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906화 (817/2,000)

34권 35권

가진 권능의 차이가 너무 크니 비행도 힘들었다.

그래서 직접 달려 접근조차 힘들 정도의 신력의 압력을 헤치고 도착한 임시수도도 상황이 똑같았다.

무슨 수를 썼는지 정예투신으로 보이는 존재들조차 목만 잘려서 선 채로 죽어있었다.

“........”

본성 피오리나가 부서지고 흩어져 있던 현실파 신족이 집결하여 부흥의 기미가 보였던 임시신계의 수도였다.

허나 지금은 조각난 신체와 왜 죽었는지 영문을 몰라 신령만이 가득한 죽음의 도시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도시의 중앙에 완전히 무너져 활짝 개방된 회의실 영광의 자리가 보인다.

거기에 정말 편하게 원탁에 양발을 올리고 처음 보는 거대한 빛의 날개를 휘날리면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앉아있었다.

초월자들이 바라보기에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듯 황금빛 구름이 환한 미소를 머금고 웃는 있는 것처럼 보인다.

띵-!

머리가 종처럼 울린다.

지금 현세계는 초월자들과 신족이 서로 죽고 죽이는 혁명과 원시의 시대가 아니었다.

서서히 망해갔지만 오백억년동안 평화로 인하여 도덕이나 명예 같은 개념이 극도로 발달되어있다.

그런 상황이니 다짜고짜 학살을 하면 아무리 적이라고 해도 지탄을 받는다.

‘지금 생각해보니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월총수다!’

‘초월자들도 이 학살에서 책임을 벗어나지 못해.’

‘투신들이나 죽이지 왜 민간신들까지 싹 죽여서 변명도 못 하게 만들어!’

이런 사태를 벌여놓고 너무 태평하니 득달같이 달려가서 너나없이 입을 열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십니까?”

“왜 갑자기 신족들을 죽이셨습니까?”

지금까지 오면서 본 광경이 있으니 차마 반말이나 추궁을 못하고 정중하게 물었다.

아무리 냉정하게 생각해봐도 이건 엄청난 비상사태였다.

‘일억이 넘는 신족이 초월총수에게 학살을 당했다.’

‘지금은 혁명시절도 아니야.’

‘통신망은 엄청 발달되어서 현세계에 퍼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창조주님의 인정을 받은 총수를 얻어서 한창 상승되는 초월자들의 기세에 찬물이 아니라 용암을 뿌리는 행위였다.

적대적이던 다른 정신체들도 협조적으로 돌아섰는데 이게 소문이 나면 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아아. 강경파들이냐?

대응이 아주 빠르구나.

좋아-! 기분이다.

너희들도 한 몫 걸치겠느냐?”

그리고 양손을 가볍게 자신들을 향해서 펼친다.

일순간 마력의 손톱이 솟아난다는 것을 보았지만 별 다른 징조가 없었기에 경계태세만 하고 있었다.

강경파 초월자들은 어디까지나 혁명의 주재자였던 일원(一圓)을 지지하기에 초월총수로서 차원창세신 코아를 인정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초월총수도 자신들을 당연히 좋게 대할 리가 없다는 것을 납득하고 있었다.

‘살인멸구를 할 가능성조차 있다.’

‘주의 해.

뭐가 올지 모른다.’

그런데 아무런 징조가 없어서 의아스럽게 생각하는데 갑자기 목에서 섬뜩한 느낌과 약한 고통이 생겼다.

스르르르르르르르-!

그것은 허공에서 튀어나와 검은 독사처럼 목을 휘감고 있는 마력의 손톱이 벌인 짓이었다.

“헉-!”

“윽-!”

어느새 자신들의 목에 주변의 빛을 빨아들이는 암흑을 가진 마력의 손톱이 공간에서 튀어나와서 목을 제압하고 있다.

강대한 마력의 손톱이 목의 피부에 닿자 마치 독사의 독니에 물리기 직전인 것처럼 소름이 온몸을 휘감는다.

사르르르르르르르르-! 주르르르르-!

마력의 손톱의 절삭력에 목의 피부가 갈라지고 피가 흐른다.

그러나 움직이면 바로 난도질당하거나 목이 날아간다는 예감에 꼼짝도 못할 지경이었다.

‘이게 무슨 권능이지?’

‘목이 날아가기 직전인데도 몰랐다.’

‘마력의 손톱이 멈추지 않았으면 우리도 왜 죽었는지도 모르고 시체가 되었겠군.’

‘현실파 신족들은 이것에 전부 당했다.’

마력의 손톱의 발출과 공간이동이 얼마나 은밀하고 자연스러운지 목에서 피가 흘러나고 흘러야 겨우 알 정도였다.

이제야 신족이 어떻게 몰살되었는지 깨달은 강경파 초월자들이었다.

지배자급 초월자들 중에서도 최상위인 자신들이 이 정도까지 감지를 못했다면 관리신과 대부분 민간신들인 여기 신족들이 눈치를 채는 것이 이상했다.

‘차원권능과 마력의 손톱의 융합권능이다.

여기 신족은 모두 이것에 죽었군.’

‘뭐가 이렇게 은밀하고 빨라?’

‘마력의 손톱을 운용하는 신체능력이 무서울 정도로 높다.

이건 우리도 대응 자체가 불가능해!’‘어떻게 된 거야?

단지 차원권능과 행성마도만 가진 것이 아니었나?’

초월총수가 된 차원창세신 코아가 거의 두 달을 사라졌다가 나타나더니 상상을 못할 정도로 강해져서 돌아온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강경파 초월자들의 목숨을 손아귀에 쥐고서 나른하게 물었다.

“어떻게 하겠느냐?

순식간에 강해지기를 원한다면 일단 죽어야한다.

하지만 고통이나 신격하락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 정도는 내게 별 것 아니니 망설이거나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총수파가 아니고 반대하는 쪽이지만 자신들도 초월자다.

그런데 더 강해질 수 없으니 자세한 설명도 없이 죽으라고 권하는 모습을 보니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주변에 그런 목적으로 죽여 놓은 것으로 보이는 시체뿐이니 농담이 아니었다.

‘역시 미쳤다-!’

‘하지만 나름대로 계획과 생각은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그게 진짜 미친 거야!’

그리고 역시 우려대로였다.

주변에서 자신들을 보는 현실파 신족의 신령의 표정들이 심상치가 않았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신족의 사체들과 제압되어 있는 자신들을 보면서 실로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분노와 배신감을 꾹 누르는 표정이 역력하다.’

‘정말 딱 오해받기 충분할 상황이지.’

현실파 신족들은 임시 신계를 보호해주겠다는 자신들을 믿고 대부분의 전력을 최전선에 보냈다가 빈집을 털리는 뒤통수를 맡은 상황이다.

이러면 자신들이 이들 입장으로도 배신감에 치를 떨어도 이상하지가 않았다.

투신들이 전부 대기하고 있어도 다른 결과가 나올 리가 없다고 말해도 믿을 리가 없었다.

‘이런 제길-! 현실파 신족과 동맹도 끝났군.’

‘그건 안 돼!

어떻게든 수습을 해야 해.’

‘무슨 수로 지금 상황을 수습해?

나라도 안 믿겠다.’

더구나 초월총수가 몰살시킨 다음에 정리를 하려는 듯이 자신들이 나타났으니 빼도 박지 못할 지경이었다.

여기에 주변에 목이 달아난 시체들을 보니 잘못하면 정말 자신들도 영문 모르고 죽은 신령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르르르르-!

실제로 마력의 손톱이 직접 닿지 않고 있는데도 마력이 목의 피부를 가르고 조금씩 파고들고 있다.

아무리 신족보다 신체능력이 강한 초월자라고 해도 약간의 힘만으로 목이 달아날 것이 분명했다.

“총....... 총수님! 저희들은 지금으로 만족합니다.”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저절로 총수님이라는 존칭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그러자 약간 아쉬워하면서도 순순히 목에서 마력의 손톱을 치워주었다.

“그래? 너희들이 나를 총수님이라 부르는가?

그럼 원하는 대로 해라.

하지만 빠른 대처를 한 지금만의 권유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한 신령이니 너희들 몫은 앞으로 일절 없다.”

“........”

무슨 소리인지 모르지만 일단 살아났으니 안심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진리대리로 온 파괴자가 아니다.

창조주님에게 인정받은 초월총수이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지탄을 받을 짓을 직접 벌이는지 이해가 안 갈 지경이었다.

그마나 위로가 되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학살을 숨긴다고 우리를 살인 멸구할 생각은 전혀 없는 모양이다.’

‘언제 차원창세신 코아가 남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숨기고 일을 벌였나?’

일원(一圓)을 계략으로 날려버리고 초월자 대표의 자리를 정기로 샀다는 사실조차 전혀 숨기지 않는 성향이었다.

워낙 하는 일들이 규모가 크고 현세계에 도움이 되어서 이상이 없지만 나중에는 엄청난 문제가 될 일들을 정신없이 벌리고 있었다.

하나하나 따지면 비판하다가 지칠 지경이었다.

‘처음에는 탄핵이라도 할까 해서 조사하다가 겁이 나서 그만두었다.’

‘오히려 문제를 덮고 입을 막기 급급했지.’

자신들도 초월자였던 것이다.

창조주님의 인정을 받은 초월총수나 초월자 집단이 몰락하면 초월자 개인도 어떤 꼴을 당하는지 오백억년 전에 싫도록 당하기도 했다.

강경파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침묵하고 한발 뒤로 물러서서 현실파 신족의 신령들에 물었다.

“그럼 내게 절대 권력을 넘길 방법을 찾아냈느냐?”

질문을 받은 현실파 주신의 대표는 분노조차 표현하지 않았다.

지금 사태는 아주 조그만 감정이 섞인 경거망동이 용납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했다.

‘여기 있던 신족이 몰살당한 이상 모든 현실파 신족은 멸족이나 다름이 없다.’

신령은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았으니 신체만 다시 만들어 제공하면 부활한다.

하지만 그렇게 막대한 정기는 당연히 없었다.

‘부활시킬만한 정기는 없다.’

‘비축 정기를 보관하고 있던 본성 피오리나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박살난 후 강경파 초월자들의 늘어난 지원이 없었다면 벌써 파산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엄청나게 늘어난 정기 지원이 이상하여 조사를 하다가 최종 후원자가 초월총수가 된 차원창세신 코아라는 사실을 알고 기막혀 했던 일은 덤이었다.

‘전통파 신족들이 미친 듯이 전선을 압박해오니 본성을 날린 원수의 지원이라고 사양할 여력조차 없었다.’

‘서로 필요한 오랜 동맹관계를 믿는 수밖에 없었지.’

‘강경파 초월자들에게 다시 지원을 받는 방법도 있다.’

‘전력을 최전선으로 집중하게 하고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보호는 고사하고 경고조차 없었다.’

이런 상황에 오니 강경파 초월자들을 쳐다보는 현실파 주신들의 신령의 눈빛은 한없이 차가웠다.

자신들이 보호하겠다는 동맹이 몰살당하는데 항의 하나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하는 짓을 보니 역시 못 믿을 것들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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