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94화 (805/2,000)

34권 35권

이렇게 서로 공적인 요구조건의 거래를 끝내고 어느 정도 분위기가 풀어지자 진짜 본론이 나왔다.

“아 참-! 저번에 연락할 때 알려주었으니 창조신장님이 초월자들의 총수인 것은 이제 알고 있지?

더구나 배신자 신족도 지원을 받는다는 사실도 말이야?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진리대리이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서로 적인 신족과 초월자들의 세력을 전부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지?

초월자들은 비록 정기로 자리를 넘겼다지만 창조주님의 지지를 받은 총수라고 입을 꽉 다물어.

난 이제 같은 편이니까 알려주겠지?”

차원창세신 코아는 결코 양립할 수 있는 신족과 초월자의 최고 위치를 기묘한 수단으로 차지하고 정기를 쏟아 부어서 양쪽 다 강화시키고 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고 바라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모든 정신체들의 최우선의 관심사항이기도 했었다.

창조신장 대리 정도면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있을 것이니 정확한 정보를 얻을 기회이기도 했다.

허나 날이 선 반박만 나왔다.

“네가 같은 편이라고?

양다리를 하면서 그게 무슨 말이야?”

“아이 참-! 다국적 일족이라니까.

요즘 현세계에서는 한 가지 소속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니까.

창조신장님도 초월자들의 총수노릇하면서 주신성(主神星) 사업을 아주 크게 벌이고 있는데 왜 이러실까?”

“하아.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모르겠어.”

정신체들에게 공공연한 비밀이 된 이 사실을 듣고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리고 자신과 동격인 다른 고위 존재들도 슬슬 궁금증을 참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현세계가 망해가는 꼴이 보기 싫다고 은거했던 오랜 친구들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움직이려하고 있어.

하긴 초월자들의 총수와 신족의 창조신장이 같은 존재이고 그걸 모두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부터가 납득이 안가는 일이지.’

이계 십중심들이 중요전력인 창조의 영웅신과 데바일족의 절반까지 보내서 가장 먼저 확인하려는 문제이기도 했다.

초월자들이 언제 그렇게 단결이 잘 되었는지 모르게 비밀을 엄수하고 있었고 창조신장의 대리라면 차원창세신 코아의 의도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허나 창조의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도 대답할 수가 없었다.

‘너무 큰일이라서 도저히 연락을 해서 물어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

공식화되면 불만세력을 전부 훈련소로 보내서 겨우 안정되고 있는 신족이 발칵 뒤집힌다.’

더구나 창조신장의 인수인계 사항에는 신족의 일 이외에는 아무런 언급조차 없었다.

“.........”

요즘 말수가 확 줄어든 이유였다.

여기에 전방에서는 강력한 위원회의 창조신들이 피로를 호소할 정도의 격전의 연속이고 지원을 위한 치열함에 대한 부담은 후방도 상상이상의 소모였다.

집행되고 있는 예산의 규모도 끔찍한 수준이었다.

‘창조신장님이 주신 정기가 아니었으면 이미 파산이다.’

이 정도면 당연히 적도 힘들고 본성조차 빼앗긴 이상 더욱 견디기 힘들어야 했다.

전쟁에 대규모로 소모되는 정기부족 문제로 휴전에 들어갔는데 양쪽 다 거의 무한대로 쏟아 부어지는 정기지원으로 계속 사생결단의 전쟁 중이었다.

‘신족과 배신자 신족의 전면 전쟁이 벌써 이년 가까이 벌어지고 있는데 양쪽 다 멈출 기색이 없다.

아니 배신자 신족도 점점 전력이 강화되고 늘어나고 있어.

배신자들을 후원하는 초월자들의 정기 지원을 끊어야 해.

그런데 그 제공자가 초월총수가 되신 창조신장님이라니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창조신장이 초월자들의 총수인 것도 충격적인 사실이다.

그런데 배신자 신족의 지원만이 아니라 신족의 혁명시절에 가장 치열하게 싸웠고 현세계로의 입구를 막고 있는 강경파들도 지원한다고 하신다.

여기에 이계 전부를 다시 전화(戰火)를 물들일만한 반초월자들의 전력이 창조신장님의 정기로 만들어지고 강화 중이라는 믿을 수 없는 사실까지 전해진다.

‘이런 사실을 숨기지도 않으신다.

대충 사태를 파악한 위원회의 주신들도 혼란의 도가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시려고 이러시지?’

과거 같으면 창조신장이라도 배신자니 뭐니 하면서 당장 탄핵당할 일인데 누구도 아무 소리를 못한다.

아니 지금과 같은 비이상적인 호황기가 끝날까 두려워서 공개적인 언급조차 쉬쉬하면서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따졌다가는 선신과 악신처럼 공개처형이 될까 두려운 것이지.

아니면 배신자 신족의 본성 꼴이 날까 두려워 떨고 있는 셈인가?’

신족 내에서 하루에 한명씩 공개처형을 당하던 선신과 악신은 드디어 전멸했다.

아직 잡아들이지 않은 선신과 악신들이 모두 공개적으로 다른 계열로 전직하고 밀린 세금을 전부 내기로 한 것이다.

과거와는 전혀 반대의 입장으로 도망치는 선신과 악신을 추적하고 포획해서 보상을 받는 일에 희열을 느끼던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낙담하기까지 했다.

‘허무가 할 일이 없어져서 정보담당으로 전환시킨 이유다.’

그렇다고 공개처형을 위한 대광장의 기둥은 치워지지 않는다.

선신과 악신이 매달려서 목이 달아났던 기둥들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독재와 공포의 상징이 된지 오래였다.

그런데 독재가 통제에 효과적이기는 했지만 피지배층들의 반발로 결국 독재자의 최후로서 끝나게 되어 있었다.

‘도대체 나중에 어떻게 신족을 다스리시려고 이렇게 참혹한 일을 하셨는지 모르겠어.’

그래서 상념에 잠긴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가 대답이 없자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행방이나 의도를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눈치챘지만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창조신장 대리인 너도 여기저기 정기를 퍼부으면서 강화시키고 있는 이유를 정말 몰라?

그래도 어느 정도 심도 있는 대화는 했을 것 아니야?”

창조신장의 전권을 받은 대리라면 지극히 상식이지만 딱 잘라서 말했다.

“얼굴도 뵌 적 없다.”

“뭐? 널 부 창조신장에 직접 임명하셨고 창조신장 대리로 전권까지 부여했잖아?”

“도착하니 부재 중이시라서 신계 자아를 통해서 정기하고 전권만 받았어.

언제 돌아 오실지도 몰라.”

창조신장의 대리를 얼굴도 보지 않고 넘기다니 이런 괴사는 없었다.

이쯤 되면 질문하는 입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 그게 뭐야?

언제부터 신족이 구멍가게가 되었어.

이런 허술한 창조신장의 인계를 다른 신족들이 받아들였어.”

“.........”

부자가 망해도 삼년은 간다.

아무리 지배층에서 몰락했어도 강력한 창조력을 바탕으로 하는 신족은 정신체의 일족 중에서는 상위였다.

더구나 창조주님의 자비를 대변하는 존귀한 창조신장 자리를 얼굴도 안본 상대에게 능력만 보고서 막대한 정기와 함께 떠넘겼다는 믿을 수 없는 소리였다.

“모두 제정신이야?

그럼 언제 돌아 오실지도 몰라?

그럼 나와 데바일족의 복귀는 언제 승인되지?”

이쯤 되면 지금 신족들의 정신 상태를 의심해야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복귀도 확실히 모르면 복귀승인이 나기까지 계속 대기 상태로 있어야 했다.

‘이러면 언제 승인이 될지 모르겠는데.

신족이 이렇게 이상한 상황이니 돌아가서 대신님께 보고하고 다시 조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가 혼란하면서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자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의 눈이 번쩍였다.

오랜 친구 사이이니 지금 불안을 느끼고 물러나려고 머리를 쓰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도망은 못 가지.’

정기는 주체를 못하지만 쓸 수 있는 여력이 없다.

그런 지금 신족에게 일손이 하나라도 더 필요했다.

그런데 양다리지만 영웅신 하나와 빛 좋은 개살구이지만 거대 명문일족의 절반을 포기할 수 없었다.

‘신족 전력강화에 큰 도움이 될 영웅신과 고위신들이 굴러왔는데 놓칠 수는 없지.

양다리를 하러왔던 정탐을 하러왔던지 상관없다.

일단 받아들이고 쓰고 본다.

뒤는 창조신장님이 알아서 하실 거야.’

이런 무대책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영향을 받은 증거였다.

요즘 신계가 정신없이 돌아가다 보니 어느새 닮아가고 있는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였다.

신계자아가 준비한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와 데바일족의 복귀인증서를 흩어보고 그대로 승인도장을 찍었다.

중요성을 알리듯이 천둥처럼 울리는 창조신장의 최종승인 도장이었다.

꽝-!

창조신장의 인장에 의해 복귀승인이 끝나자 수많은 빛줄기가 승인을 알린다.

당했다는 표정을 한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의 얼굴을 보고서 정식으로 보고를 올려버린다.

‘이제 되돌리려면 차원창세신 코아님에게 직접 건의해야 한다.

어디 해보던가?’

최종병기 아르카나 시스템이 있던 배신자 신족의 본성을 혼자서 날려버린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위원회의 창조신들까지 탈탈 털린 지금 신족에게 그럴 간담이 있는 존재는 당연히 없었다.

‘이미 구세의 영웅신 시바가 탈탈 털린 이상 힘의 우위는 확실했다.

조금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

위원회의 창조신들조차 한참 아래로 보는 영웅신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합리성을 가장 우선시하는 신족에서 절대적인 독재자라고 자칭하고도 무사한 이유이기도 했다.

“복귀 승인은 끝났어.

나중에 창조신장님이 복귀하시면 정식으로 신고 해.”

“너는 단지 대리잖아?

이런 큰일의 단독결정이 가능해?”

과거 신족을 이탈했던 데바신족의 오리진과 수천 명의 고위신을 다시 받아들이는 일이다.

거꾸로 자신의 일족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수백 년을 격론을 벌이고도 결론이 안 날이기도 했다.

창조신장 본인이라도 독단은 힘든데 갑자기 벼락출세를 한 창조신장 대리가 끝내다니 황당하기가 끝이 없었다.

좌르르르르르-!

그런데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는 당연한 권위라는 듯이 자신의 앞에 쌓여있는 정기구슬들을 손에 쥐어 소리를 내면서 말한다.

“창조신장님이 연락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들어가신다고 통보를 했었어.

그리고 신족의 명운이 걸린 전쟁만 아니라면 모두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 이상 없어.

그래도 문제를 제기하는 처부는 예산을 안주면 끝이야.”

현재 신족에게서 합리적이라면 예산을 쥔 자신의 관리를 거부할 존재는 없다는 자신감이었고 실제로 그러했다.

‘신족 전부를 감당할 수 있는 막대한 예산을 혼자서 전부 쥐고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효율적인 통제수단일 줄은 몰랐어.’

대리가 결정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니 더욱 낭패의 표정을 지은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를 보면서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솔직히 갈수록 커져만 가는 신계운영이 힘들어.

나조차 끝없이 일이 이어져서 주신전의 영광의 자리를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으니 말 다했지.”

“........”

거의 일 년을 앉아서 일만 했는데 이제야 겨우 여유를 찾고 몸을 정비할 수가 있을 것 같았다.

더욱 진심으로 환영의 미소를 지어서 반겼다.

“어서 와. 오랜 친구.

역시 어린 시절의 친구가 힘겨울 때 가장 의지가 돼.

잘 부탁해.”

“......... 고마워.”

뭔가 지독한 고생문이 열리고 있다는 느낌에 떨떠름한 미소로 대답하는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였다.

실제로 바로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가 영광의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신전을 벗어나려 하자 기가 막혀했다.

어느새 창조신장의 권한과 신계의 핵의 역할까지 떠넘긴 것이었다.

“잠깐-! 지금 어디 가는 거야?”

그런데 정말 피곤한지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한다.

“창조신장 대리를 하고 일 년이 넘는 동안 단 하루도 못 쉬었어.

부 창조신장의 신전에서 조금 자고 올 것이니 뒤를 잘 부탁해.”

“하아?”

창조신장 대리를 노린다고 말했지만 반은 농담이었다.아무리 능력이 있고 거대 명문신족의 오리진이라고 해도 멋대로 신족을 이탈하고 방금 복귀한 존재에게 그렇게 쉽게 최고권력 자리를 내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창조신장의 권한이 하나씩 활성화되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신족의 상태가 정말 이상해.’

그런데 인상이 확 일그러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야를 가득 메우던 정기구슬들이 허공으로 모두 빨려 들어가서 사라진다.

좌르르르르르르르-!

탁자 위에 쌓여있던 정기구슬들이 모두 다시 신계의 아공간으로 회수된 것이다.

누구의 짓인지 뻔했기에 이제 막 문을 나서려는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의 뒤통수에 소리를 질렀다.

“이것아-! 일을 떠넘겼으면 정기구슬들은 그대로 두고 가!

예산도 없이 신계를 어떻게 운영하라고 이러는 거야?”

“양다리를 그렇게까지는 믿을 수가 없지.

신계자아에게 말해서 내어달라고 해서 사용 해.”

“양다리가 아니라 다국적 일족이라니까-!

창조신장님도 지금 그렇게 하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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