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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경기 부흥을 위해 엄청난 군대를 무장할 신기를 새로 만든다는 사실이 더욱 이상한데도 유지의 영웅신 정도의 존재가 체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블랙 레오파드를 입은 일만 명의 주신들이 가진 상징성과 능력을 생각하고 전율했다.
‘더구나 주신 일만 명이라니?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생각인가?’
과거 신족의 전성기에 신족은 현세계를 일만 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강력한 주신을 배치하여 철저하게 관리했다.
그 중 오천명이상이 초신들의 항명과 반역사태에 말려들어서 소멸하지 않았다면 초월자들의 혁명 따위는 있을 수 없었다.
‘현세계 전부를 다시 지배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신족과 지금 창조신장은 무엇은 원하나?’
군부나 차원창세신 코아도 거기까지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단지 일억 명의 신족군대를 다스리고 신력병렬연결을 유지하기 필요한 최소한의 주신의 수였을 뿐이었다.
그리고 군부가 완성된 군대의 전력계산을 도출하고서 환호했던 수치였다.
“우리는 이겼다-!”
“이길 수 있다.”
과거 신족을 아득히 능가했고 기본적인 수치만으로도 초월자들보다 우위였다.
군부가 전성기 시절에도 상상도 못했던 강력한 군대를 무한해 보이는 정기로 자신들의 손으로 만들고 있으니 강력한 지지자가 된지는 오래였다.
‘일억 명의 군대와 일만 명의 주신으로 현세계 복귀.’
아무리 써도 마를 기세가 없던 무한한 정기를 바탕으로 꿈이나 환상처럼 여겨졌던 숫자와 바람이 점점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더구나 요즘은 부재중이라서 맞지도 않으니 아주 열성적으로 찬양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군부는 자발적으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성을 받아들이고 있지.’
사업관계로 전해지는 정보로 많이 알고는 있겠지만 막 신계에 도착하여 직접 들은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에게는 경악할 수준의 계획이기도 했다.
‘투신은 없어도 신기를 만들어서 경기를 부흥한다.
사용할 투신은 어떻게든 나중에 채워 넣는다.
저 정기가 없으면 미쳤다고 외쳤을 정도로 황당한 계획이네.’
아까부터 무척 신경 쓰이는 원탁 위에 동산처럼 쌓여있는 정기구슬의 동산을 보니 헛소리라고 비웃을 자신이 없어졌다.
허나 미친 짓도 정도라는 것이 있었다.
“정기가 아무리 남아돈다고 해도 주신 전용의 갑옷을 일만 개를 만들어?
주신이 그렇게 많을 리는 없으니 일반 투신들을 단련시켜서 억지로라도 입힐 생각이야?
아무리 단련시켜도 주신이 아니라면 움직이는 것이 고작일 거야.
하지만 이러면 정말 소문대로 신족은 현세계의 초월자들과 사생결단을 낼 모양이지?”
“우리는 창조신장님에게 일억 명의 군대를 만들라고 지시를 받아서 추진하고 있을 뿐이야.”
“하아. 거짓만이 아닌 것 같지만 정말 황당하네.
지금의 신족에게 다시 현세계 지배층으로 복귀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단지 무력으로 가능했다면 이미 십중심님들의 세상이라는 사실을 너도 잘 알잖아?”
“.........”
사실이었다.
창조주의 인정을 받지 못한 지배층이 어떤 꼴이 되는지 초월자들이 증명했다.
그리고 이미 실망을 시킨 신족이 현세계를 점령해도 과거처럼 온전하게 인정받을지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도 자신이 없는 일이다.
‘아니 지배층의 복귀도 머릿수만 채운 군대로 정말 가능할지도 의문이야.’
그러나 부정의 기색도 없었다.
모든 일의 가장 큰 문제는 예산, 즉 정기였는데 해결된 셈이었다.
그런데 저 정도의 정기를 가지고 못해낼 리가 없다는 자신감조차 보였다.
창조신장 대리의 신족 군대의 확충에 대한 견고한 의지를 읽은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신족의 현세계 재진출 의도는 거의 확정이네.
직접 와서 확인하기를 잘했어.’
신족이 십중심이 독점하고 있는 특수부품에 대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의 어지간한 사업은 무시하고 신기의 생산과 군대확충에 전력하고 있는 신족의 급속한 전력강화는 비밀도 아니었다.
본래는 현세계가 긴장할 일이나 초월총수로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벌리는 주신성 사업에 모두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 여파가 적을 뿐이었다.
‘초월총수가 창조신장으로서 추진하고 있으니 모른척하고 있을 뿐이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어.’
신족의 강화에 가장 민감하게 대응해야할 초월자들의 총수가 창조신장이다.
창조주님의 인정을 받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정신없이 휘둘리고 있는 초월자들이 잠잠하다.
이러니 다른 정신체들은 도대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표현이 맞았다.
‘초월총수로서 모든 행동이 예측이 불가능하고 파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도대체 의도를 알 수가 없으니 대응을 할 수가 없어.
그 덕분에 십중심님들조차 꼼짝 못하고 계신다.’
덩치가 커진 데바일족이지만 앞으로 신족과 초월자들 간의 전쟁이 벌어진다면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대신(大神)님을 대리할 수 있는 창조의 영웅신인 자신을 보낼 정도의 사안은 아닌 것이다.
‘나와 데바일족을 보낸 것도 차원창세신 코아가 어떤 존재이고 무슨 생각으로 움직이는지 파악하기 위한 정황탐색의 성격이 크다.
헌데 정작 본인이 없으니 이걸 어쩌지?
계속 복귀를 신청해야 하나?
아니면 상황을 봐야하나?’
그런데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는 담담하게 추가적인 조건을 제시한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초면이지만 유지의 영웅신인 나를 믿고서 창조신장으로서 모든 결정권을 넘겨주시고 가셨어.
기대에 부흥해야 하겠지.
그러니 핵심코어를 생산비만 받고 당장 일천 개를 넘기고 최단기간 내에 일만 개의 핵심코어의 납품을 해줘.
그 이후에 기존의 신기개조와 제조에 전면 협조를 약속할 수 있다면 복귀를 승인하겠어.
너도 위원회에 자리를 마련해 주지.”
“정말 일만 개?
그것도 원가만 받고서?
내 수고비는?”
“........ 복귀대가라고 했지 않아?”
십삼 써클의 권능으로 만들어진 핵심코어의 가치는 당연히 막대하고 창조가 힘들다.
블랙 레오파드가 가진 기존갑옷의 열배라는 방호력도 재질의 강화가 아니라 핵심 코어의 권능에 기인한 것이다.
그런 보물 일만 개를 원가만 받고 넘기라는 통보는 솔직히 억지였다.
“진심이네.
데바일족 아니 나를 아예 탈탈 떨어 먹을 생각이구나.
우린 친구 아니었어?”
허나 상대는 조율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정말 오랜 친구이지만 높은 직위에 오르다니 정말 용서가 없었다.
“난 유지(維持)의 영웅신 비슈누이니까.
그리고 상황이 불리한 신족을 떠났던 데바일족의 복귀에 대한 불만을 무마하려면 최소 이 정도는 필요해.
창조신장을 맡고 있는 이상 신족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합리성이 최선이지.”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동질성이 느껴져서 반갑기는 했다.
하지만 사업을 어디까지나 이익이 우선이었다.
‘십삼 써클의 핵심코어 일만 개의 가치와 앞으로 신계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을 생각하면 당장 손해가 확실해.
더구나 앞으로 신기 생산과 개조에 전면협조라니?
어차피 염탐이면 나만으로 충분하다.
일족의 복귀는 다시 생각을 해야 하나?’
그런데 아까부터 신경을 쓰던 탁상 위에 동산처럼 쌓아놓은 대량의 정기구슬들을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가 앞으로 밀었다.
정기구슬들이 자신의 앞으로 쓰러지면서 몰려들자 생각이 확 바뀌려고 했다.
좌르르르르르-! 또르르르르-!
하나당 일백억 이상이 분명한 정기구슬들이 탁자에서 떨어져서 발목까지 덮는다.
그런 접촉만으로도 몸 전체에 강력한 정기가 느껴진다.
“......... 으음.”
주변 전부에 깔린 정기구슬들이 뿌리는 황홀한 빛에 영웅신의 정신이 잠시 흔들릴 정도였다.
순수한 정기가 주는 쾌감보다 바닥에 떨어진 정기구슬만으로도 데바일족이 현세계에서 얼마나 일해야 벌 수 있을지 계산이 안 될 정도의 액수였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의 제안은 짜릿하기까지 했다.
“여긴 성과만 있다면 개인 활동비가 따로 추가야.
네가 필요한 만큼 주겠어.”
“!!!”
복귀대가이니 이익을 나게 할 수 없으니 개인 비자금의 형식으로 따로 챙겨주겠다는 소리였다.
아니 원가로 납품을 하는 대신 이익분의 정기를 활동비 면목으로 알아서 챙기라는 뜻이었다.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의 새로운 방식에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였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지만 이러면 신족과 데바일족들을 납득시키기 편하지.’
그제야 대신(大神)님이 왜 다 망한 신족에 대신일족의 주력인 데바일족의 절반과 오리진인 자신까지 보냈는지 깨달은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였다.
‘창조주님이 잠드셔서 현세계에서는 싹 말라가고 있는 정기가 여기서는 아예 흘러넘친다.
정탐만이 아니라 여기서 크게 한몫 벌어 오라는 지시였구나.’
일족의 오리진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일족의 정기를 사용할 수는 없다.
개인 활동비라고 분명히 명시했으니 일족의 원로들이라고 감히 내놓을 수는 없으니 마음대로 분배할 수 있었다.
‘분배대상은 익숙한 십중심의 영역을 떠나서 고난이 기다리고 있는 신족지역으로 나를 따라나선 이들이 될 것이다.’
일족에 거대 가문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원로들에 비해 세력에 밀린 결과 데려올 수 있는 일족도 신입이 되었다.
원로와 젊은 수장 사이에서 발생하는 견제 혹은 대립은 영웅신이라고 피할 수 없었다.
‘내가 여기 파견을 오자 대신(大神)님에게 잘 못 보인 것이 아니냐고 다른 오리진을 뽑아야 한다는 소리까지 하고 있다고 했지.
상대도 안 되면서 입만 살은 원로들.
그러나 젊은이들만 잘 키우면 일족의 세력관계도 역전된다.
늙은이들! 아직 세상모르는 신입들로만 내게 넘겨준 사실을 후회하게 해주지.’
지극히 만족한 거래를 하면 나오는 습관대로 상대를 홀리는 황홀하고 요염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호호. 고객님 또 필요하신 것이 없나요?”
신령을 뒤흔드는 창조의 영웅신의 권능이 발동되었다.
‘영업용 미소.’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방에게 호감을 일으키는 같은 영웅신이자 여신인 자신의 감정조차 흩뜨리는 강력한 매혹의 권능이기도 했다.
허나 같은 여성에게 효과가 적고 동등한 신격을 가졌기에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받아쳤다.
“이게 무슨 짓이야!
너에게 그런 관심 없으니 절대 하지 말라고 했지”
“아 실수-! 같은 영웅신에게는 안 통하지.”
창조의 속성에 성적인 권능도 포함되어있다.
그래서 이런 권능발휘는 같은 여신에게 아무 무례한 행위였다.
이미 의복의 실용성과 동떨어지게 여기저기 빈틈을 보이는 복장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니 소리부터 쳤다.
“이제 당장 그 남신을 유혹하는 옷부터 갈아입어-!
영웅신 정도 되는 존재가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
“어머나? 신경 쓰고 있었구나.
이게 협상에 얼마나 효과가 좋은데?
그런데 너밖에 없으니 오히려 역 효과네.
흐음! 내가 유혹해서 내심을 확인해야할 창조신장님은 도대체 어디 가셨을까?
빨리 위에 보고해야 하는데 말이야.”
친구라고 아예 십중심의 정보원 노릇까지 한다는 사실조차 숨기지 않는다.
“창조신장님은 어디 계시지?
갑자기 초월자들의 영역에서 사라지셨어.
창조신장의 대리인 너라면 알 것 아니야?”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가 들어하니 초월자들의 총수 역할을 하다가 신족처럼 일을 저지르고 떠나신 모양이었다.
“하아. 신족지역은 아니야.
신계자아도 어디에 계신지 도저히 위치확인이 안 돼.
그리고 그런 짓을 하지 말란 말이야.”
“흐음. 기합을 넣고 꾸미고 왔는데 정말 아쉽네.”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가 장난스럽게 강력한 창조력의 상징인 지극히 풍만한 가슴을 슬쩍 손목으로 들어서 강조해 보이는 모습을 보고 고개를 살래살래 내저었다.
‘아무리 지적을 해도 저건 변하지 않네.
창조의 영웅신이니 어쩔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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