력이 있고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존재에게 모두 밀착감시를 시키고 있는데 이 두 명이 아주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직접 지시를 내리는 장면은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초 통학시위가 발생한 학교의 학생신들과 본성 총 학생회장의 영역을 뛰어넘는 다양한 교류가 있다는 정황을 확보했습니다.
항상 밀착해서 추적한 결과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됩니다.”
위원회의 주신의 직계가 포함된 문제였다.
그런데 이 정도까지 공개하고 말했으면 이미 확실하다는 자신감이었다.
부르르르르르-!
갑자기 원흉 중 하나가 되어버린 교육담당 주신은 떨리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몸을 떨고 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제창하는 신족발전계획이라는 천지일우의 기회를 맞아 최고위원회의 창조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철없는 직계 놈이 말아먹으려 하고 있었다.
‘졸업하라고 해도 이런 신족을 위해 일하기 싫다고 하지 않더니 이런 짓을 해?
이 때려죽일 자식 놈이 결국 아비 앞길까지 막아-!
그리고 치안담당 주신-! 내 직계가 관련되었다면 내게 언급이라도 할 것이지 바로 여기서 터트리다니?
죽일 듯이 노려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조차 없다.
치안담당 주신은 교육담당 주신의 살기어린 시선을 받았지만 싹 무시하고 할 말만 한다.
하도 지독하게 업무를 추진했더니 여기저기 엄청난 마찰과 협박을 받았다.
그러니 이제 이 정도 적의는 이미 관심도 없는 것이다.
‘더 이상 위원회의 주신들하고는 동급이 아니라 이거지?’
그러나 이미 주신들 간에 격이 어느 정도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했다.
특히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계실 적에 대박을 터트려 지원이 집중된 치안담당 주신은 이미 창조신조차 바라볼 정도였다.
하지만 치안담당 주신도 절박했다.
‘범죄신들을 싹 군대로 처넣었더니 그 가족들에게 욕은 많이 먹고 있고 원한도 많이 사고 있다.’
지금은 잘 나가고 있지만 이 일로 나중에 발목이 잡힐까봐 고민이 되었다.
무진장 불안해서 원로들에게 의견을 구했더니 단 하나의 대답만 들려왔다.
‘이렇게 한번 생긴 원한은 사과나 보상한다고 해도 절대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최고위원회의 창조신으로 정식 승급하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자리에서 발생한 문제는 위로 진급해야지 무마가 된다는 충고였다.
꿈도 꾸지 못했던 최고위원회의 창조신이라니 당황스럽기만 했다.
그러나 직계는 자기 혼자뿐이니 어쩔 수 없이 가주에 앉히고 밀어준다고 은근히 자신을 무시하던 원로들조차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이 될 수 있다고 격려를 해준다.
‘기분은 좋지만 겁이 나는군.’
주신 중에서도 놀림 받던 자신이 최고위원회의 창조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렇게 높이 날다가 떨어지면 어디까지 박살이 날지 예상조차 되지 않았다.
‘내가 지금 남을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
떨어지면 나 혼자 죽는 것으로 끝나지 않아.’
조금만 더 하면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도 꿈이 아니다.’
이제야 차원창세신 코아라는 호랑이의 등에 올라탔다는 실감이 나고 더욱 출세에 목을 매달고 있는 상황이었다.
위원회의 직계 하나 정도야 출세의 디딤돌로 삼아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용의자는 이 녀석입니다.”
윙-!
다시 새로 띄운 화면에는 검은 머리에 지극히 평범한 학생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은 오메가, 이번에 파악한 바로는 학생신들의 총두목과 같은 존재입니다.
이번 사태의 최고 유력한 용의자인데 다른 학교와는 별 접촉도 없고 성적도 중상위권이라서 평범하게 집에서 자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도 아주 작은 가내 수공업 사업체를 운영하는 평범한 중산층입니다.”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가 들어보니 전혀 수상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가장 유력한 용의자라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확신에 가득 찬 치안담당 주신은 약간 망설였지만 계속 보고를 이어갔다.
“학생들의 총두목이라 파악하고 최우선 감시대상으로 올렸습니다.
일급 치안신들로만 편성해서 밀착 감시를 하는데 집밖에 나오면 가끔 행적을 놓치고 있습니다.
지금도 행방불명되어 추적하고 있습니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상당한 권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추됩니다.”
“일급 치안신들을 몇이나 붙였는데 놓치나요?”
당연한 의문이었다.
체포와 감시에 특화된 치안신이 상대를 놓치다니 정말 특이한 경우였다.
그런데 보고하기가 정말 곤란한 듯 망설이던 치안신은 결국 입을 열었다.
“........ 일백 명입니다.
“일백 명?!”
“학생신이 일백 명의 일급 치안신의 감시망을 벗어났다고?”
위원회의 주신들조차 놀랄 정도의 일이었다.
주신이라고 해도 일급 치안신의 한명의 감시와 추적을 벗어나기 힘든데 겨우 학생신이 일백 명을 따돌리고 있다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두 명만 교대로 붙였는데 아예 감시자체가 안되어서 조금씩 늘리다가 그 수준까지 되었다고 방금 보고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저희들의 최정예가 나서서 추적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잡아서 정체를 밝혀내겠습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일급 치안신이 내가 아는 수준이 정확하다면 일백 명의 감시와 포위망은 나도 모르게 벗어나기 힘들다.
즉 영웅신이다.”
그때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짜증을 확 내면서 존댓말조차 생략하고 외쳤다.
“영웅신이라면 감시가 아니라 어떻게든 신계로 끌어들어야 하는 존재다.
그런데 신계에 정식입문을 권유하지 않고 일백 명으로 둘러싸서 감시를 해?
이런 식으로 삼엄하게 감시하면 당연히 도망을 치지 않겠는가?
“아-!:
치안담당 주신이 눈에 뜨게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이제까지 모두 감시의 대상이었지 이런 식으로 뛰어난 존재를 찾기 위한 검색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본래 전혀 이런 성격이 아닌데 창조신장 대리의 대리를 하면서 엄청나게 망가지는 느낌이었다.
감정을 못 참지 못하고 또 소리를 쳤다.
“또한 그 정도 권능을 가진 존재가 왜 학생신을 하고 있느냔 말이다.
그런 강자가 왜 평범한 학생신으로 지내고 있는지부터 조사해야한단 말이다!”“그....... 그것이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치안담당 주신은 자신의 영역을 벗어난 질문에 더 이상 대답을 할 수 없었다.당황해서 휘하 참모들에게 연락을 하는 모습을 보는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가슴을 꾹 누르고 숨을 안정시켰다.
“으으-! 정말 답답해.”
이미 다 망해가는 상황인데 결사항전만 부르짖던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을 도저히 상종할 수가 없어서 데바일족을 데리고 대신님에게 갈 때와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이 꼴로 어떻게 초월자들에게 비상이 걸릴 정도로 전력을 증강시켰는지 모르겠지만 신족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위원회의 주신들은 조금 달라졌지만 다른 일반 신족은 똑같다.
모두 나약해서 무엇인가를 할 생각은 하고 불평불만과 배려를 해주기만 바라고 있어.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걸 어떻게 여기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지?’
사실 어떻게 했는지 방법은 잘 알고 있다.
오자마자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을 쥐 잡듯이 패고 바로 적의 본성 피오리나를 파괴했다.
그리고 선신과 악신을 공개처형하면서 신족을 정신없이 몰아붙인 덕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지만 자리를 비우고 창조신장 대리들이 조금 풀어주자마자 바로 이런 반발이 나온다.
‘정말 질릴 지경이네.’
삐이이이이익-!
그 때 알현실의 문이 열리면서 지극히 상쾌한 표정의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가 들어왔다.
분통을 꾹꾹 참으면서 치안담당 주신의 보고를 기다리던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잠시 쳐다보다가 자리를 비우고 바로 옆의 위원회의 주신자리에 앉았다.
유지의 영웅신 창조신장의 자리에 앉아서 살짝 미소를 지르면서 말했다.
“수고했어.
덕분에 푹 쉬었어.”
“........ 별 말씀을.”
친구사이지만 공적인 상하관계를 충분히 지키는 두 명의 영웅신이었다.
그리고 바로 현안의 문제로 들어갔는데 유지의 영웅신의 비슈누는 오메가에 관련된 사항을 확인하자마자 환해진 인상이 바로 일그러지면서 고함을 질렀다.
언제 화사한 미소를 지었냐는 듯이 돌변한 살벌한 기세였다.
“분명 영웅신입니다!
본성에서 도망치기 전에 오메가를 잡아드리세요.
놓쳐서 다른 세력 쪽으로 가면 책임을 묻겠습니다.”
창조신보다 강한 영웅신이다.
그런 존재는 드물고 무엇보다 지금 신족은 심각한 일손부족이었다.
항상 부족하던 정기는 넘쳐나는데 남아돌던 신이 없어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허다했다.
‘영웅신으로 추정되는 존재가 본성의 학생신으로 숨어있었다니 어떤 일이 있더라도 끌어들여야 한다.
강자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해.’
하지만 엄중 감시 중이었는데 갑자기 행방이 모연해서 추적 중이라니 당장 큰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심각성을 깨달아서 황급하게 나서려던 치안담당 주신이 회의장을 나서려는 순간 동작이 딱 멈추어졌다.
“......... 아와아아아.”
뱀 앞에 쥐처럼 몸이 딱 굳고 신음소리만이 흘러나온다.
어느새 입구에 황금빛 연기가 구름처럼 자욱하게 피어있었고 허공에 검은 머리를 가진 누군가가 손에 목이 잡혀서 들려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황금빛 연기 속에서 한건 했다는 득의만만한 목소리가 울렸다.
“후우우우우-! 본성을 전체 검색하다 쓸 만해 보여서 잡아왔더니 역시 걸물이었군.
이 아이가 오메가라는 그 아이가 맞겠지?
증명사진을 보니 맞는 모양이구나.
역시 팍팍 뒤집으니 많이들 튀어나오는군.
후후후후후-!”
은은하게 울리는 웃음소리였지만 위원회의 주신들은 공포와 경악에 질려서 몸이 굳었다.
투기에 접하자마자 마치 조건반사처럼 무능한 놈들은 매가 약이라고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잔혹하게 맞았던 부위가 욱신욱신 쑤셔오고 있었다.
‘하도 오랫동안 아무 연락이 없어서 허계로 돌아갔다고 좋아했는데 갑자기 되돌아왔다.’
‘좋은 시절 다갔다.’
이러면 의심할 여지도 없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맞았다.
서로의 표정이 더없이 암담해진다.
어떻게 대우할지는 결정되어 있었다.
“하-! 현세계로 복귀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위원회의 주신들은 서로 눈치를 볼 것도 없이 바로 일어나서 구십도 이상으로 허리를 숙이면서 외친다.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도 기쁜 얼굴로 일어나서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어서 오십시오-! 창조신장님.”
“아아. 처음 보는군.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 나의 부름에 응해주어서 정말 고맙게 생각했다네.”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가 바로 일어나서 양보한 창조신장의 자리에 앉은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런데 여전히 손에는 오메가라는 영웅신으로 추정되는 학생신이 목이 잡혀 들려있었다.
치안담당 주신은 유력한 용의자가 조금의 미동도 없는 모습에 결국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살아있습니까?”
“아직 이다.
안 죽는군.
하지만 나중에 어찌될지 아무도 모르지.
푸후후후후후후후후.”
차원창세신 코아는 초장거리 공간이동소로 평범하게 복귀를 했다.
오자마자 본성 서우리나 전체를 차원권능으로 탐색하면서 발전 정도를 조사했는데 예상이상이라서 아주 만족했다.
그런데 무엇인가 강력한 권능을 가진 존재가 은신한 채 공간이동소로 고속 이동해오기에 호기심에 막아섰다.
막아서 보니 학생복을 입은 채로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는 특이한 차림이었다.
“아직 애잖아?
그런데 꽤 강 하구나.
그런 큰 짐을 싸들고 어디로 그렇게 급히 가느냐?
이민이라도 가니?
지금의 신계로 가면 너 정도 강자는 대우를 잘 해줄 것이다.
그러니 생각을 바꾸는 것이 어떠냐?”
오메가는 치안신들이 수십 명이 집 주변에 상주하기 시작하자 더 이상 여기서는 글렀다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챙겨서 본성을 떠나려던 판이었다.
모든 감시자를 힘겹게 따돌렸는데 갑자기 검은 로브를 입은 인영이 자신을 막아서자 추적자 중 하나로 생각했지만 복장은 치안신들의 제복이 아니었다.
말투로 보아서는 참견 꾼이라고 생각해서 거칠게 외쳤다.
“여기는 도저히 있을 곳이 못 돼.
그리고 내가 애라면 넌 늙은이인가?
치안신이 아니라면 내게 상관하지 말고 비켜-!
쓸데없는 상관하면 아주 많이 다쳐.
늙은이-!”
지극히 험악한 말투를 아주 오래간만에 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잠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가볍게 담뱃대를 꺼내어 물고 황금빛 연기를 내품었다.
“좋은 말로 하면 곱게 수긍해야지.
그런데 다짜고짜 욕설에 협박이라?
역시 쓸 만한 놈들은 기본적으로 싸가지가 없어.
그렇다고 소멸시키기는 아까우니 일단 맞고 시작하자꾸나.”
“뭐? 너......... 너 누구야?
설마?”
신족이 많다고 하지만 황금빛 연기를 담배처럼 품어내는 존재는 드물었다.
그리고 몸 전체가 황금빛 연기구름 속에 가려지고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와 한 쌍의 암흑의 날개가 모습을 드러내자 저절로 몸이 뒤로 물러선다.
“창조신장 차원창세신 코아-!”
이 별도 거의 마무리가 되어서 수확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해 기약이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너무 성질이 나서 암살이라도 할까 했지만 화면 너머로 보았던 엄청난 권능과 힘에 움츠러들었다.
‘다 되어가던 밥에 재를 뿌려버린 원수.’
다시 망하게 할 기회만 노리다가 이렇게 도주하는 꼴이 되어버려 분노가 치솟았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살기와 투기가 존재하는지 의심이 갈 정도의 기세에 직격되자 도주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최대한 약하게 팰 것이니 안 죽게 노력해라.”
“익-! 돌아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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