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10화 (821/2,000)

34권 35권

무슨 생각인지 모르지만 창조신장으로서 양쪽에 같은 수준의 지원을 해주겠다는 뜻인 것이다.

현실파 창조신들, 아니 이제는 이계출신 신계관리주신들은 진심으로 감사를 연발했다.

“감사합니다.”

차원신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지금 자신들의 힘이라면 위원회의 창조신들이 이끄는 전통파 신족 따위는 문제도 아닌 것이었다.

허나 신령이 된 주신들은 당황하기만 했다.

현실파 창조신님들이 분명히 주우주에서 강해져서 돌아오신 것 같은데 그것만으로 안 되는 상황이었다.

‘창조신님들을 본성 피오리나가 파괴되고 나서 행방불명되고 나신 후 이년 만에 복귀이신가?’

‘오래 만에 복귀하신 창조신님들은 현재 전선 상태를 모르고 있다.’

‘과거 전통파 신족이 아니다.

혁명시절에도 잘 나서지 않던 위원회의 창조신들까지 최전선에 서서 싸울 정도다.’

지금 전통파 신족들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였다.

남아있던 창조신님들의 희생적인 특공이 아니었다면 정말 여기 끝까지 밀렸을 정도로 전통파 신족들은 강해져 있었다.

더구나 위협적인 강자들까지 추가되었다.

‘그동안 그렇게 애원해도 참여해주지 않던 영웅신들도 세 명이나 저쪽에 붙었다.’

여기에 삼백만 명이 넘는 사군 시위(示威)가 준비 중이기에 군세도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밀렸다.

복귀한 창조신들의 힘이 아무리 강력해도 무리일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현실파 신족의 운명은 풍전등화였다.

하지만 희망이 생겼다.

‘이게 모두 저 차원창세신 코아가 전통파 신족들에게 퍼부은 정기와 정책 탓이다.’

‘하지만 성공왕이라고?

용자동맹 사자왕의 절반의 성능이라도 있고 일만 대를 준다면 본성 피오리나의 탈환도 간단하다.’

‘아니 역으로 본성 서우리나까지 점령할 수 있다.’

전력으로 압도하던 자신들이 이렇게 밀리는 이유는 둘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무한이라고 생각되는 정기지원과 괴행이라고 불릴 정도로 파격적인 정책이 보인 효과 때문이었다.

그런 지원이 자신에게 향한다면 본성 피오리나가 박살나서 오억의 신을 잃고 신령 일억만이 남았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지원이 자신들에게 부여되고 이렇게 복귀기회까지 준다면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생각이 바뀐 주신들의 신령들의 눈에서 투기가 폭풍처럼 일어나자 만족스런 미소를 지은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후후후후후. 이제야 쓸 만해졌군.

역시 이 맛에 일을 벌인다니까.’

더 이상 뒤집어 놓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깔끔하게 차원의 문을 열고 걸어 들어간다.

“좋아-! 모두 열심히 잘해 봐.

난 바빠서 가보마.

현실파 신족 전부가 참전하는 전쟁이 아니면 직접 연락하지 말고 알아서 해.”

그 말에 이계출신 신계관리주신들은 바짝 군기가 들어서 고개를 팍 숙이면서 외쳤다.

“알아서 잘할 것이니 걱정 마십시오!”

“본성 서우리나의 주신전에서 곧 뵙겠습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승리를 자신하는 현실파 신족을 묘한 눈길로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창조신에 걸 맞는 힘을 어느 정도 되찾았어도 저 정도 차원권능으로는 여기서는 힘들 것인데?’

차원신계의 신계관리주신이지만 아직 허약해서 차원권능의 수준이 미약했다.

그래서 이계 창조주님이 이계 전체에 걸어놓은 일만 분의 일의 능력감소 제약을 완전히 무효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러면 위원회의 창조신을 이길 수 있어도 영웅신을 능가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신감이 넘쳐서 나쁠 일은 없지.

성공왕 일만 대를 추가해주면 그럭저럭 비등하겠군.’

어차피 누가 이기든 지든 전혀 상관없었다.

쓸 만한 부하가 늘어나서 사업 확장만 가속화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격려까지 해주면서 자리를 떴다.

“그래. 그래. 열심히 해라.

부지런히 싸워 강해져서 어서 쓸 만해져라.

그래야 내 사업에 속도를 내지.

후우우우우우-!”

의외로 잘 풀리자 만족스런 미소를 지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긴 담뱃대를 물고 황금빛 연기를 품으면서 차원문 너머로 사라진다.

차원문이 닫혀도 한참동안 고개를 들지 않던 창조신들은 주위가 조용해지자 살짝 들었다.

“........”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고 한숨들을 쉬었다.

본성 피오리나가 박살나고 만든 임시 신계 같은데 살아있는 신이 전혀 없었다.

신령만 무사하면 부활이 손쉬운 신족이니 포기를 안했지 일반 정신체나 특히 초월자라면 손을 들어야할 상황이었다.

“휴우-! 이거 안 좋군.”

“적당히 죽이시지.”

“정말 전멸을 시키셨어.”

일억이 넘게 남아있던 현실파 신족이 몰살되고 남아있는 것은 신령뿐이었다.

주고 가신 정기가 있으니 전원 다시 부활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주우주 차원신계에서 부활된 부하들의 강력함을 이미 알고 있고 비교해보니 이건 정기 낭비였다.

죽어서 신령이 된 본인들 앞에서 차마 못할 말이라서 의지로 교환했지만 신령과 신체가 엉망진창들이었다.

그렇다고 너희들 차라리 잘 죽었다고 말하지 못하니 의지로 교환을 시작했다.

‘하지만 죽이신 이유가 있어.

지금 보니 신격에 비해 도저히 못 봐줄 신체수준이다.’

‘이 정도 수준의 신체로는 안 돼.

새로 시작하지 않으면 차원신계에서 영원히 하위층이 된다.’

‘여기서 부활시켜도 차원신계로 받아들이려면 다시 죽여야 할 정도로 신체능력의 차이가 너무 커.’

이들은 주신이라는 높은 신격이 있으니 자신들처럼 강한 신체를 받으면 급속도로 강해질 수 있었다.

‘역시 정기가 문제지만 사업 하나만 잘 되면 그 정도야 우습다.’

‘주우주의 지옥을 하나만 털어도 충분하겠지.’

차원창세신 코아가 지옥구원계획으로 얼마나 벌어들였는지 직접 보았으니 정기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일단 부활은 중지시키고 다음 단계를 생각했다.

‘이 정도 수준의 존재감이면 최고 말단 초월자출신 하위신들도 얕보고 덤비겠다.’

‘그럼 이대로 가자고?

이대로 신령이 가진 정기가 고갈되면 모두 허신이 된다.’

‘저렴하고 유지 정기도 안 드는 일상용 기계신체(機械神體)를 쓰게 하면 돼.’

‘불만은 있겠지만 임시조치라고 말하고 누른다.’

‘어차피 전통파 신족을 쓸어버리고 주류가 되어도 여기서 살 생각은 전혀 없잖아?’

‘그럼 그렇게 하지.’

정기의 농도와 수준차이를 직접 경험해 보니 이미 현세계에서 일은 안중에도 없었다.

고향이고 뭐고 냉정하게 현실을 생각해야 할 때였다.

‘지금 우리들의 입장은 신계관리주신 중에서 최하위다.’

다른 신계관리주신들이 대부분 최고위 창조신계에서 일하기에는 실무능력과 교양수준이 떨어진다고 판단되어서 초급학교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신들과 비교하면 능력과 세력이 강대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창조신의 신격이라고 초급학교에 강제로 입학되는 사태만은 피했지만 아주 위태롭다.’

지금 차원신계에 파견 나와서 관리하고 있는 골든 아이디얼이라는 어처구니없이 강력한 창조신이 자신들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니 상당히 불안한 것이다.

‘골든 아이디얼님이 창조신이니 스스로 자습하고 평가를 받으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수준이 낮거나 신계운영에 도움이 안 되면 바로 초급학교에 집어넣는다고 경고하셨지.’

‘창조신까지 되고나서 유아신이나 다니는 초급학교에 다시 입학하라고?

차라리 죽고말지.’

일단 자신들 몫으로 준 정기를 먹어서 창조신으로서 어느 정도 힘과 자신감은 되찾았다.

하지만 아직도 다른 주신의 신격을 가진 신계관리주신들에게 형편없이 밀리니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쉽게 메워질 차이가 아니다.’

‘이러면 세력이라도 커야하는데 부하들도 자신들과 똑같이 새로 시작해야하는 상황이라서 도움이 안 된다.’

언제 초급학교로 끌려갈지 몰라서 정말 불안하니 어떻게든 밑바닥만은 벗어나야 했다.

그런데 현세계에 와보니 정말 이대로는 힘들었다.

‘총 육억의 현실파 신족을 그대로 옮긴다고 해도 가장 약한 축에 속하는 오백 주우주 출신의 신계관리주신들조차 이길 수 없다.’

세계 자체의 정기차이가 극심해서 발생한 권능과 신체의 수준차이를 도저히 따를 수 없어 보였다.

‘유일하게 많은 것이 머리수였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처참하게 밀린다.’

그러니 이제 질적인 향상은 필수인 것이다.

‘육억이란 숫자와 미래가 현실파 신족의 유일한 무기다.

‘어렵겠지만 이들이 전부 차원신계의 기존 신들과 동등한 수준에 도달한다면 주류세력이 되는 것은 꿈도 아니다.’

그렇게 서로 의지를 교환하면서 고민하는 이계출신 신계관리주신들에게 잠시 머뭇거리던 강경파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인사를 건넸다.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모르지만 오랜 동맹의 당사자인 현실파 신족의 창조신들이 복귀했으니 다시 친분을 쌓아야만 했다.

“어서 돌아오게.”

“고생이 많았겠군.”

정말 진심이 어린 환영의 말을 듣고서 현실파 창조신들은 짙은 회한에 잠기는 목소리로 답한다.

“........ 고생이라?”

“힘들었지.”

본성 피오리나가 절대거리 코아에 의해 박살나면서 같이 죽임을 당한 자신들이다.

‘신령까지 신령연옥에 갇혀서 열배의 몸값을 안 주면 안 풀어준다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위신들의 몸값이야 열배라고 해도 푼돈이지만 상위 창조신인 자신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거금이었기 때문이다.

몸값을 마련할 방법이 없는 상황인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죽으면 신령연옥에 갇힌 모든 신들이 같이 소멸된다.

‘더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위 창조신인 주제에 매일 생사의 위기를 넘나들고 말이야.’

‘보상에 눈이 멀어서 알아서 사지(死地)로 찾아가더군.’

신력연옥 안에서 지켜보다가 신체가 수시로 날아가는 상황에 기겁을 해서 고민 끝에 충성을 맹세했다.

그 뒤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수많은 신계의 지옥을 돌아다니고 악령들과 드잡이 했지.’

‘신계관리주신 중에서 최약체라고 여기저기 치여 살고 있기도 하다.’

‘부하는 생겼는데 아무것도 없고 약해빠져서 쓸모가 전혀 없어.

‘먹여 살린다고 우리까지 거지가 될 판국이야.’

물론 성과와 보상은 컸다.

자연스럽게 눈이 탁자 위에 쌓인 정기구슬로 갔다.

잠시 눈에서 욕망의 황금빛이 타올랐으나 곧 본래의 색깔을 되찾았다.

이걸 들고 차원신계로 복귀해서 자신들이 가공하다고 해도 큰 손실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가치가 거의 일천 분의 일 이하로 떨어질 것이기에 우리에게 쓸모가 없다.’

세계의 제약을 완전히 무시하는 수준의 차원권능은 주우주에서는 아직 차원창세신 코아 외에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들이 농축까지 한다면 어느 정도 손실이 발행할지 계산만 해도 끔찍했다.

‘이런 희박한 정기가 아닌 주우주의 강력한 정기가 필요해.’

‘아니 차원신계의 권력을 먼저 얻어야 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하면 지금 현세계의 다 망한 신족의 패권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여기서 지시를 받은 본성 피오리나를 회복하고 전통파 신족의 본성 서우리나를 점령하라는 사항을 점검했다.

‘우리는 차원신계에서 강해졌다.

위원회의 창조신들보다 우리가 위다.’

‘용자왕과 같은 수준이라는 성공왕을 일만 대를 주신다면 전통파 신족을 싹 쓸어버릴 수도 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력을 확충해서 본성 서우리나까지 제압해 주지.’

‘그리고 최대한 빨리 복귀한다.’

그렇게 창조신들이 서로의 의사를 통합하자 강경파 초월자들에게 다가가서 양팔을 벌렸다.

현실파 창조신으로 일단 돌아와서 오랜 동맹인 강경파 초월자들과 아주 친근하게 서로를 감싸 안으면서 우애를 과시하려는 것이다.

목소리도 아주 정감이 넘쳤다.

“동지들! 오래만일세.”

“우리들은 무사히 돌아왔다네.”

뜻밖의 환대지만 살기가 전혀 없기에 강경파 지배자급 초월자들도 기꺼이 포옹을 받아들였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월총수가 된 이후 완전히 현세계에서 왕따 취급을 받다가 처음 받는 환영이었기에 거부감이 전혀 없고 반갑기까지 했다.

덥석-! 덥석-!

그렇게 서로 건재를 확인하면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이제는 폐허이기는 했지만 원탁에 서로 둘러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신보다 약한데 덤비면 일단 무참하게 패고 보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성향을 잘 아는 창조신들은 슬쩍 미끼를 던졌다.

성깔로 봐서는 이들이라고 무사했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말도 하지 말게.

신력의 열배나 되는 몸값을 못 내면 영구히 가두어 둔다고 하기에 일단 고개를 숙였지.”

“그 다음에 주우주의 지옥들을 끌려 다니면서 수많은 악령들을 처리하느라 아주 애를 먹었네.

자네들은 어떤가?”

역시 바로 예상했던 반응이 돌아왔다.

“우리도 힘들지.

일원(一圓)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계략으로 세계 저 펀으로 날려져서 행방불명일세.”

“그 뒤로 대표 자리를 정기로 사더니 지금은 창조주님의 인정을 받은 초월총수가 되어버려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네.”

그 말을 듣자 현실파 창조신들의 눈빛에 기광이 번뜩였다.

도저히 어쩔 수가 없던 십중심 일원(一圓)이 차원창세신 코아님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세계의 차이가 있어도 지금 서열전의 결과로 정해진 십중심의 서열이 뒤집힌 것이다.

‘서열 십위인 회색의 절대자의 현재이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서열 칠위 일원(一圓)을 쓰러뜨렸는가?’

‘절대계 일원(一圓)이 알면 노발대발해서 당장 달려올 일이로군.’

이제 주우주와 절대계가 십중심들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 알기에 앞으로의 파장이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허나 그런 생각을 숨기고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호오? 일원(一圓)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정말 큰일이로군.”

“현세계의 일은 전혀 모르는군.

허계에서 무진장 혹사당한 모양이야.”

“허어! 힘들었지.”

“허허허허. 너무 부려먹더군.”

능청스럽게 응답했지만 다른 의미로 바빴다.

‘차원신계에서 신계관리주신 자리를 받아서 하고 있네.

솔직히 지금이 과거보다 형편이 더 좋지.’

‘차원신계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정한 부하들도 어느 정도 돌려받았어.

그런데 그들을 유지하느라 바빠서 솔직히 망해가는 이계에는 관심이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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