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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여왕들 간의 말다툼이 벌어지려고 하자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막아선다.
자신이 강화한 보물고의 권능봉인을 초월총수가 되어있는 그 아이가 돌파한 이상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기계 주신성의 도움까지 받아서 보물고의 권능봉인을 십사 써클로 강화했다.’
그런데 이 제약을 이 써클 아래인 십이 써클에게 돌파를 당한 사태였다.
‘여왕들은 지금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는구나.
직접 저곳에 위치하지 못하고 원격으로 걸었지만 있을 수 없는 사태다.
정말 권능의 위력으로 이겨냈다면 세력 전부가 덤벼도 이길 수 없다.’
여왕들조차 잘 모르지만 보물고는 기계 주신성의 주신전처럼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또 하나의 개인신전이다.
가장 능력이 강화되는 개인신전 안에서 이런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자신을 확실히 능가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겨우 십이 써클로 내 십사 써클을 능가했다고?
아무리 그 아이라도 용납하기는 힘들어.’
솔직히 말하면 지극히 자존심이 상했다.
삼엄한 기세가 투기로 바뀔 정도였다.
영광의 자리를 휘감은 하얀 휘장이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투기로 흔들리자 여왕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의지를 보내서 서로 자제를 주의 시킨다.
‘그만해요.
많이 화나셨어요.’
‘나중에 이야기 하자.
잘못하면 모두 강제수면 교육이다.’
십삼 써클의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권위는 세력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확고했다.
여왕들은 십이 써클이라서 겨우 한 써클의 차이였지만 이 간격은 정말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니 여왕들도 감히 경거망동을 하지 말고 고개를 숙인다.
알현실이 조용해지자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보물고 안의 화면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나를 제외한 여왕의 열쇠가 모두 초월총수에게 넘어갔다.
각자의 영역에서 현재 상황을 각자 판단하라.”
성장을 하여서 과거의 모습과 더욱 근접해 있었다.
그러나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아니라 초월총수라고 부르고 있었다.
‘아직 인정하지 않고 계시다.’
‘그럼 그렇지.’
거의 완벽하게 안정된 현 세력에서는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필요하지 않고 있을 장소도 없었다.
억지로 자리를 만들려면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이 대부분의 권한을 양도해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은 겨우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아무리 과거의 인연과 은혜가 중요해도 이미 오백억년이 흘렀다.
너는 너무 늦게 돌아온 것이야.’
수장의 판단과 지시는 내려졌다.
더 이상의 혼란은 없어지고 최선의 대책을 찾는다.
그래서 여왕들은 다시 금속 조각을 부지런히 줍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보면서 대책을 찾기 위해 깊은 생각에 빠졌다.
여왕의 열쇠가 모두 초월총수의 수중에 있는 이상 서로 싸울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히 직시했다.
허나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초월총수가 어떻게 권능봉인을 피해서 권능을 발휘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
‘열쇠를 어떻게 회수하지.’
‘저 고생을 했는데 쉽게 내줄 리가 없다.’
여왕들이 고민에 들어가자 열쇠와 봉인의 모든 사실을 아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기세는 냉정하게 굳어갔다.
열쇠로 잠긴 몸의 봉인은 강제성이나 위험성은 전혀 없다.
하지만 다른 여왕들이 세력을 떠나서 다른 길을 선택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열쇠와 봉인은 여왕들이 세력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와 같다.
열쇠가 보물고에서 나온 이상 지금이 세력의 최대 고비다.
잘못하면 모든 여왕이 흩어진다.’
그래서 더 이상 방종을 용납할 수 없는 사태였다.
단호한 명령을 내린다.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 초월총수 차원창세신 코아님을 귀빈으로 잘 모시라.
그리고 나오시면 여왕들의 열쇠 문제로 내가 뵙고자 한다고 전해라.”
“예.”
녹발독후 수월도 바뀐 상황을 바로 알아채고 다급하게 대답했다.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의 온화한 분위기에서 은은한 투기가 느껴진 것이다.
‘기세가 바뀌셨어.
지금 잘못하면 큰 일이 난다.’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이 세력의 대모(大母)같은 자애가 넘치는 존재지만 일만명이 넘는 고위 초월자들을 다스리는 여황이기도 했다.
그래서 세력에 위험이 닥치면 가장 단호한 결정을 내리면서 오백억년을 넘게 유지시키고 발전시킨 철혈의 여제이기도 했다.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은 대기 중인 모든 기계 병력을 생산에 복귀시키라.
그리고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초월총수와 외부, 특히 허계의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서 보고하고 전달하라.
모든 여왕들은 사태가 확실히 파악이 되기 전에는 경거망동하지 마라.
지금은 초월총수의 대처와 여왕의 열쇠 회수를 가장 우선한다.”
“알겠습니다.”
나직하게 신령에 울리는 수장의 명령에 여왕들은 일제히 복창한다.
그리고 그 속에는 초월총수가 된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황금의 절대자가 만든 금속 기둥망치를 박살내자 당장이라도 도망치려던 함대의 여왕도 끼어있었다.
과거처럼 끝까지 추적해오면 절대로 견딜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바로 후퇴하여 도망치려하다가 슬쩍 화면을 여왕들의 옆에 이동시키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이 눈치를 주지만 무시하고 자리를 지켰다.
‘잔소리가 문제가 아니야.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개인행동은 지극히 위험해.’
과거 연인을 애도만 하면서 살던 자신이기에 여왕에게 걸린 몸의 봉인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서 거의 잊었다.
하지만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강제로 몸에 심어놓은 봉인과 열쇠의 공명은 아직 유효했다.
그런 열쇠가 초월총수가 된 그의 손에 들린 이상 아무리 도망쳐도 소용이 없었다.
‘그나저나 이걸 어쩌지?
저 몸에는 내 함대의 화력이 전혀 통할 것 같지가 않아.’
파괴된 함대를 그 이상으로 수복시켜도 본체가 있는 기함을 공격당하면 끝인다.’
아무리 압도적인 수의 함대가 있어도 공격이 전혀 먹히지 않으면 이길 방법은 없다.
‘어떤 대함대도 통제하는 내가 붙잡히면 끝이다.
몸의 봉인이 저 열쇠와 호응하는 이상 어디에 숨어도 소용이 없다.
내 열쇠가 그의 손에 있는 이상 어디 있어도 위치가 확인된다.’
과거에 자신이 여왕의 직위를 거절하고 도망치자 정말 현세계를 종단하면서 추적해오던 그 때의 악몽이 다시 재현되는 것이다.
열쇠를 가지고 있는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의 위치를 어디서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아했더니 이건 최악의 상황이었다.
더구나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초월총수로서의 능력은 공포 그 자체였다.
‘혼자 싸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절대로 아니다.
반드시 다른 여왕들의 조력이 필요해.
아니 정확하게 과거처럼 그에게 너무 심하게 당하지 않게 도와주셨던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의 보호가 있어야 해.’
타인이 보는 앞에서는 성인군자처럼 보였지만 뒤에서는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은하유성 아이언이었다.
그가 유일하게 끝까지 똑같이 배려했던 존재가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이었다.
그래서 삭월의 시즈지님과 가끔 같이 일하는 시간은 쏟아지는 업무에 가혹하기만 했던 여왕생활 중에서 유일한 안식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멋대로 뛰쳐나가서 연락을 끊었으니 면목이 없어.’
그러나 다행히 용서해 주실 모양인지 직접 지시가 떨어졌다.
“함대의 여왕은 주력함대들을 다시 영역 안에 전부 주둔시켜라.
최악의 경우는 초월자들과 전쟁이다.
전 여왕은 협력하여 전력의 준비상태를 갖춘다.”
“예-!”
대규모 전쟁은 가장 자신이 있는 일이었다.다른 여왕들과 연합까지 허락받았으니 이제야 자신이 생겼다.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오백억년동안 만들고 강화한 대함대의 진정한 위력을 보일 기회가 온 순간이었다.
삐이이이이-!
그리고 보물고 안에 임시로 연결되었던 비상회선이 완전히 끊기면서 화면도 사라졌다.
보물고 안의 화면이 검은 화면을 보자마자 여왕들은 바쁘게 전쟁준비를 하기 흩어졌다.
하얀 휘장 안의 삭월(朔月)의 시즈지 조차 영광의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보물고의 권능 봉인이 왜 무력화되었는지 모르는 이상 더 이상 여기를 지킬 필요는 없었다.
‘이미 사태는 여왕들만으로 감당이 힘들다.
세력의 수장으로서 직접 움직여야 할 순간이다.’
삭월(朔月)의 시즈지로서는 정말 오래만의 전투준비였다.
하얀 휘장으로 가려진 영광의 의자에서 일어나서 바로 뒤로 돌아선다.
쿠우우우우웅-!
영광의 의자가 굉음을 내면서 반으로 갈라진다.
그 속에는 찬란한 황금빛을 내품는 전신갑옷과 원형의 방패, 거대한 원뿔형의 검은 창이 한 자루 놓여있었다.
신족과의 너무나 치열했던 혁명 속에서도 잔 상처 하나 나지 않던 최고의 신기들이었다.
‘여왕들에게도 비슷한 것이 있다고 했지.’
그가 여왕들에게 선물하거나 강제로 착용하게 시킨 초월적인 위력인 신기들이 있다.
개인적인 특성을 모두 고려하고 특별히 만들어낸 전용 신기들을 장비하고 싸우는 여왕들은 터무니없이 강해질 수 있다.
그를 증오하는 여왕들조차 버리지 못하고 비장의 수단으로 꼭꼭 숨겨놓고 있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것들과 이것은 격이 달라.’
신기들의 자체의 위력만으로 마신황제의 공격조차 튕겨내고 창조신장에게 치명상을 낼 수 있는 현세계 최고의 보물이다.
그 아이가 일원(一圓)을 중계로 하여 십중심들을 직접 만나 고개를 숙이면서까지 구매한 특별부품들을 일일이 조합하여 만들어내었던 여황의 증거였기 때문이다.
“결국 또 쓰게 되는구나.
그런데 이걸 너에게 향하다니........”
이걸 완성하고 나서 이제 안심하고 싸울 수 있다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면서 자신에게 선물하던 얼굴은 잊혀 지지가 않았다.
‘후방을 지키는 자신에게 이것을 입히고 정작 본인은 전방에서 마신황제와 맨 몸으로 싸우다가 사라졌어.
만약 이걸 입고 싸웠다면 상대가 십중심이라고 할지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인데도 말이야.’
과거를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파왔다.
자신처럼 여왕들은 모두 그에게 너무나 큰 은혜를 입었다.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이 자신의 기계제국을 없애고 강제로 여왕으로 만들었다고 원한을 가졌다고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그 아이는 많은 것을 희생해야만 했다.
‘그녀들의 딸 격인 다른 여왕들조차 희생자들을 위령하기 위해서 처단해야한다는 주장이 세력에서조차 높았지.
기계제국을 이끌고 수많은 인류를 학살한 그녀를 온전한 여왕으로 만들기 위해서 엄청난 비난과 반대를 감수해야만 했어.
그걸 무마하기 위해서 결국 그 아이는 가진 것을 모두 내놓아야만 했다.’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은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던 기계제국을 무너트린 영웅이다.
하지만 너무나 강하고 현명했기에 절대적인 독재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사던 아이였다.
그런데 기계제국의 여왕과 공주들을 능력만 보고 지배층으로 삼겠다고 하니 이렇게 좋은 공격명분이 없었다.
‘벌떼처럼 일어난 반대여론으로 결국 신계주신의 자리를 공식적으로 나에게 양보해야 했어.
그리고 여왕들과 같이 백의종군의 형태로 은하와 세력을 위해 평생 봉사하는 것으로 조율할 수밖에 없었다.’
싫다는 여왕들을 강제로 끌고 다니면서 웃으면서 봉사활동을 했지만 집에 돌아오면 자신을 배신한 인간들을 가만 두지 않겠다고 이를 갈았다.
‘자신의 것을 억지로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그 아이는 절대로 참지 않았다.’
본래 기계제국을 무너트린 이유도 기계제국의 귀족인 아버지가 하사받아서 아들인 자신이 가꾸던 개척지 행성을 강제로 회수 당했기 때문이었다.
상대가 인류라고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다.
‘지독하게 자신의 것을 아끼고 지키기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아이였는데 거의 전부를 빼앗으니 참을 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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