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95화 (806/2,000)

34권 35권

사실에 근거한 무척 합리적인 반론이기에 할 말이 없었다.

반론도 있지만 몰려오는 졸음에 이제 한계였다.생각해보면 지난 일 년을 어떻게 버티었는지 의문일 정도로 버티고 아슬아슬하게 달려왔다.

“하아암! 그래 다국적 일족이 맞는다고 하고 나는 일단 자고 올께.”

“잠깐-! 창조신장의 인수인계서를 줘야지?

하지만 못 주겠지?”

창조신장의 인계서에는 신족의 모든 현황이 담겨있다.

그런 신족의 중요비밀을 막 복귀한 오리진에게 줄 수 없다.

이러면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를 창조신장 대리를 넘길 수 없다는 계산이었는데 책 한권이 공간이동으로 손에 쥐어진다.

“내가 받은 인수인계서에 지금 현황을 보완한 내용은 여기 있어.

수고해.”

“어어어?”

너무나 쉽게 자신의 손에 쥐어진 창조신장의 인수인계서에 기가 막혔다.

신족의 모든 현황이 담겨있을 창조신장의 인수인계서라면 신계에서 가장 극비인 비밀이나 다름없는데 이렇게 쉽게 넘겨주다니 어이가 없었다.

투툭-!

정탐도 중요하고 오랜 친구인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가 저렇게 녹초가 되어서 자리를 맡겼으니 일단 일은 해야 할 것 같아 책을 펴고서 내용을 파악했다.

그리고 처음 인수인계 받은 현황과 지금 현황을 보고서 입을 딱 벌리고 놀랐다.

“세상에? 겨우 일 년 만에 이정도로 올랐어?

어떻게 신족들을 쥐어짰기에?

아니 얼마나 정기를 뿌린 거야?”

자신이 사업을 위해 파악하고 있던 신족의 발달수치를 아득하게 능가하고 있다.

실제로 신족의 발전 상황을 나타내는 각종 수치가 일 년마다 거의 두 배 이상 올라있었다.

특히 군사력은 거의 그래프가 수직으로 치솟고 있었다.

‘정규군이 오십만 명에서 삼백오십만 명으로 올랐어?

비록 훈련병이지만 일 년간 훈련만 시켰다면 어느 정도 쓸 만하겠지?

그런데 군부의 예산규모가 거의 열 배 이상 올라서 위험해 보일 지경이네.’

인수인계서의 내용에 깊숙이 빠져든다.

정기도 중요하지만 정탐도 하러왔으니 열과 성의를 다해서 파악을 해야 했다.

그러나 확인 하면 할수록 어이가 없을 정도의 고속성장이었다.

이런 발전을 하기 위해 시행한 수단들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질 지경이었다.

“선신과 악신은 몽땅 공개처형하고 시위신과 범죄신들은 전부 훈련소에 처넣었어?

여기에 이제 학생들까지 저조자를 대상으로 강제 징병한다고?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전쟁이 끝난 뒤의 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전쟁의 특수성으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평화가 오면 반드시 커다란 문제가 될 일들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두 창조신장인 차원창세신 코아의 최종승인이 되어서 실무자들이 책임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점이었다.

‘일단 최종책임은 지지 않아도 되네.

아니 대놓고 이 모든 일의 책임은 창조신장인 차원창세신 코아가 진다고 적혀있었다.

최상위자가 보장하면 실무자는 조금은 안심이 된다.

그런데 신계자아가 마치 딱하다는 듯이 말한다.

“신규처부 주신들의 업무시간입니다.

부디 힘내십시오.”

“응?”

신계자아답지 않은 풍부한 감정이 느껴지는 말에 의문을 품기도 전에 일이 벌어졌다.

우르르르르르르르-!

문 앞에서 대기하던 위원회의 주신들과 참모들이 뒤섞여서 서류철을 잔뜩 들고 한꺼번에 밀려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앞에 서기위해서 몸싸움을 하면서 외쳤다.

“창조신장 대리님-! 이번 계획은 자신이 있습니다.”

“내가 먼저다-!”

“넌 이미 실현성이 없다고 딱지를 맞았잖아?”

“기초자료가 아주 약간 부족했을 뿐이다-!”

주신들의 입씨름으로 순식간에 격렬한 시장판이 되어버린 위원회의 회의실이었다.

그리고 서로 먼저 보고하겠다고 멱살을 잡고 싸울 기세지만 말로만 다툰다.

신계에서 이제 일상이 된 풍경이다.

하지만 과거 격식과 예절에 철저하던 신족을 아는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눈이 커질 정도의 놀라움이었다.

아니 주신들의 품어내는 거의 살기와 같은 투기의 강력함에 놀랐다.

‘뭐....... 뭐야? 이것들은?

신족의 주신이 맞아?’

겨우 신족의 주신이 순간적이지만 창조신을 능가하는 영웅신인 자신을 긴장하게 할 정도의 투기를 품어낸 것이다.

‘거기에 걸맞게 권능도 만만치 않을 정도로 강해 보인다.

이들은 기존의 신계 주신의 규격을 벗어나 있어.’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가 규격외의 주신들의 난입에 혼란해 하자 신계자아의 친절한 설명이 따른다.

‘늘어난 신계의 규모만큼 위원회의 처부도 증가되어서 새로 임명된 처부의 주신들입니다.

이제 혼자서 소화하기도 힘든 막대한 정기에 버거워하는 기존 처부와는 달리 이들은 아직 빈손입니다.

그래서 의욕이 지나쳐 날뛰고 있으니 계획을 들으시고 쓸 만하다 하시면 정기를 주시고 아니면 두들겨서 내쫓으십시오.

아니면 끝도 없이 매달립니다.’

신계 자아의 설명에는 귀를 의심할 지경이 되었다.

허나 이어지는 각 주신들의 이력을 보고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승진 자리가 없어서 만년 최고참으로 있다가 드디어 처부의 주신이 된 이들이로군.

하지만 명예와 명분을 생명보다 귀중하게 여기는 신족의 주신들이 남에게 매달린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영웅신이라서 만년 이인자의 설움을 몰라서 하는 생각했다.

드디어 바라던 출세를 했으니 이번에는 모두 다른 위원회의 주신들처럼 한건 제대로 해서 벼락부자가 되겠다는 욕망에 가득 차 있었다.

눈동자도 차원창세신 코아의 ‘안주하지 않는 폭주’의 신성을 최대한 받아들여서 눈부신 황금빛을 찬란하게 품어내었다.

이들은 창조신장의 영광의 자리에 유지의 영웅신님이 아닌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가 앉아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이익을 위해 신족을 떠났다가 막 복귀한 데바신족의 오리진이란 사실도 이미 알고 있지만 상관없이 외쳤다.

“부디 저희들에게도 무한 예산의 은총을 주십시오!”

“반드시 기존 처부보다 성과를 내보이겠습니다.”

이미 창조신장님이 갑자기 대리를 임명하고 떠나서 바뀐 적이 있으니 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었다.

아니 창조신장의 자리에 누가 앉아있던 지금처럼 정기와 자리만 보장해주면 충성을 바칠 의욕이 넘치는 상태였다.

앞서나가려는 상대는 원수처럼 멱살을 잡고 욕설을 내뱉지만 바쁘게 의지를 교환했다.

‘정기만 주시면 누가 창조신장이라고 해도 상관없지!’

‘우리도 주신이다.

정기만 있으면 이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이거야!’

‘허어어어억-! 그런데 정기구슬들이 없다.’

‘뭐야-!?’

탁자 위에 수북하게 쌓여있던 정기구슬들이 사라져있음을 알자 주신들이 급격하게 당황해한다.

눈동자에서 환하게 품어지던 황금빛도 급격히 감소했다.

‘힘....... 힘이 빠진다.’

‘내 정기가 어디 갔어?’

그렇게 한껏 부풀어 올랐던 권능과 투기까지 팍 줄어들자 신계자아는 한탄을 했다.

신족이 본래 대가를 탐내서 열심히 일하는 존재들이 절대 아닌데 이제는 이런 반응이 대다수였다.

‘하아아아아. 이 주신들이 또 이러네.

사정이 이러니 정기구슬은 여기 그대로 두겠습니다.’

신계의 아공간에 거두어들였던 정기구슬을 다시 탁자 위에 부었다.

좌르르르르-!

정신체들이 보기에는 언제보아도 황홀한 정기구슬의 강력한 빛에 주신들의 눈동자에 다시 황금빛이 돌아왔다.

그리고 전혀 주신답지 경박한 어조로 환호했다.

“오오오오오-! 떴다.”

“그럼 내 보고가 먼저다-!

“아무 영양가 없는 식상한 계획은 치워-!”

“순서 어긴 자식은 용서 없다.”

“방금 말한 자식부터 광장으로 뛰어나와!”

다행히 이성은 남아있는지 말로만 싸우는데 실로 살벌하기 짝이 없었다.

창조의 영웅신 비슈누는 이어지는 신계자아의 경고에 얼굴에 핏기가 사라질 지경이었다.

‘신족에게 이런 일면이 있을 줄은 저조차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안주하지 않는 폭주를 완전히 받아들인 저 주신들이 위원회 안에서 정말 싸우기 시작하면 모두 박살내서 대광장으로 던져버리십시오.’

‘위원회의 주신들을 박살을 내서 대광장으로 던지라고?’

차원창세신 코아가 창조신장으로 절대적 독재를 휘두르면서 무능하다고 위원회의 주신들을 매일 두들겨 패서 대광장으로 날려버린다는 소리는 들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웃었는데 실제였던 모양이었다.

‘안 그러시면 정말 여기서 신기까지 들고 사생결단을 냅니다.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님도 말로 하시다가 결국 신기까지 꺼내서 몇 번을 날려버리셨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말로만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차원창세신 코아도 아닌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가 그러고 있다니 믿을 수 없었다.

‘..........’

허나 슬슬 눈치를 보면서 주먹을 쥐고 신기의 손잡이를 잡으려는 모습들을 보니 할 말이 없었다.

‘저들이 보고순서를 정하려면 시간이 걸리니 일단 계획서들부터 종합하겠습니다.

검토하시고 쓸 만하다고 생각하시면 정기를 주고 시키시면 됩니다.’

‘........ 알았어.’

그렇게 계획을 보고할 주신들은 서로 먼저 하겠다고 입씨름 중이고 탁자 위에는 수많은 계획서와 방대한 기초자료들이 산처럼 쌓여간다.

그런데 보고서들이 창조의 영웅신인 자신조차 제대로 파악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준이 높았다.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화아? 신계운영과 발전분야만 보면 굉장한 수준이잖아?

일부분은 내가 배워야 할 지경이네.

창조주님과 같이 잠든 것처럼 조용하기만 했던 신계가 왜 이렇게 되었지?

이건 폭주하는 기차와 같잖아?’

지금 상황을 파악해도 바로 변경되어서 정보로서 쓸모가 없을 지경의 발전 속도였다.

낙후되었다고 생각한 신족의 주신들이 이렇게 뛰어났다는 사실에 놀랄 지경이었다.

‘비슈누가 이걸 용케도 잘 관리하고 있었네.

그런데 이러면 은밀한 정탐이고 뭐고 없잖아?

어? 뭐야? 이게 가능해?

정기만 주면 무조건 하겠다고?

이 주신들이 미쳤나?’

뛰어난 보고서 속에서 정말 기상천외하고 상식으로 용납 못할 내용도 끼어들어 있었다.

풀숲에 숨겨진 지뢰와 같은 내용을 골라내고 있으니 더없이 강력한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가 녹초가 되어서 수면만을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니 자신조차 얌전한 신족처럼 전혀 보이지 않는 주신들이 보이는 광기어린 욕망과 살기어린 투기에 몸에서 힘이 빠질 지경이었다.

‘벌써 피곤해졌어.’

‘여기 정기구슬을 하나 드시면서 힘을 내십시오.’

일백 억이 넘는 정기구슬을 마치 칭얼대는 아이에게 사탕 주듯이 넘겨준다.

이러면 물러설 수가 없었다.

‘........’

데바일족의 수준조차 바꿀 정도로 한몫 단단히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이상의 고생을 해야 한다는 예감이 강하게 왔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조성해 놓고 창조신장에 대한 의문이 커져갔다.

‘신족과 초월자에게 기름을 붓고 불을 질러놓은 이 차원창세신 코아는 도대체 어딜 갔어?

신족지역도 아니라면 도대체 어디 있는 거지?

진리님의 영역근처도 아닌데 십중심님들의 십사 써클의 권능으로도 찾을 수가 없다니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고민을 하는데 바깥에서 또 주신들이 뛰어오는 발 구름 소리가 들렸다.

우르르르르르-!

창조신장 대리가 또 바뀌었다는 소문에 기존의 주신들이 달려온 것이다.

아직 업무파악을 하기 전에 미진한 계획이지만 통과시켜 한 몫 더 챙기려는 속셈이었다.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주신들의 표정에서 그런 생각을 읽자 정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이것들이 나를 얕보고 수작을 부리려고?’

업무를 떠맡았지만 데바일족의 오리진이며 영웅신인 자신에게 실수는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또 하나의 영웅신이 일에 파묻혀 갈 때 차원창세신 코아는 수액바다와 정기구슬들을 통째로 들어 올리고 있었다.

구구구구구구구궁-!

안전공간에서 하늘을 향해 뻗은 양 손의 권능으로 정기구슬과 수액바다를 모두 휘어잡는다.

비록 간접적이지만 양팔에 전해지는 어마어마한 압력으로 꽉 다문 입에서는 선혈이 흐르고 전신의 근육들이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다.

다리가 휘청거리면서 그대로 무너질 듯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압-!”

욕설을 내뱉으면서 전력으로 하체에 힘을 주고 앉았다가 힘을 주면서 상체를 들어올린다.

“이 빌어먹을 보물고-!

처 죽일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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