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08화 (819/2,000)

34권 35권

신령도 없는 전투신체가 가진 위압감을 보아하니 엄청난 고출력의 소올 스톤을 장착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아무리 보아도 색깔만 제외하면 똑같았다.

‘신령이 빙의되는 소올 스톤과 기계 전투신체의 융합은 용자동맹의 상징과 같다.

‘이러면 절대로 복사가 아니라고 우길 수 없다.’

더구나 대놓고 사자모양의 갑옷을 입고 갈기의 망토를 두른 거신의 외형까지 베끼어서 아무리 보아도 별 다른바가 없었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것이 이번 용자동맹에 대한 복수의 가장 중요한 점이었다.

‘대가를 받지 않는 정의로 엄청난 인망을 얻는 용자동맹과 싸우려면 일단 진흙탕으로 같이 끌어 들여야 한다.

잘 드러나지 않는 지적재산권 문제만큼 구질구질하고 짜증나는 싸움이 없지.’

그런 속셈으로 일부러 저렇게 만들었고 이길 수 있는 명분도 구축해 놓았다.

“예술품을 보는 안목이 부족하구나.

용자왕과 같이 어린애가 좋아할만한 단순한 대량공작품 기계인형이 아니다.

성공왕에 녹아있는 예술가(藝術家)의 혼신의 노력이 담긴 손길을 잘 보고 느껴라.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것이다!”

“..........”

‘..........’

저렇게 강력하게 주장하니 확실히 무엇인가 품위가 있어보였다.

“기능도 차원을 달리한다.

육체파 초월자들의 신령이 빙의하여 손실이 많은 소올 스톤을 정신체 전용의 신족 전용의 갓 스톤으로 바꾸어서 처리속도를 올렸다.

외부나 내부나 불필요한 것은 모두 쳐내고 조형 전부를 황금비율로 재배치하여 예술성도 몇 배 이상 높였다.

명작에는 세밀할 마무리도 중요하지.

갑옷재질도 개선하여 만지는 느낌과 내구성이 얼마나 좋은지 아는가?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한 완전한 기능미를 가진 조형을 보라.

이런 단순미는 복제도 모방도 아닌 예술의 경지다.

이게 바로 혁신이다!”

“...........”

‘...........’

자기 부하가 이렇게 이야기 했다면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겠지만 상대는 초월총수였다.

그리고 이렇게 열정적인 설명을 들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검은 갑옷인 용자왕보다 황금 갑옷인 성공왕 쪽이 엄청 비싸보였다.

‘확실히 분위기가 조금 다르기는 해.’

‘사자왕과 같이 세워놓으면 확실히 구분이 가기는 하겠군.’

용자동맹을 가장 많이 겪어 본 강경파 초월자들도 직접 써보지 않아서 당연히 모르지만 저렇게 자신 있게 말하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용자왕들의 전투신체가 그렇게 쉽게 복제하고 양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자신들도 몰래 개발하려다가 실패했으니 너무나 잘 알았다.

초월적인 기계와 정신체의 융합인 용자왕의 복제는 모든 정신체들이 발칵 뒤집어질 일이었다.

‘그 난해한 소올 스톤을 용케도 복제했군.’

‘소올 스톤이 아니라 갓 스톤이라고 하던데?’

‘성능은 직접 써봐야 알겠다.’

‘하긴 용자동맹의 독점이 심하기는 했지.

팔 다리가 달린 기계 전투신체를 만들면 반드시 달려와서 소올 스톤을 사용했는지 확인하고 같으니 말이야.’

‘하여간 차원창세신 코아가 정말 대단하기는 하단 말이야.

죽이기만 잘하는 파괴신인 줄 알았는데 창조가 더 엄청나.’

‘하지만 이렇게 되면 우리 입지가 점점 없어져.’

그렇게 주변이 점점 자신의 신언(神言)에 넘어온다는 것을 눈치 챈 차원창세신 코아는 결정적인 말을 했다.

“기능미에 예술미를 더한 감각적인 창조로 완전히 진화한 성공왕은 마침내 작품이 되었도다.

누가 감히 명작을 복사품이라고 욕할 수 있는가?

성공왕은 단순한 디자인과 성능이 본질의 전부가 아님을 입증할 것이다.

물론 이걸 베끼는 놈들은 초월총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다.

아주 신계까지 탈탈 털어주지.”

그 말을 들으니 이제야 무슨 생각인지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아무 대가없이 정의만을 실현하는 용자동맹을 건들 명분이 없으니 억지로라도 만들 생각인 것이다.

‘용자왕에 대해 잘 아는 우리들이 보기에는 억지이지만 잘 모르는 대부분의 정신체들이라면 속아 넘어갈 만 하다.’

현실파 신족의 주신들도 겨우 돌아가는 상황을 깨닫고 말했다.

어차피 강한 편이 주장하는 쪽으로 여론은 흘러가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려면 광고를 아주 잘해야 해야 하겠군요.

저희들이 하겠습니다.’

“아주 잘 아는구나.

아주 떠들썩하게 진행해서 성공왕이 용자왕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을 기정사실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확실한 실적과 광고가 필요하다.

그래서 초월총수인 내가 직접 나서서 현세계에 광고하고 팔아버리겠다.”

“컥-!”

“!!!”

용자왕의 전투신체를 만들어서 판다는 말에는 줄곧 회의적이던 강경파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입은 딱 벌어질 정도로 커졌다.

‘팔지 마-!’

‘우리만 쓴다고 해도 큰일이다.’

용자왕을 판매했다가는 이번에는 정말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초월자들의 위기였다.

정말 덤볐다가는 아무 가치 없이 스러질 목숨이 아깝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공격해서 허계로 돌려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용자왕의 전투신체를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애들 장난감이 아니라 정신체라면 누구나 지배자급 초월자의 위력을 내게 하는 무서운 무기란 말이다.’

그러면 안 된다고 부정적인 기세를 마구 보냈지만 차원창세신 코아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고 있었다.

“너희들에게 양산품이지만 성공왕을 전부 지급해 주지.

대신 나의 사업과 지적재산을 침해하거나 정당한 판매를 막아서는 놈들을 너희들이 전부 처리해라.

이것이 이계 창조신장으로서 과거의 배신을 용서해주고 신족으로 다시 복구시켜주는 조건이다.”

“..........”

현실파 신족들은 오랫동안 수련하고 단련시킨 과거 신체에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농도가 흐릿해진 정기로 인해서 약해진 신체는 신격에 비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사실도 잘 알았다.

정기농도와 거의 관계없이 발휘되는 용자왕의 강함을 생각하면 결코 나쁜 제안이 아니었다.

‘지배자급 초월자를 능가하는 용자왕의 전투신체를 얻을 수 있다면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더구나 용자동맹도 결국 초월자였고 혁명과정에서 신족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그때 참전해서 참혹한 피해를 당했던 주신들과 고위신으로서는 그들과의 전투는 바라는 바였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창조신장으로서 있는 이상 승산은 자신들에게 있었다.

‘창조주님과 위대한 신족의 영광을 위하여 절대 복종하겠습니다.’

과거의 원한을 되살린 아주 적극적인 대답에 만족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추가로 약속했다.

“좋아-! 일을 잘하면 전부 원래 신체 아니 그 이상의 몸으로 다시 부활시켜 주겠다.”

좋은 분위기였으나 강경파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방금 구호는 현세계의 지배층 시절에 신족들이 외치던 사생결단의 의지였기에 흘려서 들을 수가 없었다.

‘저 소리를 또 듣는군.’

‘저런 구호를 외치고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신족들은 악몽이었다.’

절대 복종의 구호를 외치고 덤비던 신족들은 어떤 패배를 당해도 물러서지 않아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했다.

소멸을 맹세한 증거이기도 했기에 아무리 신체를 죽이고 파괴해도 투지를 잃지 않고 무한대로 부활하면서 싸웠기 때문이다.

그런 각오를 굳힌 주신들의 신령은 서서히 투기를 자신들에게 보내고 있었다.

‘우리가 배신한 것이 아니라니까-!’

‘초월총수는 우리에게도 적이나 마찬가지야.’

‘너희들도 알지 않는가?

우리는 일원(一圓)만을 따른다.’

다급하게 의지를 보내서 해명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고 응답조차 없었다.

이미 오랜 동맹에게 배신당했다고 믿었고 이렇게 강력한 창조신장이 돌아온 이상 무서울 것이 없어진 모양이었다.

그렇게 신족과 초월자들이 서로 죽고 죽이던 혁명시절의 원한과 현실을 상기하면서 분위기가 굉장히 험악하게 변해간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서 핀잔을 주었다.

“다 망한 신족이 어떻게 위대하냐?

그리고 소수부족이 된 주제에 무슨 영광을 찾아?

성공왕을 사용하는 너희들은 성공과 부귀영화로 위하여 바꿔.

성공과 부귀영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하란 말이다.

아직 부족하니 일단 전력을 추가해주겠다.”

‘..........’

현실파 신족이 보기에 역시 배신은 쉽게 용서받기도 힘들고 영광을 되찾기는 더욱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주우주의 차원신계로 가는 차원의 문을 허공에 열었다.

우우우웅-!

자연스럽게 열린 차원의 문 속에서 수십 명의 창조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 중 절반만이 빛이 가득차고 나머지는 투명한 반쪽짜리 창조신 상태였다.

하지만 순간 위압이 될 정도로 강력한 기세를 풍기는 그들은 차원창세신 바로 앞으로 다급하게 뛰어 내려왔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지도 않고 깊숙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한다.

“신계 주신님의 긴급 호출을 받고 전원 달려왔습니다.

다른 신계주신보다 저희들을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일이든 시켜........ 흐으으으읍-!”

대표가 나서서 아주 정중하게 말하다가 갑자기 목을 부여잡았다.

마치 물고기가 낚여서 땅에 내동댕이친 모습이었다.

뒤에 열을 갖추어 서 있던 다른 반쪽 창조신들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아니 비명조차 지르는 것이 더욱 요란스러웠다.

“커어어어억-! 숨이 막혀-!

정기가 거의 없다.”

“켁-! 어떤 지역이기에 왜 이렇게 정기가 희박하지?”

“으허헉-! 이게 뭐야?

가만히 있어도 정기와 신력이 강제로 빨려나가잖아?”

“이게 어떻게 회복한 신력인데 절대로 안 돼-!

“도대체 무슨 일이야?”

여기 어디야?”

주우주에 있는 최고위 창조신급의 차원신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정기농도에 반쪽짜리 창조신들은 바로 어떤 상황인지 깨달았다.

‘약한 세계는 강한 존재의 힘을 빨아들인다.’

‘이걸 막으려면 세계 자체로부터 격리되어야 한다.’

맹물에 설탕이 들어가면 녹아서 설탕물이 되어버린다.

그런 식으로 세계의 수준을 뛰어넘는 자신들의 정기와 신력이 강탈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강도 같은 세계가 우리 신력을 빨아들인다!”

“권능까지 줄어들고 있어!”

“켁켁켁-! 날개 접어-!

결계 펴.”

“결계만으로는 안 돼.

차원권능으로 세계와 접촉을 막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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